[성명] 윤석열 후보에게 묻는다
'채용 성차별'에 좌절하는 청년 여성은 유권자가 아닌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채용 성차별 현실을 왜곡하는 TV광고를 통해 또다시 ‘여성혐오’ 조장에 나섰다.
최근 공개된 윤 후보의 TV광고 속 면접장에는 면접관 3명 중 2명이 여성이다. 중앙에 앉아 질문을 던지는 사람도 여성 면접관이다. 응시자 3인 중 가운데 있는 남성은 위축된 표정으로 좌우를 살피다가 옆에 앉아 환하게 웃는 여성 응시자를 바라본다. 그 뒤 전환된 화면에서 남성 응시자는 좌절한 모습으로 가슴에 붙은 수험표를 뗀다.
이처럼 윤 후보의 광고는 여성이 웃고 남성은 좌절하는 채용 면접이 마치 일반적인 상황인 것처럼 묘사한다. 해당 장면의 자막과 나레이션에는 ‘무너진 공정과 상식’이라는 문구까지 등장한다. “‘여성할당제’ 때문에 남성이 채용 과정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성차별주의자들의 근거 없는 주장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당대표가 앞장서서 “여성할당제 폐지”를 외치는 정당의 광고답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의 광고 속 세상은 현실과 전혀 다르다. 지난 201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채용 담당 임원이나 면접 담당자 중 여성 비율은 극히 낮았다(실무면접 22%, 최종∙임원면접 16.5%). 금융권∙공공기관 등이 조직 차원에서 남성을 합격시키기 위해 면접 점수를 조작하고 여성을 탈락시킨 사건이 수년째 연이어 불거졌다. 그 때마다 정부는 비슷한 대책을 반복했지만 실효성이 낮았다.
지난해에는 여성 응시자에게만 군대 관련 질문을 던진 ‘동아제약 채용 성차별’ 사건이 터졌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채용 성차별 질문’ 경험담이 이어졌다. “남자친구는 있냐. 결혼이나 자녀 계획은 없냐. 애는 낳아야 하지 않겠냐”, “야근할 수 있냐. 출장은 갈 수 있겠냐”, “미투는 여자가 잘못해서 발생한 문제 아니냐”, “남자를 먼저 승진시키는 것이 회사 원칙인데 이의가 없냐”
그런데도 윤석열 후보는 줄기차게 성차별 현실을 부인하고 있다. 윤 후보는 얼마 전 언론 인터뷰에서 “더 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발언을 해 공분을 샀다. TV대선토론 중에 ‘구조적 성차별’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받자 “그 대답하는 데 시간을 쓰기 싫다”고 말했다. 또한 성평등 공약을 묻는 언론 취재에도 “답변 거부”라고 회신했다. 이준석 당대표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윤 후보만 답변을 거부했다”는 기사를 자랑하듯 SNS에 게재했다.
이런 행보를 보면서, 우리는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후보는 채용 성차별을 문제로 인식하지 않으며 개선할 의지도 전무하다고 전 국민에게 광고하려는 것인가?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된 대한민국에 여성의 자리는 없다고 공표하려는 것인가? 윤 후보에게 청년 여성은 유권자가 아닌가?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여성혐오를 확산해 표를 얻으려는 선거전략을 중단해야 한다. 채용 성차별로 고통받는 청년 여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성평등한 노동 현장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모든 시민들에게도 사과해야 한다. 또한 채용 성차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고,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존엄한 삶을 지키고 평등한 사회를 일궈야 하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기본 자질이다.
윤석열 후보는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고, ‘성평등 대선 후보’가 될 것인지 ‘혐오차별 대선 후보’로 남을 것인지 택하라.
2022.02.22.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
[성명] 윤석열 후보에게 묻는다
'채용 성차별'에 좌절하는 청년 여성은 유권자가 아닌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채용 성차별 현실을 왜곡하는 TV광고를 통해 또다시 ‘여성혐오’ 조장에 나섰다.
최근 공개된 윤 후보의 TV광고 속 면접장에는 면접관 3명 중 2명이 여성이다. 중앙에 앉아 질문을 던지는 사람도 여성 면접관이다. 응시자 3인 중 가운데 있는 남성은 위축된 표정으로 좌우를 살피다가 옆에 앉아 환하게 웃는 여성 응시자를 바라본다. 그 뒤 전환된 화면에서 남성 응시자는 좌절한 모습으로 가슴에 붙은 수험표를 뗀다.
이처럼 윤 후보의 광고는 여성이 웃고 남성은 좌절하는 채용 면접이 마치 일반적인 상황인 것처럼 묘사한다. 해당 장면의 자막과 나레이션에는 ‘무너진 공정과 상식’이라는 문구까지 등장한다. “‘여성할당제’ 때문에 남성이 채용 과정에서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성차별주의자들의 근거 없는 주장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당대표가 앞장서서 “여성할당제 폐지”를 외치는 정당의 광고답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의 광고 속 세상은 현실과 전혀 다르다. 지난 201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채용 담당 임원이나 면접 담당자 중 여성 비율은 극히 낮았다(실무면접 22%, 최종∙임원면접 16.5%). 금융권∙공공기관 등이 조직 차원에서 남성을 합격시키기 위해 면접 점수를 조작하고 여성을 탈락시킨 사건이 수년째 연이어 불거졌다. 그 때마다 정부는 비슷한 대책을 반복했지만 실효성이 낮았다.
지난해에는 여성 응시자에게만 군대 관련 질문을 던진 ‘동아제약 채용 성차별’ 사건이 터졌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채용 성차별 질문’ 경험담이 이어졌다. “남자친구는 있냐. 결혼이나 자녀 계획은 없냐. 애는 낳아야 하지 않겠냐”, “야근할 수 있냐. 출장은 갈 수 있겠냐”, “미투는 여자가 잘못해서 발생한 문제 아니냐”, “남자를 먼저 승진시키는 것이 회사 원칙인데 이의가 없냐”
그런데도 윤석열 후보는 줄기차게 성차별 현실을 부인하고 있다. 윤 후보는 얼마 전 언론 인터뷰에서 “더 이상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발언을 해 공분을 샀다. TV대선토론 중에 ‘구조적 성차별’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받자 “그 대답하는 데 시간을 쓰기 싫다”고 말했다. 또한 성평등 공약을 묻는 언론 취재에도 “답변 거부”라고 회신했다. 이준석 당대표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윤 후보만 답변을 거부했다”는 기사를 자랑하듯 SNS에 게재했다.
이런 행보를 보면서, 우리는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후보는 채용 성차별을 문제로 인식하지 않으며 개선할 의지도 전무하다고 전 국민에게 광고하려는 것인가?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된 대한민국에 여성의 자리는 없다고 공표하려는 것인가? 윤 후보에게 청년 여성은 유권자가 아닌가?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은 여성혐오를 확산해 표를 얻으려는 선거전략을 중단해야 한다. 채용 성차별로 고통받는 청년 여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성평등한 노동 현장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모든 시민들에게도 사과해야 한다. 또한 채용 성차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고,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정책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존엄한 삶을 지키고 평등한 사회를 일궈야 하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기본 자질이다.
윤석열 후보는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고, ‘성평등 대선 후보’가 될 것인지 ‘혐오차별 대선 후보’로 남을 것인지 택하라.
2022.02.22.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