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기타PD수첩에 보내는 편지

2015-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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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제작진에게 보내는 편지

 

한국여성민우회는818,지난84일의PD수첩 방영분[2030남성보고서 그 남자,왜 그녀에게 등을 돌렸는가]편에 대한 단체상영회를 개최하였습니다.50명 정도의 시청자들이 함께 모여 방송을 시청하면서 해당 방송의 문제점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한국여성민우회는 이 자리에서 나온 문제제기들과 비판 지점들을 한데 모아PD수첩 제작진에게전합니다.

 

1.

가장 공통적으로 많이 나왔던 의견은,방송에서 여성혐오라는 현상과 그 원인에 대한면밀한 분석이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오히려 여성혐오가 불가피하다는 식으로 정당화하고 합리화하기에 급급하여,중요한 사회적 현실(경제활동참가율,임금격차,성폭력 등 여성 대상 범죄)삭제되었습니다.군대-데이트-가부장으로 이어지는 단편적이고 표피적인현상만을 언급할 뿐이었습니다.

 

2.

이 방송에서 주로 인용하고 있는 자료,서울지역20, 30대 미혼남성500명의 설문조사였습니다.이 표본이 여성혐오를 설명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근거일지는의문입니다.데이트 실험 장면과 인터뷰들은 맥락이 삭제된 채 편집되었으며,이를 바탕으로여성혐오의 원인은 그것을 유발하는여자가 문제다라는메시지를 드러내었습니다.심지어칼럼리스트김태훈이 마치전문가인 양 등장하는 장면에서는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3.

마무리에서모든 혐오는 나쁘다’, ‘대화로 해결하자며 성급하게 결론을 제시하였습니다. ‘데이트처럼 개인 관계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사회구조적 원인으로 제시하며,해결 방식은 개인화하고 있습니다.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그것이 여성을 혐오하는 정당한 이유라고 말하는 것입니까?그리고 여성은 청년실업의 고통을 겪는 당사자가 아니라는 것입니까?전체 여성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56.1%이며,남성의 비정규직 비율보다19.2%높습니다.임금격차는 남성이100일 때 여성 임금이63에 불과하여OECD국가 중 압도적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라고 있습니다.민우회는 지난2년간 여성노동자 심층 인터뷰를 통해,남성이 주생계부양자라는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굴하였습니다.이미 현실에서 여성들은 가정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일해 왔으며,더 이상 여성의 경제활동을보조적인 것으로 볼 수 없습니다.

 

4.

PD수첩은 지상파 시사 방송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여야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언론의 역할을 방기하여,별다른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방송을 제작하였습니다. PD수첩은 시청자들의 문제제기를 외면하지 말고 부디 성찰하고 제대로 된 방송 제작을 위해 노력하여야 할 것입니다.그렇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한 번 돌린 등을 다시는 되돌리지 못할 것입니다.

 

2015825

PD수첩[2030남성보고서 그 남자,왜 그녀에게 등을 돌렸는가]상영회 참여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