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여성노동[성명] 노동권 침해하는 백래시, 그러나 우리는 물러서지 않는다

202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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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성명은 6/4일부터 6/10일까지 최근 벌어지고 있는 페미니즘 백래시에 대해 불호령을 내리고 페미니스트의 노동권을 지키고자 하시는 분들의 참여로 함께 작성된 성명서입니다.

 

 

[성명] 노동권 침해하는 백래시, 그러나 우리는 물러서지 않는다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가 여성노동자의 노동권을 침해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게임업계에서는 ‘페미니즘 사상검증’과 그에 따른 계약해지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채용 성차별’이 공론화되는 과정에서 ‘페미니스트가 아닌 자’를 자격요건에 넣는 차별과 배제의 사례가 드러났다. 구직자들은 지원서류에 페미니즘 활동을 적지 못한다.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백래시가 거세지면서, 급기야 홍보 포스터에 ‘집게 손모양’ 그림이 들어갔다는 이유로 해당 디자이너가 징계를 받는 일까지 벌어졌다.

 

백래시는 일터의 여성들을 위축시키고 노동권을 침해하는 실제적인 위협이다.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만으로 알바에서 잘리거나 공격 당할까봐 두렵”고, “상사가 페미니즘에 대해 잘못된 편견을 말하더라도 나의 인사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반박하기 어렵”고, “직장 내 차별을 말했을 때 성별문제로 치부하고 문제를 일축시키”며, “상사를 대할 때 페미니즘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해야 미운털이 안 박힐 것 같아 더욱 말하기 어려워졌”다고 여성들은 말한다.

 

노동시장 진입 과정에서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알바 면접 때 저의 짧은 머리를 사장님이 유심히 보더니 페미니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을 했는데, 해코지나 면박을 당할까 두려워 잘 모르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거나, “화장과 코르셋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대기업 채용 이력서에 사진을 내미는 것을 고민하게 된” 경우도 있다. 또한 “기업 내에서 가해질 성차별이 두렵고도 괴로워 ‘직장에 취업하는’ 평범한 삶을 포기”하기까지 하며, “면접 때 여성면접관이 있길래, 이 기업에 고위 여성임원이 있음에 반가움을 표시하려다 페미니스트처럼 보일까봐 하지 못 했”다는 사례처럼 많은 여성노동자가 자기검열을 하고 있다.

 

페미니스트를 공격하고 나선 혐오세력,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인과 언론은 알아야 한다. “페미니즘 백래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두려움을 이용하여 잠시 동안 여성의 입을 막을 수 있을지 몰라도,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삶과 생명력”을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는 더 커졌”다. “당신들이 바라는 ‘여성’은 어디에도 없”다.

 

“지금 당신의 행동은 흑역사”가 될 것이다. “‘내가 왜 그랬을까’ 부끄러워”질 것이다. “페미니즘은 모두가 성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기답게 살 수 있는 권리와 행복을 되찾는” 사회 변화를 뜻한다. “이 길을 함께 가지 못한다면 적어도 역행하지는” 말라.

 

기업은 들어라! 우리는 “‘메갈 논란’ 혹은 ‘페미니즘 논란’에 화들짝 놀라 넙죽 사과한 기업”들을 기억한다. 이는 “인류 역사에 그리고 해당 기업의 역사에도 길이길이 남을 망신”임이 분명하다. 기업은 소속 노동자가 안전하고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을 만들고 성평등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야 할 책무가 있다. 이를 잊어서는 안 된다.

 

“도대체 무엇을 지키려” 하는가!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 하는가! “여성도 시민이고 사람”이다. 여성은 “평등한 기업에서 즐겁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 “여성들끼리 업무 프로젝트를 맡았다고 ‘여자들끼리 무슨 사업을 하냐?’”는 차별적 언동을 회사에서 겪어야 할 이유는 결코 없다. “두려워 할 것은 ‘남성혐오’ 딱지가 아니라 성차별”임을 알아야 한다. 우리들은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기업”을 원한다.

 

“결국에는 페미니즘이 세상을 바꿀” 것이다. “여성이 살 수 없는 땅엔 결국 남성도 살 수” 없다. “페미니즘은 항상 존재”했고, “우리 사회를 옳은 방향을 이끌고” 있다. 우리는 결국 페미니즘으로 우리의 일터를 바꾸고 세상을 바꿀 것이다. “우리는 굴하지 않고, 꺽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여성도 한 인간으로서 존재하고 싶다는 우리의 목소리는 정당하며, 뿐만 아니라 억압받는 성소수자, 장애인, 아동, 노인, 노동자… 억압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연대할” 것이다. 백래시가 커질수록 “페미니즘은 그 소음마저 집어삼킨 굉음으로 우주를 빛낼” 것이다. 그리고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우리는 계속 나아갈” 것이다.

 

 

2021. 6. 14

 

노동 × 백래시에 불호령을 내리는 페미니스트 일동

그리고

한국여성민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