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기타KBS의 반여성적 반인권적 실태 개선을 위한 의견서

201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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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의견서

 

지난1월 한 남성 청소년이SNS나는 페미니스트를 싫어한다,그래서 나는ISIS를 좋아한다,지금은 반대로 남성이 차별받는 시대라는 글을 올리고 터키에서 실종되는 일이 발생했고,칼럼니스트 김태훈은 한 패션지에‘IS보다 무뇌아적 페미니즘이 더 위험해요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게재했습니다.내용을 살펴보면 그는페미니스트들이 도대체 김 군에게 뭘 어쨌기에차라리그 무시무시한IS를 제 발로 찾아가는 길을 선택했을까?”라며현재의 페미니즘은 뭔가 이상하다.무뇌아적인 남성들보다 더 무뇌아적이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2015년 한국사회의 여성에 대한 비하와 혐오의 수준을 보여주는 현주소라고 생각합니다.사실 이러한 특정한 사건이 아니어도 여성에 대한 비하와 혐오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된장녀,김치녀 등 여성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는 단어들이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으며,광고나 방송 프로그램 등의 미디어에서는 여성 차별적 시각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현재 여성 및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와 혐오 발언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또한 이런 현상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개그맨 장동민,유세윤,유상무은 팟캐스트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 코디,군대 후임,여성,장애인,삼품백화점 피해자 등을 조롱하고 희화했습니다.논란이 일자428일 그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공식입장을 밝혔지만,이들은 기자회견 내내잘못했다”, “사과한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책임을 회피해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심지어 한 케이블 방송의 개그 프로그램에서 장동민은 자신들의 발언을 다시 웃음의 소재로 삼아,그들의 사과가 얼마나 진정성 있는 것인지 의심하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KBS는 장동민,유세윤,유상무의 방송출연에 대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또한 그들이 출연하고 있는KBS 2TV<나를 돌아봐>에서는 김수미가 장동민에게너무 상처받지 말고,기죽지 말라는 위로의 말을 전한 것을 방송하기도 했습니다.선배의 입장에서 후배를 위로할 수는 있습니다.하지만 누구에게 무슨 잘못을 했는지 언급을 피하고 있으며 촬영해 놓은 분량이 많으니 제작진의 뜻에 따르겠다며 방송국의 사정만을 고려하는 그를 위로하는 장면을 방송한 것을 통해 시청자들은KBS옹달샘의 꿈꾸는 라디오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발언을 큰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KBS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여성의식과 인권의식을 낮은 수준을 드러냈습니다.대표적으로 올해 초<개그콘서트>사둥이는 아빠딸코너에서는 한국 여성에 대한 혐오감을 드러낼 때 사용되는 단어인김치녀를 걸러내지 않고 방송하기도 하였습니다.또한<개그콘서트>김치녀발언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외모 비하,인종 차별,지역 차별 등 인권을 침해하는 내용을 웃음의 소재로 사용하는 일이 많았습니다.또한KBS는 올해 초일간베스트에서생리휴가를 가고 싶은 여자는 직장 여자 상사에게 사용 당일 착용한 생리대를 제출하거나 사진 자료를 반드시 남겨서 감사위원회를 통과해야 한다등의 여성을 비하하는 글을 올린 기자를 채용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공영방송KBS가 인권적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입니다.시청자들은 이러한 반여성적,반인권적인KBS의 행보를 우려스러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미디어의 성차별 개선이 성평등 실현의 중요한 한 축을 이루기 때문에, KBS의 현 상황은 조속히 개선되어야 할 것입니다.이에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는 공영방송KBS가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을 계기로 여성의식과 인권의식을 다지는 기회를 마련하길 요구합니다.

 

1)임원,제작진뿐만 아니라 외주제작사의 제작진을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 및 인권 교육을 실시할 것

2)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혐오발언이 방송되지 않도록 사전심의를 강화할 것

3)문제 발언을 한 출연자에 대한 방송출연을 신중하게 결정할 것

 

우리 단체의 요구사항은 이상과 같습니다.이와 같은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와 혐오발언이 왜 문제가 되는지도 모른 채 똑같은 일들이 반복될 것입니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이지만 여전히 지상파 방송,특히 공영방송의 영향력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8조에 지상파방송의 책임에 관한 조항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또한 KBS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이 되고 있기 때문에 공영방송으로서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해야만 하는 책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KBS가 이번 기회를 통해 성평등 하고 인권친화적인 사회를 만드는데 공영방송으로서의 제역할을 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