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기타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 투쟁하고 절규하는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범 시민단체 기자회견문

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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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이 험악하고 추운 시대에, 그래도 인간으로 살아남기 위해

투쟁하고 절규하는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범 시민단체 기자회견문


 


- 씨앤앰 비정규직 노동자 고공농성 49일째,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 고공농성 18일째, SK브로드밴드(11월 20일 파업돌입)․엘지유플러스(11월 19일 파업돌입) 간접고용 노동자 파업 및 노숙농성 50여일째... 오늘 모인 시민단체들은 열심히 일 한 죄밖에 없는데, 일터에서 쫓겨나고 있는 노동자들과 적극적인 연대 투쟁을 선언합니다.


사용자와 정부가 우리 시대의 노동자들을 일터에서 길바닥으로, 저 높은 광고판으로, 그리고 굴뚝으로 내몰았지만, 우리들은 여러 노동자들이 결코 혼자가 아님을 보여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 함께한 시민단체들은 케이블방송과 통신사업의 공공성 강화와 간접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투쟁하시는 노동자를 지지하고, 사용자에 의해 남용․남발되고 있는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고발하고 있는 노동자의 투쟁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2014년의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두고 있는 오늘, 서울시내 한복판 30미터 위 광고판에 노동자 두 명이 있습니다. 이 두 노동자가 저 높은 곳에 오른지 49일째이라고 합니다. 초여름이었던 지난 6월에 돌입한 노숙농성은 오늘로 176일째이라고 합니다. 


이들을 외면하고 있는 이는 수도권에서 가장 큰 종합유선방송사업자이라고 하는 씨앤앰과 투기자본 MBK라는 사모펀드이라고 합니다. 지난 여름 협력업체가 고용승계를 거부해서, 협력업체와의 계약이 연장되지 않아 해고되고, 실업자로 몰린 노동자 109명의 복직을 말하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사용자는, 정부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의 요구는 매우 상식적이며, 우리 사회가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개선해야 할 과제입니다. 한 노동자로부터 이득을 취하면서도, 고용관계, 계약관계를 복잡하게 만들고, 이러한 꼼수를 통해 회사란 공동체를 함께 키워온 노동자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조차 회피하고 있는 것이 바로 간접고용입니다. 저 광고판 위 노동자들은 우리 사회가 이러한 꼼수를 더 이상 인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짜 사장이 나와서 노동자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다 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상식입니다. 저 두 노동자는 제도도, 사용자도, 정부도 외면하고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며, 이것은 우리 사회가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투쟁이 정당하다 믿습니다. 간접고용이란 불안한 고용과 이 불안한 고용으로 인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이렇게 불합리하고 부당한 처우를 개선하려 만든 노동조합. 여러분이 지금 걷고 있는 그리고 이미 남긴 발자취는 우리 사회가 가야만 할 길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우리는 그길로 함께 가겠습니다.


평택의 하늘 위에도 2명의 노동자가 있습니다. 벌써 18일이 지났습니다. 우리는 쌍용자동차 사측에 전향적인 입장으로 해고노동자와의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그리고 정부 또한 사태 해결을 위한 중재자 역할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합니다. 


대법원은 ‘경영권’이라는 미명하에 숫자도 제대로 맞지 않는 회계자료를 근거로 정리해고의 합당한 근거라고 판단했습니다. 흔히 정리해고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하면,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해고입니다. 구조조정, 정리해고라고 부르면서, 무언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말들로 포장하지만, 정리해고의 본질은 사용자이 오직 그들의 필요에 따라 아무런 잘못이 없는 노동자의 생존권과 일터를 빼앗아 가는 그런 것입니다. 여러분의 투쟁은 이 부당함을 세상에 알리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여러분의 안전한 복귀와 정든 일터로의 복귀를 염원하는 1인시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리해고의 부당함은 이제 우리 사회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지젝의 표현처럼, 이창근, 김정욱, 두 분이 올라가 있는 굴뚝은 정리해고의 부당함을 알리는 ‘우리 시대의 등대’와 같습니다.  


한 회사에서 2000명이 해고가 되었습니다. 전체 인원의 30%가 넘는 인원이 한꺼번에 해고당했습니다. 그리고 이후 6년의 세월동안 해고자와 그들의 가족 26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알려진 희생만 26명입니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마구 자행되는 정리해고로 인해 너무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너무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분이 밝힌 그 불빛을 쫓겠습니다. 더 이상의 희생이, 고통이 없도록 여러분과 연대하겠습니다.    


우리는 굴뚝 위 해고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쌍용자동차 사측이 더 이상의 희생을 원하지 않는다면, 굴뚝 위 해고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고 그들에 대한 인도적인 조치를 막아선 안 될 것입니다. 쌍용자동차 사측은 당장 해고노동자와의 대화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정부 역시 쌍용차 정리해고에 대한 중재 역할에 적극 나서야 한다. 노동자가 굴뚝에 오른 날, 26번째 희생자가 발견되었습니다. 파기환송으로 다시 재판이 고등법원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더 이상의 희생을 막아야 합니다. 쌍용자동차 사측과 정부에 거듭 요구합니다. 전향적인 입장으로 해고노동자와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오늘 이 기자회견에 모인 우리 시민단체는 씨앤앰과 MBK, 쌍용자동차와 정부에게 책임있는 대답을 요구합니다. 정부는 내년의 경제정책의 방향을 발표하고, 비정규직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산적해있는 현안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해결하려는 최소한의 의지도 보이지 않으면서 온갖 수사만을 동원하여 알맹이 하나 없는 대책을 대안이라고 내놓는 정부에게서 어떠한 진정성을, 책임감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앞에서는 대타협을 말하면서도 정작 가장 고통받는 노동자들은 철저히 외면한다면 우리 시대 노동자들은 절박한 투쟁 외에 다른 선택을 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또 앞에서는 비정규직이 심각하다고 말하면서도 계속해서 해고를 쉽게 하려 하고, 비정규직을 더욱 양산하려 한다면 우리 시민사회단체들고 결연한 투쟁으로 저항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 통신 재벌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고객서비스센터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40여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고 이 차가운 거리에서 노숙 농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짜 사장인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회사 측은 끝까지 이들의 절규를 외면하려하고 있습니다. 간절하게 호소 드립니다. 부디 즉시 본청이 대화와 교섭의 자리를 마련해 통신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절규와 소통하시기 바랍니다. 


최근 새누리당 지도부와 법무부장관 등에 의해 SK그룹 최태원 회장 등 재벌․대기업 총수들의 사면 또는 가석방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재벌 오너 일가들의 횡포와 특권, 불법적인 슈퍼 갑질에 대한 전 국민적 분노가 매우 크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에도 어떻게 형기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재벌 총수들을 가석방하려는 것인지 도무지 인해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이 시대 재벌․대기업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책임이라 할 수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오는 이야기라 더욱 유감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SK그룹과 LG그룹이 지금이라도 손꼽히는 한국의 재벌로서 통신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데, 하늘로 내몰리고, 거리로 내쫒긴 우리 노동자들은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많은 시민들이 여러분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함께 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연내에, 늦어도 내년 초에는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를 위해 오늘 모인 우리 시민단체들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연대해나갈 것입니다. 끝.

 


2014. 12.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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