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성희롱을 규탄한다는 베를린영화제,
그래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일(2/15) 개막을 앞둔 68회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스페셜 부문에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초청되었다. 베를린영화제 측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김기덕 감독의 폭행 건에 대해 알고 있었고, 처벌을 받았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여 초청했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베를린영화제는 그 어떤 형태의 폭력이나 성희롱에 대해서 규탄하며 반대하는 입장”임을 전했다.
김기덕 감독은 영화 촬영과정에서 저지른 폭행사실이 인정되어 유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은 피해를 입은 여성배우에게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김기덕 감독의 폭행에 충격을 받은 우리 사회나 영화를 아끼는 이들에 대한 사과나 유감의 표현조차 없이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려 피해자를 더욱 고립시키고, 배우생활을 이어가기 어렵게 하고 있다. 가해행위를 한 이는 버젓이 활동하고, 피해상황을 알리고 문제제기를 한 이는 고립되는 현실이 과연 정당한가. 베를린영화제가 이런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초청한다는 것은 영화 촬영과정에서의 폭행을 정당화시키고 폭행 피해자의 고립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우리는 묻고 싶다.
베를린영화제가 밝힌 그 어떤 형태의 폭력, 성희롱에 반대하고 토론하는 장으로 역할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폭력을 저지른 감독을 초청하여 ‘면죄부’를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형사고소 되어 아직 일부 유죄가 인정되고 나머지는 아직 재심소송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제에 초청하는 것이 베를린영화제가 말하는 폭력과 성희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문제해결은 규탄과 반대라는 말에 그치지 않을 때 시작될 수 있다. 폭력을 반대한다고 말하지만 폭력을 가한 감독의 영화를 바로 초청하는 것은 ‘규탄’이 아닌 ‘방조’의 적극적인 행위라 보일 뿐이다. 해당 폭력이 일어났던 영화가 이전 베를린영화제에 상영된 것에 유감 표명을 해도 부족할 판이다. 지금까지 모든 영화제는 ‘능동적으로’ 좋은 영화와 감독을 발굴하고 격려하며 함께 축하하는 자리였다. 왜 영화계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능동적이거나 적극적이지 못하고 말 뿐이란 말인가.
#STOP_영화계_내_인권침해
#STOP_영화계_내_성폭력
#METOO
김기덕 감독의 폭력은 영화를 만드는 현장에서 발생한 일이다. 더욱이 고소 내용 중 촬영과정에서 발생한 폭행에 대하여 50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되었고, ‘강요’, ‘강제추행치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에 대해서 재정신청절차 진행 중에 있다. 폭행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만든 영화 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초청하였다. 결론적으로 영화가 만들어진 과정과 상관없이 결과로서의 영화만을 생각하는 베를린영화제의 태도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2월 경, 김기덕 감독의 폭행 피해 당사자인 배우는 고소가 이루어지는데 걸린 4년의 시간을 회고했고 그 동안의 심경을 전하며 사건 이후 배우 생활을 계속할 수 없었음을 이야기 했다.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뺨을 때리고, 사전 합의 없이 남자배우의 실제 성기를 잡도록 하였다고 밝혔다. 문제제기를 하자 감독은 일방적으로 하차를 통보했다. 강요 끝에 이루어진 연기는 이후 배우생활을 하기 힘들어진 이유가 됐고, 폭행이 발생했던 영화는 피해자가 하차한 상태에서 완성되었고 개봉까지 이루어졌다. 피해자는 영화에 등장하지 못했고 상처는 혼자만의 몫이 되었다. 결국 배우의 길을 계속할 수 없게 만들었다. 영화를 만든다는 이유로 너무나도 가혹한 폭력이 자행된 것이다.
이미 많은 이들이 헐리웃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으로 영화제작현장에서 위계에 의한 폭력이 자행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감독의 영화적 욕심과 욕망으로 많은 이들이 힘들어 했고 이 때문에 피해를 본 많은 배우들이 동참하여 스스로 피해자임을 밝히기 시작했다. 피해를 밝힌 배우의 상당수가 피해 당시에 경력이 얼마 되지 않았거나 배우로서 활동이 미미하여 힘이 없는 약자일 때 그리고 대부분 여성을 상대로 발생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약자로 미처 발언조차 할 수 없을 때의 일을 성장을 위한 과정인양 무시와 침묵으로 버텨야 했다. 김기덕 감독에게 피해를 입은 배우 역시 그러했다.
아카데미시상식의 검은드레스에 이어 베를린영화제는 레드카펫이 아닌 블랙카펫을 깔자는 청원역시 영화예술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부당한 현실에 묵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외침이자, 영화계 스스로 이러한 현실을 바꾸고자 하는 노력이다.
영화제는 완성된 결과물의 영화가 많은 관객들과 만나는 자리이다. 폭력을 가한 당사자의 영화가 초청되고 감독이 소개되는 것은 폭력을 묵인하고, 승인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떠한 폭력도 없어야하는 것은 영화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베를린영화제의 김기덕 감독 초청 건은 관객을 기만하는 행위를 넘어 피해자에게 추가적 피해를 가하는 행위임에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우리는 영화제 ‘초청’의 이름으로 영화계 내의 성폭력 문제를 알리고, 예방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무마시키고, 폭력을 승인하는 처사를 중단하고, “그 어떤 형태의 폭력이나 성희롱에 반대”하는 것을 넘어 제대로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2018년 2월 14일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폭력과 성희롱을 규탄한다는 베를린영화제,
그래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일(2/15) 개막을 앞둔 68회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스페셜 부문에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초청되었다. 베를린영화제 측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김기덕 감독의 폭행 건에 대해 알고 있었고, 처벌을 받았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여 초청했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 그리고 “베를린영화제는 그 어떤 형태의 폭력이나 성희롱에 대해서 규탄하며 반대하는 입장”임을 전했다.
김기덕 감독은 영화 촬영과정에서 저지른 폭행사실이 인정되어 유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은 피해를 입은 여성배우에게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김기덕 감독의 폭행에 충격을 받은 우리 사회나 영화를 아끼는 이들에 대한 사과나 유감의 표현조차 없이 피해자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려 피해자를 더욱 고립시키고, 배우생활을 이어가기 어렵게 하고 있다. 가해행위를 한 이는 버젓이 활동하고, 피해상황을 알리고 문제제기를 한 이는 고립되는 현실이 과연 정당한가. 베를린영화제가 이런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초청한다는 것은 영화 촬영과정에서의 폭행을 정당화시키고 폭행 피해자의 고립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우리는 묻고 싶다.
베를린영화제가 밝힌 그 어떤 형태의 폭력, 성희롱에 반대하고 토론하는 장으로 역할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폭력을 저지른 감독을 초청하여 ‘면죄부’를 주는 이유는 무엇인가. 형사고소 되어 아직 일부 유죄가 인정되고 나머지는 아직 재심소송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제에 초청하는 것이 베를린영화제가 말하는 폭력과 성희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문제해결은 규탄과 반대라는 말에 그치지 않을 때 시작될 수 있다. 폭력을 반대한다고 말하지만 폭력을 가한 감독의 영화를 바로 초청하는 것은 ‘규탄’이 아닌 ‘방조’의 적극적인 행위라 보일 뿐이다. 해당 폭력이 일어났던 영화가 이전 베를린영화제에 상영된 것에 유감 표명을 해도 부족할 판이다. 지금까지 모든 영화제는 ‘능동적으로’ 좋은 영화와 감독을 발굴하고 격려하며 함께 축하하는 자리였다. 왜 영화계의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능동적이거나 적극적이지 못하고 말 뿐이란 말인가.
#STOP_영화계_내_인권침해
#STOP_영화계_내_성폭력
#METOO
김기덕 감독의 폭력은 영화를 만드는 현장에서 발생한 일이다. 더욱이 고소 내용 중 촬영과정에서 발생한 폭행에 대하여 50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되었고, ‘강요’, ‘강제추행치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에 대해서 재정신청절차 진행 중에 있다. 폭행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만든 영화 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초청하였다. 결론적으로 영화가 만들어진 과정과 상관없이 결과로서의 영화만을 생각하는 베를린영화제의 태도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2월 경, 김기덕 감독의 폭행 피해 당사자인 배우는 고소가 이루어지는데 걸린 4년의 시간을 회고했고 그 동안의 심경을 전하며 사건 이후 배우 생활을 계속할 수 없었음을 이야기 했다.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 뺨을 때리고, 사전 합의 없이 남자배우의 실제 성기를 잡도록 하였다고 밝혔다. 문제제기를 하자 감독은 일방적으로 하차를 통보했다. 강요 끝에 이루어진 연기는 이후 배우생활을 하기 힘들어진 이유가 됐고, 폭행이 발생했던 영화는 피해자가 하차한 상태에서 완성되었고 개봉까지 이루어졌다. 피해자는 영화에 등장하지 못했고 상처는 혼자만의 몫이 되었다. 결국 배우의 길을 계속할 수 없게 만들었다. 영화를 만든다는 이유로 너무나도 가혹한 폭력이 자행된 것이다.
이미 많은 이들이 헐리웃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으로 영화제작현장에서 위계에 의한 폭력이 자행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감독의 영화적 욕심과 욕망으로 많은 이들이 힘들어 했고 이 때문에 피해를 본 많은 배우들이 동참하여 스스로 피해자임을 밝히기 시작했다. 피해를 밝힌 배우의 상당수가 피해 당시에 경력이 얼마 되지 않았거나 배우로서 활동이 미미하여 힘이 없는 약자일 때 그리고 대부분 여성을 상대로 발생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약자로 미처 발언조차 할 수 없을 때의 일을 성장을 위한 과정인양 무시와 침묵으로 버텨야 했다. 김기덕 감독에게 피해를 입은 배우 역시 그러했다.
아카데미시상식의 검은드레스에 이어 베를린영화제는 레드카펫이 아닌 블랙카펫을 깔자는 청원역시 영화예술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부당한 현실에 묵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외침이자, 영화계 스스로 이러한 현실을 바꾸고자 하는 노력이다.
영화제는 완성된 결과물의 영화가 많은 관객들과 만나는 자리이다. 폭력을 가한 당사자의 영화가 초청되고 감독이 소개되는 것은 폭력을 묵인하고, 승인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어떠한 폭력도 없어야하는 것은 영화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베를린영화제의 김기덕 감독 초청 건은 관객을 기만하는 행위를 넘어 피해자에게 추가적 피해를 가하는 행위임에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우리는 영화제 ‘초청’의 이름으로 영화계 내의 성폭력 문제를 알리고, 예방을 위해 목소리를 내온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무마시키고, 폭력을 승인하는 처사를 중단하고, “그 어떤 형태의 폭력이나 성희롱에 반대”하는 것을 넘어 제대로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
2018년 2월 14일
영화감독 김기덕 사건 공동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