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논평

사회현안[성명] 제1334차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2018-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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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4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성명서

 

우리는 기억한다 : 한일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라

 

 

한반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로, 전쟁이 아닌 평화의 시대가 이 땅에 도래할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의 길 위에서 어디쯤 와 있으며, 또 평화의 훈풍이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와 닿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인지 질문해야 한다. 변화하는 한반도 지형 속에서, 한일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대면하는 국가로서의 태도를 점검해야 할 것이다.

 

최근 일본정부는 필리핀 마닐라에 설치된 ‘위안부’ 피해자 동상 철거를 요구했고, 이에 마닐라시는 동상을 철거한 바 있다. 작년 말 동상이 설치된 이후 일본 총무상을 비롯한 일본정부는 지속적으로 동상 건립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고 한다. 전세계적으로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과 여성에 대한 폭력 근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시대 흐름에 어긋나는 행태라고 하겠다. 일본정부는 국제사회의 많은 시민들이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운 것인가?

 

또한 일본의 아베 총리는 한국정부에 2015년의 한일 합의사항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합의는 국민과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의 의사를 무시한, 합의가 아닌 일방적 결정이었다. 아베 총리가 계속해서 이야기하는 ‘합의의 성실한 이행’이라는 것이, 피해자들이 진실을 말해온 시간을 부정함과 동시에 국가는 해당 문제에 대하여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의미인지 묻고 싶다.

 

한국정부는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10억엔 반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 더불어 2015년의 한일 합의가 공식합의가 아닌 무효였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하고,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졸속 한일합의를 근거로 만들어진 해결 절차가 아닌,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위한 방안을 국가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

 

여성들은 역사 속에서 꾸준히 말해왔다. 또한 끝없이 싸워왔다. 성폭력은 여성에 대한 차별을 용납하고 묵인하는 구조 안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전쟁은 그러한 문화를 당연히 여겼던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이다. 전쟁범죄 속에서 생존해 끝없이 삶을 일구어 온 피해자들이 세상에 있다. 종전으로 나아가는 길 앞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는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일본이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일본군성노예제 문제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과 더불어 피해자에게 공식으로 사죄하는 것만이 전시상황에서 가해진 여성들에 대한 폭력과 억압의 역사를 직면하는 길이다.

 

전쟁 속 인간이라는 존재로 기억되지 못했던 수많은 여성들을 기억한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지난 2017년 별세하신 송신도 할머님의 “우리의 마음은 지지 않는다”는 말씀을 기억한다. 여성을 억압하는 폭력과 혐오의 문화 앞에 맞서 우리는 지지 않는 마음으로 함께 서있다.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이 역사의 흐름 앞에 진실을 이야기한 당당한 영웅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우리는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일본의 공식사죄를 위해 늘 함께할 것이다.

 

-일본정부는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전범자를 처벌하는 동시에, 일본군성노예제의 진상을 규명하라!

-일본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게 공식으로 사죄하고 법적 배상을 실시하라!

-한국과 일본 정부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를 역사교과서에 기록하라!

 

2018년 5월 9일

제1334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참가자 및 한국여성민우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