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임 리포트📝
씨앗과 은총 옥타비아 버틀러 SF책읽기, 법 짓는 마음 같이 읽어요, 다시 읽는 도전, 더 플레이
🛣️새길/회원·사회현안팀 민우회원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은 회원팀의 새길!
씨앗과 은총 옥타비아 버틀러 SF책읽기 🌠 인터뷰이 새벽바람
(이미지: 씨앗과 은총 옥타비아 버틀러 SF 책읽기 소모임)
1) 소모임을 소개한다면? 어떤 계기로 참여하셨는지 궁금해요! 다방면으로 할 이야기가 많았던 소모임? 종교와 연대, 공동체, 돌봄, 소수자 등등에 관해 생각할 거리를 주었던 SF책모임! 이전에 민우회에서 SF소설 소모임을 줌으로 참여한 적 있는데 그때 무척 즐겁게 했거든요. '옥타비아 버틀러'라는 이름과 'SF책 읽기'라는 문구를 보고 신청하게 됐어요. 옥타비아 버틀러가 유명하다는 건 알았지만 정작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라는 마음도 있었고요. 2) 모임에 참여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낯선 사람에게 먼저 신뢰를 보여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기억나요. 소설에서 주인공 로런이 공동체를 만들고, 그 공동체에 낯선 외부인을 들이는 장면이 있거든요. 우리라면 어땠을까? 이 질문에 저마다 의견은 달랐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두 이해가 갔어요. 상반된 의견이었지만 다른 모임원의 경험담에 공감하고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지’ 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네요. 3) “실제로 재난과 전쟁을 겪는 사람들이 떠오르기도 했다”는 후기를 남겨주셨어요. 지금도 계속되는 전쟁과 재난을 바라보는 마음에 소모임 활동이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소설을 보면서 영화 〈사마에게〉(2020)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와드 알-카팁 감독이 실제로 경험하고 촬영한 걸 영화로 만든 것이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 영화로 기록된 모습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지금도 여전히 전쟁과 그로 인한 참상을 볼 때마다 괴롭고 무력감을 느끼고는 해요. 그래도 마냥 좌절하기보다는, 민우회 소모임 활동에서처럼 사람들과 계속 이야기하고 기억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4) 우리 모임의 자랑은 이것이다! 한 가지를 뽑아본다면? 모임원의 입담...?ㅎㅎㅎ 서로 다른 의견이어도 공감하고 설득이 가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소설은 무거웠지만 그 무게를 이겨낼 만큼 즐거운 분위기였던 건 함께했던 분들과 물 흐르듯 다채로운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법 짓는 마음 같이 읽어요 📔 인터뷰이 산진
(이미지: 법 짓는 마음 읽기 소모임)
1) 소모임을 소개한다면? 참여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12년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한 이보라 작가님이 어떤 마음과 고민, 노력으로 가지지 못한 자들의 목소리를 법으로 만들었는지 풀어낸 『법 짓는 마음』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었습니다. 분노할 일이 있을 때마다 국회와 정부가 법과 제도를 제정해야 한다고 쉽게 말하고는 했지만 실제로 법을 어떻게 만드는지는 잘 알지 못했어요. 막연함을 해소하고 싶었고, 또 뭘 알아야 제대로 요구하고 감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책을 읽고 페미니스트 동료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도 컸어요. 2) 모임에 참여하면서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겠어요? 총선 직전의 어느 날이었는데, 그날 망원역 앞에서 한 후보가 유세를 했어요. 그런데 소모임 참여자분들이 한 명씩 민우회 사무실에 도착할 때마다 그 얘기를 꺼내시더라고요. 어딘가 행복한 얼굴로요. 너무 화가 나서 슬프기까지 한 세상 속에서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의 기쁨, 안도감 같은 것을 공유한 순간이었어요. 3) 다양한 주제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주제와 그 이유가 궁금해요! 가정폭력범죄 특례법 부분이 나쁜 의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가정폭력 신고 현장 출동 시 경찰이 가해자에 대한 신고 이력을 알 수 없었고 경찰청 범죄 통계에서도 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배우자’ 항목이 없어 ‘기타’로 분류했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피해자 보호 조치뿐만 아니라 데이터 관리와 통계상에서도 이렇게 가정폭력 문제가 방치되어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후기를 쓰며 찾아보니 둘 다 몇 년 전부터 개선되고 있다고 하는데, 민우회, 작가님과 같이 이런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준 분들에게 백 번, 천 번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4) 우리 모임의 자랑은 이것이다! 한 가지를 뽑아본다면? 활동가님의 제안으로 마지막 모임 때 작가님을 초대해 작은 북토크를 열었던 거요! 글로만 접하던 분을 실제로 뵈니 뭔가 설레고 신기하기도 했고, 12년간의 보좌관 생활에도 뜨거움을 잃지 않고 다음 스텝을 고민하는 작가님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마지막 뒤풀이까지, 참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다시 읽는 도전 ➰ 인터뷰이 음표
(이미지: 다시 읽는 도전 소모임)
1) 소모임을 소개한다면? 어떤 계기로 참여하셨는지 궁금해요! 정희진 선생님의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한국 사회 성정치학의 쟁점들』을 함께 읽고 토의하는 자리였어요. 평소에도 민우회의 책읽기 소모임에 관심이 있었고, 구체적으로는 총선 국면에서 질문과 고민거리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당시 총선 정세와 관련한 정희진 선생님의 시민 강연에서 성평등 ‘퇴보’를 걷는 작금의 사회에 대항하는 페미니즘 방법론으로서 여성과 남성의 이중 언어를 구사하자는 메시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는데, 동시에 “그 언어란 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가 남기도 했어요. 때마침 민우회의 소모임 공지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냉큼 신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2)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문구를 뽑는다면 어떤 구절일까요? “나는 여성의 공부, 다른 언어, 남성사회가 못 알아듣는 언어가 최고의 저항이라고 생각한다. 남성사회의 질문에 답하지 말고, 그들이 못 알아듣는 새로운 언어로 말하자.” (20쪽) 앞에서 언급한 강연의 메시지와 이어지는 문장입니다.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저자가 주장하는 ‘새로운 언어’가 궁금하고 기대되고, 무척 강렬하게 다가왔었다면,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돌아왔을 때는 “아, 저자가 이 책 한 권에 걸쳐 ‘새로운 언어’를 주조하고, 아주 신랄하게 그 방향들을 제시하였구나.”하며 더 깊이 곱씹을 수 있었어요. 3)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모임의 자랑거리 한 가지를 뽑아본다면? 반년이 지난 지금, 당시를 회상하면 함께 책에 관해 얘기하다 함께 분노하고 웃었던 그 열띤 순간들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요. 책 내용의 텍스트와 우리 각자 삶의 경험들이 촘촘히 얽혀 서로 얼싸안고 울고 웃고 춤추는 듯한 심상이랄까요. 매주 소모임은 책에 대한 논의로 시작해 자연스레 ‘우리들의 성토대회’로 이어졌어요. 소모임에 참여하신 분들이 모두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세심하면서 적극적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는 계속 말하고, 뜨겁게 듣고, 고민한다!’고 자랑하고 싶네요.
더 플레이 🎬 인터뷰이 대문
(이미지: 더 플레이 소모임)
1) 소모임을 소개한다면? 인상적이었던 장면이나 작품이 궁금해요! '더 플레이'는 함께 극본을 낭독하고 감상을 나누는 소모임입니다. 어째서인지 희곡은 언제나 완독에 실패했는데요, 소모임을 통해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 참여했습니다. 『분장실』을 읽었을 때가 특히 기억에 남아요. 원활한 리딩을 위해 작품을 미리 훑고 모였는데. 하필 『분장실』은 극본을 미리 읽지 못하고 참석하게 되었어요. 후반부에 반전이 있는 작품인데, 실시간으로 스포일러(?)를 당하면서 낭독하던 경험이 새로웠습니다. 2) 우리 모임의 자랑은 이것이다! 한 가지를 뽑아본다면? 모임을 거듭하면서 조금씩 늘어가던 멤버들의 연기력! 처음에는 조금 딱딱하게 대사를 읽어갔다면, 마지막 모임 때쯤에는 감정을 담아서 대사를 주고받게 되었어요. 3) 모임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더 읽어보고 싶은 대본이 있다면? 〈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두 퀴어 여성이 서로 만나고, 사랑하고, 가족을 만들고, 헤어지면서도 영향을 주고받으며 나이 들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연극입니다. ‘또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상연 기간이 짧아 다시 보지는 못했어요. 가능하다면, 모임에서 함께 읽으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 작품입니다. 4) 모임 이후에 최근에 보신 (여성주의) 연극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 GV 빌런 고태경〉이 가장 근래에 본 연극인 것 같네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습니다. 온갖 영화 GV 행사에 참석해 '빌런' 같은 질문을 던지는 '고태경'이라는 인물이 실패한 독립영화 감독 '조혜나'와 만나면서, 그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연극에서는 원작과 등장인물의 성별이 달라집니다. 원작에서는 중년 남성인 '고태경'이 극에서는 중년의 여성으로 등장하는데, 그로 인해 캐릭터의 서사와 배경, 공감대의 층위가 다르게 느껴지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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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길/회원·사회현안팀
민우회원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은 회원팀의 새길!
씨앗과 은총 옥타비아 버틀러 SF책읽기 🌠
인터뷰이 새벽바람
(이미지: 씨앗과 은총 옥타비아 버틀러 SF 책읽기 소모임)
1) 소모임을 소개한다면? 어떤 계기로 참여하셨는지 궁금해요!
다방면으로 할 이야기가 많았던 소모임? 종교와 연대, 공동체, 돌봄, 소수자 등등에 관해 생각할 거리를 주었던 SF책모임! 이전에 민우회에서 SF소설 소모임을 줌으로 참여한 적 있는데 그때 무척 즐겁게 했거든요. '옥타비아 버틀러'라는 이름과 'SF책 읽기'라는 문구를 보고 신청하게 됐어요. 옥타비아 버틀러가 유명하다는 건 알았지만 정작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라는 마음도 있었고요.
2) 모임에 참여하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낯선 사람에게 먼저 신뢰를 보여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기억나요. 소설에서 주인공 로런이 공동체를 만들고, 그 공동체에 낯선 외부인을 들이는 장면이 있거든요. 우리라면 어땠을까? 이 질문에 저마다 의견은 달랐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두 이해가 갔어요. 상반된 의견이었지만 다른 모임원의 경험담에 공감하고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지’ 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네요.
3) “실제로 재난과 전쟁을 겪는 사람들이 떠오르기도 했다”는 후기를 남겨주셨어요. 지금도 계속되는 전쟁과 재난을 바라보는 마음에 소모임 활동이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소설을 보면서 영화 〈사마에게〉(2020)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와드 알-카팁 감독이 실제로 경험하고 촬영한 걸 영화로 만든 것이다 보니, 책을 읽으면서 영화로 기록된 모습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지금도 여전히 전쟁과 그로 인한 참상을 볼 때마다 괴롭고 무력감을 느끼고는 해요. 그래도 마냥 좌절하기보다는, 민우회 소모임 활동에서처럼 사람들과 계속 이야기하고 기억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기.
4) 우리 모임의 자랑은 이것이다! 한 가지를 뽑아본다면?
모임원의 입담...?ㅎㅎㅎ 서로 다른 의견이어도 공감하고 설득이 가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소설은 무거웠지만 그 무게를 이겨낼 만큼 즐거운 분위기였던 건 함께했던 분들과 물 흐르듯 다채로운 대화를 나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법 짓는 마음 같이 읽어요 📔
인터뷰이 산진
(이미지: 법 짓는 마음 읽기 소모임)
1) 소모임을 소개한다면? 참여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12년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일한 이보라 작가님이 어떤 마음과 고민, 노력으로 가지지 못한 자들의 목소리를 법으로 만들었는지 풀어낸 『법 짓는 마음』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었습니다. 분노할 일이 있을 때마다 국회와 정부가 법과 제도를 제정해야 한다고 쉽게 말하고는 했지만 실제로 법을 어떻게 만드는지는 잘 알지 못했어요. 막연함을 해소하고 싶었고, 또 뭘 알아야 제대로 요구하고 감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책을 읽고 페미니스트 동료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도 컸어요.
2) 모임에 참여하면서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겠어요?
총선 직전의 어느 날이었는데, 그날 망원역 앞에서 한 후보가 유세를 했어요. 그런데 소모임 참여자분들이 한 명씩 민우회 사무실에 도착할 때마다 그 얘기를 꺼내시더라고요. 어딘가 행복한 얼굴로요. 너무 화가 나서 슬프기까지 한 세상 속에서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의 기쁨, 안도감 같은 것을 공유한 순간이었어요.
3) 다양한 주제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주제와 그 이유가 궁금해요!
가정폭력범죄 특례법 부분이 나쁜 의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가정폭력 신고 현장 출동 시 경찰이 가해자에 대한 신고 이력을 알 수 없었고 경찰청 범죄 통계에서도 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에 ‘배우자’ 항목이 없어 ‘기타’로 분류했다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피해자 보호 조치뿐만 아니라 데이터 관리와 통계상에서도 이렇게 가정폭력 문제가 방치되어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후기를 쓰며 찾아보니 둘 다 몇 년 전부터 개선되고 있다고 하는데, 민우회, 작가님과 같이 이런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준 분들에게 백 번, 천 번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4) 우리 모임의 자랑은 이것이다! 한 가지를 뽑아본다면?
활동가님의 제안으로 마지막 모임 때 작가님을 초대해 작은 북토크를 열었던 거요! 글로만 접하던 분을 실제로 뵈니 뭔가 설레고 신기하기도 했고, 12년간의 보좌관 생활에도 뜨거움을 잃지 않고 다음 스텝을 고민하는 작가님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마지막 뒤풀이까지, 참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다시 읽는 도전 ➰
인터뷰이 음표
(이미지: 다시 읽는 도전 소모임)
1) 소모임을 소개한다면? 어떤 계기로 참여하셨는지 궁금해요!
정희진 선생님의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한국 사회 성정치학의 쟁점들』을 함께 읽고 토의하는 자리였어요. 평소에도 민우회의 책읽기 소모임에 관심이 있었고, 구체적으로는 총선 국면에서 질문과 고민거리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당시 총선 정세와 관련한 정희진 선생님의 시민 강연에서 성평등 ‘퇴보’를 걷는 작금의 사회에 대항하는 페미니즘 방법론으로서 여성과 남성의 이중 언어를 구사하자는 메시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는데, 동시에 “그 언어란 것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가 남기도 했어요. 때마침 민우회의 소모임 공지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냉큼 신청했던 기억이 납니다.
2)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문구를 뽑는다면 어떤 구절일까요?
“나는 여성의 공부, 다른 언어, 남성사회가 못 알아듣는 언어가 최고의 저항이라고 생각한다. 남성사회의 질문에 답하지 말고, 그들이 못 알아듣는 새로운 언어로 말하자.” (20쪽)
앞에서 언급한 강연의 메시지와 이어지는 문장입니다.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저자가 주장하는 ‘새로운 언어’가 궁금하고 기대되고, 무척 강렬하게 다가왔었다면,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돌아왔을 때는 “아, 저자가 이 책 한 권에 걸쳐 ‘새로운 언어’를 주조하고, 아주 신랄하게 그 방향들을 제시하였구나.”하며 더 깊이 곱씹을 수 있었어요.
3)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모임의 자랑거리 한 가지를 뽑아본다면?
반년이 지난 지금, 당시를 회상하면 함께 책에 관해 얘기하다 함께 분노하고 웃었던 그 열띤 순간들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요. 책 내용의 텍스트와 우리 각자 삶의 경험들이 촘촘히 얽혀 서로 얼싸안고 울고 웃고 춤추는 듯한 심상이랄까요. 매주 소모임은 책에 대한 논의로 시작해 자연스레 ‘우리들의 성토대회’로 이어졌어요. 소모임에 참여하신 분들이 모두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세심하면서 적극적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는 계속 말하고, 뜨겁게 듣고, 고민한다!’고 자랑하고 싶네요.
더 플레이 🎬
인터뷰이 대문
(이미지: 더 플레이 소모임)
1) 소모임을 소개한다면? 인상적이었던 장면이나 작품이 궁금해요!
'더 플레이'는 함께 극본을 낭독하고 감상을 나누는 소모임입니다. 어째서인지 희곡은 언제나 완독에 실패했는데요, 소모임을 통해 제대로 읽어보고 싶어 참여했습니다. 『분장실』을 읽었을 때가 특히 기억에 남아요. 원활한 리딩을 위해 작품을 미리 훑고 모였는데. 하필 『분장실』은 극본을 미리 읽지 못하고 참석하게 되었어요. 후반부에 반전이 있는 작품인데, 실시간으로 스포일러(?)를 당하면서 낭독하던 경험이 새로웠습니다.
2) 우리 모임의 자랑은 이것이다! 한 가지를 뽑아본다면?
모임을 거듭하면서 조금씩 늘어가던 멤버들의 연기력! 처음에는 조금 딱딱하게 대사를 읽어갔다면, 마지막 모임 때쯤에는 감정을 담아서 대사를 주고받게 되었어요.
3) 모임에서 다루지 않았지만, 더 읽어보고 싶은 대본이 있다면?
〈 이것은 사랑이야기가 아니다〉 두 퀴어 여성이 서로 만나고, 사랑하고, 가족을 만들고, 헤어지면서도 영향을 주고받으며 나이 들어가는 이야기를 그린 연극입니다. ‘또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상연 기간이 짧아 다시 보지는 못했어요. 가능하다면, 모임에서 함께 읽으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은 작품입니다.
4) 모임 이후에 최근에 보신 (여성주의) 연극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 GV 빌런 고태경〉이 가장 근래에 본 연극인 것 같네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습니다. 온갖 영화 GV 행사에 참석해 '빌런' 같은 질문을 던지는 '고태경'이라는 인물이 실패한 독립영화 감독 '조혜나'와 만나면서, 그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연극에서는 원작과 등장인물의 성별이 달라집니다. 원작에서는 중년 남성인 '고태경'이 극에서는 중년의 여성으로 등장하는데, 그로 인해 캐릭터의 서사와 배경, 공감대의 층위가 다르게 느껴지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