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소/회원·정보홍보팀 딱딱한 복숭아를 좋아합니다.

(사진설명) 망원역 두 개의 출구 근처에 붙은 조전혁 후보의 현수막을 바람 활동가가 촬영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조전혁은 “퀴어 동성애 교육 추방” 현수막을 내걸었다. 2022 교육과정에서 ‘동성애’는 제외되어, 퀴어 동성애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차별·혐오를 조장하는 공약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책모임 ‘우리사이’는 “퀴어는 학교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현수막을 걸었고, 한국여성민우회는 “성소수자 차별·혐오 없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피켓을 들었다.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이하 띵동)은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과 함께 현수막 민원행동을 진행했다. 현수막은 철거되지 않았지만 아직 우리는 할 이야기가 남아있다. 2026년 7월 3일, 교사로 일하고 있는 회원 신나, 망고, 띵동 활동가 정민석, 민우회 정치팀 활동가 은사자와 함께 차별·혐오에 지지 않고 연결되기 위한 이야기를 2시간 가량 나누었다. (대담 진행 및 정리: 한국여성민우회 정보홍보팀 윤소)
삭제된 동성애 교육을 추방하겠다고요?💥
윤소(진행) 현수막을 처음 보았던 순간이 기억나시나요? 정민석(이하 민석) 주변에서 제보를 해주셨어요. ‘이상한 현수막이 걸렸는데 너무 화가 난다’, 활동가들도 이것을 봤는지, 무언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신나 출근을 하다가 사거리에서 신호대기를 받고 서있는데 현수막이 보이더라고요. 차에서 혼자 화를 내면서 상욕을 하다가 갑자기 너무 슬퍼서 울면서 운전했어요. ‘저 사람은 왜 저러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분노에서 슬픔으로 향했던… 망고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발견했는데요. 교육감 선거에서 많은 후보들이 포퓰리즘 공약을 내세우거나, 교육과 관련된 정쟁을 가져와서 이념 싸움을 만들어 왔잖아요. 조전혁 후보의 공약을 보고 교육에 관심 없는 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겠구나, 저 사람이 뽑힐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먼저 들었어요. 동성애 교육을 뭐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어요. 현황조사조차 하지도 않고 공약이 던져졌는데, 교육계의 수장이 되겠다는 사람이 동성애, 퀴어 혐오적 공약을 가져와서, 그 이슈를 판돈으로 삼아서 권력을 차지하는 데 사용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분노했어요. 은사자 마포구청역 사거리에서 보고, 망원역 양쪽 출구에서도 보고. 너무 많이 붙어있더라고요. ‘이렇게 난립해도 되는거야?’ 생각하면서 공직선거법도 찾아봤는데 제한을 두고 있긴 하더라고요. 제가 띵동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데, 어떤 청소년분께서 저한테 “이거 보셨어요?” 하길래 봤다고 했더니, “나는 동성애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너무 황당하다”며 웃으시더라고요. 그 분은 힘있게 반격하셨는데, 반격할 힘이 아직은 부족하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는 청소년 성소수자가 있다면 어떻게 느꼈을지 걱정되고 슬프더라고요. 민석 여론조사 할 때마다 조전혁 지지율이 조금씩 올라가고, ‘진보’ 교육감 후보도 여러명이다 보니 설마 당선되려나 싶어서 끝까지 유심히 보게 되더라고요. 신나 저는 대안학교 교사인데 학교에서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강조를 많이 해요. 서로 다른 것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배운 아이들이다 보니 제가 이런 현수막을 봤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그런 사람을 뽑아줘요?”라고 하는거에요. 이런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하면서도, 졸업하고 차별적인 사회를 만나면 힘들어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들었어요. 민석 기자분들에게 청소년들은 어떤 상태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거든요. “퀴어 청소년들이요? 늘 힘든 상태죠. 학교를 싫어하고 가지 않아요.”라고 말했죠. 조전혁 현수막을 보고 갑자기 우울하고 괴로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상황은 퀴어 청소년의 삶에 걸쳐 반복되어 왔어요. 현수막이 자극이 될 수는 있지만, 교육감 선거로 달라질거라는 기대가 없는거죠. 윤소 기대가 없다는 것은 슬프네요. 망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성소수자라는 용어가 빠졌어요. 교사들은 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위태로워 진거죠. 사회 5학년 2단원의 주제가 ‘인권’이에요. 이 단원에서 소수자의 개념을 소개해요. 장애, 다문화, 나이 이 세 가지가 예시로 주어지는데, 여기서 성소수자를 이야기 할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어요. 수업 당일까지 고민하다 결국은 말을 못했던 기억이 있어요. 교과서에도 없고 교육과정에서도 빠져버렸으니까… 민석 작년에 서울시에서 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표준 운영 매뉴얼을 만드는 과정에서 ‘성소수자’를 ‘사회적 소수자 및 약자’로 대체했어요. 서울시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서 용어를 바꿨다고 하는거죠. 이런 상황에서 ‘퀴어, 동성애 교육을 추방한다’? 있어야 추방하죠. 윤소 교육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조전혁은 후보 자격이 없네요. 허위사실 유포아닌가요? 현수막에 대한 대응을 고민하고, 또 무언가 하기도 하셨을텐데요. 은사자 ‘우리사이’라는 책모임에서 “퀴어는 학교에서 살아가고 있다. 교육에 필요한 것은 차별과 혐오의 추방.”이라고 적힌 무지개 현수막을 조전혁 현수막 아래에 거는 액션을 진행했어요. 민우회도 현수막을 가리거나, 공약에 항의하는 액션을 진행하자는 의견이 모여서 빠르게 피켓을 만들어서 ‘성소수자 혐오선동 뿌수기 액션’을 기획했어요. 액션에 전날 급히 함께 할 사람을 모집해서 누가 올까 싶었는데 세 분이나 함께 해주셨어요. 저희가 피켓팅을 하니까 바로 뒤에 있던 가게 사장님이 굉장히 불쾌해하면서 우리 가게가 사진에 찍히지 않게 해달라고 하셨어요. 이미 조전혁 현수막 때문에 간판이 가려졌는데… 그런 분도 계시긴 했지만 건너편에 있던 청소년이 “힘내세요!” 인사도 해주셨고, “야 멋지다, 저것 봐봐” 이런 대화를 나누는 학생도 만났어요. 퀴어 친화적인 망원동이었기 때문일까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이 액션에 공감하는 것이 느껴졌어요.

(사진설명) 민우회 사무실 근처에 있는 학교로 가는 길에도 조전혁 현수막이 붙어있다. 5월 28일 민우회 활동가와 페미니스트 시민이 함께 이 공약에 반대하는 피켓팅을 했다.

(사진설명)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과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이 함께 진행한 성소수자 혐오선동 현수막 민원액션 카드뉴스. 다음은 카드뉴스 내용. 행전안전부의 ‘옥외광고물법 금지광고물(내용금지) 적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성소수자 비하 등 편견·차별을 조장하는 단어나 문구를 사용하는 현수막을 신고할 경우, 계고 없이 제거할 수 있습니다. 성소수자 혐오선동 현수막은 명백한 ‘불법현수막’입니다. 민원 액션 캠페인에 함께해주세요!
망고 저는 개인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성평등 교사모임 ‘아웃박스’라는 곳이 서울퀴어퍼레이드 부스를 운영하셨는데, 거기 방문해서 지지 메시지를 남겼어요. 사실 혼자 대응하기 좀 무섭지만 선생님들끼리 연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윤소 교사는 정치적 표현에 제약이 너무 많죠. 후보는 혐오조장 현수막을 걸어도 되는데, 교사 뿐만 아니라 유권자는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요. 망고 학생과도, 동료 선생님과도,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이 현수막에 대한 이야기를 못해 본 것이 아쉬워요. 신나 현수막을 훼손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어요. (웃음) 민우회와 ‘우리사이’의 대응을 보고 너무 고맙다는 생각을 했죠. 민석 띵동 차원에서 교육감 후보에게 제안하는 요구안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현수막을 맞이하게 된거에요. 요구안 전달도 중요하지만 누구나 현수막을 보는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달하려고 방법을 찾아봤어요. 대림동에 중국인 혐오 현수막을 어떻게 대응했더라? ‘옥외광고물법 금지광고물 적용 가이드라인’이 있었고, 민원을 넣는 것도 생각보다 쉽더라고요. 이 현수막이 몇 백개가 게시됐다고 하는데, 전부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민원 액션을 통해서 시민들의 분노가 전달되길 바랐어요. 가이드라인에는 철거할 수 있을것처럼 적혀있지만 공직선거법이라는 강력한 법이 있어서 선거기간에 철거되지는 못했어요. 지금은 민원에 대한 답변을 수집하면서 후속대응을 고민하고 있어요.
지금 우리 학교는⏰
윤소 교육감이 교육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망고 교육감이 달라지면 교육방향이 많이 달라져요. 우선 예산에 변화가 생겨는데, 교육감이 관심을 가지는 영역에 예산이 많아지죠. 민석 이전보다 교육감 선거에서 인권을 이야기하지 않아요. 사건이 터지면 사과하고, 교육하고, 잠깐 뉴스거리로 치부됐다가 사라져요. 일상적으로 학교에서 발생하는 차별, 혐오 표현에 대해서 거의 모르쇠죠. 예산도, 정책도 배정하지 않는 현실인 거잖아요. 학생인권조례도 이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신나 저희 학교에서는 장애, 환경, 섹슈얼리티에 대한 교육도 하고, 성교육을 통해 LGBTQ+에 대한 개념까지 다루고 있어요. 학교가 안전하다고 느꼈다는 수업 후기를 받았고, 아이들이 더 폭넓게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요. 퀴어 당사자가 아닌 청소년들도 처음에는 낯설어 하다가도 ‘엘라이(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연대하는 사람)’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성소수자 지지자를 위한 동료 시민 안내서〉 책도 함께 읽어요. 학교가 안전하다고 느끼니까 서슴없이 이야기를 해요. 제가 어떤 학생과 연애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지나가던 학생이 들은거에요. 정말 긴장했는데 “너 여자 만나?”, “뭐 왜!”, “그래, 그럴 수 있지!”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거에요. 아, 아이들 사이에는 이해도가 있구나, 10년 가까이 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함께 하면서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게 되었다는 것을 보고 정말 고맙더라고요. 망고 ‘○○하면 게이’ ‘△△이는 게이임?’ ‘□□이까지는 게이 아님’ 이런게 학교에서 유행했던 때가 있었어요. 윤소 그 말에 대해 같이 이야기해보고 싶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민원 때문에 교사들이 많이 시달리잖아요. 민원이 학생과 교사 사이의 대화를 막는 것 같아요. 민석 ‘너 게이야?’는 놀이가 된지 정말 오래 됐어요. 선생님도, 퀴어 당사자인 학생도 동참해요. 당사자임에도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이탈되는 것이 더 두려운 거에요. 그래서 상담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어요. 무언가 시도하는 선생님도 계세요. 작은 무지개 스티커를 붙이기 위해 용기 내고, 그걸 보고 상담이 들어오면 기뻐하고, 잘 대처하기 위해서 노력하시는 경험을 많이 들어요. 그런데 학부모 민원으로 인해 해명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하는데, 이것이 교권 침해인 것 같아요. 망고 지금 공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이 정당한 교육 활동이 민원으로 인해 침해되고 있다는 것인데, 조전혁 현수막이 ‘극우 학부모’가 수업을 검열하는 정당성을 줄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스레드(SNS)에서 본 것인데요. 동심원 확대법이라고 나랑 가까운 지역부터 배워 나가는 교수이론이 있어요. 그래서 거의 모든 교육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 왔어요. 일본, 중국, 러시아로 점점 확대시켜 가는데, 중국에 대한 교육을 해서 아이들이 학습지를 받아오면 학부모들이 사진을 찍어서 ‘이런 교육을 받아도 돼?’라는 글을 올리더라고요. 통일교육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고요. 이런 상황이다보니 일반적인 인권교육, 세계시민 교육을 할 때도 검열을 받을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생기는 것 같아요. 윤소 그런데 교권과 학생 인권이 대립하는 것처럼 표현을 하잖아요. 조전혁 후보 홈페이지를 보니까 교권 공약으로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제시되어 있더라고요. 이런 잘못된 생각 때문에 교사와 학생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존재로 공존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민석 일본은 2023년 ‘LGBT이해증진법’이 2023년 제정됐고, 2026년 6월 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교육 현장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해요. 한국에서는 학생인권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어려워졌는데 말이에요. 2021년 서울시교육청이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을 발표했는데, 성소수자 학생에 대한 상담 지원을 해야한다는 한 줄이 포함된 적이 있어요. 그때에도 교육청에 근조화환을 보내고 반대를 하는 학부모들이 있었는데, 교육청 앞에 가면 위협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항의였어요. 그런데 제도화되지 않으면 성소수자 학생이 경험하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너무 어렵거든요. 윤소 조전혁의 득표율 23%가 보여주는 것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차별·혐오가 번지는 속도가 가속화 되고 있다고 느껴지고, 작년 1월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을 목격했는데 이와 유사한 상황이 또 반복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어요. 올림픽 공원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극우세력도 그렇고 걱정스러운 점이 많은데요. 민석 배재고 야구부 사건*처럼 논쟁으로만 끝나버리고, 대안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처벌 중심으로만 가는 것이 맞는 사회의 방향인가. 정말 필요한 토론을 다 놓치고 가는 것 같은 느낌이고…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경기 도중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제일고를 향해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구호를 외친 사건)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표현을 한 것에 대해 징계로 끝나는 것이 모두가 원했던 결과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은사자 아까 신나가 10년 정도 교육하니까 성소수자를 다르게 대하지 않는다고 말씀해 주셨던 게 계속 떠오르는 것 같아요. 10년을 가르치고 함께 배워야지만 가능한 것을 이렇게 일순간 징계나 처벌하는 게 얼마나 한계적이고 문제적인가. 정말 우리가 교육 혁신을 위한 활동을 같이 해야 되는 거 아닌가. 너무 큰일이네. 망고 그런데 학교에서 다루어지는 이야기는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데에 그치고, 사회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어요. 누가, 어떤 차별을 받고있는지 다루지 못하게 되고… 어떤 사회 이슈에 대해 교사의 양심과 교육적 전문성으로 학생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교육권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게 제가 제일 지키고 싶은 교육권인데 그걸 지켜주지 않으니까 해야 될 말을 못하고 오히려 학생 인권 침해가 되어버리기도 하고… 교사가 발언하고 이걸 지지해주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힘이 될텐데. 민석 2024년 국가인권위원회가 트랜스젠더 학생의 수련회 참여를 제한한 학교에 대해 차별행위, 인권침해로 판단한 일이 있었어요. 교육청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을 권고했고, 교육청에서도 수용하겠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이드라인이나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어요. 그 당시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교육청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으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었어요. 이 과정에서 학생과 교사의 갈등이 심각해지기도 했는데, 교사가 성소수자 학생과 대화하고, 인권 침해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게 전혀 없어요. 지금은 선생님의 개인기로 해결해야 하는거에요.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학교 다닐 권리’, 한국 사회는 얼마나 고민했나(경향신문, 2024. 12. 25.)' 기사 바로가기
윤소 준비하면서 띵동에서 만드신 〈학교에서 무지개길 함께 걷기〉 가이드북을 읽어보았는데, 모든 것을 알고 갖추지 않아 낯선 용어를 알아가는 과정과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담겨있어서 참 좋았어요. 〈학교에서 무지개길 함께 걷기〉 가이드북 다운로드 바로가기
망고 “선생님이 지웠던 그 자리에 제가 있었어요.”라는 문장이 있어서 울컥했어요. 민석 예전에 지원했던 사례인데요. 트랜스여성인 학생이 학교를 다니고 있었어요. 여학생과 어울리고, 여자 화장실도 가고 그랬는데, 선생님들은 이런 사실을 들킬까봐 너무 겁이 나는거에요. 누구도 정답을 찾아줄 수 없는 상황에서 함께 방법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거든요. 근데 정해진 건 있었어요. 학생이 원한다면 학교를 다닐 수 있어야 된다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교사회의를 통해 전교생 젠더 교육을 하게 됐어요. 대토론이 벌어진 반도 있고, 모두 취침에 들어간 반도 있었지만 듣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성소수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교를 떠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견딜 수 없어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조전혁 현수막이 학교 교육이 어떻게 달라져야 되는가 라는 질문과 만나야 되는 것 같아요. 망고 교육감 투표용지에 정당이 표기되지 않는 이유가 교육이 정치의 간섭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잖아요. 학교도 교육도 혐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흔들리면 안되는데…
용기를 모두 모아! “함께하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
윤소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차별금지법은 언제 제정되나,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이 들어요. 신나 차별금지에 대해서 작은조직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차별금지법이 없으니 회사나 학교에서 차별을 경험해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잖아요. 그래서 조직마다 차별금지와 관련된 규칙을 만들고, 이것이 다양한 조직으로 확산될 수 있다면 법이 없는 한계를 보완할 수 있겠다는 이야기였어요. 조직 안의 차별, 혐오를 살펴보고 조직이 변화하고, 이것을 사회로 확장시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도록 하면 좋겠어요. 민석 선거에서의 혐오표현이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잖아요. 고위공직자, 정치인도 그렇고요. 일상을 조금 더 안전하고 평등하게 만들려고 하는 노력을 그들의 말과 태도로 이렇게 무너뜨리는 경우들을 보면서 규제가 필요한 거 아닌가 생각해요. 다음 선거에서 지금과 같은 혐오선동 현수막, 그보다 더한 메시지가 우리 사회에 다시 던져질 수 있는데 무방비 상태잖아요. 민원 액션도 필요했지만 다음 선거 전에 제도를 마련했으면 좋겠어요. 은사자 저도 너무 공감되는 게, 2017년 대통령 선거 때 TV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동성애 반대하는 거 맞냐고 재차 물어서 ‘그렇다’고 끄덕였던 것을 본 것이 제 안에 남아 있었던 기억이 나거든요. TV를 틀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자리에서, 대통령 선거라는 굉장히 큰 이벤트에서 저런 말을 했을 때 성소수자한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을까 하는 분노 때문에 새벽까지 잠을 못 자고 트위터를 한참 썼던 기억이 나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규제가 없으면 일상적으로 성소수자, 특히 청소년은 어떨까? 만약에 집에서 가족 이걸 보다가 저런 얘기를 들었다면 어땠을까 너무 걱정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선거 운동 기간은 짧고 그 안에 시정되기를 바라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후적인 조치가 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방식이 아니라 원천적으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지 않나. 윤소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청소년, 혹은 혐오세력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신나 저는 아이들한테 늘 강조하는게 다정함이거든요. 자기 자신한테도 다정해야 되고, 자기 자신이 귀한 줄 알면 남한테도 다정해야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본인 귀한 줄만 알고 남 귀한 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요. 그래서 다정함을 좀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싶어요. 현수막 봤을 때 왜 그렇게 속상했는지 엄청 생각을 해봤었거든요. 현수막 문구를 정하고 디자인을 하고 인쇄를 하고 현수막을 걸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동참한 사람을 모으면 너무 많은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에 그게 너무 처참한 거예요. 투표한 23%의 사람들이랑 같이 안 살고 싶은데 같이 살아가야 되니까 이제 좀 더 호소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좀 우리 서로한테 좀 다정해지자 그러면 안 되나. 은사자 저는 퀴어문화축제에서 퍼레이드에 힘들어도 항상 참여하는 편인데. 퍼레이드 하다 보면 항상 혐오세력이 등장하잖아요. 근데 그럴 때 그 사람들을 안아주는 사람을 보면 되게 놀라운 마음이 드는 것 같거든요. 나를 부정하는 어떤 말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어쨌든 기쁜 날이니까 그런 사람들마저도 그냥 안아주고 위로해주는 모습에서 되게 놀라움을 느끼는데. 어떻게 하면 그 사람들도 이 사회를 같이 살아가는 시민으로, 우리가 함께 변화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들어요. 그리고 퀴어 청소년분들이 잘 살아가면 좋겠어요. 최근에 어떤 분께서 “(성소수자로서) 청소년 시기엔 ‘ 어른’이 된 내 모습을 상상하기가 어려웠다”고 말씀하셔서, 되게 속상했던 기억이 나요. 모두 무사히 잘 살아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각자가 자기가 원하는 모양으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을 거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민석 오히려 저는 청소년들한테 많이 배워요. 재미있게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에너지가 좋을 때가 많아요. 그럼에도 이런 혐오 현수막과 같이 주변의 혐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텐데. 그거를 조금 덜어내면서 곁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 그들을 같이 상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혐오 차별을 조장하는 사람들은 내 눈앞에 좀 띄지 마라. 망고 졸업식 때 제가 항상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 있어요. “동료 시민이 돼서 다시 만나자.” 퀴어 청소년들에게 무사히 동료 시민이 꼭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고, 혐오·차별을 퍼뜨리는 사람들에게는 ‘혐오라는 손쉬운 반칙으로 도망가지는 맙시다’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윤소 이번 웹진의 주제가 ‘페미파워 - 연결력’이에요. 오늘 이야기를 나누며 연결된 우리가 서로에게 한마디씩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민석 오늘 처음 만났을 때도 이야기했는데, 일단 띵동을 잘 부탁드립니다. 제도도 바뀌고 교육감도 바뀌어서 세상이 좋아지면 좋겠지만, 그전에 대면으로 만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전달되는 온기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청소년들이 ‘내가 학교를 포기하지 말아야겠다’, ‘지금 이 순간을 견뎌봐야 되겠다’는 것을 결정하는 데에 학교의 다양한 구성원과 연결되는 경험이 중요한데요. 그 과제를 이행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 된 것 같고, 민우회와도 연결되어서 정말 좋습니다. 망고 띵동 민석님도 만나고, 대안학교에서 어떻게 교육 어떻게 하고 있는지 현장의 이야기를 신나를 통해 듣고, 민우회 활동가 분도 만나서 이 자리가 정말 좋았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들이 용기 낼 수 있도록 저도 더 용기 내보겠습니다.” 신나 아주 작은 것이라도 하나씩 하나씩 하다보면 어느 순간 되어 있다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교육에서도 차별·혐오 문제에 대응해 하나씩 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존재하잖아요. 저희도 뭔가를 조금이라도 해보려고 이렇게 모인 거니까. 하나씩 하다 보면은 좀 평온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은사자 망고, 신나가 청소년을 좀 더 직접적으로 자주 만나시니까 두 분께서 좀 파이팅, 으쌰으쌰 힘내주시길, 이렇게 생각하다가 ‘아니지, 나도 거리에서 또 어디선가 언제나 청소년들과 만나는 동료 시민으로서 청소년들의 좋은 동료가 되고 싶다’ 이런 결심도 하게 되고, ‘그럴 수 있도록 잘 살아야지. 나도 일상에서 용기를 내야하는 순간이 온다면 꼭 용기를 내서 한마디 하고, 같이 해보자고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설명) 대담에 참여한 사람들. 오른쪽 첫번째 사람부터 윤소, 신나, 민석, 망고, 은사자.
이야기를 마치고 신나는 〈국어, 수학, 페미니즘〉(이임주 저)을 추천했고, 망고는 성평등이 아닌 페미니즘 교육을 하고 싶다는 고민을 나누어주었다. 선거가 끝나고 조전혁의 현수막은 사라졌지만, 다시 이런 현수막을 만나지 않을 수 있도록 더 연결되고 더 많은 이야기와 싸움을 이어가야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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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회원·정보홍보팀
딱딱한 복숭아를 좋아합니다.
(사진설명) 망원역 두 개의 출구 근처에 붙은 조전혁 후보의 현수막을 바람 활동가가 촬영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조전혁은 “퀴어 동성애 교육 추방” 현수막을 내걸었다. 2022 교육과정에서 ‘동성애’는 제외되어, 퀴어 동성애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차별·혐오를 조장하는 공약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책모임 ‘우리사이’는 “퀴어는 학교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현수막을 걸었고, 한국여성민우회는 “성소수자 차별·혐오 없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피켓을 들었다.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이하 띵동)은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과 함께 현수막 민원행동을 진행했다. 현수막은 철거되지 않았지만 아직 우리는 할 이야기가 남아있다. 2026년 7월 3일, 교사로 일하고 있는 회원 신나, 망고, 띵동 활동가 정민석, 민우회 정치팀 활동가 은사자와 함께 차별·혐오에 지지 않고 연결되기 위한 이야기를 2시간 가량 나누었다. (대담 진행 및 정리: 한국여성민우회 정보홍보팀 윤소)
삭제된 동성애 교육을 추방하겠다고요?💥
윤소(진행) 현수막을 처음 보았던 순간이 기억나시나요?
정민석(이하 민석) 주변에서 제보를 해주셨어요. ‘이상한 현수막이 걸렸는데 너무 화가 난다’, 활동가들도 이것을 봤는지, 무언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신나 출근을 하다가 사거리에서 신호대기를 받고 서있는데 현수막이 보이더라고요. 차에서 혼자 화를 내면서 상욕을 하다가 갑자기 너무 슬퍼서 울면서 운전했어요. ‘저 사람은 왜 저러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분노에서 슬픔으로 향했던…
망고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발견했는데요. 교육감 선거에서 많은 후보들이 포퓰리즘 공약을 내세우거나, 교육과 관련된 정쟁을 가져와서 이념 싸움을 만들어 왔잖아요. 조전혁 후보의 공약을 보고 교육에 관심 없는 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겠구나, 저 사람이 뽑힐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먼저 들었어요.
동성애 교육을 뭐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어요. 현황조사조차 하지도 않고 공약이 던져졌는데, 교육계의 수장이 되겠다는 사람이 동성애, 퀴어 혐오적 공약을 가져와서, 그 이슈를 판돈으로 삼아서 권력을 차지하는 데 사용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분노했어요.
은사자 마포구청역 사거리에서 보고, 망원역 양쪽 출구에서도 보고. 너무 많이 붙어있더라고요. ‘이렇게 난립해도 되는거야?’ 생각하면서 공직선거법도 찾아봤는데 제한을 두고 있긴 하더라고요. 제가 띵동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데, 어떤 청소년분께서 저한테 “이거 보셨어요?” 하길래 봤다고 했더니, “나는 동성애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너무 황당하다”며 웃으시더라고요. 그 분은 힘있게 반격하셨는데, 반격할 힘이 아직은 부족하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는 청소년 성소수자가 있다면 어떻게 느꼈을지 걱정되고 슬프더라고요.
민석 여론조사 할 때마다 조전혁 지지율이 조금씩 올라가고, ‘진보’ 교육감 후보도 여러명이다 보니 설마 당선되려나 싶어서 끝까지 유심히 보게 되더라고요.
신나 저는 대안학교 교사인데 학교에서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강조를 많이 해요. 서로 다른 것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배운 아이들이다 보니 제가 이런 현수막을 봤다고 하니까, “사람들이 그런 사람을 뽑아줘요?”라고 하는거에요. 이런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하면서도, 졸업하고 차별적인 사회를 만나면 힘들어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들었어요.
민석 기자분들에게 청소년들은 어떤 상태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거든요. “퀴어 청소년들이요? 늘 힘든 상태죠. 학교를 싫어하고 가지 않아요.”라고 말했죠. 조전혁 현수막을 보고 갑자기 우울하고 괴로울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상황은 퀴어 청소년의 삶에 걸쳐 반복되어 왔어요. 현수막이 자극이 될 수는 있지만, 교육감 선거로 달라질거라는 기대가 없는거죠.
윤소 기대가 없다는 것은 슬프네요.
망고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성소수자라는 용어가 빠졌어요. 교사들은 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위태로워 진거죠. 사회 5학년 2단원의 주제가 ‘인권’이에요. 이 단원에서 소수자의 개념을 소개해요. 장애, 다문화, 나이 이 세 가지가 예시로 주어지는데, 여기서 성소수자를 이야기 할까 말까 엄청 고민했었어요. 수업 당일까지 고민하다 결국은 말을 못했던 기억이 있어요. 교과서에도 없고 교육과정에서도 빠져버렸으니까…
민석 작년에 서울시에서 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표준 운영 매뉴얼을 만드는 과정에서 ‘성소수자’를 ‘사회적 소수자 및 약자’로 대체했어요. 서울시에서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서 용어를 바꿨다고 하는거죠. 이런 상황에서 ‘퀴어, 동성애 교육을 추방한다’? 있어야 추방하죠.
윤소 교육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조전혁은 후보 자격이 없네요. 허위사실 유포아닌가요? 현수막에 대한 대응을 고민하고, 또 무언가 하기도 하셨을텐데요.
은사자 ‘우리사이’라는 책모임에서 “퀴어는 학교에서 살아가고 있다. 교육에 필요한 것은 차별과 혐오의 추방.”이라고 적힌 무지개 현수막을 조전혁 현수막 아래에 거는 액션을 진행했어요. 민우회도 현수막을 가리거나, 공약에 항의하는 액션을 진행하자는 의견이 모여서 빠르게 피켓을 만들어서 ‘성소수자 혐오선동 뿌수기 액션’을 기획했어요. 액션에 전날 급히 함께 할 사람을 모집해서 누가 올까 싶었는데 세 분이나 함께 해주셨어요. 저희가 피켓팅을 하니까 바로 뒤에 있던 가게 사장님이 굉장히 불쾌해하면서 우리 가게가 사진에 찍히지 않게 해달라고 하셨어요. 이미 조전혁 현수막 때문에 간판이 가려졌는데… 그런 분도 계시긴 했지만 건너편에 있던 청소년이 “힘내세요!” 인사도 해주셨고, “야 멋지다, 저것 봐봐” 이런 대화를 나누는 학생도 만났어요. 퀴어 친화적인 망원동이었기 때문일까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이 이 액션에 공감하는 것이 느껴졌어요.
(사진설명) 민우회 사무실 근처에 있는 학교로 가는 길에도 조전혁 현수막이 붙어있다. 5월 28일 민우회 활동가와 페미니스트 시민이 함께 이 공약에 반대하는 피켓팅을 했다.
(사진설명)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과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이 함께 진행한 성소수자 혐오선동 현수막 민원액션 카드뉴스. 다음은 카드뉴스 내용. 행전안전부의 ‘옥외광고물법 금지광고물(내용금지) 적용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성소수자 비하 등 편견·차별을 조장하는 단어나 문구를 사용하는 현수막을 신고할 경우, 계고 없이 제거할 수 있습니다. 성소수자 혐오선동 현수막은 명백한 ‘불법현수막’입니다. 민원 액션 캠페인에 함께해주세요!
망고 저는 개인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성평등 교사모임 ‘아웃박스’라는 곳이 서울퀴어퍼레이드 부스를 운영하셨는데, 거기 방문해서 지지 메시지를 남겼어요. 사실 혼자 대응하기 좀 무섭지만 선생님들끼리 연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윤소 교사는 정치적 표현에 제약이 너무 많죠. 후보는 혐오조장 현수막을 걸어도 되는데, 교사 뿐만 아니라 유권자는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요.
망고 학생과도, 동료 선생님과도,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이 현수막에 대한 이야기를 못해 본 것이 아쉬워요.
신나 현수막을 훼손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어요. (웃음) 민우회와 ‘우리사이’의 대응을 보고 너무 고맙다는 생각을 했죠.
민석 띵동 차원에서 교육감 후보에게 제안하는 요구안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 현수막을 맞이하게 된거에요. 요구안 전달도 중요하지만 누구나 현수막을 보는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달하려고 방법을 찾아봤어요. 대림동에 중국인 혐오 현수막을 어떻게 대응했더라? ‘옥외광고물법 금지광고물 적용 가이드라인’이 있었고, 민원을 넣는 것도 생각보다 쉽더라고요. 이 현수막이 몇 백개가 게시됐다고 하는데, 전부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민원 액션을 통해서 시민들의 분노가 전달되길 바랐어요. 가이드라인에는 철거할 수 있을것처럼 적혀있지만 공직선거법이라는 강력한 법이 있어서 선거기간에 철거되지는 못했어요. 지금은 민원에 대한 답변을 수집하면서 후속대응을 고민하고 있어요.
지금 우리 학교는⏰
윤소 교육감이 교육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망고 교육감이 달라지면 교육방향이 많이 달라져요. 우선 예산에 변화가 생겨는데, 교육감이 관심을 가지는 영역에 예산이 많아지죠.
민석 이전보다 교육감 선거에서 인권을 이야기하지 않아요. 사건이 터지면 사과하고, 교육하고, 잠깐 뉴스거리로 치부됐다가 사라져요. 일상적으로 학교에서 발생하는 차별, 혐오 표현에 대해서 거의 모르쇠죠. 예산도, 정책도 배정하지 않는 현실인 거잖아요. 학생인권조례도 이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신나 저희 학교에서는 장애, 환경, 섹슈얼리티에 대한 교육도 하고, 성교육을 통해 LGBTQ+에 대한 개념까지 다루고 있어요. 학교가 안전하다고 느꼈다는 수업 후기를 받았고, 아이들이 더 폭넓게 생각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아요. 퀴어 당사자가 아닌 청소년들도 처음에는 낯설어 하다가도 ‘엘라이(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연대하는 사람)’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성소수자 지지자를 위한 동료 시민 안내서〉 책도 함께 읽어요. 학교가 안전하다고 느끼니까 서슴없이 이야기를 해요. 제가 어떤 학생과 연애 관련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지나가던 학생이 들은거에요. 정말 긴장했는데 “너 여자 만나?”, “뭐 왜!”, “그래, 그럴 수 있지!”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거에요. 아, 아이들 사이에는 이해도가 있구나, 10년 가까이 이 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함께 하면서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게 되었다는 것을 보고 정말 고맙더라고요.
망고 ‘○○하면 게이’ ‘△△이는 게이임?’ ‘□□이까지는 게이 아님’ 이런게 학교에서 유행했던 때가 있었어요.
윤소 그 말에 대해 같이 이야기해보고 싶을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민원 때문에 교사들이 많이 시달리잖아요. 민원이 학생과 교사 사이의 대화를 막는 것 같아요.
민석 ‘너 게이야?’는 놀이가 된지 정말 오래 됐어요. 선생님도, 퀴어 당사자인 학생도 동참해요. 당사자임에도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이탈되는 것이 더 두려운 거에요. 그래서 상담을 의뢰하는 경우도 있어요. 무언가 시도하는 선생님도 계세요. 작은 무지개 스티커를 붙이기 위해 용기 내고, 그걸 보고 상담이 들어오면 기뻐하고, 잘 대처하기 위해서 노력하시는 경험을 많이 들어요. 그런데 학부모 민원으로 인해 해명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하는데, 이것이 교권 침해인 것 같아요.
망고 지금 공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이 정당한 교육 활동이 민원으로 인해 침해되고 있다는 것인데, 조전혁 현수막이 ‘극우 학부모’가 수업을 검열하는 정당성을 줄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스레드(SNS)에서 본 것인데요. 동심원 확대법이라고 나랑 가까운 지역부터 배워 나가는 교수이론이 있어요. 그래서 거의 모든 교육과정에서 중국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 왔어요. 일본, 중국, 러시아로 점점 확대시켜 가는데, 중국에 대한 교육을 해서 아이들이 학습지를 받아오면 학부모들이 사진을 찍어서 ‘이런 교육을 받아도 돼?’라는 글을 올리더라고요. 통일교육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고요. 이런 상황이다보니 일반적인 인권교육, 세계시민 교육을 할 때도 검열을 받을 수 있겠다는 두려움이 생기는 것 같아요.
윤소 그런데 교권과 학생 인권이 대립하는 것처럼 표현을 하잖아요. 조전혁 후보 홈페이지를 보니까 교권 공약으로 학생인권조례 폐지가 제시되어 있더라고요. 이런 잘못된 생각 때문에 교사와 학생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존재로 공존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민석 일본은 2023년 ‘LGBT이해증진법’이 2023년 제정됐고, 2026년 6월 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교육 현장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해요. 한국에서는 학생인권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어려워졌는데 말이에요. 2021년 서울시교육청이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을 발표했는데, 성소수자 학생에 대한 상담 지원을 해야한다는 한 줄이 포함된 적이 있어요. 그때에도 교육청에 근조화환을 보내고 반대를 하는 학부모들이 있었는데, 교육청 앞에 가면 위협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항의였어요. 그런데 제도화되지 않으면 성소수자 학생이 경험하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너무 어렵거든요.
윤소 조전혁의 득표율 23%가 보여주는 것이 크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차별·혐오가 번지는 속도가 가속화 되고 있다고 느껴지고, 작년 1월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을 목격했는데 이와 유사한 상황이 또 반복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있어요. 올림픽 공원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극우세력도 그렇고 걱정스러운 점이 많은데요.
민석 배재고 야구부 사건*처럼 논쟁으로만 끝나버리고, 대안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처벌 중심으로만 가는 것이 맞는 사회의 방향인가. 정말 필요한 토론을 다 놓치고 가는 것 같은 느낌이고…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 경기 도중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제일고를 향해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구호를 외친 사건)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표현을 한 것에 대해 징계로 끝나는 것이 모두가 원했던 결과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거에요.
은사자 아까 신나가 10년 정도 교육하니까 성소수자를 다르게 대하지 않는다고 말씀해 주셨던 게 계속 떠오르는 것 같아요. 10년을 가르치고 함께 배워야지만 가능한 것을 이렇게 일순간 징계나 처벌하는 게 얼마나 한계적이고 문제적인가. 정말 우리가 교육 혁신을 위한 활동을 같이 해야 되는 거 아닌가. 너무 큰일이네.
망고 그런데 학교에서 다루어지는 이야기는 추상적이고 원론적인 데에 그치고, 사회에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어요. 누가, 어떤 차별을 받고있는지 다루지 못하게 되고… 어떤 사회 이슈에 대해 교사의 양심과 교육적 전문성으로 학생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교육권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이게 제가 제일 지키고 싶은 교육권인데 그걸 지켜주지 않으니까 해야 될 말을 못하고 오히려 학생 인권 침해가 되어버리기도 하고… 교사가 발언하고 이걸 지지해주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힘이 될텐데.
민석 2024년 국가인권위원회가 트랜스젠더 학생의 수련회 참여를 제한한 학교에 대해 차별행위, 인권침해로 판단한 일이 있었어요. 교육청 차원의 가이드라인 마련을 권고했고, 교육청에서도 수용하겠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이드라인이나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어요. 그 당시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교육청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으면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었어요. 이 과정에서 학생과 교사의 갈등이 심각해지기도 했는데, 교사가 성소수자 학생과 대화하고, 인권 침해 발생 시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게 전혀 없어요. 지금은 선생님의 개인기로 해결해야 하는거에요.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학교 다닐 권리’, 한국 사회는 얼마나 고민했나(경향신문, 2024. 12. 25.)' 기사 바로가기
윤소 준비하면서 띵동에서 만드신 〈학교에서 무지개길 함께 걷기〉 가이드북을 읽어보았는데, 모든 것을 알고 갖추지 않아 낯선 용어를 알아가는 과정과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열린 마음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담겨있어서 참 좋았어요.
〈학교에서 무지개길 함께 걷기〉 가이드북 다운로드 바로가기
망고 “선생님이 지웠던 그 자리에 제가 있었어요.”라는 문장이 있어서 울컥했어요.
민석 예전에 지원했던 사례인데요. 트랜스여성인 학생이 학교를 다니고 있었어요. 여학생과 어울리고, 여자 화장실도 가고 그랬는데, 선생님들은 이런 사실을 들킬까봐 너무 겁이 나는거에요. 누구도 정답을 찾아줄 수 없는 상황에서 함께 방법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거든요. 근데 정해진 건 있었어요. 학생이 원한다면 학교를 다닐 수 있어야 된다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교사회의를 통해 전교생 젠더 교육을 하게 됐어요. 대토론이 벌어진 반도 있고, 모두 취침에 들어간 반도 있었지만 듣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성소수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교를 떠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요. 견딜 수 없어서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조전혁 현수막이 학교 교육이 어떻게 달라져야 되는가 라는 질문과 만나야 되는 것 같아요.
망고 교육감 투표용지에 정당이 표기되지 않는 이유가 교육이 정치의 간섭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잖아요. 학교도 교육도 혐오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흔들리면 안되는데…
용기를 모두 모아! “함께하는 사람이 더 많으니까”🌊
윤소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차별금지법은 언제 제정되나,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많이 들어요.
신나 차별금지에 대해서 작은조직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차별금지법이 없으니 회사나 학교에서 차별을 경험해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상황잖아요. 그래서 조직마다 차별금지와 관련된 규칙을 만들고, 이것이 다양한 조직으로 확산될 수 있다면 법이 없는 한계를 보완할 수 있겠다는 이야기였어요. 조직 안의 차별, 혐오를 살펴보고 조직이 변화하고, 이것을 사회로 확장시켜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도록 하면 좋겠어요.
민석 선거에서의 혐오표현이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잖아요. 고위공직자, 정치인도 그렇고요. 일상을 조금 더 안전하고 평등하게 만들려고 하는 노력을 그들의 말과 태도로 이렇게 무너뜨리는 경우들을 보면서 규제가 필요한 거 아닌가 생각해요. 다음 선거에서 지금과 같은 혐오선동 현수막, 그보다 더한 메시지가 우리 사회에 다시 던져질 수 있는데 무방비 상태잖아요. 민원 액션도 필요했지만 다음 선거 전에 제도를 마련했으면 좋겠어요.
은사자 저도 너무 공감되는 게, 2017년 대통령 선거 때 TV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동성애 반대하는 거 맞냐고 재차 물어서 ‘그렇다’고 끄덕였던 것을 본 것이 제 안에 남아 있었던 기억이 나거든요. TV를 틀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자리에서, 대통령 선거라는 굉장히 큰 이벤트에서 저런 말을 했을 때 성소수자한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을까 하는 분노 때문에 새벽까지 잠을 못 자고 트위터를 한참 썼던 기억이 나요. 그런 것들에 대해서 규제가 없으면 일상적으로 성소수자, 특히 청소년은 어떨까? 만약에 집에서 가족 이걸 보다가 저런 얘기를 들었다면 어땠을까 너무 걱정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선거 운동 기간은 짧고 그 안에 시정되기를 바라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후적인 조치가 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방식이 아니라 원천적으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지 않나.
윤소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청소년, 혹은 혐오세력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신나 저는 아이들한테 늘 강조하는게 다정함이거든요. 자기 자신한테도 다정해야 되고, 자기 자신이 귀한 줄 알면 남한테도 다정해야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본인 귀한 줄만 알고 남 귀한 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요. 그래서 다정함을 좀 함께 나눴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싶어요. 현수막 봤을 때 왜 그렇게 속상했는지 엄청 생각을 해봤었거든요. 현수막 문구를 정하고 디자인을 하고 인쇄를 하고 현수막을 걸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동참한 사람을 모으면 너무 많은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에 그게 너무 처참한 거예요. 투표한 23%의 사람들이랑 같이 안 살고 싶은데 같이 살아가야 되니까 이제 좀 더 호소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좀 우리 서로한테 좀 다정해지자 그러면 안 되나.
은사자 저는 퀴어문화축제에서 퍼레이드에 힘들어도 항상 참여하는 편인데. 퍼레이드 하다 보면 항상 혐오세력이 등장하잖아요. 근데 그럴 때 그 사람들을 안아주는 사람을 보면 되게 놀라운 마음이 드는 것 같거든요. 나를 부정하는 어떤 말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어쨌든 기쁜 날이니까 그런 사람들마저도 그냥 안아주고 위로해주는 모습에서 되게 놀라움을 느끼는데. 어떻게 하면 그 사람들도 이 사회를 같이 살아가는 시민으로, 우리가 함께 변화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이 들어요. 그리고 퀴어 청소년분들이 잘 살아가면 좋겠어요. 최근에 어떤 분께서 “(성소수자로서) 청소년 시기엔 ‘ 어른’이 된 내 모습을 상상하기가 어려웠다”고 말씀하셔서, 되게 속상했던 기억이 나요. 모두 무사히 잘 살아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각자가 자기가 원하는 모양으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럴 수 있을 거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민석 오히려 저는 청소년들한테 많이 배워요. 재미있게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에너지가 좋을 때가 많아요. 그럼에도 이런 혐오 현수막과 같이 주변의 혐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텐데. 그거를 조금 덜어내면서 곁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 그들을 같이 상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하고 싶어요. 그리고 혐오 차별을 조장하는 사람들은 내 눈앞에 좀 띄지 마라.
망고 졸업식 때 제가 항상 학생들에게 하는 말이 있어요. “동료 시민이 돼서 다시 만나자.” 퀴어 청소년들에게 무사히 동료 시민이 꼭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고, 혐오·차별을 퍼뜨리는 사람들에게는 ‘혐오라는 손쉬운 반칙으로 도망가지는 맙시다’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윤소 이번 웹진의 주제가 ‘페미파워 - 연결력’이에요. 오늘 이야기를 나누며 연결된 우리가 서로에게 한마디씩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민석 오늘 처음 만났을 때도 이야기했는데, 일단 띵동을 잘 부탁드립니다. 제도도 바뀌고 교육감도 바뀌어서 세상이 좋아지면 좋겠지만, 그전에 대면으로 만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전달되는 온기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청소년들이 ‘내가 학교를 포기하지 말아야겠다’, ‘지금 이 순간을 견뎌봐야 되겠다’는 것을 결정하는 데에 학교의 다양한 구성원과 연결되는 경험이 중요한데요. 그 과제를 이행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 된 것 같고, 민우회와도 연결되어서 정말 좋습니다.
망고 띵동 민석님도 만나고, 대안학교에서 어떻게 교육 어떻게 하고 있는지 현장의 이야기를 신나를 통해 듣고, 민우회 활동가 분도 만나서 이 자리가 정말 좋았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들이 용기 낼 수 있도록 저도 더 용기 내보겠습니다.”
신나 아주 작은 것이라도 하나씩 하나씩 하다보면 어느 순간 되어 있다는 말을 좋아하는데요. 교육에서도 차별·혐오 문제에 대응해 하나씩 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존재하잖아요. 저희도 뭔가를 조금이라도 해보려고 이렇게 모인 거니까. 하나씩 하다 보면은 좀 평온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은사자 망고, 신나가 청소년을 좀 더 직접적으로 자주 만나시니까 두 분께서 좀 파이팅, 으쌰으쌰 힘내주시길, 이렇게 생각하다가 ‘아니지, 나도 거리에서 또 어디선가 언제나 청소년들과 만나는 동료 시민으로서 청소년들의 좋은 동료가 되고 싶다’ 이런 결심도 하게 되고, ‘그럴 수 있도록 잘 살아야지. 나도 일상에서 용기를 내야하는 순간이 온다면 꼭 용기를 내서 한마디 하고, 같이 해보자고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설명) 대담에 참여한 사람들. 오른쪽 첫번째 사람부터 윤소, 신나, 민석, 망고, 은사자.
이야기를 마치고 신나는 〈국어, 수학, 페미니즘〉(이임주 저)을 추천했고, 망고는 성평등이 아닌 페미니즘 교육을 하고 싶다는 고민을 나누어주었다. 선거가 끝나고 조전혁의 현수막은 사라졌지만, 다시 이런 현수막을 만나지 않을 수 있도록 더 연결되고 더 많은 이야기와 싸움을 이어가야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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