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사 가운데 50개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0년과 2005년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남녀 직원 임금격차는 2000년 상반기 월평균 106만 1천원에서 올해 상반기 월평균 162만1천원으로 5년 사이 52.80%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배치, 승진 등의 고용상의 성차별이 악화되고 있는 현실적인 지표로써 우려를 금할 수 없다.
특히 이번 결과는 그동안 제도 정비 등을 통해 고용상의 성차별 개선 노력을 형식적으로나마 해 온 대기업에서 성별임금격차가 더욱 더 확대된 것이어서 중소기업 과 여성 비정규직 실태를 포함한다면 여성노동자 전체의 차별 격차는 더욱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에 대한 기업, 정부의 노력이 시급히 요구되어진다.
남녀별 성별임금격차 요인은 성차별적인 인사제도와 연관되어 있다.
일례로 2005년 8월 25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5급 이상 여성관리자 비율은 5.9%이고, 국내 주요 10개 대기업을 조사한 모 일간지 결과에 따르면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 중 여성은 3.7%로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통계는 여성이 관리자급 이상으로 진급하는 승진차별이 여전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승진차별로 인하여 대다수 여성들은 하위직급에 머무르게 되고, 결과적으로 성별임금격차의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승진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인 ‘유리천장(Glass Ceiling)’뿐만 아니라 직종, 직무간 배치가 제한되는 ‘유리벽(Glass Wall)’ 또한 성별임금격차의 한 요인이 된다. 즉 성별직종분리가 확연하고, 이러한 직종간의 임금격차는 결과적으로 전체 남녀노동자의 임금격차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여성노동자의 70%가 비정규직인 상황에서 성별, 고용형태별 임금 차이를 포함하게 된다면 성별임금격차 폭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성별임금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성차별적인 분리 채용에 따른 성별직종분리 심화, 배치, 승진으로 이어지는 성차별적인 인사제도와 관행이 여전히 뿌리깊게 존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별임금격차 해소는 성차별적인 인사제도와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기업,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없이는 불가능하다.
성차별적인 인사제도는 성차별적인 고용관행과 의식이 고용 전 과정에 영향을 미쳐 비가시적인 방식으로 형성되어 있다. 그러하기에 기업은 사업장 내부의 비가시적인 형태로 드러나고 있는 승진, 임금의 결과적 차별을 개선해 내기 위한 노력과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차별로 명시하고 있는 간접차별 금지조항을 준수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결과적 차별을 적극적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차별에 대한 판단 기준을 마련해야 하고, 성별분리 직종과 여성의 비정규직화가 심화되는 현실 속에서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동일임금에 판단 기준을 시급히 마련하여 고용형태별, 성별 임금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토대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제고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고용상의 성차별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없이 여성의 평등한 노동권을 확보하기 어렵다. 정부는 고용상의 차별 해소를 위한 적극적 차별수정 정책인 적극적 조치를 제도화하여 고용 전 과정에서의 성차별 해소의 토대를 확립하여야 할 것이다.
2005. 9. 21
한국여성민우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