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정치·선거 개입에 대한 여성계 입장표명>

여성들이 보고 있다!

국회는 국정조사를 통해 국정원 정치·선거개입 실체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우리 여성들은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분노를 느끼며 오늘 이 자리에 섰다.

과거 군사독재 정권은 국가정보기관을 이용한 민간인 사찰과 정치개입, 특히 선거개입으로 인해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국가정보기관이 막강한 정보수집력을 악용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집권세력의 권력을 부당하게 권력을 연장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 수사 결과로 드러난 국정원의 대선개입은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우리 여성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게다가 국가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기관이 어이없게도 사건 물타기를 위해 NLL 관련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하며 국내•외적으로 비웃음을 받고 있다. 국정원은 계속 국민을 속이고 공작정치를 이어 나감으로써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정원이 보여준 모습은 재발방지 차원이 아니라 상당한 정도의 국정원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더 이상 국민의 귀와 눈을 속이는 행위로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지 말 것을 국정원에게 경고한다.

이제 내일(2일), 국정조사 범위와 내용으로 ‘국정원 국정조사 계획서’가 국회 본회의에서 채택될 것인지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는 국정조사에 희망을 걸면서도 한편 과연 국회가 제대로 이 사건을 조사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알고자 하는지, 원하는 지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채 어설픈 정치타협의 산물로 국정조사가 끝난 예를 경험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여성들은 다음과 같은 점이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1. 국정원 정치개입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명백히 밝혀라.

2. 관련자와 책임자를 엄격히 처벌하라.

3. 국정원의 정치·선거개입, 사찰 등에 대한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강도 높은 개혁방안을 마련하라.

이번 국정원 정치·선거개입 사태를 국회가 잘 풀지 않는다면 많은 여성들은 현재 정권이 과저 권위주의 정권과 무엇이 다른지 자문하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 여성들은 제대로 된 국정조사를 통해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 정보기관으로서 거듭나는 개혁조치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더 이상 유권자인 국민의 소중한 권리를 빼앗고,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사태가 국가기관에 의해 자행되는 불행하고 후진적인 역사가 이 땅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깨어있는 양심들과 연대할 것이다.

2013. 7. 1

국정원 정치개입에 분노하는 여성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