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개복동 유흥업소 화재참사에 대한 우리의 입장
군산매매춘지역 화재참사에 대한 긴급 규탄집회
1월 29일, 벌건 대낮에 군산시 개복동에 위치한 유흥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1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중태에 빠지는 대형 참사사건이 발생하였다. 화재가 난 업소는 군산에서도 유명한 개복동 지역에 위치한 유흥주점으로 업소에서 일을 마치고 잠을 자고 있던 여성들이 모두 변을 당한 것이다.
2000년 9월, 군산시 대명동 화재로 5명의 여성들이 감금된 채 사망한 것과, 2001년 2월, 부산시 완월동 화재로 여성들이 희생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또 다시 엄청난 참사가 발생하여 우리 모두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쇠창살이 두꺼운 합판으로 바뀌었을 뿐 희생된 여성들은 감금되어 있었다.
지난번 군산시 대명동 사건은 쇠창살과 잠금장치 때문에 여성들이 빠져 나오지 못하여 숨진 감금치사사건이었다. 이번 개복동의 화재 업소도 단지 쇠창살이 두꺼운 판자로 바뀌었을 뿐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여성들의 방문은 모두 밖으로 잠금장치가 되어 있었다. 밖에서는 창문이었지만, 안에서는 판자로 막고 벽지까지 발라놓아 출구라고는 없었다. 군산시장이 비상구라고 말하는 유리창도 못으로 박혀져 있었다. 희생자들은 감금되어 생활하고 있었다. 생활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인간적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생활한 것이다.
불법적 매매춘이 자행되고 있었음에도 관계당국은 묵인하였다
개복동은 군산시에서도 유명한 성매매업소 집결지역으로 속칭 텍사스촌이라 불리우는 곳이다. 화재가 발생한 업소를 포함해서 이 지역 업소들은 유흥주점으로 버젓이 허가를 받고 성매매알선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군산시민이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 지역의 업소들이 모두 유흥주점으로 허가를 받아놓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성매매알선업을 하고 있는 것은 전국적인 성매매알선업의 실태이기도 하다. 그동안 성매매알선업소들이 유흥주점이나 단란주점, 심지어는 휴게음식점이나 일반음식점, 이용업, 안마시술소 등으로 합법적인 업소로 등록하여 위장하고, 실질적으로는 성매매알선업을 자행하고 있던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각종 업종으로 허가받고 위장한 불법적인 성매매알선업소에서 여성들에게 자행되는 인권유린은 인신매매, 감금 상태에서 성매매 강요, 폭행, 착취 등 이루 열거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개복동 참사는 인재이다. 철저히 진상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군산시는 사고가 발생한지 3시간여 만에 사건 관련 발표문을 서둘러 배포하였다. 그러나 전날이 휴무일이었다거나, 감금은 있지 않았다거나, 전날 술을 먹고 당황하여 환기를 못하였다는 등의 군산시의 발료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대명동 참사 이후 재발방지 대책을 약속한 군산시 당국의 이러한 처사는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는 시도에 다름 아니다.
이번 사건은 인재이다. 불법적으로 내부구조를 변경하여 영업하는 것을 묵인하고 방치한 군산시장, 허가내용과 다른 성매매알선업을 단속하지 않고 방기한 군산경찰서장, 대명동 화재참사를 목격하고도 배발을 위한 소방점검의 임무를 방기한 군선소방서장 등의 책임정도를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여 제기되고 있는 모든 의문에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정부는 진상을 정확히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성매매알선 등 범죄를 방지하기 위한 종합지원대책을 조속히 마련하여야 한다. 성매매 문제는 일시적인 단속이나 외형적인 쇠창살 제거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며, 성매매된 여성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착취함으로써 이득을 보는 성산업의 고리를 근원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마련을 통한 접근이 아니면 이러한 대형참사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밖에 없다. 성매매알선등범죄의처벌및방지에관한법을 연내에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
우리의 요구
- 감금매춘, 노예매춘 더 이상 용서할 수 없다. 불법매매춘 방기한 군산경찰서장 처벌하라
- 화재참사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관계자를 처벌하라
- 정부는 성매매알선등의 범죄자를 처벌하고 방지하는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라
- 국회는 참사현장에 진상조사단을 파견하고 종합적인 방지대책을 마련하라
- 인권국가 자랑하더니 감금매춘, 노예매춘 웬말이냐,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하고 충분히 보상하라
2002. 1. 30.
한국여성단체연합 군산개복동화재참사사건 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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