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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함께가는 여성 11월호-전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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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0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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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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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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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81
2002년 민우회 이렇게 살았어요! |
2002년 민우회는 여성이 웃는 세상,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회원여러분들과 함께 숨가쁘게 달려왔습니다. 이제 잠시 숨을 고르며 달려온 그 길을 뒤돌아봅니다. 그 길에는 우리 모두의 느낌과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녹아 있네요. 자아, 그럼 2002년 민우회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기억의 필름을 거꾸로 돌려볼까요? 짜아잔~ 영사기는 돌아갑니다~! -편집자 주- #01 봄날엔 걷는다 2002 웃어라, 여성! 나눔이 흥겨운 남산 걷기대회와 함께! 즐겁게 씩씩하게 그리고 건강하고 자발적인 기부문화에 대해서, 여성운동에 대해서 함께 생각하고 나누면서 걷자! 걷자! 걷자! 지난 4월 28일 벚꽃내음 짙은 남산에서 우리들의 소중한 발걸음들이 하나둘 모였습니다. 준비과정에서 활동가들이 직접 기획사에서 현수막 재단도 하고 바느질도하고 디자인도 하고,나중에는 정말 기획사 직원보다 우리 활동가들이 그곳에 직원인 것 같은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지요. 참, 그리고 평등의 문 제작을 위해 인간모델이 필요했거든요. 드디어 노동센터 박봉○○ 당첨, 합판에 두팔 두다리 벌리고 누워서 그대로 본을 뜨고, 얼마나 웃긴지. 결국 김선○의 손놀림대로 여러 활동가들의 힘을 모아서 평등의 문은 완성이 되었습니다. 으싸! 으싸! 준비된 홍보물들과 설치물들을 챙겨서 생협차량 5대를 모두 이용해서 어두컴컴한 남산으로 출발(한 차량이 두 세 번 반복해서 평동에서 남산으로, 남산에서 평동으로 왔다 갔다 했답니다. 어찌나 준비물이 많은지…). 남산을 우리들의 내용으로 모두 다 채울 무렵 동터오는 모습을 보면서, 남산을 가득 메울 회원들을 기다리면서, 가슴떨림을 진정시키느라 힘들었답니다. 지부에서도 많은 회원들의 참여를 위해 전화도 하고 모임도 만들고, 행사 당일인 일요일 이른 새벽에 부지런히 잠을 깨워 남산으로 향했답니다. 그날의 즐겁고 뿌듯했던, 성평등과 여성인권을 바라는 2,000여명의 참가자들의 열기로 가득했던 남산을 마음에 새기며 여성이 웃고, 세상도 활짝 웃을 수 있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지금도 민우회는 힘차게 걸어가고 있답니다! #02 나는 네가 지난 회식자리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성평등한 직장문화 만들기 “회식문화를 바꾸자!” 모두들 아시죠? 자율적 회식, 평등한 회식이 즐거운 회식이란 거. 민우회 역사상 이렇게 많은 남성들의 참여와 환호가 있었던 사업은 없었드랬습니다. 이 시대 평등한 회식을 만들어 나갈 남성동지들을 1,000명이나 확보한 이 어마어마한 성과! 적어도 이 남성동지들은 단란주점, 룸싸롱엔 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명동에서 할 때는 명동에 위치한 회사에 다니는 회원이, 여의도에서 할 때는 여의도의 직장에 다니는 회원이 달려나와 함께 하면서 역시나 곳곳에 포진되어 있는 민우회의 조직력도 보여줬습니다. 명동캠페인 때는 언론의 집중취재세례를 받았는데, 마술사탕을 나눠주고 마녀분장을 하고 있던 김선화씨도 취재하던 기자로부터 “배우신가요?”라는 칭찬까지 들었답니다(참 이상한 기자죠?^^). 연말 송년회를 앞두고 회식문화를 바꾸자 캠페인 대활약 예감! 민우회의 땀과 고생만큼만 바뀐다면 큰 성공입니다. 회식문화캠페인도 끝났으니 우리도 이제 뒤풀이 해야죠? 자, 500cc 파도타기 시작~!(^^이러면 안됩니다) #03 내가 내몸을 만났을 때 내 몸의 주인은 나 매년 열리는 ‘내 몸의 주인은 나’ 캠페인은 올해도 역시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사람들 모두가 즐겁고 힘이 되는 행사였습니다. 참가자들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돌아가면서 참가하는 투어(tour) 방식의 거리문화캠페인, 올해에는 생리주기팔찌만들기, 콘돔실습 등 캠페인의 단골 인기 프로그램에 성적자기결정능력테스트, 어린이를 위한 성교육방·성(性)적이미지 그려보기, 성매매방지를 위한 투호놀이 등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1년 동안 준비하고 고민해 온 이 행사가 끝나고 나면 여기 저기서 프로그램과 행사 제안, 소책자 및 생리주기팔찌에 관한 문의가 들어옵니다. 참가자들, 프로그램 자원활동가와 상담원 선생님들의 평가를 함께 나누는 과정에서, 어쩌면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리가 익는 계절, 이 가을에 행사를 마치고 나서 우리 모두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그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어 흐뭇하고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 짜릿함이란?! 여운이 남는 행사 참여자의 한마디~ “한국여성민우회가 있어 우리의 성(性), 밝게 빛날 것 같아요. ^^ 파이팅! 참 재미있었어요 ^^” #04 최악의 리스트 2002 최악의 방송프로그램 선정·발표 2002 시청자 캠페인은 9월12일 언론재단에서 나름대로(?) 성대하게 진행되었어요. 미디어운동본부의 자랑 시청자 평가단과 어린이 평가단들의 넘치는 열정과 참여로 최악의 방송프로그램선정 과정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죠. 당일 행사에도 약 40여명의 열성회원들이 참여해 자리를 빛내주었고 책임평가단의 발표 또한 다른 운영위원들에 뒤지지 않는 의견제시와 자세를 보여주셔서 정말 든든하고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답니다. 그렇게 행사는 마무리되었는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죠. 행사 다음날부터 해당 방송사의 담당 PD들로부터 많은 반발과 항의를 받아야 했으니까요. 왜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비난하냐는 말부터 우리 단체에 속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프로그램을 좋아한다는 반응을 보인 PD도 있었습니다. 황당한 1시간의 신경전은 다음날 그리고 그 다음날 그리고 이 원고를 쓰고 있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답니다. 하지만 나름의 기쁨은 있어요. 그렇게 난리 치던 KBS 개그콘서트는 우리를 의식해서인지 최악의 방송 프로그램선정으로 발표된 후 매주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였고 지금은 프로그램 변화를 피부로 느끼게 하는 개그콘서트를 보며 흐뭇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뜻과는 상관없이 끊임없이 문제만 제기하고 있는 다른 선정 프로그램들과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을 하고 있답니다. 넘치는 에너지를 가진 우리 회원여러분! 미디어운동본부에 에너지를 넣어 줘~용. 힘~줘! 시청자들이 유쾌한 방송, 통쾌한 방송, 상쾌한 방송을 볼 수 있도록 우리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05 엽기적인 부가가치세 생리대 가격인하 캠페인 생리대 가격인하 캠페인은 2002년 8월 20일부터 시작되어 아직도 진행중입니다. 사실 준비기간까지 포함하면 더 예전부터였습니다. 여성으로 태어나면 자연스레 하게 되는 생리,하지만 누가 알까 조심스레 준비하고 가격이 얼마이든 그것을 문제 삼는 것이 민망하게 느껴지던 생리대! 생리대 가격인하 캠페인은 생리에 대해 당당히 말하고, 생리대에 대한 사회적 의의를 나누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여성들은 대동단결, 생리대에 부가가치세 웬 말이야, 국가는 생리대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라! 면제하라!” “여성의 생물학적 특성이며 사회재생산을 위해 필요한 생리,이로 인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은 남성보다 세금을 더 내야 하는 현행 부가가치세법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이와 같은 목소리로 생리대 부가가치세 면제 운동을 벌였습니다. ‘생리대 부가가치세부과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 5차례에 걸친 크고 작은 거리캠페인, 기업과의 간담회, 각 지역과 단체의 서명운동, 대 정부 건의문 제출 등의 활동이 있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지지와 성원으로 현재 국회에 부가가치세법 개정안이 상정되어 있습니다. 개정안이 통과되어, 여성이 웃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동시에 우리의 운동이 성인지적인 관점에서 정책을 도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자원활동을 하겠다며 전화주신 분, “여성단체에서 해야 할 일을 한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아주머니. 이 모든 분들의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거름으로 생리대 캠페인은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06 생협을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두가지! 2002년 생협의 최대 사건 두가지! 하나, 민우회 생협, 정체성을 찾다. ‘우리 조합원들은 왜 민우회 생협 활동을 할까? 다른 생협과 민우회 생협의 차이점은? 민우회 생협이 앞으로 만들고자 하는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 생협활동 13년차를 맞는 올해는 ‘우리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라는 기치 아래 조합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한해였습니다. 각 지역의 조합원을 대표해서 정체성 소위가 꾸려졌고, 소위는 일년동안 우리 조합원들, 다른 생협 조합원, 실무자들과 인터뷰하면서 다른 생협과의 차이점을 알아보고, 조합원들에게 ‘민우회 생협하면 생각나는 한가지는? 앞으로 민우회 생협에 바라는 점은?’을 질문하며 돌아다니느라고 바빴답니다. 드디어 10월 12~13일에 이름도 거창한 정체성 확립을 위한 조합원활동가 워크샵에서 우리의 꿈과 목표를 담은 ‘조합원 선언’이 탄생하였습니다. 조합원 하나 하나의 숨결이 어려있는 조합원선언이 탄생했을 때의 감격이란~! 읽고 또 읽어도 새롭고 기쁘기만 하답니다. 한국여성민우회 생활협동조합의 조합원 선언은 생협홈페이지에 가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http://coop.womenlink.or.kr 둘, 쌀 수매자금, 1억을 넘기다. 생협에서는 매년 유기농업을 살리고 생산자의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취지에서 쌀수매자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1인당 1구좌(100,000원)의 쌀수매자금이 1억을 넘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를 해야 하는지 한번 상상해보세요. 100원 200원을 절약하는 주부로서 10만원의 거금을 생산자를 위하는 마음 하나로 선뜻 내주신 조합원들께 너무나 감사합니다. 조합원들이 모아주신 1억 천 팔백 여 만원은 생산자들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생산을 지속할 수 있는 힘으로 다가설 것입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해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07 추석 옆 평등 2002 ‘웃어라,명절!’ 캠페인 ‘추석엔 ‘평등’을 챙기세요!’ 명절! 하면 떠오르는 것? 맛난 제철음식, 교통체증 그리고 ‘웃어라, 명절!’캠페인. 올해는 명절문화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보는 ‘바뀐 명절을 찾아라!’라는 설문조사와 명절노래 ‘그녀에게 웃음을’ CD제작, 전국 거리 캠페인을 진행했답니다. 설문조사에서는 여전히 여자에게 집중된 명절노동이 눈에 띄었지만, 명절문화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 상당히 높은 것을 알 수 있었답니다. 이런 바램들이 모여 모두가 즐거운 명절을 만들 수 있겠죠? 이번 명절캠페인에는 최정은영 회원님과 고동균 회원님이 작사, 작곡을 해주신 ‘그녀에게 웃음을’이라는 노래로 CD를 제작했답니다. 공중파를 통해 노래가 방송되었는데요, 가요프로그램에 소개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아요. 9월달엔 군포, 인천, 원주, 진주, 춘천에서 거리캠페인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도 9월 18일 서울역에서 진행이 되었는데, 가장 압권은 서울역에 있던 귀향객들이 확 모여든 평등명절지침을 내용으로 한 촌극이었죠! 참, 얼마 전 들은 얘기인데, 남북여성통일대회에 참가했던 한 분이 전해줬는데요, 북한의 기자들도 명절캠페인을 안다더군요. 대단하죠? 자, 그럼 평소에도 남녀가 함께 일하고 함께 쉬는 평등한 가족문화를 만들어볼까요. #08 Womb-파일 한국여성민우회 15주년 기념콘서트 [여성과 평화의 축제] 옴 (The Sound of ‘Womb’) 민우회가 어느새 15년이 되었네… 회원도, 상근활동가들도, 모두모두 열심히 살아왔잖아. 근데 15주년 행사를 어떻게 하지. 회원과 함께 하는 후원의밤으로? 체육대회로? 여차저차하니까 이번에는 좀 색다른 콘서트로 하는게 어떨까? 회원의 참여가 힘들지 않나? 꼭 같이 어떤걸 만들어야 참여는 아니지, 후원을 하면서 공연을 보는 것도 참여의 한 방법이고. 색다른 공연도 맛보고 즐기고, 회비를 내지만, 15주년 기념으로 한번 더 후원한다~ 이런 것도 좋은 의미지. 그래 그럼. 콘서트로 가보자. 처음하는 콘서트라 부담되기는 하는데 여성주의 가수를 부르자~ 그런 가수가 어디있어? 가창력도 있고 내용도 있고 좀 대중적인 가수로 하자. 그래, 그래, 그럼 누구? 조수미 어때? 난 윤도현, 조용필, 자우림, 김종서, 롤러코스터, 인순이, 장나라…. 이렇게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우리 나름대로 불러제끼던 가수들을 멀리하고 정말 여러 번의 콘서트 내용을 수정해가면서(중간에 타악콘서트로 갈 뻔하기도 했지만) 여성문화예술기획과 함께 콘서트는 시작되었고, 정말 독특하다, 좋았다, 나빴다 등등의 평가를 뒤로 남기며 막은 내려졌습니다. 즐거움과 아쉬움, 안타까움, 분노 등 여러 가지 많은 이야기거리를 제공한 이번 15주년 기념콘서트를 뒤로하며 민우회 2002년은 정리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콘서트를 함께 했던 회원들과 그 이웃들, 그리고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으로 지지를 보내준 우리들 모두에게 정말 고생했다는 말과 함께, 좀더 성숙된 민우회 16주년을 위해 오늘도 우리는 뭔가를 또 준비하고 있습니다. THE END 자아, 끝이냐구요?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2003년 민우회 가족 모두가 더욱 힘차게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힘’을 받으며 필름은 다시 정방향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
민우회 생협과 함께 밥상을 바꾸자! |
박임성아 : 한국여성민우회 생협 기획·홍보담당 [email protected] |
너무 예쁜 우리 조카, 지현이! 나에게는 조카가 한명 있다. 세상 사람들 다 조카가 예쁠지 모르겠지만, 다 자신의 조카만은 남들과 다르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나에게만큼은 내 조카가 제일 이쁘다. 고 귀여운 오동통한 볼 살하며, 엄마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너무나 얌전하다 엄마랑 둘이 있을 때면 떼쓰는 이중인격(?)하며, 가볍게 흔드는 궁둥이 춤과 최근에 배운 뽀뽀까지 오홋~! 그 귀여움이란? 밥상 바꾸자는 얘기에 웬 조카 자랑? 이렇게 귀여운 내 조카를 보며 한가지 안타까운 것이 있다면 바로 아토피성 피부염이란 것이다. 생후 100일이 지나면서 볼에 울긋불긋 나던 것이 어느새 온몸으로 번져 코끼리 등껍질 같은 피부가 되어버렸다. 외가, 친가, 외가의 외가까지 온 집안에 하나 있는 조카라서 온갖 어른들이 이게 좋다, 저게 좋다 조언을 다 해주신다. 물론 나도 한마디씩 꼭 이야기한다. 처음엔 “ 언니, 생협 가입해. 아토피는 식이요법밖에 없어.” 생협을 가입한 후엔 “ 언니, 우유 끊어.” 우유를 끊은 후엔 “ 언니, 현미죽 먹여.” 그래도 우리언니가 내말을 잘 받아주는 이유는 그만큼 아이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내 조카를 보면서 식생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한번 느끼고 확인하게 되었다. 언니도, 나도 그랬다. 나와 언니는 처음 한국에 패스트푸드라는 것이 들어와 대중적인 음식이 되는 과정 속에서 자라났다. 라면이 아주 흔한 음식이고 햄버거와 피자에 익숙해지고, 콜라는 입에 달고 다녔다. 서울에서만 자랐기 때문인지, 나물보다는 햄과 계란에, 된장보다는 케찹과 마요네즈에 더 익숙해져 살았다. 일주일에 한번 빵을 못 먹으면 뭔가 허전하고 새로운 햄버거가 나오면 꼭 먹어봐야 했다. 그런 언니와 내 식생활의 결과가 바로 우리 조카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아이가 아토피인게 엄마의 책임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아이들 4명중의 1명이 아토피라는 요즘의 현실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염된 환경에서 잘못된 식생활에 길들여져 살고 있는지를 나타내 주고 있다. 먹을 게 없다(?) 60년대만 해도 없어서 못 먹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반대로 요즘은 지천에 깔린 게 먹을 거라고 한다. 먹을 게 남아돌아서 걱정이라는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먹을만한” 것은 없다.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먹거리만 봐도 1년이 지나도 벌레가 안 낄 만큼 방부제를 친 수입 밀로 만든 빵, *MSG가 듬뿍 들어간 라면, 암을 유발한다는 아질산나트륨(발색제의 일종으로 아질산나트륨은 단백질과 결합하여 니트로조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을 만든다.)이 들어간 햄, 소세지 등등. 패스트푸드는 또 어떤가? 얼마전 공중파 방송과 모시사주간지를 통해서 기사화된 것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고기와 몸에 안좋은 첨가제들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거기에 프렌치후라이는 발암물질까지 생성한다고 한다. 과다한 고열량 때문에 비만의 주요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렇게 몇 가지만 들여다봐도 먹을 게 없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요즘은 유전자조작식품(GMO)까지 우리를 괴롭힌다. 어린아이들에게 소아장애와 알러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이보다 더한 해로움을 줄지도 모르는 유전자조작식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미국산 콩, 옥수수, 감자는 GMO가 섞여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리는 모르고 있다. 우리가 먹는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모르고 있다. 식품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모르지만 유통과정도 모른다. 99년 납꽃게 사건, 2001년 7월 공업용으로 수입된 스타링크 옥수수가 식용으로 둔갑 유통됐던 사건 등을 봐도 소비자들이 문제점을 알았을 때는 이미 다 유통된 후, 다시 말하면 이미 다 우리뱃속에 들어가고 난 후다. 소비자들은 당연히 ‘내가 먹는 식품을 누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어떤 과정을 통해 유통되는지’를 알 권리가 있다. 소비자가 당연히 누려야 할 이 소중한 권리를 우리는 박탈당하고 있는 것이다. 생협과 함께 밥상을 바꾸자! 민우회가 생협(생활협동조합)운동을 시작한 취지에는 이렇게 소비자의 권리를 찾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생협은 조합원(소비자)들이 주인이 되어 운영된다. 조합원들이 생산자를 직접 만나고, 생산과정을 지켜보고, 유통한다. 조합원들의 생활재에 대한 의견은 생협을 통해 생산자에게 직접 전달되고, 생산자들의 의견 또한 생협을 통해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이 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생활재를 만들어 나감으로써 보다 안전하고 보다 환경에 이로운 생활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현재 공급되고 있는 생활재로는 쌀과 잡곡, 채소와 과일, 수산물, 축산물, 가공식품, 빵·떡·과자류, 마실거리, 환경생활용품, 건강식품 등의 생활재들이 있다. 오늘부터라도 생협먹거리로 우리의 식생활을 바꿔보자! 그리고 식품안전문제에 관심을 가져보자.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꾸준한 실천 속에서 점차적으로 바꿔나가는 것, 그리고 어느 날 달라진 나를 느끼는 것, 그것이 생협운동의 매력이자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내조카의 뒤뚱거리는 한 걸음처럼… |
여기서 잠깐! 민우회 생협 가입은 이렇게~
우선 가입전에 민우회생협 배송지역을 미리확인해주세요! 서울,수도권 일부지역(고양,분당,안양,군포,과천,김포,수지)만 공급 가능합니다. ●공동체가입 3가구 이상이 모여서 공동구입설명회를 듣고 각자 출자금 2만원, 가입비 1만원을 은행으로 입금합니다. (3가구이상 모여서 공동체로 이용하시면 이용금액의 1%를 할인해 드립니다.) ●개 인 가 입 출자금 2만원, 가입비 1만원을 은행으로 입금합니다. (2002년 1월 21일부터 개인가입 출자금을 4만원에서 2만원으로 하향 조정하였습니다.) ●매 장 가 입 각 매장에 출자금 2만원, 가입비 1만원을 내시고 매장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매장조합원으로 가입하여 댁으로 직접 공급을 받고자 할 때에는 사무국(02-581-1675)으로 연락주시면 처리해드립니다) ●자세한 문의는 여기로 T.02-581-1675 F.02-3679-2202 e-mail . [email protected] http://coop.womenlink.or.kr |
성폭력 가해자의 명예훼손 역고소
성폭력 가해자들의 뻔뻔스러움 |
박정옥 : 여성노동센터 상근활동가, [email protected] |
성폭력 피해 - 그것을 밝히기가 두렵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위계질서를 유지시키는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 여성에게 직접적으로 행해지는 성폭력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성폭력을 당할 수 있다는 그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많은 여성들은 위협을 느끼고, 그래서 결국 성폭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혼자 밤늦게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택시를 탈 때, 밤거리에서 남자와 마주칠 때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마 이러한 성폭력의 위험이 우리 일상 여기저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많은 여성들이 직접적 피해를 당하고 있고, 잠재적으로 누구나 성폭력의 위협을 느끼는게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자들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한다는 것은 가부장적 문화가 지배적인 우리 사회에서는 아직 어려운 일이다. 오히려 성폭력 사실을 알렸을 때 피해자가 더 큰 상처를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왜 그렇게 늦은 시간에 다니느냐’ ‘왜 술을 같이 마셨느냐’ 등의 피해자 유발론에서부터 ‘한 번의 실수이다’ ‘남자가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다’ 등의 가해자에 대한 온정주의가 사회에 만연하기 때문이다. 이런 성폭력 사건에 대한 그릇된 사회 의식을 바로 잡기 위해서, 성폭력 사건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사회적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여러곳에서 시도되어 왔다.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결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며, 쉬쉬하며 은폐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을, 성폭력 피해 여성이 죄인이 아니라 성폭력 가해자가 처벌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우리 사회 성폭력의 심각성이 널리 인식되고 있으며, 성폭력의 올바른 해결과 근절의 필요성이 더욱 요구되어져 왔다. 성폭력 가해자들의 뻔뻔스러움 - 명예훼손 역(逆)고소 그러나 대부분의 성폭력 가해자들은 자신들의 명백한 잘못을 부인해왔으며, 오히려 피해자를 손가락질하는 사회적 인식에 힘입어 가해자의 인권 운운하며 성폭력 사실과 피해자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가해자들이 ‘명예훼손’을 거들먹거리며, 성폭력 피해자와 그 지원단체들에 대해 역고소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운동사회 성폭력 뿌리뽑기 100인 위원회’의 성폭력 가해자 실명공개에 대한 반격으로 시작된 가해자들의 명예훼손 역고소는 현재 무슨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또한 성폭력 가해자들의 명예훼손 역고소는 아래와 같이 피해자와 지원단체가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전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다. ●피해자가 성폭력 피해사실에 대해 고소하기 이전 해결과정에서 역고소하는 경우 원광대 심00교수 사건, 서울대 이00사건, 나00사건, 서울대 신00교수 사건, 서울산업대 K교수 사건 등 ●성폭력 피해에 대해 고소한 이후 판결 이전에 역고소하는 경우 박00 사건, 중앙대 안성캠퍼스 궁00사건, 제주도 우00 사건 , 대구시립합창단사건 등 ●고소 이후 유죄판결을 받았음에도 역고소하는 경우 민우회 스토킹 사건, 경산 K대 교수 사건, 대구 경북대 K교수 사건, 죽암휴게소 사건 등 ●성폭력 피해 고소 이후 무혐의 판결을 받고 나서 역고소하는 경우 동국대 김00 교수 사건 등 이사건들중 KBS 전 노조부위원장 K씨의 100인 위원회와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 역고소 사건은 현재 형사1심 재판중에 가해자 K씨가 자신에게 불리할 것을 예상하여 취하하고, 지금 민사의 손해배상소송만 진행중이다. 또 동국대 김00 교수의 동료 교수에 대한 명예훼손 고소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리되었다. 명백한 성폭력 피해자임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이러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들의 역고소로 성폭력 피해자는 피의자 신분으로 자신의 성폭력 피해가 진짜로 있었던 일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또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성폭력 피해사실을 두고 합의하도록 종용받는 등 이중, 삼중의 고통을 받음과 동시에 남성 중심적인 검·경찰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수사 태도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 또한 고소기한이 지나 성폭력 사건을 고소하지 못한 피해자의 경우, 피해자 신분이 아니라 명예훼손 혐의를 가진 피의자 신분으로만 조사를 받게 되어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게 된다. 한마디로 명예훼손 역고소 사건에서 성폭력을 자행한 가해자는 이 사건에서 쏙빠지게 된다. 오로지 피해자가 범법자로 조사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성폭력으로 피해자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가해자가 과연 지켜야 할 명예가 있는지, 명예훼손 역고소로 피해자를 다시괴롭히는 그 뻔뻔함이 어디서 나오는지…. 성폭력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를 어렵게 만들어 더 중요하게는 명예훼손 역고소로 성폭력 사실을 공개하고 해결하려는 피해자와 지원단체를 침묵시키는 문제가 있다. 성폭력 피해 여성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성폭력으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타인이나 단체에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것은 그 공개 자체가 피해자 스스로 치유하는 과정이며, 또한 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사회에 알리고 올바른 해결을 위한 첫 과정이다. 이는 또한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제2, 제3의 성폭력 사건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성폭력 사실의 공개는 성폭력 사건 해결에 있어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피해사실을 공식적으로 여론화하는 작업이건, 단체 등에 해결을 요청하는 과정에서의 공개이건,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는 과정에서의 공개건 이는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서 기인된 것이다. 그러나 성폭력 가해자들의 명예훼손 역고소 사태는 아직도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하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은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성폭력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해결하려는 노력 자체를 막고 있는 것이다. 성폭력 피해자를 침묵시켜 성폭력 사실을 은폐하고 우리 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에 대한 문제제기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공익성을 인정하고 검·경찰, 법원에서 올바른 판결을 내려야 성폭력 가해자들의 명예훼손 역고소 경향은 피해자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지금까지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무력화시킨다는 점에서 주요하게 문제 제기되고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먼저 성폭력 사건에 있어서 가해자들의 명예훼손 고소에 있어서 피해자 관점에서 성폭력 피해 사실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을 받아들이고, 피해 사실 공개가 가지는 공익성을 인정하여 검·경찰, 법원에서 올바른 판결을 내려야 한다. 이러한 판결을 기반으로 더 중요하게는 가해자들이 성폭력 피해자들을 상대로 하는 명예훼손 고소 자체가 가능하지 않도록 하는, 성폭력 사건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시각을 교정하는 작업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장임다혜 외(2002) ‘성폭력 가해자의 명예훼손 역고소,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 자료집. 한국여성민우회 등(2002) ‘성희롱 이중 피해자 김00 즉각 석방과 죽암휴게소 성희롱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기자회견문’. 한국여성민우회 등(2001) ‘KBS 강00의 명예훼손 고소(2001형제10825)와 관련한 의견서’. |
한부모 가족의 눈으로 바라보다! - "니들이 이혼을 알아?" |
김영애 : 상담소 상담부장 [email protected] |
가족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자녀로 구성되어야 정상인데 아빠와 헤어져서 살아야 하니 가정해체라고 한다. 엄마 아빠 양부모의 보살핌이 아니라 한(하나)부모하고만 살게 되니 분리불안을 느끼고 외로움이나 애정결핍, 정서적으로 불안하다고 한다. 그러니 한부모 가족은 아이들에게 명확한 위기라고 한다. 학교에서 한부모자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큰일이라고 한다. 또한 학자들은 이러한 신념에 근거해서 부모의 이혼을 경험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고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글을 쓴다. 그러나 결혼한 여성들 중에 평생을 살아가면서 이혼이라는 것을 한번이라도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나는 한부모들을 만나면서 이혼한 여성과 내가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똑같이 행복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그리고 나와 아이들을 사랑한다. 내가 그 상황이었으면 나도 역시 이혼이라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나와 한부모들의 차별성을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한부모가 되어 다시 되뇌어 본다. 가정해체? 분리불안? 위기? 문제아? 누가, 우리가? 이혼에 대해 한부모 스스로 이야기하기도 전에 그들이 이미 규정해 버리고 그것이 현실이란다. 이런, X 같은 경우가 있나, 니들이 이혼을 알아? 이혼과 더불어 안정과 행복을 찾았다. 나는 두 아이와 함께 일가창립이라는 것을 했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살고 싶어서 새로운 가족을 이뤘다. 물론 내가 사별을 했다면 갑자기 눈에서 사라진 아빠로 인해 우리 아이들이 분리불안을 느낄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이혼하기 전에 너무나 심한 갈등을 겪었기 때문에 이혼과 더불어 안정과 행복을 찾았다. 물론 나는 지금 돈도 벌어야 하고 아이들도 잘 키워야 하고 또 집안일도 해야 해서 많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나와 아이들을 더욱더 힘들게 하는 것은 우리가족을 비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아이들이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적 편견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주위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 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 다양한 가족의 하나로 보아주는 거다. 그리고 더 바라는 것은 엄마가 있고 아빠가 있는 양부모 가족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의 시계를 다양한 가족에 맞춰주기를 바랄 뿐이다. 가족과성상담소에서는 학교현장에서 어떻게 한부모자녀들을 대하는지, 그리고 교사들이 한부모자녀들에게 어떤 태도와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조사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한부모자녀가 당당한 학교 만들기] 심포지움(10월 23일 2시 국가인권위원회)을 개최했다. 학교는 한 개인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익히며 가족과 더불어 정서적 안정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존중받아야 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교육정책이나 교과과정, 교사, 또래친구들로 구성된 학교현장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큰 것이다. 사례에 의하면 ‘가족소개’나 ‘가족자랑’ ‘가족 그리기’ 등 초등학교 저학년 가족관련 단원에서 아빠가 없는 한부모가족 자녀들이 소외되는 경우가 많았다. 교과서가 이미 양부모가족을 정상가족 모델로 하고 있고 교사들이 한부모가족에 대해 적절한 설명을 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은 교실에서 위축되고 아빠 없는 불쌍한 아이로 취급받기도 한다. 또한 교사들은, 아이가 한부모자녀인 것을 알면 불쌍하게 생각하거나 특별하게 생각해서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경우(사례1)와 한부모자녀들에게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선입견으로 보통의 아이들에게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임에도 한부모자녀로 낙인찍고 인격적인 대우를 해 주지 않는 사례(사례2)들이 있었다. 사례 1 저희 집은 넉넉하지는 않지만 아이와 생활하는데 별 문제는 없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아이를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무료로 급식을 먹게 해주었답니다. 아이는 친구들이 아는 것이 싫어서 선생님의 제의를 거절했는데 선생님께서는 배려를 고맙게 여기지 않는다고 불러서 야단을 쳤답니다. 사례 2 아이가 평상시 늦게까지 책을 읽는다. 너무 늦게 자니까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어서 지각을 자주 하는 편이다. 교문을 지키고 있던 부장선생님이 아이가 지각하는 것을 몇 번 본 모양이다. 학교에 갔는데 그 선생님이 ‘OO 어머님 되십니까?’ 라고 해서 “예”라고 했더니 대뜸 “OO 아빠 없죠?” 함께 있던 담임도 놀라서 얼굴빛이 달라지고 학생들도 모두 선생님에게 고개가 쏠려지자 선생님이 그냥 나가버렸다. 공개된 장소에서 어떻게 선생님이 그렇게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초등학교 교사(780명 대상)들을 대상으로 한부모자녀에 대한 인식 및 태도조사에 의하면 이러한 교사들의 선입견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교사들은 한부모자녀들을 만나기는 했지만 많이 만나지 않았다(72.3%), 거의 만나지 않았다(5.8%)라고 해서 실제와는 다르게 교사들이 거의 한부모자녀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한부모 자녀들에 대한 학교생활 전반이나 성격, 행동, 태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특히 사별가정 아이보다 이혼가정의 아이들에게 더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이상의 결과를 볼 때 학교 현장에서 한부모자녀들에 대한 편견이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편견이 교사나 학교현장만의 문제는 결코 아니다. 이 사회가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아버지-생계부양자, 어머니-가족 보호, 자녀로 구성된 가족을 정상가족으로 보고 그 틀에서 벗어난 가족을 비정상가족으로 보는 사회적 의식의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회적 편견으로 학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버지가 ‘돈벌어 오고’ 어머니가 ‘집에서 가족을 돌보는’ 가족이 아닌 한부모 가족, 맞벌이 가족, 저소득층 가족, 독신 가족, 입양 가족, 재혼 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아이들을 위한 교육적 차원의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다양한 가족에 대한 사회전반의 의식변화나 이를 위한 교과과정의 변화, 교사들의 연수 등은 그 중 한 대안이 될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2000년 현재 총 혈연가구 중 부부와 양부모로 구성된 가족이 57.9%이고 한부모 가족이 9.4%이다. 한 학급이 60명으로 가정할 때 10명 정도의 아이들이 한부모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숫자는 이미 소수가 아니다. 그동안 ‘편부모’가족이라고 해오던 것을, 하나이면서 하나로도 ‘가득하다’, ‘온전하다’ 라는 의미의 우리말 ‘한’을 사용한 ‘한부모’라는 말은 너무나 적절하다. 이 용어의 의미가 사회 안에 정착되어 더 이상 한부모 가족에 대한 ‘당당함’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면서…. |
신입회원의 e-mail 인터뷰 >From 이주경 To< 민우회 가족 여러분 |
이주경 : 민우회 신입회원 |
이주경님께서 보내신 메일 1통 도착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주경이예요. 울산에서 살고 있어요. 열 아홉 살이고요, 올해 수능시험 치는 고3입니다. 9월에 민우회에 가입한 신입회원입니다. 반갑습니다. 민우회와 주경이,이렇게 만났어요! 과연 인연의 시작은 어떻게? 저는 사회전체를 위해서 일하는 ‘시민단체’ 그 자체에 원래 관심이 많았어요. 좀 민망하지만 사실대로 솔직히 말하자면 수시 모집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의 사회에 대한 관심과, 남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면을 좀 부각시키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시민단체’에 대해서 좀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시민단체가 바로 민우회였답니다. 우리사회의 약자인 여성에 대해서 예전부터 많이 생각해 보았고,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적은 없지만 여성이라서 피해를 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분개하고 있었기 때문에 선뜻 민우회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이렇게 저와 민우회의 인연은 시작이 되었어요. 주경이가 느낀 민우회는? 오늘 민우회의 첫 소식지를 받아보았습니다. 여성문제에 대해서만 다루는 줄 알았는데 그 밖의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적잖게 놀랐습니다. 성평등한 직장문화 만들기 ‘회식문화를 바꾸자’의 내용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직 사회생활 경험이 전혀 없어서, 직장여성에 대한 불합리한 대우가 그토록 만연해 있는지 몰랐었습니다. 회식 하나만 보아도 그 정도인데… 사회생활하기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우회와 함께 하면서 우리사회 잘못 뿌리내려진 그러한 문화들을 다 뜯어 고쳐야겠다는 생각과, 여성 권리 신장 등에 대한 활동이 더욱 활발히 전개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주경이 이렇게 지낸답니다. 그냥, 무조건 바빠요. 하루하루 똑같은 일들이 반복되고 있고 6년간을 그렇게 보내고 있기 때문에 조금 지겨운 일상이랍니다. 그렇지만 이제 고등학교에서의 생활도 4개월이 채 안 남았고, 이렇게 공부하는 것도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면서 기쁘게 마무리 지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학생활에서의 낭만보다 하고싶은 공부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에 더욱더 매력을 느끼며 남은 시간 더욱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주경이의 꿈꾸는 세상 여성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차별 받지 않는 사회를 꿈꿔봅니다. 성차별도 없고, 인종차별도 없는… 불평등이 없는 약자에게 더욱더 큰 관심과 사랑을 베푸는 사회를… 아직은 그 길이 너무 멀고 험해 보입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는 만큼 그런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어봅니다! 성인이 되면 꼭 내 삶에 만족하고, 남을 도우면서 살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9,000 민우회 회원 모두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올 겨울은 누구에게나 따뜻함과 행복함으로 가득 차기를… ^^* |
경계를 넘자! 진주 여성민우 축구단 |
서은선 : 진주여성민우회 회원 [email protected] |
●이렇게 탄생하다! 짜아잔~ 축구야말로 양성평등 세상을 지향하는 우리 민우회 취지에 가장 어울리는 스포츠라 생각했습니다. 기본체력(헛발질에 2분 이상 지속적으로 뛸 수 있는 체력)만 된다면 경기 규칙도 그다지 어렵지 않아 우리 여성들이 체력단련과 자매애를 함께 다질 수 있는 좋은 운동입니다.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이보다 좋은 스포츠가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이런 축구의 장점을 진작부터 간파(?)한 회원들이 ‘축구단을 한 번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1년 전부터 계속 있어 왔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의정감시단 활동, 미디어모니터 활동, 지방선거, 연대활동 등 기존사업에 전념하느라 계획보다 조금 늦어진 감이 있긴 합니다만 때마침 월드컵 4강 신화에 힘입은 축구붐을 타고 태풍같은 탄력이 붙어 여러 차례 준비모임 후 10월 12일 드디어 첫모임을 갖게 됐습니다. 기존 회원들의 참여도 있었지만 민우회와는 첫 인연을 맺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우리 후보가 선전한 지역구 주민들의 참여가 많아서 지속적인 지역사업으로도 축구모임이 좋은 것 같습니다. 또 광고를 보고 직접 전화를 주신 분은 ‘왜 이제 생겼냐’고 너무 기뻐하시며 친구분과 같이 오셨습니다(아~ 이대로 가면 5팀은 만들어지겠군. 성급한 서0선 회원생각!). ●우리는 진주여성민우축구단! 아리랑, 여우, 동그라미, 번개가 후보로 올라왔지만 힘이 없어 보인다, 두루뭉실하다, 너무 흔하다 등등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로 떨어지고 진주에서 하니까 ‘진주’는 들어가야 된다, 여성들이 한다는 걸 강조해야 하니까 ‘여성’이 당연히 들어가야 되고 민우회니까 ‘민우’도 들어가야된다는 이유 때문에 “회”자만 빠진 진주여성민우축구단이란 이름이 낙점됐습니다(당연한 결과를 얻기 위한 고뇌는 너무 컸답니다). ●두근두근 드디어 첫모임 하던 날~ 이런 일이~ 첫모임은 의욕에 찬 아줌마들의 눈빛이 대단했었고 자원봉사겸 코치를 맡으신 간디생태마을공동대표이신 최세현선생님이 축구규칙에 대한 자상한 설명과 화상(?)해설을 해 주셨습니다(축구규칙이 단지 17개조밖에 안 된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또 우리를 제일 기쁘게 한 규칙은 축구는 7명만 되어도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역시 아는 것이 힘입니다). 진주정서에 맞게 떡과 과일을 먹으면서 수다스러우면서도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눈은 초롱초롱. ‘아하~그렇구나’ 연발. 축구는 무조건 “발로 차”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아~주 재미있고 귀엽고 때로는 애매한 규칙들이 있어 심판 보는 게 더 재미있겠다며 심판을 하겠노라고 나서는 회원들도 있었답니다. 질문시간엔 당연히 ‘오프사이드’에 대한 질문이 많았는데 아주 예리한 질문들이 쏟아져 축구 처음 하는 사람들 같지가 않은, 쬐~금은 전문가의 기질을 보이는 분들도 있었답니다. 이론만으로 부족하다! 경기규칙 설명 후 남북축구 경기를 보며 규칙을 적용시켜보니 축구가 정말 재미있더군요. 이제 실습하러 운동장에 가자~ 담 주는 바로 축구를 할 수 있는 운동장에서 모이기로 했는데…(그 날은 추적추적 눈치 없이 내리는 비 때문에 스탠드에서 운동장만 마냥 바라보았다 ㅠㅠ). ●“경계를 넘으며” 뛰는 진주여성민우축구단! 진주에서는 여성축구단이 처음 생겼습니다. 정식창단까지 기본 3팀 이상 만든다는 목표아래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진주에서 처음 만드는 여성축구단 모임이라 시민과 사회단체 모두가 많은 관심과 기대를 보여 주고 후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하니 우리는 지금 흥분된 상태입니다. 본부를 비롯한 다른 지부에서도 여성축구단을 빨~리 만들어 지부운영위 워크샵 때 지부대항 친선축구경기도 열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지역축구협회에서도 여성축구단이 생겼다는 걸 듣고 매우 좋아하며 두루 지원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니 유니폼과 축구용품, 잔디구장 제공까지 수월하게 해결할 것 같습니다. 아마추어들의 이구동성-폼생폼사, 예쁜 캐릭터를 만들려고 합니다. 영원한 민우아줌마-빨간 땡땡이 원피스 입은-가 빨간 땡땡이 축구복입고 공차는 캐릭터를 만들자는 얘기가 나왔답니다. 이런 것은 고난도 하이테그닉한 작업이라 본부에 연락해 배수원언니의 도움을 받자는 이구동성!(수원언니 부탁해요~) 진주여성민우축구단 깃발아래 땡땡이아줌마캐릭터가 있는 축구복을 입고 신나게 “경계를 넘으며” 뛰는 여성축구단.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뜁니다.(11월 3일 경상대 동문잔치 축구경기에 첫 출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상금 30만원 때문에…) 캐릭터 아줌마 이름을 공모합니다. 상품으로 캐릭터아줌마가 새겨진 축구티를 드립니다. 어설프지만 열의에 찬 당당한 민우아줌마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이름이면 좋겠습니다. (055)743-0410 / [email protected] |
2002 대선유권자연대의 주요활동과 방향 |
김기현 : 한국YMCA전국연맹 정책기획부장, 2002 대선유권자연대 공동사무처장 [email protected] |
●`제16대 대선과 한국사회 21세기 최초로 3김 시대가 막을 내린 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제16대 대통령선거는 우리사회의 발전국면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에 놓여있다. 이번 대선이 끝나고 나면 한국정치는 어떠한 모습으로 변할까? 발전 또는 쇠퇴, 통합 또는 분열, 새로운 비젼 창출 또는 구태의 반복·일제침탈과 분단의 질곡에 빠져있던 암울했던 근현대사를 벗어나 아시아와 세계로 도약하는 한국, 그러나 분단과 전쟁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한 한국의 21세기 미래지향을 만들어 가는 역사적 시점에서 이번 대통령선거가 어떠한 계기를 마련할까? 우리의 정치사를 돌아볼 때 또는 현재의 세계적 동향과 흐름을 바라볼 때, 이번 대통령선거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급격하게 변하는 국내외 정세 속에서 차기 대통령이 집권하는 5년은 과거 10년 이상의 의미와 중요성을 부여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사의 이러한 중요한 시기를 이끌 대통령, 신정부가 탄생하는 과정으로서의 선거는 과연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사실 이와 같은 국가적 비젼은 정책제시와 정책대결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정책을 통한 쟁점형성과 국민통합이 선거의 가장 소중한 성과인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의 정치는 이러한 지향과는 거리가 멀다. 현재의 정치를 지칭하는 표현은 정쟁으로 얼룩진 정치, 사생결단의 극단적인 언어가 오가는 정치, 검은 돈과 부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일 것이다. 이러한 정책실종, 생산적 정치의 실종 상황에서 ‘정책’과 ‘참여’를 키워드로 ‘2002 대선유권자연대’가 출범했다. ●`대선유권자연대의 활동목표 대선유권자연대는 창립 전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선기획단을 통하여 대선이라는 조건, 대선 결과에 따른 국가적 과제, 시민운동의 주체적 역량, 유권자의 인식과 관심이라는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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