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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권지연] 당신은 나쁜 남자를 원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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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0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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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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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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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
당신은 나쁜 남자를 원하십니까?
- SBS <찬란한 유산>, KBS 2 <꽃보다 남자>를 중심으로
여성들이 드라마를 볼 때 ‘멋지다’라고 느끼는 남성들이 있다. 사람들이 다양한 만큼 그 유형도 각양각색이겠지만 보통 대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런 드라마의 소위 ‘먹히는’ 캐릭터는 실장님부터 사장님까지 능력 있고(집안이 능력 있던지) 외모는 좋은데 성격은 싸가지 없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착하게 말하기보다는 나쁘게 말하기 때문에 ‘나쁜남자’라고 불리워지는데 올해에도 어김없이 많은 인기드라마에서 등장하고 있다.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이민호), 내조의 여왕의 태봉(윤상현), 찬란한 유산의 선우환(이승기)등이 올해 등장한 ‘나쁜 남자’ 유형 군이다. 과거 사랑받았던 반항적인 남성캐릭터인 MBC<별은 내 가슴에>의 안재욱과 KBS2TV의 <가을동화>의 원빈을 지나 이제는 소위 ‘나쁘다’는 성격의 캐릭터들이 드라마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여자주인공의 롤 모델이 변치 않고 ‘캔디’ 라면 남성캐릭터도 조금씩 성향이 달라졌을 뿐 비슷한 유형의 남성캐릭터들이 계속 등장해왔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점은 이 남자주인공들의 성격들이 나빠 보이는데 왜 여성들이 좋아할까? 하는 점이다. 올해 KBS에서 방영된 <꽃보다남자>가 있다. 초등학생부터 기혼의 여성까지 열광했던 이 드라마의 주인공 구준표는 고등학생이며 재벌2세로 맘에 안 드는 학생을 왕따 시켜 내쫓는 학생들의 중심인물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지는 어떤 유치함을 뒤로 하고서라도 내뱉는 수많은 말들은 타인에 대한 무시가 대부분이다. 이런 안하무인의 남성이 초등학생처럼 여자주인공 잔디(구혜선)를 괴롭히다가 결국에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한편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SBS <찬란한 유산>이 있다. 이 드라마의 남자주인공 환은 유명한 설렁탕 체인점의 손자로 준재벌3세라 할 수 있는데 회사를 경영하는 할머니의 눈에 든 여자주인공 은성(한효주)을 어떻게든 집에서 쫓아내기 위해 막말에 거친 행동들을 서슴치 않게 하지만 최근 그녀를 신경 쓰기 시작하면서 약한 모습을 보인다. TV속으로 들어가 뒤통수라도 한번 치고 싶을 만큼 생각 없어 보이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이 남성들이 평범해 보이는 여성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녀를 위해 일편단심의 순정성을 보이는데 결국 이것이 여성의 판타지를 자극한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 많은 여성의 판타지는(비록 그렇게 교육받았고 사회가 이를 부추기도 있을지라도) 잘난 남자 즉 경제력이 월등한 남성이 오로지 나만을 좋아하는 순정적인 면에서 실현된다. 사실 알고 보면 유명한 신데렐라의 이야기의 전형이고 이 드라마들의 나쁜 남자들도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전형적인 내용의 현대적인 서술인 것이다. 이렇게 ‘나쁜남자’라는 캐릭터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구태의연한 왕자유형이지만 아직도 여전히 그 왕자는 우리 드라마에서 환영받고 있다.
물론 나쁜 남자로 까지 변화한 왕자캐릭터는 단순하게 묘사되진 않는다. 즉 시청자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안전판을 만든다. 완벽한 조건을 가진 구준표 이지만 대단히 무식한 교양으로 의외의 귀여움을 준다던지, 또 완전 생각 없어 보이는 선우환은 아버지의 죽음을 함께한 충격으로 가족의 상실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있는 것 등이 그것이다. 어머니 사랑의 결핍, 좋지 않는 기억의 트라우마 등 이런 캐릭터의 약한 구석은 시청자들에게 연민을 자아내고 아이러니하게도 더욱 완벽한 남자주인공의 모습으로 보이게 한다.
이런 캐릭터들이 아직 대세인 것을 보면 한편으론 우리 드라마의 소재 한계를 보는 것 같다. 장르드라마들이 과거에 비해서는 많아졌지만 결국 대세를 점하는 드라마들은 성장스토리를 가진 로맨스물이 많고 이것은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억척스럽고 가난하지만 착한 캔디형의 여성과 나빠 보이지만 알고 보면 따뜻하고 순정적인 남자의 로맨스 공식은 안전한 시청률을 원하는 TV제작자의 보신주의 이상이 아니기도 하다.
그럼 드라마를 넘어 현실을 보자, 여성들은 사실 연애할 때 자상한 남자가 좋지 않나?, 재벌을 주변에서 만나기나 해봤나?, 부자가 아니어도 매력적인 남성들은 많지 않나?..., 드라마가 아무리 허구라 해도 소재와 캐릭터의 어떤 사이클이 계속 반복하는 것이라면 TV 드라마 제작진의 안일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 이는 고스란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볼 시청자의 권리 침해로 이어진다. 시청자들도 이제 그만 식상한 재벌이야기를 그만두고 재벌이 등장하지 않아도 매력적인 드라마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보여 달라고 끊임없이 더 적극적으로 요구해 봐야하지 않을까?....
- SBS <찬란한 유산>, KBS 2 <꽃보다 남자>를 중심으로
여성들이 드라마를 볼 때 ‘멋지다’라고 느끼는 남성들이 있다. 사람들이 다양한 만큼 그 유형도 각양각색이겠지만 보통 대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런 드라마의 소위 ‘먹히는’ 캐릭터는 실장님부터 사장님까지 능력 있고(집안이 능력 있던지) 외모는 좋은데 성격은 싸가지 없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착하게 말하기보다는 나쁘게 말하기 때문에 ‘나쁜남자’라고 불리워지는데 올해에도 어김없이 많은 인기드라마에서 등장하고 있다.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이민호), 내조의 여왕의 태봉(윤상현), 찬란한 유산의 선우환(이승기)등이 올해 등장한 ‘나쁜 남자’ 유형 군이다. 과거 사랑받았던 반항적인 남성캐릭터인 MBC<별은 내 가슴에>의 안재욱과 KBS2TV의 <가을동화>의 원빈을 지나 이제는 소위 ‘나쁘다’는 성격의 캐릭터들이 드라마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여자주인공의 롤 모델이 변치 않고 ‘캔디’ 라면 남성캐릭터도 조금씩 성향이 달라졌을 뿐 비슷한 유형의 남성캐릭터들이 계속 등장해왔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점은 이 남자주인공들의 성격들이 나빠 보이는데 왜 여성들이 좋아할까? 하는 점이다. 올해 KBS에서 방영된 <꽃보다남자>가 있다. 초등학생부터 기혼의 여성까지 열광했던 이 드라마의 주인공 구준표는 고등학생이며 재벌2세로 맘에 안 드는 학생을 왕따 시켜 내쫓는 학생들의 중심인물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지는 어떤 유치함을 뒤로 하고서라도 내뱉는 수많은 말들은 타인에 대한 무시가 대부분이다. 이런 안하무인의 남성이 초등학생처럼 여자주인공 잔디(구혜선)를 괴롭히다가 결국에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한편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SBS <찬란한 유산>이 있다. 이 드라마의 남자주인공 환은 유명한 설렁탕 체인점의 손자로 준재벌3세라 할 수 있는데 회사를 경영하는 할머니의 눈에 든 여자주인공 은성(한효주)을 어떻게든 집에서 쫓아내기 위해 막말에 거친 행동들을 서슴치 않게 하지만 최근 그녀를 신경 쓰기 시작하면서 약한 모습을 보인다. TV속으로 들어가 뒤통수라도 한번 치고 싶을 만큼 생각 없어 보이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이 남성들이 평범해 보이는 여성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녀를 위해 일편단심의 순정성을 보이는데 결국 이것이 여성의 판타지를 자극한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에서 많은 여성의 판타지는(비록 그렇게 교육받았고 사회가 이를 부추기도 있을지라도) 잘난 남자 즉 경제력이 월등한 남성이 오로지 나만을 좋아하는 순정적인 면에서 실현된다. 사실 알고 보면 유명한 신데렐라의 이야기의 전형이고 이 드라마들의 나쁜 남자들도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전형적인 내용의 현대적인 서술인 것이다. 이렇게 ‘나쁜남자’라는 캐릭터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구태의연한 왕자유형이지만 아직도 여전히 그 왕자는 우리 드라마에서 환영받고 있다.
물론 나쁜 남자로 까지 변화한 왕자캐릭터는 단순하게 묘사되진 않는다. 즉 시청자들에게 호소력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안전판을 만든다. 완벽한 조건을 가진 구준표 이지만 대단히 무식한 교양으로 의외의 귀여움을 준다던지, 또 완전 생각 없어 보이는 선우환은 아버지의 죽음을 함께한 충격으로 가족의 상실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있는 것 등이 그것이다. 어머니 사랑의 결핍, 좋지 않는 기억의 트라우마 등 이런 캐릭터의 약한 구석은 시청자들에게 연민을 자아내고 아이러니하게도 더욱 완벽한 남자주인공의 모습으로 보이게 한다.
이런 캐릭터들이 아직 대세인 것을 보면 한편으론 우리 드라마의 소재 한계를 보는 것 같다. 장르드라마들이 과거에 비해서는 많아졌지만 결국 대세를 점하는 드라마들은 성장스토리를 가진 로맨스물이 많고 이것은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억척스럽고 가난하지만 착한 캔디형의 여성과 나빠 보이지만 알고 보면 따뜻하고 순정적인 남자의 로맨스 공식은 안전한 시청률을 원하는 TV제작자의 보신주의 이상이 아니기도 하다.
그럼 드라마를 넘어 현실을 보자, 여성들은 사실 연애할 때 자상한 남자가 좋지 않나?, 재벌을 주변에서 만나기나 해봤나?, 부자가 아니어도 매력적인 남성들은 많지 않나?..., 드라마가 아무리 허구라 해도 소재와 캐릭터의 어떤 사이클이 계속 반복하는 것이라면 TV 드라마 제작진의 안일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 이는 고스란히 다양한 프로그램을 볼 시청자의 권리 침해로 이어진다. 시청자들도 이제 그만 식상한 재벌이야기를 그만두고 재벌이 등장하지 않아도 매력적인 드라마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보여 달라고 끊임없이 더 적극적으로 요구해 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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