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Header board list icon](/assets/common/header-board-list-icon-871ea5b4968af0aff7ac9000984dc947.png)
[미디어칼럼 권지연] 꼭 맞선이어야 할까..
|
날짜:
09.07.28
|
글쓴이:
민우회
|
조회수:
1438
|
좋아요:
0
꼭 맞선이어야 할까..
- SBS <골드미스가 간다>를 보고
지난 일요일(7월12일) TV를 보니 훤출한 키의 잘생긴 한 남성이 SBS의 <골드미스가간다>(이하 골미다)에 등장하고 있었다. 그는 개그맨 신봉선의 두 번째 맞선남 으로 시종 샤방샤방한(?) 미소를 그녀에게 보내며 매너있는 태도를 보여준다. 반은 리얼 반은 상황극인 이 데이트 장면은 많은 비혼여성들이 생각하는 ‘맞선’의 어색함을 날려버리는 최대치의 즐거움을 보여주었다. 사실 대한민국에 사는 20대말과 30대의 비혼여성으로 ‘맞선’의 압박을 안 받아 본 여성들은 거의 없을 것이고 또 ‘맞선’의 어색함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거의 없을 것이다. 결혼을 전제로 미리 조건을 보고 만나는 재미없었던 ‘맞선’이 <골미다>에서 보여주는 정도의 로맨틱한 데이트라면 큰 거부감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불행하게도 TV쇼이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런 데이트는 비혼여성들의 현실과는 사실 거리가 멀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여성가구주 비율은 전체 가구 중 22.2%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높은 상승률이고 모두 자의적 선택은 아닐지라도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비혼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이런 사회현상은 ‘노처녀’ ‘올드미스’라는 다소 비하 적으로 들리는 비혼여성을 지칭하는 용어의 변화도 가져온다.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친근해진 <골미다>도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용어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누리는 싱글여성들을 이르는데 사회적 흐름을 타고 회자되고 이제 방송을 통해 소비되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예는 잘나가는 여성 연예인들의 맞선 프로그램 SBS <일요일이 좋다>의 <골드미스 가간다>이다. 이제 방송은 적극적으로 ’골드미스‘ 컨셉을 연예오락프로그램에 차용하고 있는 것이다.
<골미다>는 여성 연예인 6명이 등장한다. 초기에는 39세의 탤런트 양정아에서 30대인 개그맨 송은이, 신봉선, 탤런트 진재영, 배우 예지원, 가수 장윤정 등이었고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모두 연예인으로서 입지가 굳은 여성이었다. 현재는 이들 중 예지원, 진재영이 도중하차하고 30대의 박소현과 최정윤이 합류하였다. 30대 초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던 KBS2TV의 <올드미스 다이어리> 보다는 확실히 <골미다>에 출연한 비혼여성들의 연령대는 높다. 이는 비혼여성을 바라보는 방송의 시각이 좀 더 현실적으로 진일보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이렇게 <골미다>는 높은 연령의 싱글 여성의 출연과 그녀들이 보이는 망가짐과 수다가 대단히 유쾌하고 따뜻함도 넘쳐 보이는 프로그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보인다. 그 중 하나는 이 프로그램에서 <골드미스>를 차용하고도 ‘맞선’을 통해 ‘결혼’을 실현하려는 ‘결혼지상주의’의 망령을 벗지 못했다는 점이다. 비혼여성에게 <골드미스>가 로망인 이유는 그녀들의 미래에 ‘결혼’을 필수적으로 놓지 않아도 힘들지 않을 ‘미래 선택권’이 있다는 점이다. 즉 '골드미스‘의 경제적 여유로움이 훨씬 자유로운 고민과 자아실현, 사회적 활동 등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고 굳이 결혼을 전제로 한 맞선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애초에 ’골드미스‘에 열광한 비혼여성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골미다>는 짝짓기를 위한 ’맞선‘을 선택하고 싱글 여성들의 다양한 고민과 다양한 선택을 뒤로한 채 단지 결혼에 올인 하고 마는 것이다.
또 다른 아쉬움은 이들이 맞선자가 되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다툼과 적극성이 실제 맞선 과정에서는 사라지고 다소곳하고 여성적이고 다소 미숙한 송은이, 신봉선 등의 여성연예인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이들이 연예인이라는 특수직에 종사한다 해도 각 분야에서 쌓아온 커리어는 프로다운 것인데 이런 내공보다는 미숙하고 수동적인 그녀들의 모습은 성공한 남성들을 그리는 방송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되어 보여 진다. 또 다시 맞선에 나선 신봉선이 과거 맞선에 실패하면서 보여주었던 ‘눈물’의 예에서 보듯이 이들도 여린 여성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골미다>는 <골드미스>를 차용하고도 다른 비혼여성을 다룬 프로그램들과 차별성을 보이지 못한다. 방송을 보면 그녀들은 단지 ‘돈을 많이 버는 미혼(아직 결혼하지 못한) 여성’일 뿐이다. 그러나 <골드미스>는 좋은 직장이 있기에 좋은 조건의 남성을 만날 확률 때문에 시선을 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는 여성들의 출연을 볼 수 있기에 시선을 끄는 것이다. 결국 근본적으로 사회적 흐름을 잘못 이해한 방송프로그램이 된 것이 아닌가 안타깝다...!!
- SBS <골드미스가 간다>를 보고
지난 일요일(7월12일) TV를 보니 훤출한 키의 잘생긴 한 남성이 SBS의 <골드미스가간다>(이하 골미다)에 등장하고 있었다. 그는 개그맨 신봉선의 두 번째 맞선남 으로 시종 샤방샤방한(?) 미소를 그녀에게 보내며 매너있는 태도를 보여준다. 반은 리얼 반은 상황극인 이 데이트 장면은 많은 비혼여성들이 생각하는 ‘맞선’의 어색함을 날려버리는 최대치의 즐거움을 보여주었다. 사실 대한민국에 사는 20대말과 30대의 비혼여성으로 ‘맞선’의 압박을 안 받아 본 여성들은 거의 없을 것이고 또 ‘맞선’의 어색함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거의 없을 것이다. 결혼을 전제로 미리 조건을 보고 만나는 재미없었던 ‘맞선’이 <골미다>에서 보여주는 정도의 로맨틱한 데이트라면 큰 거부감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불행하게도 TV쇼이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이런 데이트는 비혼여성들의 현실과는 사실 거리가 멀다.
올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여성가구주 비율은 전체 가구 중 22.2%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높은 상승률이고 모두 자의적 선택은 아닐지라도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비혼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이런 사회현상은 ‘노처녀’ ‘올드미스’라는 다소 비하 적으로 들리는 비혼여성을 지칭하는 용어의 변화도 가져온다.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친근해진 <골미다>도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용어로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삶을 누리는 싱글여성들을 이르는데 사회적 흐름을 타고 회자되고 이제 방송을 통해 소비되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예는 잘나가는 여성 연예인들의 맞선 프로그램 SBS <일요일이 좋다>의 <골드미스 가간다>이다. 이제 방송은 적극적으로 ’골드미스‘ 컨셉을 연예오락프로그램에 차용하고 있는 것이다.
<골미다>는 여성 연예인 6명이 등장한다. 초기에는 39세의 탤런트 양정아에서 30대인 개그맨 송은이, 신봉선, 탤런트 진재영, 배우 예지원, 가수 장윤정 등이었고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모두 연예인으로서 입지가 굳은 여성이었다. 현재는 이들 중 예지원, 진재영이 도중하차하고 30대의 박소현과 최정윤이 합류하였다. 30대 초반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던 KBS2TV의 <올드미스 다이어리> 보다는 확실히 <골미다>에 출연한 비혼여성들의 연령대는 높다. 이는 비혼여성을 바라보는 방송의 시각이 좀 더 현실적으로 진일보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이렇게 <골미다>는 높은 연령의 싱글 여성의 출연과 그녀들이 보이는 망가짐과 수다가 대단히 유쾌하고 따뜻함도 넘쳐 보이는 프로그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치명적인 단점을 보인다. 그 중 하나는 이 프로그램에서 <골드미스>를 차용하고도 ‘맞선’을 통해 ‘결혼’을 실현하려는 ‘결혼지상주의’의 망령을 벗지 못했다는 점이다. 비혼여성에게 <골드미스>가 로망인 이유는 그녀들의 미래에 ‘결혼’을 필수적으로 놓지 않아도 힘들지 않을 ‘미래 선택권’이 있다는 점이다. 즉 '골드미스‘의 경제적 여유로움이 훨씬 자유로운 고민과 자아실현, 사회적 활동 등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고 굳이 결혼을 전제로 한 맞선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애초에 ’골드미스‘에 열광한 비혼여성들의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골미다>는 짝짓기를 위한 ’맞선‘을 선택하고 싱글 여성들의 다양한 고민과 다양한 선택을 뒤로한 채 단지 결혼에 올인 하고 마는 것이다.
또 다른 아쉬움은 이들이 맞선자가 되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다툼과 적극성이 실제 맞선 과정에서는 사라지고 다소곳하고 여성적이고 다소 미숙한 송은이, 신봉선 등의 여성연예인을 보게 된다는 점이다. 이들이 연예인이라는 특수직에 종사한다 해도 각 분야에서 쌓아온 커리어는 프로다운 것인데 이런 내공보다는 미숙하고 수동적인 그녀들의 모습은 성공한 남성들을 그리는 방송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되어 보여 진다. 또 다시 맞선에 나선 신봉선이 과거 맞선에 실패하면서 보여주었던 ‘눈물’의 예에서 보듯이 이들도 여린 여성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골미다>는 <골드미스>를 차용하고도 다른 비혼여성을 다룬 프로그램들과 차별성을 보이지 못한다. 방송을 보면 그녀들은 단지 ‘돈을 많이 버는 미혼(아직 결혼하지 못한) 여성’일 뿐이다. 그러나 <골드미스>는 좋은 직장이 있기에 좋은 조건의 남성을 만날 확률 때문에 시선을 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선택하는 여성들의 출연을 볼 수 있기에 시선을 끄는 것이다. 결국 근본적으로 사회적 흐름을 잘못 이해한 방송프로그램이 된 것이 아닌가 안타깝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