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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권지연] 여성은 모성애를 타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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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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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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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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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
위민넷 파워칼럼 2009.8.24.
여성은 모성애를 타고난다?
-tvN '화성인바이러스-막장주부편'을 보고
TV 프로그램에서 언제부터 흔하게 듣는 용어중 하나가 ‘4차원같다’, ‘4차원연예인’ 라는 말이다. 독특한 언변과 사고를 가진 연예인을 주로 일컫어 사용되는 '4차원‘ 은 ’외계인 같다‘는 의미와도 통한다. tvN에서 올해 3월31일 시작된 프로그램 <화성인바이러스>는 공중파급 진행자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가 진행하고 ’화성인‘에서 유추할 수 있는 외계인스러움에서 착안하여 특이한 사고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일본 만화책의 여자주인공을 좋아하여 책자와 피규어(형상)를 수집하는 의대생, 누드펜션을 운영하는 누디스트, 여자보다 더 예뻐지고 싶은 남자 등 사회적 시선으로 볼 때 보편성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대단히 개성적인 인물 중 ’막장주부‘라는 여성이 등장한다.
7월14일편에 등장한 이 여성은 결혼 이후 몇 년간 집안일을 하지 않았고 애기를 낳은 이후에도 육아와 집안일을 거의 하지 않은 여성이다. 일하는 사람이 있어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해서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그녀를 <막장주부>란 타이틀로 소개하였고 진행자인 남성3명은 그녀를 보고 경악한다. 카메라는 이 여성이 얼마나 그들이 주장하는 막장인지를 친절히 설명한다. 회사가 끝난 후 마트에서 장을 보며 몇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서는 컴퓨터를 하기 바쁘다. 아이를 잠깐 안아주고 그 외에는 남편이 모든 집안일과 육아를 한다. 그녀의 일상은 직장일 아니면 마트에서 장보기가 다인 듯하다. 이렇게 카메라와 방송이 보여주는 시선을 쫓아다니다 보면 그녀는 정말 막장스럽다. 특히 아이를 조금 안아주는 것 외에 거의 돌보지 않는 모습과 스튜디오에 출연했을 때도 남편과 아이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 집안일에 대한 무책임함을 보면 놀랍기도 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상당히 많은 중요한 전제를 배제하고 시작한다. 즉 그녀는 전업주부가 아닌 직장인이며 저녁까지도 직장에서 해결하고 들어오는 여성이다. 남편은 아르바이트 같은 일을 하고 있어 시간이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즉 남편이 전업주부까지는 아니라도 주부로서의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다. 그리고 이 여성은 아이를 원하진 않았으나 남편은 원하였고 결국 몇 번의 인공수정과정을 통해 아이를 출산하였다. 아이를 원하지 않는 여성과 아이를 원했던 남성이 결혼하여 아이와 집안일을 경제적 혹은 시간적 여건에 맞게 부부합의하에 남편이 보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이 여성은 보통 여성의 전형성으로 분류되는 모성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이를 낳아보니 예뻐서 직장도 그만두고 애기를 돌보고 싶어 하는 엄마 혹은 아이를 놓고 직장에 오는 것이 몹시 마음이 쓰여 눈물 짖는 모성애를 가진 엄마하고도 구별된다. 결국 모성이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이 적어 보이는 이 여성을 프로그램 진행자들은 지탄하며 질문공세를 한다. 우리도 이 진행자들처럼 느껴야하는 걸까?
여기에서 이 프로그램이 제시한 여러 시각에 대한 중요한 점들이 드러난다. 이 프로그램의 전제는 여성은 직장인이어도 그리고 남편이 여성보다 집안을 돌볼 시간이 훨씬 많아도 집안일과 육아는 여성의 몫이어야 한다. 즉 남성 진행자들은 이 여성의 변호(?)를 통해 어느 정도 이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하지만 기본적으로 집안일과 육아는 여성이 몫이며 따라서 이 여성은 그 역할을 방기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역으로 남성들은 집안일과 육아를 방기하고 있지 않나? 부성애도 절대적인 무엇이어야 하지 않나? 결혼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바쁜 남편들을 대신하여 집안일을 책임진다. 이것에 대해 남편에게 질타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또 육아는 잠도 못자며 돌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도 남편에게 사회적 질타를 보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다르다. 이 여성이 다소 이기적으로 결혼생활을 즐기고 있다손 치더라도 정말 수많은 남성들도 육아를 외면하며 자기중심적으로 결혼생활을 즐긴다. 물론 이런 세태는 과거와는 많이 바뀌었고 부성이 절절한 남성들, 집안일을 함께하는 남성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공평한 잣대로 공평하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아졌는가는 물음표일 수밖에 없다.
<화성인바이러스>의 <막장주부>편은 어쩌면 수많은 남편들의 또 다른 거울이다. 직장에서 들어와 tv를 보거나 컴퓨터만을 하다가 잠드는 남편들도 대단히 많기 때문이다. 그들을 두고 <막장남편>이라고 까지 지칭하지 않는다. 이 가정처럼 결혼 전 남편과 합의한 것을 너무 솔직하게 지키며 살려는 그녀의 모습이 결국 ‘막장주부’라는 호칭을 얻었지만 결국 이것도 한 성 중심의 잣대로 진단한 결과이다. 출연한 여성의 남편이 말하길 ‘아이돌보는 것이 너무 힘들다, 조금 도와줬으면 좋겠다’ 고 호소하는데 이것은 보통의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누구나 느꼈을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 집안일도 육아도 여성이기에 혹은 모성으로 저절로 터득되는 무엇이 아니다. 직장일이 유전자에 새겨져 있지 않듯이 여성의 일이라고 애초에 구별 지어진 일들도 결코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무엇이 아님을 우선 깨닫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 속에서 개개 가정이 아닌 사회적 고민, 사회적 역할도 결합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은 모성애를 타고난다?
-tvN '화성인바이러스-막장주부편'을 보고
TV 프로그램에서 언제부터 흔하게 듣는 용어중 하나가 ‘4차원같다’, ‘4차원연예인’ 라는 말이다. 독특한 언변과 사고를 가진 연예인을 주로 일컫어 사용되는 '4차원‘ 은 ’외계인 같다‘는 의미와도 통한다. tvN에서 올해 3월31일 시작된 프로그램 <화성인바이러스>는 공중파급 진행자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가 진행하고 ’화성인‘에서 유추할 수 있는 외계인스러움에서 착안하여 특이한 사고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일본 만화책의 여자주인공을 좋아하여 책자와 피규어(형상)를 수집하는 의대생, 누드펜션을 운영하는 누디스트, 여자보다 더 예뻐지고 싶은 남자 등 사회적 시선으로 볼 때 보편성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대단히 개성적인 인물 중 ’막장주부‘라는 여성이 등장한다.
7월14일편에 등장한 이 여성은 결혼 이후 몇 년간 집안일을 하지 않았고 애기를 낳은 이후에도 육아와 집안일을 거의 하지 않은 여성이다. 일하는 사람이 있어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해서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그녀를 <막장주부>란 타이틀로 소개하였고 진행자인 남성3명은 그녀를 보고 경악한다. 카메라는 이 여성이 얼마나 그들이 주장하는 막장인지를 친절히 설명한다. 회사가 끝난 후 마트에서 장을 보며 몇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서는 컴퓨터를 하기 바쁘다. 아이를 잠깐 안아주고 그 외에는 남편이 모든 집안일과 육아를 한다. 그녀의 일상은 직장일 아니면 마트에서 장보기가 다인 듯하다. 이렇게 카메라와 방송이 보여주는 시선을 쫓아다니다 보면 그녀는 정말 막장스럽다. 특히 아이를 조금 안아주는 것 외에 거의 돌보지 않는 모습과 스튜디오에 출연했을 때도 남편과 아이에 대한 무관심한 태도, 집안일에 대한 무책임함을 보면 놀랍기도 하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상당히 많은 중요한 전제를 배제하고 시작한다. 즉 그녀는 전업주부가 아닌 직장인이며 저녁까지도 직장에서 해결하고 들어오는 여성이다. 남편은 아르바이트 같은 일을 하고 있어 시간이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즉 남편이 전업주부까지는 아니라도 주부로서의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다. 그리고 이 여성은 아이를 원하진 않았으나 남편은 원하였고 결국 몇 번의 인공수정과정을 통해 아이를 출산하였다. 아이를 원하지 않는 여성과 아이를 원했던 남성이 결혼하여 아이와 집안일을 경제적 혹은 시간적 여건에 맞게 부부합의하에 남편이 보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이 여성은 보통 여성의 전형성으로 분류되는 모성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이를 낳아보니 예뻐서 직장도 그만두고 애기를 돌보고 싶어 하는 엄마 혹은 아이를 놓고 직장에 오는 것이 몹시 마음이 쓰여 눈물 짖는 모성애를 가진 엄마하고도 구별된다. 결국 모성이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이 적어 보이는 이 여성을 프로그램 진행자들은 지탄하며 질문공세를 한다. 우리도 이 진행자들처럼 느껴야하는 걸까?
여기에서 이 프로그램이 제시한 여러 시각에 대한 중요한 점들이 드러난다. 이 프로그램의 전제는 여성은 직장인이어도 그리고 남편이 여성보다 집안을 돌볼 시간이 훨씬 많아도 집안일과 육아는 여성의 몫이어야 한다. 즉 남성 진행자들은 이 여성의 변호(?)를 통해 어느 정도 이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하지만 기본적으로 집안일과 육아는 여성이 몫이며 따라서 이 여성은 그 역할을 방기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역으로 남성들은 집안일과 육아를 방기하고 있지 않나? 부성애도 절대적인 무엇이어야 하지 않나? 결혼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바쁜 남편들을 대신하여 집안일을 책임진다. 이것에 대해 남편에게 질타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또 육아는 잠도 못자며 돌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도 남편에게 사회적 질타를 보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다르다. 이 여성이 다소 이기적으로 결혼생활을 즐기고 있다손 치더라도 정말 수많은 남성들도 육아를 외면하며 자기중심적으로 결혼생활을 즐긴다. 물론 이런 세태는 과거와는 많이 바뀌었고 부성이 절절한 남성들, 집안일을 함께하는 남성들도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공평한 잣대로 공평하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아졌는가는 물음표일 수밖에 없다.
<화성인바이러스>의 <막장주부>편은 어쩌면 수많은 남편들의 또 다른 거울이다. 직장에서 들어와 tv를 보거나 컴퓨터만을 하다가 잠드는 남편들도 대단히 많기 때문이다. 그들을 두고 <막장남편>이라고 까지 지칭하지 않는다. 이 가정처럼 결혼 전 남편과 합의한 것을 너무 솔직하게 지키며 살려는 그녀의 모습이 결국 ‘막장주부’라는 호칭을 얻었지만 결국 이것도 한 성 중심의 잣대로 진단한 결과이다. 출연한 여성의 남편이 말하길 ‘아이돌보는 것이 너무 힘들다, 조금 도와줬으면 좋겠다’ 고 호소하는데 이것은 보통의 엄마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누구나 느꼈을 어려움이라고 생각한다. 집안일도 육아도 여성이기에 혹은 모성으로 저절로 터득되는 무엇이 아니다. 직장일이 유전자에 새겨져 있지 않듯이 여성의 일이라고 애초에 구별 지어진 일들도 결코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무엇이 아님을 우선 깨닫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 속에서 개개 가정이 아닌 사회적 고민, 사회적 역할도 결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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