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Header board list icon](/assets/common/header-board-list-icon-871ea5b4968af0aff7ac9000984dc947.png)
[미디어칼럼 권지연] 패션세계에서 보여주는 여성들의 성장 스토리
|
날짜:
10.03.23
|
글쓴이:
민우회
|
조회수:
1302
|
좋아요:
0
위민넷 파워칼럼 2009.9.7.
패션세계에서 보여주는 여성들의 성장 스토리
- SBS 드라마 '스타일'을 보고
‘직장내에서 여성들의 흥미진진한 권력다툼을 TV 드라마를 통해 본 기억이 있을까?’ 라고 묻는다면 NO라고 답할 수 있다. 굳이 따진다면 선악의 뚜렷한 대비를 보이는 드라마에서 주인공과 악역의 여성이 직장에서 다툼을 하는 드라마는 흔하게 보아왔지만 그들은 경영자도 중심 직책의 인물들도 아니었으므로 이런 예로서 적절치 않다. 그러므로 한 패션 잡지사에 발행인, 편집장, 에디터까지 여성들이 벌이는 치열한 권력다툼의 SBS 드라마 <스타일>은 확실히 새로운 드라마임에는 분명하다.
패션세계를 다룬 내용은 이미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년 개봉)를 통해 익히 보아왔다.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었던 한 여성이 세계적인 패션지의 편집장 비서가 되어 편집장의 신임까지 얻지만 결국 그곳이 본인이 지향과 맞지 않음을 깨닫고 패션세계를 떠나 신문사에 입사하게 되는 내용이다. 한 여성의 성장스토리이면서 그녀를 이끄는 편집장을 통해 누군가를 상처 입히고 짓밟고 올라서야 하는 정글과 같은 생존경쟁의 직업 세계를 동시에 보여준 영화이다.
드라마 <스타일>도 이 공식을 쫒고 있다. 패션지 ‘스타일’에 입사하고 아직 자신의 기사도 실어보지 못한(입봉 못한) 이서정(이지아)은 그곳에서 늘상 ‘엣지’(기사에 독특하고 개성있는 포인트를 준다는 의미로 사용됨) 있게를 외치는 박기자(김혜수)를 만나게 된다. 박기자는 발행인(나영희)을 상대로 편집장(채국희)과 권력다툼을 벌이고 결국 편집장을 밀어내고 새 편집장이 되는 인물이다. 이서정은 새 편집장 박기자를 통해 자신의 기사를 잡지에 내는 입봉을 하고 기자로서 한 발을 내딛는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렇듯 앞의 영화와 닮아있다.
그러나 드라마 <스타일>은 훨씬 더 많은 내러티브가 등장하는데 새 발행인으로 오는 서우진(류시원)과 같은 잡지사의 김민준(이용우)이 박기자, 이서정과 복잡한 사랑이야기로 얽힌다는 것과 새발행인 서우진은 알고 보니 재벌의 숨겨진 2세란 진부한 설정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영화에 비해 아쉽게도 신참기자 이서정의 성장스토리도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영화의 그녀는 영리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혼란에 대처하며 불가능한 미션까지 수행하는데 반해 드라마의 이서정은 너무 익숙하게 보아왔던 캔디형 캐릭터에 초기 그녀의 덜렁거림이나 공과 사를 구별 못하는 행동, 주변에 대한 민폐스런 모습까지 직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겠다는 생각만 들게 하였다.
반면 편집장 박기자는 그간 우리 드라마에서 보아왔던 전문직 엘리트 여성에 대한 부정적 묘사에서 조금 비켜간다. 드라마 제작진이 의도하였던 의도하지 않았던 배우 김혜수와 어우러진 박기자 캐릭터는 세련됨, 노련함, 쿨함을 보여주고 있어 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주인공의 성장보다 더 눈여겨 보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한다. 연약하게 죽어있지도 남자에게 기죽지도 않는 그녀는 이서정에게 ‘응석은 엄마에게해.....넌 이미 하자야’ 라는 등 거친 독설을 내뿜어 악역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시청자에게는 카타르시스를 캐릭터에게는 매력을 보탠다.
이 드라마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초기 발행인-편집장-박기자 등 여성들 간의 흥미로웠던 치열한 파워게임은 상쇄되고 기존의 잡지를 답습하려는 세력 즉 과거 발행인과 박기자 그리고 이에 인간적이고 소박한 잡지를 지향하려는 새발행인과 이서정간의 대결로 다소 진부한 갈등구조를 답습할 징조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이서정의 위험한 기사를 스스로 킬하도록(기사를 싣지 않는 것)배려함으로써 자신의 앞길을 막는 인물일 수도 있는 이서정의 재능을 보호하는 편집장(박기자)의 모습은 어쨌든 지금은 이 드라마를 지탱하는 힘이다.
이서정보다 박기자의 모습에 관심을 더 기울이는 것은 직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고 프로답게 일하고 싶어 하는 많은 여성들의 로망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비록 드라마 속 잡지사의 모습이 대단히 현실성없고 또 패션세계를 다루고 있어 너무 화려하게 치장되고 있다할지라도 말이다. 모처럼 여성들의 시원한 핑퐁같은 대화의 재미가 최근 반감되었지만 아직 성장해야할 이서정도 있고 성공과 생존 사이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박기자도 있다. 신선함과 진부함 속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이 드라마는 ‘엣지’있는 드라마가 되기에는 한계가 크지만 그래도 엘리트 여성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신선한 시각으로 방점을 찍을 여지는 충분히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이 드라마의 넘치는 화려한 볼거리보다 더 가치있는 종착역임을 제작진은 충분히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
패션세계에서 보여주는 여성들의 성장 스토리
- SBS 드라마 '스타일'을 보고
‘직장내에서 여성들의 흥미진진한 권력다툼을 TV 드라마를 통해 본 기억이 있을까?’ 라고 묻는다면 NO라고 답할 수 있다. 굳이 따진다면 선악의 뚜렷한 대비를 보이는 드라마에서 주인공과 악역의 여성이 직장에서 다툼을 하는 드라마는 흔하게 보아왔지만 그들은 경영자도 중심 직책의 인물들도 아니었으므로 이런 예로서 적절치 않다. 그러므로 한 패션 잡지사에 발행인, 편집장, 에디터까지 여성들이 벌이는 치열한 권력다툼의 SBS 드라마 <스타일>은 확실히 새로운 드라마임에는 분명하다.
패션세계를 다룬 내용은 이미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년 개봉)를 통해 익히 보아왔다.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었던 한 여성이 세계적인 패션지의 편집장 비서가 되어 편집장의 신임까지 얻지만 결국 그곳이 본인이 지향과 맞지 않음을 깨닫고 패션세계를 떠나 신문사에 입사하게 되는 내용이다. 한 여성의 성장스토리이면서 그녀를 이끄는 편집장을 통해 누군가를 상처 입히고 짓밟고 올라서야 하는 정글과 같은 생존경쟁의 직업 세계를 동시에 보여준 영화이다.
드라마 <스타일>도 이 공식을 쫒고 있다. 패션지 ‘스타일’에 입사하고 아직 자신의 기사도 실어보지 못한(입봉 못한) 이서정(이지아)은 그곳에서 늘상 ‘엣지’(기사에 독특하고 개성있는 포인트를 준다는 의미로 사용됨) 있게를 외치는 박기자(김혜수)를 만나게 된다. 박기자는 발행인(나영희)을 상대로 편집장(채국희)과 권력다툼을 벌이고 결국 편집장을 밀어내고 새 편집장이 되는 인물이다. 이서정은 새 편집장 박기자를 통해 자신의 기사를 잡지에 내는 입봉을 하고 기자로서 한 발을 내딛는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렇듯 앞의 영화와 닮아있다.
그러나 드라마 <스타일>은 훨씬 더 많은 내러티브가 등장하는데 새 발행인으로 오는 서우진(류시원)과 같은 잡지사의 김민준(이용우)이 박기자, 이서정과 복잡한 사랑이야기로 얽힌다는 것과 새발행인 서우진은 알고 보니 재벌의 숨겨진 2세란 진부한 설정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영화에 비해 아쉽게도 신참기자 이서정의 성장스토리도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 영화의 그녀는 영리하게 상황을 인식하고 혼란에 대처하며 불가능한 미션까지 수행하는데 반해 드라마의 이서정은 너무 익숙하게 보아왔던 캔디형 캐릭터에 초기 그녀의 덜렁거림이나 공과 사를 구별 못하는 행동, 주변에 대한 민폐스런 모습까지 직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겠다는 생각만 들게 하였다.
반면 편집장 박기자는 그간 우리 드라마에서 보아왔던 전문직 엘리트 여성에 대한 부정적 묘사에서 조금 비켜간다. 드라마 제작진이 의도하였던 의도하지 않았던 배우 김혜수와 어우러진 박기자 캐릭터는 세련됨, 노련함, 쿨함을 보여주고 있어 이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주인공의 성장보다 더 눈여겨 보는 캐릭터로 자리매김한다. 연약하게 죽어있지도 남자에게 기죽지도 않는 그녀는 이서정에게 ‘응석은 엄마에게해.....넌 이미 하자야’ 라는 등 거친 독설을 내뿜어 악역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시청자에게는 카타르시스를 캐릭터에게는 매력을 보탠다.
이 드라마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초기 발행인-편집장-박기자 등 여성들 간의 흥미로웠던 치열한 파워게임은 상쇄되고 기존의 잡지를 답습하려는 세력 즉 과거 발행인과 박기자 그리고 이에 인간적이고 소박한 잡지를 지향하려는 새발행인과 이서정간의 대결로 다소 진부한 갈등구조를 답습할 징조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이서정의 위험한 기사를 스스로 킬하도록(기사를 싣지 않는 것)배려함으로써 자신의 앞길을 막는 인물일 수도 있는 이서정의 재능을 보호하는 편집장(박기자)의 모습은 어쨌든 지금은 이 드라마를 지탱하는 힘이다.
이서정보다 박기자의 모습에 관심을 더 기울이는 것은 직장에서 자신의 자리를 확보하고 프로답게 일하고 싶어 하는 많은 여성들의 로망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비록 드라마 속 잡지사의 모습이 대단히 현실성없고 또 패션세계를 다루고 있어 너무 화려하게 치장되고 있다할지라도 말이다. 모처럼 여성들의 시원한 핑퐁같은 대화의 재미가 최근 반감되었지만 아직 성장해야할 이서정도 있고 성공과 생존 사이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박기자도 있다. 신선함과 진부함 속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이 드라마는 ‘엣지’있는 드라마가 되기에는 한계가 크지만 그래도 엘리트 여성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신선한 시각으로 방점을 찍을 여지는 충분히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이 드라마의 넘치는 화려한 볼거리보다 더 가치있는 종착역임을 제작진은 충분히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