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Header board list icon](/assets/common/header-board-list-icon-871ea5b4968af0aff7ac9000984dc947.png)
[미디어칼럼 권지연]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가족드라마의 표상
|
날짜:
10.03.23
|
글쓴이:
민우회
|
조회수:
1535
|
좋아요:
1
위민넷 파워칼럼 2009.9.18.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가족드라마의 표상
- KBS \'다함께차차차\'를 보고
가족드라마라면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가 이 범주에 속할 것이다. 그러나 일일드라마는 가족드라마라는 통칭이 무색할 만큼 <막장드라마>의 오명을 가지고 있다. SBS <아내의 유혹>과 KBS1TV의 <너는내운명>처럼 대단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에서부터 최근 SBS <두아내>, MBC <밥줘>까지 거의 모든 일일드라마를 이렇게 <막장> 이라고 칭해도 될 만큼 자극적인 억지 내용이 등장하다. 최근 평일 밤 일일 드라마 중 시청률이 가장 좋은 편인 <다함께 차차차>는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두아내>, <밥줘>에 비해 건강(?)한 편이다.
사실 저녁 8시30분 KBS1TV의 일일 드라마는 50대 이상의 중, 장년층에게는 폭넓은 지지를 받는 붙박이 인기드라마로 유명하다. 일단 시청률에서 30% 넘기는 것은 보통이고 40%는 넘어야 대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면에서 20%시청률에서 간당간당한 <다함께차차차>는 인기면에선 미완의 KBS 드라마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시청률에서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 못하지만 내용면에선 과거 KBS표 일일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것은 시청률보다 오히려 더 안타까운 점이다.
이 드라마는 세 가족이 등장한다. 한 날 한 시에 남편을 잃은 두 명의 동서가 시어머님과 자식들과 함께 사는 진우네(오만석), 진우와 사랑하는 사이인 회사 오너 딸 나윤네(조안), 퇴직한 교육공무원 아버지를 두고 종가집이기도 한 이철네(이종수)가 이들이다. 진우와 나윤이 사랑하는 사이인데 나윤 어머님이 이들의 결합을 적극 방해하고 더불어 이철과 결혼을 추진하는 내용이 현재 이 드라마의 중심내용이다.
현재까지 방영된 <다함께 차차차>에서 가장 특기할만한 가족구성은 여성이 가장인 진우네 이다. 이것은 애초에 드라마를 홍보할 때 제작진도 강조했던 부분으로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가 가장인 가부장제의 드라마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사뭇 새로운 기대함을 가지게 하는 가족형태였다. 확실히 이 가족의 모습은 편안하고 온화하고 흔한 고부갈등도 없어 여성이 가장인 가족의 전형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 가족의 애환이랄 수 있는 내용은 드라마 전개과정에서 그렇게 고민되어 드러나지 않으며 애정의 갈등 구조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일일드라마의 단골로 등장하는 가난하지만 서로 격려하며 사는 모범적 가족상의 단면 이상을 넘지 않고 있고 또 밋밋하기까지 하다. 결국 초기 의욕은 용두사미가 된 겪이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아쉬운 것은 젊은이들의 삼각관계와 관련한 내용이다. 삼각관계의 시작은 이 커플을 극렬히 반대하는 은혜(이응경)가 자신의 남편 강신욱(홍요섭)과 상대 집안인 진우네 큰 엄마 하윤정(심혜진)이 한때 부부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나윤-진우의 결합을 반대하면서 등장한다. 그리고 두 가족의 복잡한 사정은 신욱이 기억상실증으로 과거 부인 윤정을 기억 못하고 은혜와 결혼해 한 가정을 이루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 한 이 설정은 KBS가 과거 눈물바람을 일으키는 드라마 소재로 두 번 활용했던 내용이다. 시대착오적이며 반갑지 않은 진부함의 이 신파적 소재는 결국 이 드라마를 통해 재탄생한 것이다. 더욱이 이 드라마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 두 가족의 인연을 자식대의 결혼문제에까지 얽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남편을 과거 인연과 격리시키기 위해 딸의 결혼을 반대하는 은혜의 행동을 이끌어내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딸을 일방적으로 결혼시키려는 과한 어머니의 모습을 탄생시킨다.
나윤 캐릭터의 극단은 더 나아가 개연성 없는 이철과 진우의 모습으로 연결된다. 자신과의 결혼을 나윤이 원하고 있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결혼을 밀어 붙이는 이철은 자신의 미래를 회사에 걸고 싶은 야망 혹은 나윤에 대한 어떤 욕망도 드라마 속에서 드러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단지 꼭두각시 캐릭터로 보인다. 진우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나윤의 약혼식장에 나타나 그녀에게 자신의 사랑을 적극 표현한 진우 모습은 평소 나윤에게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동기가 약한 돌발적인 행동으로 보인다. 이렇게 갈등을 둘러싼 각 캐릭터들은 개연성을 상실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일일드라마들은 남편의 외도, 이혼, 새로운 로맨스, 복수 등의 코드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런 소재의 <밥줘>나 <두아내>와는 다르게 어쨌든 비교적 막장에서 비켜간 일일드라마를 <다함께 차차차>는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지 이뿐이다. 어떤 소재는 너무 익숙하고(이교장의 새며느리와 고모의 갈등), 어떤 소재는 신파이며(은혜- 신혜-윤정), 또 어떤 소재는 너무 평범하다. (진우-나윤-이철) 대충 익숙한 드라마들의 비빔밥 같으면서도 또 인물들의 모티브가 뚜렷하지 않아 심심하기도 하다. 그렇기에 아마도 최근 더 갈등을 증폭시키는 내용이 등장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그나마 가지고 있던 <다함께차차차>의 장점마저 상쇄시키는 부메랑이다. 비록 가족드라마의 새로운 일보를 전진하지 못하였다할지라도 또 하나의 불편한 드라마를 보고 싶진 않다. 그것이 더욱이 공영방송 KBS라면 더욱 지켜야할 덕목일 듯 싶다.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는 가족드라마의 표상
- KBS \'다함께차차차\'를 보고
가족드라마라면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가 이 범주에 속할 것이다. 그러나 일일드라마는 가족드라마라는 통칭이 무색할 만큼 <막장드라마>의 오명을 가지고 있다. SBS <아내의 유혹>과 KBS1TV의 <너는내운명>처럼 대단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드라마에서부터 최근 SBS <두아내>, MBC <밥줘>까지 거의 모든 일일드라마를 이렇게 <막장> 이라고 칭해도 될 만큼 자극적인 억지 내용이 등장하다. 최근 평일 밤 일일 드라마 중 시청률이 가장 좋은 편인 <다함께 차차차>는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두아내>, <밥줘>에 비해 건강(?)한 편이다.
사실 저녁 8시30분 KBS1TV의 일일 드라마는 50대 이상의 중, 장년층에게는 폭넓은 지지를 받는 붙박이 인기드라마로 유명하다. 일단 시청률에서 30% 넘기는 것은 보통이고 40%는 넘어야 대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면에서 20%시청률에서 간당간당한 <다함께차차차>는 인기면에선 미완의 KBS 드라마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시청률에서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지 못하지만 내용면에선 과거 KBS표 일일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것은 시청률보다 오히려 더 안타까운 점이다.
이 드라마는 세 가족이 등장한다. 한 날 한 시에 남편을 잃은 두 명의 동서가 시어머님과 자식들과 함께 사는 진우네(오만석), 진우와 사랑하는 사이인 회사 오너 딸 나윤네(조안), 퇴직한 교육공무원 아버지를 두고 종가집이기도 한 이철네(이종수)가 이들이다. 진우와 나윤이 사랑하는 사이인데 나윤 어머님이 이들의 결합을 적극 방해하고 더불어 이철과 결혼을 추진하는 내용이 현재 이 드라마의 중심내용이다.
현재까지 방영된 <다함께 차차차>에서 가장 특기할만한 가족구성은 여성이 가장인 진우네 이다. 이것은 애초에 드라마를 홍보할 때 제작진도 강조했던 부분으로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가 가장인 가부장제의 드라마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사뭇 새로운 기대함을 가지게 하는 가족형태였다. 확실히 이 가족의 모습은 편안하고 온화하고 흔한 고부갈등도 없어 여성이 가장인 가족의 전형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 가족의 애환이랄 수 있는 내용은 드라마 전개과정에서 그렇게 고민되어 드러나지 않으며 애정의 갈등 구조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다만 일일드라마의 단골로 등장하는 가난하지만 서로 격려하며 사는 모범적 가족상의 단면 이상을 넘지 않고 있고 또 밋밋하기까지 하다. 결국 초기 의욕은 용두사미가 된 겪이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아쉬운 것은 젊은이들의 삼각관계와 관련한 내용이다. 삼각관계의 시작은 이 커플을 극렬히 반대하는 은혜(이응경)가 자신의 남편 강신욱(홍요섭)과 상대 집안인 진우네 큰 엄마 하윤정(심혜진)이 한때 부부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나윤-진우의 결합을 반대하면서 등장한다. 그리고 두 가족의 복잡한 사정은 신욱이 기억상실증으로 과거 부인 윤정을 기억 못하고 은혜와 결혼해 한 가정을 이루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 한 이 설정은 KBS가 과거 눈물바람을 일으키는 드라마 소재로 두 번 활용했던 내용이다. 시대착오적이며 반갑지 않은 진부함의 이 신파적 소재는 결국 이 드라마를 통해 재탄생한 것이다. 더욱이 이 드라마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 두 가족의 인연을 자식대의 결혼문제에까지 얽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남편을 과거 인연과 격리시키기 위해 딸의 결혼을 반대하는 은혜의 행동을 이끌어내고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딸을 일방적으로 결혼시키려는 과한 어머니의 모습을 탄생시킨다.
나윤 캐릭터의 극단은 더 나아가 개연성 없는 이철과 진우의 모습으로 연결된다. 자신과의 결혼을 나윤이 원하고 있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결혼을 밀어 붙이는 이철은 자신의 미래를 회사에 걸고 싶은 야망 혹은 나윤에 대한 어떤 욕망도 드라마 속에서 드러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단지 꼭두각시 캐릭터로 보인다. 진우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나윤의 약혼식장에 나타나 그녀에게 자신의 사랑을 적극 표현한 진우 모습은 평소 나윤에게 적극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동기가 약한 돌발적인 행동으로 보인다. 이렇게 갈등을 둘러싼 각 캐릭터들은 개연성을 상실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일일드라마들은 남편의 외도, 이혼, 새로운 로맨스, 복수 등의 코드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이런 소재의 <밥줘>나 <두아내>와는 다르게 어쨌든 비교적 막장에서 비켜간 일일드라마를 <다함께 차차차>는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단지 이뿐이다. 어떤 소재는 너무 익숙하고(이교장의 새며느리와 고모의 갈등), 어떤 소재는 신파이며(은혜- 신혜-윤정), 또 어떤 소재는 너무 평범하다. (진우-나윤-이철) 대충 익숙한 드라마들의 비빔밥 같으면서도 또 인물들의 모티브가 뚜렷하지 않아 심심하기도 하다. 그렇기에 아마도 최근 더 갈등을 증폭시키는 내용이 등장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은 그나마 가지고 있던 <다함께차차차>의 장점마저 상쇄시키는 부메랑이다. 비록 가족드라마의 새로운 일보를 전진하지 못하였다할지라도 또 하나의 불편한 드라마를 보고 싶진 않다. 그것이 더욱이 공영방송 KBS라면 더욱 지켜야할 덕목일 듯 싶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