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미디어칼럼 권지연] 청소년 성문제는 흥밋거리가 아니다
|
날짜:
10.03.23
|
글쓴이:
민우회
|
조회수:
1296
|
좋아요:
0
위민넷 파워칼럼 2009.10.14.
청소년 성문제는 흥밋거리가 아니다
-\'Ystar-특종헌터스\', \'Q채널-비하인드\'를 보고
최근 대한민국의 가장 큰 핫이슈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정치문제도 경제문제도 아닌 바로 어린이 성폭행사건인 ‘조두순 사건’이었다. 그 사건 내용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범인에게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싶을 만큼 몇 날 몇 일 사건에 대한 잔상이 남아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이 충격적 사건이 알려진 이후 우리는 사건의 판결결과에 분노를 쏟기도 하였고 연일 발표되는 어린이 성폭행 범에 대한 판결을 보면서 무기력감도 느꼈을 것이다. 우리 법이 아이들 보호에 이렇게 소극적이구나, 우리 사회는 남성, 술 등 어떤 부분에 이해하기 힘들만큼 관용적이구나 등 이해하기 힘든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이 사건의 공론화를 증폭시킨 계기는 KBS2TV <시사기획쌈>이었다. ‘쌈’이 만들어낸 사회적 공분은 사건자체를 알리게 함과 동시에 사회적인 중대범죄에 대한 현실도 돌아보게 하여 결국 미디어의 역할을 극대화시킨 사례가 되었다. 이는 역으로 미디어가 얼마나 성관련 소재들을 책임감 있게 다루어야하는지도 증명한 것이다. 우연찮게도 지난 9월 케이블 TV에서는 또 다른 소수자(minor)인 청소년의 성매매를 다룬 두 개의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9월에 방영된 Ystar의 <특종헌터스> ‘역원조교제’ 편과 Q채널의 <비하인드>의 ‘여성 청소년의 성매매’가 바로 이것이다. <특종헌터스>는 몰래카메라를 이용하여 청소년들을 탐문하는 방식이었다면 <비하인드>는 청소년의 이야기도 일부 나오지만 성매수를 하는 남성을 추적하는 내용이 더 많이 등장하였다. 이 프로그램들에서 다루어진 청소년 성매매 행태는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매매 특별법)에 의거하여 가중처벌 된다. 이런 범죄적 인식에서 방송내용이 얼마나 적합하게 그려졌는가를 진단해본다면 결론적으로 그렇지 못하였다고 답할 수 있다. <특종헌터스>는 작가가 성매수자로 위장하여 성매매에 나선 남자 청소년을 몰래카메라로 추적한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왜 성매매에 나섰는지를 묻는다. 남성 10대들은 ‘용돈도 벌면서 성적 호기심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연상의 여성과의 만남이다’라고 대답한다. 결국 성매매를 범죄로 잘 인식하지 못한 10대들이 이런 만남을 ‘힘 안들이고 돈 버는 아르바이트와 같다’라는 의미로 전달한 것이다.
이에 비해 <비하인드>는 살 곳과 용돈이 마땅치 않은 가출한 10대 여성들이 PC방을 이용해 성인 남성들과 성매매 거래를 하고 있는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비교적 <특종헌터스>에 비해서는 드러난 현상(성매매)의 원인을 약간은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비하인드>는 ‘한달 300-400만원을 벌어 왠만한 직장보다 낫다’는 식의 10대 여성 성매매자의 인터뷰가 등장하여 성매매에 나서면 이런 돈을 벌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킬 위험성을 내포하였다.
비록 <비하인드>가 10대 여성 성매매자의 현실과 상황을 부분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할지라도 결국 두 프로그램 모두 10대들이 성을 매매하는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거나 또 10대들이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 여러 환경들을 진지하게 살펴보는 것 등 어떤 노력도 부족하였다. 오히려 자료화면으로 10대 성매매자와 성인 성매수자가 어떻게 채팅하는지를 보여주고, 이 채팅에서 사용되는 그들만의 용어도 여과 없이 등장한다. 또한 성매매를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10대 아이들에 의해 쏟아지는 말들과 10대 성을 매수하려는 극소수 어른들의 ‘변’까지 등장하면 과연 이 방송들이 무엇을 위한 취재였는지 의아심까지 들게 한다.
방송은 다소 자극적이고 또 선정적인 주제를 선보이기도 하지만 단지 인기만을 위해 영합해서는 안되는 지점은 소수자(어린이, 청소년, 여성)에 대한 성폭행과 성매매 소재를 다룰 때이다. 예를 들어 드라마나 재연프로그램에서 맥락상 성폭행 장면을 묘사해야하는 상황에서도 범죄로 판단할 수 있는 성폭행 행위의 최소 표현 외에는 어떤 선정적 의도를 가지고 연출하여서는 안된다. 즉 성폭행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여 선정성을 부각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성폭행장면과 마찬가지로 청소년의 성문제를 다룸에도 이런 원칙은 필요하다. 즉 마치 ‘세상에 이런 일이’ 라는 식의 호기심과 신기함을 가진 접근은 TV라는 공적매체의 너무도 적절치 않는 처신이다. 단지 ‘흥미거리’로 이들의 문제를 바라보거나 다루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 상황, 그리고 어떤 해결방안이 있을 것인가를 다루었어야함에도 단순히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은 너무 안이한 자세이다. 이는 보호해야할 소수자에 대한 방송의 정도를 지키기 못한 결과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방송의 좀 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청소년 성문제는 흥밋거리가 아니다
-\'Ystar-특종헌터스\', \'Q채널-비하인드\'를 보고
최근 대한민국의 가장 큰 핫이슈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정치문제도 경제문제도 아닌 바로 어린이 성폭행사건인 ‘조두순 사건’이었다. 그 사건 내용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범인에게 정신적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싶을 만큼 몇 날 몇 일 사건에 대한 잔상이 남아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이 충격적 사건이 알려진 이후 우리는 사건의 판결결과에 분노를 쏟기도 하였고 연일 발표되는 어린이 성폭행 범에 대한 판결을 보면서 무기력감도 느꼈을 것이다. 우리 법이 아이들 보호에 이렇게 소극적이구나, 우리 사회는 남성, 술 등 어떤 부분에 이해하기 힘들만큼 관용적이구나 등 이해하기 힘든 현실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이 사건의 공론화를 증폭시킨 계기는 KBS2TV <시사기획쌈>이었다. ‘쌈’이 만들어낸 사회적 공분은 사건자체를 알리게 함과 동시에 사회적인 중대범죄에 대한 현실도 돌아보게 하여 결국 미디어의 역할을 극대화시킨 사례가 되었다. 이는 역으로 미디어가 얼마나 성관련 소재들을 책임감 있게 다루어야하는지도 증명한 것이다. 우연찮게도 지난 9월 케이블 TV에서는 또 다른 소수자(minor)인 청소년의 성매매를 다룬 두 개의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9월에 방영된 Ystar의 <특종헌터스> ‘역원조교제’ 편과 Q채널의 <비하인드>의 ‘여성 청소년의 성매매’가 바로 이것이다. <특종헌터스>는 몰래카메라를 이용하여 청소년들을 탐문하는 방식이었다면 <비하인드>는 청소년의 이야기도 일부 나오지만 성매수를 하는 남성을 추적하는 내용이 더 많이 등장하였다. 이 프로그램들에서 다루어진 청소년 성매매 행태는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매매 특별법)에 의거하여 가중처벌 된다. 이런 범죄적 인식에서 방송내용이 얼마나 적합하게 그려졌는가를 진단해본다면 결론적으로 그렇지 못하였다고 답할 수 있다. <특종헌터스>는 작가가 성매수자로 위장하여 성매매에 나선 남자 청소년을 몰래카메라로 추적한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왜 성매매에 나섰는지를 묻는다. 남성 10대들은 ‘용돈도 벌면서 성적 호기심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연상의 여성과의 만남이다’라고 대답한다. 결국 성매매를 범죄로 잘 인식하지 못한 10대들이 이런 만남을 ‘힘 안들이고 돈 버는 아르바이트와 같다’라는 의미로 전달한 것이다.
이에 비해 <비하인드>는 살 곳과 용돈이 마땅치 않은 가출한 10대 여성들이 PC방을 이용해 성인 남성들과 성매매 거래를 하고 있는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비교적 <특종헌터스>에 비해서는 드러난 현상(성매매)의 원인을 약간은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비하인드>는 ‘한달 300-400만원을 벌어 왠만한 직장보다 낫다’는 식의 10대 여성 성매매자의 인터뷰가 등장하여 성매매에 나서면 이런 돈을 벌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확산시킬 위험성을 내포하였다.
비록 <비하인드>가 10대 여성 성매매자의 현실과 상황을 부분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할지라도 결국 두 프로그램 모두 10대들이 성을 매매하는 문제를 제대로 진단하거나 또 10대들이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 여러 환경들을 진지하게 살펴보는 것 등 어떤 노력도 부족하였다. 오히려 자료화면으로 10대 성매매자와 성인 성매수자가 어떻게 채팅하는지를 보여주고, 이 채팅에서 사용되는 그들만의 용어도 여과 없이 등장한다. 또한 성매매를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10대 아이들에 의해 쏟아지는 말들과 10대 성을 매수하려는 극소수 어른들의 ‘변’까지 등장하면 과연 이 방송들이 무엇을 위한 취재였는지 의아심까지 들게 한다.
방송은 다소 자극적이고 또 선정적인 주제를 선보이기도 하지만 단지 인기만을 위해 영합해서는 안되는 지점은 소수자(어린이, 청소년, 여성)에 대한 성폭행과 성매매 소재를 다룰 때이다. 예를 들어 드라마나 재연프로그램에서 맥락상 성폭행 장면을 묘사해야하는 상황에서도 범죄로 판단할 수 있는 성폭행 행위의 최소 표현 외에는 어떤 선정적 의도를 가지고 연출하여서는 안된다. 즉 성폭행장면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여 선정성을 부각시켜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성폭행장면과 마찬가지로 청소년의 성문제를 다룸에도 이런 원칙은 필요하다. 즉 마치 ‘세상에 이런 일이’ 라는 식의 호기심과 신기함을 가진 접근은 TV라는 공적매체의 너무도 적절치 않는 처신이다. 단지 ‘흥미거리’로 이들의 문제를 바라보거나 다루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 상황, 그리고 어떤 해결방안이 있을 것인가를 다루었어야함에도 단순히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은 너무 안이한 자세이다. 이는 보호해야할 소수자에 대한 방송의 정도를 지키기 못한 결과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방송의 좀 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