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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권지연] 남녀탐구생활이 보여주는 고정관념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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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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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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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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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
위민넷 파워칼럼 2009.10.29.
남녀탐구생활이 보여주는 고정관념의 벽
-tvN의 '재밌는TV롤러코스터'의 '남녀탐구생활'를 보고
‘남녀는 얼마나 다른가?’ 라고 묻는다면, ‘많이 다르다’라고 답하는 사람도 있고 ‘비슷하다’라고 답하는 사람들도 있다. 남녀의 인간적 보편성에 무게를 두는 사람이라면 후자일 것이고 남녀의 외모부터 성향까지의 차이에 무게를 두는 사람이라면 전자로 답할 것이다. 어떤 곳에 무게를 두더라도 남녀 성(gender)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들여다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거리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이런 점들을 고민하고 연구하기도 한다. 학자들의 깊이 있는 탐구는 아닐지라도 소소한 일상속의 ‘다름’을 탐구한 TV프로그램이 있다. tvN의 <재밌는tv 롤러코스터>의 <남녀탐구생활>이 그 프로그램이다.
<남녀탐구생활>은 동일한 상황에 놓인 남녀가 각각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상황극과 내레이션으로 설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즉 전자제품이 고장 났을 때, 차를 몰 때, 결혼 후 남편의 집과 부인의 집을 갈 때, 직장생활 할 때, 친구들과 만날 때, 퇴근 후 컴퓨터 할 때, 라면 끓여 먹을 때까지 일상의 세세한 차이를 소개한다. 그리고 내레이션은 이 상황 극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예를 들어 ‘세상에 이런 똥매너가 어디 있어요’ ‘제기랄!’ ‘간지나게 핸들을 조작하여 길에 나와요’, ‘본능이라 그런지 쭉쭉빵빵 이쁜이를 찾아요’, .......(친구들과 만나) ‘개구라를 떨어요’ 등이다.
비록 방송용으로는 부적합한 용어들의 등장하지만 건조한 내레이터의 목소리와 결합되어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런 독특함은 <남녀탐구생활>이 보여주는 공감대와 더불어 이 프로그램을 성공한 프로그램으로 만든 이유이다. 실제 가전제품을 고치겠다고 설치다가 마무리를 못하는 남성의 모습은 익숙하게 본 듯하고 남성들의 군대생활과 또 제대 후의 재입대 악몽에 공감하는 남성들도 많을 것이다. 또 여성은 남성을 남성은 여성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무시하시 못할 것은 바로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문제이다.
한 에피소드를 보자. 남녀가 각각 라면을 끓이는데 남성은 라면에 계란, 참치, 김치, 햄, 그리고 먹다 남은 삼겹살까지 넣어 보기에도 느끼한 라면을 끓인다. 반면 여성은 칼로리를 일일이 따져보고 면과 스프를 각각 따로 끓여 기름기를 제거한 면을 스프국물과 섞어 먹는다. 또 다른 에피소드를 보자. 직장생활을 하는 남성은 상사의 비위를 맞추느라 바쁜데 그 상사가 미워 그가 타오라는 커피에 침을 뱉는다. 또 여성은 직장생활에서 뒷담화는 예사이며 뽀대 나는 명품 지갑을 자랑하고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기에 바쁘다.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남녀의 성향은 일정한 정형성을 보여준다. 즉 남성은 맛보다는 양이며, 극단적이고 다소 지저분한 행동을 하고 허풍이 있으나 장모님에게 용돈을 찔러주는 깊은 속내를 가졌다. 반면 여성은 수다와 명품을 좋아하고 새침한데 다소 무지하고, 다이어트에 목맨다. 특히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보았을 때보다 몇 개의 에피소드들을 더 보았을 때 남녀의 정형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남녀에 대한 고정관념은 강화된다.
고정관념은 단순히 고정관념일 뿐이라고 혹자는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고정관념이 개개인에게 편견 혹은 선입견으로 다가오면 단지 고정관념일 뿐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 없는 무엇이 되어버린다. 여성이 직장에서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는 고정관념은 여성의 진급을 어렵게 하고,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않는다는 아버지에 대한 고정관념은 놀아줘도 생색나지 않은 억울한 아버지를 양산한다. 극단적으로 고정관념의 벽 때문에 좌절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듯 여성과 남성을 고정관념으로 정형화하여 보는 것은 결국 그들의 차이를 인정하기보다 차별로 이어지게 한다. 그렇기에 TV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고정관념에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그냥 웃자고 만든 코미디, 시트콤, 버라이어티쇼 등에 심각할 필요가 있냐고 묻는다 해도 그냥 웃을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오히려 고정관념을 이용한 웃음유발은 이런 프로그램의 핵심코드인 경우가 많고 결국 그 웃음 속에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가 무위가 될 수도 있다. 사회는 다양해지며 우리가 따라가지 못할 만큼 급격한 변화 속에 다양한 인성들이 존재한다. 이런 사회에 살고 있으면 좀 더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봐도 되지 않을까. 우리에게는 서로의 이해를 넓히는 기회가 사실 더 필요한 것이다.
남녀탐구생활이 보여주는 고정관념의 벽
-tvN의 '재밌는TV롤러코스터'의 '남녀탐구생활'를 보고
‘남녀는 얼마나 다른가?’ 라고 묻는다면, ‘많이 다르다’라고 답하는 사람도 있고 ‘비슷하다’라고 답하는 사람들도 있다. 남녀의 인간적 보편성에 무게를 두는 사람이라면 후자일 것이고 남녀의 외모부터 성향까지의 차이에 무게를 두는 사람이라면 전자로 답할 것이다. 어떤 곳에 무게를 두더라도 남녀 성(gender)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들여다보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거리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이런 점들을 고민하고 연구하기도 한다. 학자들의 깊이 있는 탐구는 아닐지라도 소소한 일상속의 ‘다름’을 탐구한 TV프로그램이 있다. tvN의 <재밌는tv 롤러코스터>의 <남녀탐구생활>이 그 프로그램이다.
<남녀탐구생활>은 동일한 상황에 놓인 남녀가 각각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상황극과 내레이션으로 설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즉 전자제품이 고장 났을 때, 차를 몰 때, 결혼 후 남편의 집과 부인의 집을 갈 때, 직장생활 할 때, 친구들과 만날 때, 퇴근 후 컴퓨터 할 때, 라면 끓여 먹을 때까지 일상의 세세한 차이를 소개한다. 그리고 내레이션은 이 상황 극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예를 들어 ‘세상에 이런 똥매너가 어디 있어요’ ‘제기랄!’ ‘간지나게 핸들을 조작하여 길에 나와요’, ‘본능이라 그런지 쭉쭉빵빵 이쁜이를 찾아요’, .......(친구들과 만나) ‘개구라를 떨어요’ 등이다.
비록 방송용으로는 부적합한 용어들의 등장하지만 건조한 내레이터의 목소리와 결합되어 유머러스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런 독특함은 <남녀탐구생활>이 보여주는 공감대와 더불어 이 프로그램을 성공한 프로그램으로 만든 이유이다. 실제 가전제품을 고치겠다고 설치다가 마무리를 못하는 남성의 모습은 익숙하게 본 듯하고 남성들의 군대생활과 또 제대 후의 재입대 악몽에 공감하는 남성들도 많을 것이다. 또 여성은 남성을 남성은 여성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무시하시 못할 것은 바로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문제이다.
한 에피소드를 보자. 남녀가 각각 라면을 끓이는데 남성은 라면에 계란, 참치, 김치, 햄, 그리고 먹다 남은 삼겹살까지 넣어 보기에도 느끼한 라면을 끓인다. 반면 여성은 칼로리를 일일이 따져보고 면과 스프를 각각 따로 끓여 기름기를 제거한 면을 스프국물과 섞어 먹는다. 또 다른 에피소드를 보자. 직장생활을 하는 남성은 상사의 비위를 맞추느라 바쁜데 그 상사가 미워 그가 타오라는 커피에 침을 뱉는다. 또 여성은 직장생활에서 뒷담화는 예사이며 뽀대 나는 명품 지갑을 자랑하고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기에 바쁘다.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남녀의 성향은 일정한 정형성을 보여준다. 즉 남성은 맛보다는 양이며, 극단적이고 다소 지저분한 행동을 하고 허풍이 있으나 장모님에게 용돈을 찔러주는 깊은 속내를 가졌다. 반면 여성은 수다와 명품을 좋아하고 새침한데 다소 무지하고, 다이어트에 목맨다. 특히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보았을 때보다 몇 개의 에피소드들을 더 보았을 때 남녀의 정형성은 더욱 두드러진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남녀에 대한 고정관념은 강화된다.
고정관념은 단순히 고정관념일 뿐이라고 혹자는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고정관념이 개개인에게 편견 혹은 선입견으로 다가오면 단지 고정관념일 뿐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 없는 무엇이 되어버린다. 여성이 직장에서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는 고정관념은 여성의 진급을 어렵게 하고,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않는다는 아버지에 대한 고정관념은 놀아줘도 생색나지 않은 억울한 아버지를 양산한다. 극단적으로 고정관념의 벽 때문에 좌절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듯 여성과 남성을 고정관념으로 정형화하여 보는 것은 결국 그들의 차이를 인정하기보다 차별로 이어지게 한다. 그렇기에 TV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고정관념에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는 것이다. 그냥 웃자고 만든 코미디, 시트콤, 버라이어티쇼 등에 심각할 필요가 있냐고 묻는다 해도 그냥 웃을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오히려 고정관념을 이용한 웃음유발은 이런 프로그램의 핵심코드인 경우가 많고 결국 그 웃음 속에 많은 사람들이 노력한 결과가 무위가 될 수도 있다. 사회는 다양해지며 우리가 따라가지 못할 만큼 급격한 변화 속에 다양한 인성들이 존재한다. 이런 사회에 살고 있으면 좀 더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봐도 되지 않을까. 우리에게는 서로의 이해를 넓히는 기회가 사실 더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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