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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권지연] 유쾌한 일일드라마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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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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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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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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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
위민넷 파워칼럼 2009.12.2.
유쾌한 일일드라마가 가능할까?
-MBC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를 보고
시청자들의 매일하는 일일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습관? 재미? 궁금증?
그 이유가 무엇이든 일일드라마가 존재하고 인기를 얻는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일일드라마는 매일 보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하루하루 내용에서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할 갈등구조가 필요하다. 따라서 단조로운 내용보다는 극한 갈등을 유발하는 장치들도 등장하고 이 내용들 때문에 드라마가 선정적으로 흐르기도 한다. 또 고부갈등, 선악대결과 같은 진부한 갈등구조의 전철을 밟기도 한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는 일일드라마는 방영되는 드라마 중 거의 없으나 그래도 최근 시작한 MBC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는 시작은 상큼했던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에어로빅 강사에 태권도 사범인 여자주인공(홍민수)은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급한 볼일을 보려 하는데 휴지가 없어 남자주인공의 소지품인 종이를 휴지로 만든다. 여자 주인공 민수와 남자주인공 유진(이태성)의 인연은 이렇게 코믹하게 시작되었다. 태권도 사범이라는 직업군의 주인공 홍민수는 이 에피소드를 통해 보듯이 보통 여자주인공의 전형성을 피해간다. 씩씩하고 활동적이고 다소 중성적인 그녀는 6살 연하 유진을 마치 동성의 후배를 다루듯 하고 거친 언사도 자주하여 세간(?)의 ‘여성성’과도 거리가 멀다. 우리 현실에서 본 듯하면서도 TV 드라마의 여자주인공으로는 신선한 그녀를 중심으로 드라마 <살맛납니다>는 초기부터 유쾌한 에피소드의 연속이었다.
우선 이 드라마는 두 남녀 주인공의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민수네는 가끔 다투면서도 알콩달콩 사는 따뜻한 가족애를 가진 가족이고 반면 유진네는 경제적으로는 부유하나 더 큰 야망을 가진 아버지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을 겪는다. 이렇게 대비되는 두 가족은 결국 민수, 유진이 우연히 하룻밤을 보내고 그 결과로서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서 파란만장한 결혼과정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내용들을 보면 <살맛납니다>는 초기 유쾌했던 에피소드에 비해 현재는 대단히 진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민수가 뜻하지 않게 임신하게 되었고 이런 민수를 책임지겠다는 유진은 여섯 살 연하에 성형외과 의사이며 이미 약혼하려던 부잣집 딸(그녀는 전형적인 악녀 유형이다)도 있는데……. 더욱이 드레스를 선물하고 피아노를 치며 민수에게 청혼하는 너무 완벽한 연하남 유진의 모습은 이제 진부함을 넘어 이 드라마에 어울리지 않는 비현실성까지 느끼게 한다.
애초에 이 드라마는 최근 일일드라마에 비일비재하게 등장하던 외도소재를 비켜갔고 여자주인공이 신선했으며 남자주인공과의 만남과 이후 과정이 로맨틱하기보다 코믹했기에 유쾌한 일일드라마의 탄생을 기대하게 하였다. 그러나 이런 상황들은 결국 이렇게 구태의연한 갈등구조로 많이 퇴보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아직도 현실적인 생생한 대사들은 여전하고 임신이 남자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민수의 의지도 확고하다. 결혼을 추진하는 유진에게 이 상황을 ‘집안의 문제에서 회피하고자 하는 도구로 삼지 말라’는 민수의 충고는 최소한 그녀가 임신에 기대어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확인해 준다.
이제 드라마의 상황을 다시 보자.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한 커플이 있다. 이 드라마에 나온 대사대로 ‘열렬히 사랑해도 결혼생활이 쉽지 않는데, 단지 아이 때문에 결혼하여 잘살 수 있을까?’ 는 모두 던질 수 있는 의문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하나 아이의 미래라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어떤 결론을 내리든 완벽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아이를 낳겠다는 결심이 여성에게 섰을 때 커플의 결합의 문제보다 아이를 키우면서 개인이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과 그 선택에 대한 지원이 먼저 고민되어야 할 것이다. 즉 결혼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데이트가 먼저일 수도 있고 한부모가족을 이루는 것으로 결론내릴 수도 있다. 홈페이지의 내용을 통해 보면 앞으로 유진, 민수가 결혼하고 이후 신혼이혼을 한다는 예정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 이후 재결합하는 내용을 그리려 하는 것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다. 과정의 진정성이 있다면 드라마 초기 보여줬던 신선함과 유쾌함이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해도 최소한 괜찮은 일일 드라마로 자리매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결국 어떤 드라마로 남게 될지는 우리들의 몫이 된 것이다.
유쾌한 일일드라마가 가능할까?
-MBC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를 보고
시청자들의 매일하는 일일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습관? 재미? 궁금증?
그 이유가 무엇이든 일일드라마가 존재하고 인기를 얻는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일일드라마는 매일 보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하루하루 내용에서 시청자의 궁금증을 유발할 갈등구조가 필요하다. 따라서 단조로운 내용보다는 극한 갈등을 유발하는 장치들도 등장하고 이 내용들 때문에 드라마가 선정적으로 흐르기도 한다. 또 고부갈등, 선악대결과 같은 진부한 갈등구조의 전철을 밟기도 한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는 일일드라마는 방영되는 드라마 중 거의 없으나 그래도 최근 시작한 MBC 일일드라마 <살맛납니다>는 시작은 상큼했던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에어로빅 강사에 태권도 사범인 여자주인공(홍민수)은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급한 볼일을 보려 하는데 휴지가 없어 남자주인공의 소지품인 종이를 휴지로 만든다. 여자 주인공 민수와 남자주인공 유진(이태성)의 인연은 이렇게 코믹하게 시작되었다. 태권도 사범이라는 직업군의 주인공 홍민수는 이 에피소드를 통해 보듯이 보통 여자주인공의 전형성을 피해간다. 씩씩하고 활동적이고 다소 중성적인 그녀는 6살 연하 유진을 마치 동성의 후배를 다루듯 하고 거친 언사도 자주하여 세간(?)의 ‘여성성’과도 거리가 멀다. 우리 현실에서 본 듯하면서도 TV 드라마의 여자주인공으로는 신선한 그녀를 중심으로 드라마 <살맛납니다>는 초기부터 유쾌한 에피소드의 연속이었다.
우선 이 드라마는 두 남녀 주인공의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민수네는 가끔 다투면서도 알콩달콩 사는 따뜻한 가족애를 가진 가족이고 반면 유진네는 경제적으로는 부유하나 더 큰 야망을 가진 아버지로 인해 가족 간의 갈등을 겪는다. 이렇게 대비되는 두 가족은 결국 민수, 유진이 우연히 하룻밤을 보내고 그 결과로서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서 파란만장한 결혼과정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내용들을 보면 <살맛납니다>는 초기 유쾌했던 에피소드에 비해 현재는 대단히 진부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민수가 뜻하지 않게 임신하게 되었고 이런 민수를 책임지겠다는 유진은 여섯 살 연하에 성형외과 의사이며 이미 약혼하려던 부잣집 딸(그녀는 전형적인 악녀 유형이다)도 있는데……. 더욱이 드레스를 선물하고 피아노를 치며 민수에게 청혼하는 너무 완벽한 연하남 유진의 모습은 이제 진부함을 넘어 이 드라마에 어울리지 않는 비현실성까지 느끼게 한다.
애초에 이 드라마는 최근 일일드라마에 비일비재하게 등장하던 외도소재를 비켜갔고 여자주인공이 신선했으며 남자주인공과의 만남과 이후 과정이 로맨틱하기보다 코믹했기에 유쾌한 일일드라마의 탄생을 기대하게 하였다. 그러나 이런 상황들은 결국 이렇게 구태의연한 갈등구조로 많이 퇴보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아직도 현실적인 생생한 대사들은 여전하고 임신이 남자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민수의 의지도 확고하다. 결혼을 추진하는 유진에게 이 상황을 ‘집안의 문제에서 회피하고자 하는 도구로 삼지 말라’는 민수의 충고는 최소한 그녀가 임신에 기대어 자신의 의지에 반하는 결혼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확인해 준다.
이제 드라마의 상황을 다시 보자.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한 커플이 있다. 이 드라마에 나온 대사대로 ‘열렬히 사랑해도 결혼생활이 쉽지 않는데, 단지 아이 때문에 결혼하여 잘살 수 있을까?’ 는 모두 던질 수 있는 의문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하나 아이의 미래라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어떤 결론을 내리든 완벽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아이를 낳겠다는 결심이 여성에게 섰을 때 커플의 결합의 문제보다 아이를 키우면서 개인이 행복해질 수 있는 선택과 그 선택에 대한 지원이 먼저 고민되어야 할 것이다. 즉 결혼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데이트가 먼저일 수도 있고 한부모가족을 이루는 것으로 결론내릴 수도 있다. 홈페이지의 내용을 통해 보면 앞으로 유진, 민수가 결혼하고 이후 신혼이혼을 한다는 예정을 보여준다. 아마도 그 이후 재결합하는 내용을 그리려 하는 것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다. 과정의 진정성이 있다면 드라마 초기 보여줬던 신선함과 유쾌함이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 해도 최소한 괜찮은 일일 드라마로 자리매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결국 어떤 드라마로 남게 될지는 우리들의 몫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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