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Header board list icon](/assets/common/header-board-list-icon-871ea5b4968af0aff7ac9000984dc947.png)
[미디어칼럼 권지연] 결혼하시렵니까?
|
날짜:
10.03.23
|
글쓴이:
민우회
|
조회수:
1428
|
좋아요:
0
위민넷 파워칼럼 2010.2.11.
결혼하시렵니까?
-MBC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보고
살아가면서 가장 흔하게 하는 거짓말 중 하나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비혼 여성의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라는 말도 흔하게 듣는다. 이렇게 오랜 세월 회자되던 결혼에 대한 언급들은 아직도 유효할까? 세상은 많이 변하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에서든 혹은 독립성의 추구이든 매년 비혼 여성과 비혼 남성의 수는 증가하고 있고 또 결혼한 후 이혼율도 과거에 비해 대단히 높다. 따라서 비혼 여성들의 결혼하지 않겠다는 맹세는 이제 허언이 아닌 진정 맹세가 되어가고 있고 이혼율을 보면 ‘결혼은 해서 후회’쪽이 더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과거 비혼 여성의 결혼 열망을 전면에 내세웠던 드라마가 있었다. MBC에서 방영된 <결혼하고 싶은 여자>로 꽤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제목에서 보듯이 결혼 못해서 루저(loser, 낙오자)가 되고 싶지 않은 비혼의 일하는 여성을 다룬 드라마였다. 세월이 많이 흘러 그리고 세상도 변하여 결혼이 절대적인 패러다임이 아닌 이 시대에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다시 돌아온다. 그래서 타이틀도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이다.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는 세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방송국의 보도국 기자 신영, 10년간 사귄 남성과 결혼을 깨고 레스토랑 컨설턴트를 하는 부기, 그리고 성공한 동시통역사로 결혼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다정이 이들이다. 싱글여성과 결혼의 불가분의 관계가 이완되는 이 시기에 이 캐릭터들이 과연 현 시대에 맞는 비혼 여성의 현실을 그리고 있는가가 아마도 드라마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우선 이 드라마는 타이틀에서 보이는 만큼 ‘결혼지향’ 에 몰두하고 있진 않다. 오히려 다른 비혼 여성을 다룬 드라마에 비해 여성들의 직업 활동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이를 통해 여성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준다. 예를 들어 방송국에서 일하는 신영은 몇 날 며칠 일에 대한 고민과 스트레스, 밤샘 속에 어느 날 입이 돌아가는 ‘구안와사’를 앓는다. 결국 그녀들도 예외일 수 없는 녹록치 않은 현실의 생존경쟁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의 결혼 테마는 어떨까? 남자친구와 결혼할 것이라 믿었던 신영은 한번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결혼이 시큰둥해진 상황이고 반면 다정은 그녀의 삶의 완성을 결혼으로 단정한다. 그리고 일에 자신의 인생을 건 부기가 있다. 결혼관에 대한 세 가지 시선을 보여주는 이 특징들은 현대 30대 여성들의 고민과 닮아있다. 즉 결혼은 해야 할 것 같은데 조건이 맞지 않아 고민인 여성들, 정말 결혼하고 싶은데 마땅한 사람이 없어 고민인 여성들, 결혼안하고 사는 것이 편할 것 같기도 하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망설이는 여성들을 말한다. 그래서 드라마의 그녀들은 현실적이고 솔직하다. 다정은 1미터 80미터 이상의 키에 학벌, 재력, 직업 모든 것에서 빠지지 않는 차남을 원하는데 결국 이런 조건의 남성은 대부분 결혼했고 선보는 남성은 어느 쪽이든 조건에 맞지 않는다. 당당하게 사는 부기는 접근하는 남성이 알고 보니 유부남인데 그 남자의 부인 상미에게 남편의 심정적 외도를 알리나 상미의 지인들에게 오히려 봉변당할 위험에 처한다.
멋진 여성 부기와 가끔 추태(?)를 부리지만 귀여운 다정, 세련된 전개, 코믹한 포장, 쿨한 대사 등 이렇게 드라마의 장점은 대단히 많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체적인 신선함은 다소 떨어진다. 대표적인 예는 주인공 신영의 스토리라인이다. 다시 돌아온 전 남자친구 상우와 최근 가까워진 10살이 어린 천재 음악가 민재사이에 신영은 흔한 삼각관계를 이루고 더욱이 연하 민재와의 로맨스는 익숙하며 작위적이다. 이 관계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민재의 엄마는 부기와 얽혀있는 상미이고 전 남자친구 상우는 상미와 인연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4인의 러브라인이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앞으로의 드라마 전개가 코믹보다는 치명적 사랑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였다. 지금까지 이 드라마의 장점이었던 유쾌한 대사와 코믹한 전개들이 앞으로 눈물 바람으로 이어진다는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어쨌든 나름의 맛깔스런 재료를 갖춘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현재 캐릭터를 통해 결혼에 대한 세 가지 시선을 보여주듯이 앞으로도 결혼지상주의나 사랑지상주의로 매몰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현실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다양한 포지션 그리고 선택이 이 드라마의 장점이었고 이에 질척거림도 없었다. 시청자의 큰 열광은 아닐지라도 이런 점 때문에 앞으로도 우리에게 괜찮은 드라마로 남겨졌으면 좋겠다.
결혼하시렵니까?
-MBC 드라마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를 보고
살아가면서 가장 흔하게 하는 거짓말 중 하나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비혼 여성의 말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 라는 말도 흔하게 듣는다. 이렇게 오랜 세월 회자되던 결혼에 대한 언급들은 아직도 유효할까? 세상은 많이 변하고 있다. 경제적인 이유에서든 혹은 독립성의 추구이든 매년 비혼 여성과 비혼 남성의 수는 증가하고 있고 또 결혼한 후 이혼율도 과거에 비해 대단히 높다. 따라서 비혼 여성들의 결혼하지 않겠다는 맹세는 이제 허언이 아닌 진정 맹세가 되어가고 있고 이혼율을 보면 ‘결혼은 해서 후회’쪽이 더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과거 비혼 여성의 결혼 열망을 전면에 내세웠던 드라마가 있었다. MBC에서 방영된 <결혼하고 싶은 여자>로 꽤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제목에서 보듯이 결혼 못해서 루저(loser, 낙오자)가 되고 싶지 않은 비혼의 일하는 여성을 다룬 드라마였다. 세월이 많이 흘러 그리고 세상도 변하여 결혼이 절대적인 패러다임이 아닌 이 시대에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다시 돌아온다. 그래서 타이틀도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이다.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는 세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방송국의 보도국 기자 신영, 10년간 사귄 남성과 결혼을 깨고 레스토랑 컨설턴트를 하는 부기, 그리고 성공한 동시통역사로 결혼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다정이 이들이다. 싱글여성과 결혼의 불가분의 관계가 이완되는 이 시기에 이 캐릭터들이 과연 현 시대에 맞는 비혼 여성의 현실을 그리고 있는가가 아마도 드라마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우선 이 드라마는 타이틀에서 보이는 만큼 ‘결혼지향’ 에 몰두하고 있진 않다. 오히려 다른 비혼 여성을 다룬 드라마에 비해 여성들의 직업 활동이 비교적 구체적으로 묘사된다. 이를 통해 여성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준다. 예를 들어 방송국에서 일하는 신영은 몇 날 며칠 일에 대한 고민과 스트레스, 밤샘 속에 어느 날 입이 돌아가는 ‘구안와사’를 앓는다. 결국 그녀들도 예외일 수 없는 녹록치 않은 현실의 생존경쟁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의 결혼 테마는 어떨까? 남자친구와 결혼할 것이라 믿었던 신영은 한번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결혼이 시큰둥해진 상황이고 반면 다정은 그녀의 삶의 완성을 결혼으로 단정한다. 그리고 일에 자신의 인생을 건 부기가 있다. 결혼관에 대한 세 가지 시선을 보여주는 이 특징들은 현대 30대 여성들의 고민과 닮아있다. 즉 결혼은 해야 할 것 같은데 조건이 맞지 않아 고민인 여성들, 정말 결혼하고 싶은데 마땅한 사람이 없어 고민인 여성들, 결혼안하고 사는 것이 편할 것 같기도 하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망설이는 여성들을 말한다. 그래서 드라마의 그녀들은 현실적이고 솔직하다. 다정은 1미터 80미터 이상의 키에 학벌, 재력, 직업 모든 것에서 빠지지 않는 차남을 원하는데 결국 이런 조건의 남성은 대부분 결혼했고 선보는 남성은 어느 쪽이든 조건에 맞지 않는다. 당당하게 사는 부기는 접근하는 남성이 알고 보니 유부남인데 그 남자의 부인 상미에게 남편의 심정적 외도를 알리나 상미의 지인들에게 오히려 봉변당할 위험에 처한다.
멋진 여성 부기와 가끔 추태(?)를 부리지만 귀여운 다정, 세련된 전개, 코믹한 포장, 쿨한 대사 등 이렇게 드라마의 장점은 대단히 많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체적인 신선함은 다소 떨어진다. 대표적인 예는 주인공 신영의 스토리라인이다. 다시 돌아온 전 남자친구 상우와 최근 가까워진 10살이 어린 천재 음악가 민재사이에 신영은 흔한 삼각관계를 이루고 더욱이 연하 민재와의 로맨스는 익숙하며 작위적이다. 이 관계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민재의 엄마는 부기와 얽혀있는 상미이고 전 남자친구 상우는 상미와 인연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4인의 러브라인이 복잡하게 얽히게 된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앞으로의 드라마 전개가 코믹보다는 치명적 사랑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였다. 지금까지 이 드라마의 장점이었던 유쾌한 대사와 코믹한 전개들이 앞으로 눈물 바람으로 이어진다는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힘들다. 그러나 어쨌든 나름의 맛깔스런 재료를 갖춘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현재 캐릭터를 통해 결혼에 대한 세 가지 시선을 보여주듯이 앞으로도 결혼지상주의나 사랑지상주의로 매몰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현실을 살아가는 여성들의 다양한 포지션 그리고 선택이 이 드라마의 장점이었고 이에 질척거림도 없었다. 시청자의 큰 열광은 아닐지라도 이런 점 때문에 앞으로도 우리에게 괜찮은 드라마로 남겨졌으면 좋겠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