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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권지연]가깝고도 먼 산부인과 그곳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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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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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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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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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
위민넷 파워칼럼 2010.3.24.
가깝고도 먼 산부인과 그곳에서는....
-SBS수목드라마 ‘산부인과’를 보고
여성질환을 의심하는 여성이 산부인과를 쉽게 찾을 수 있을까? 결혼한 여성의 경우에는 임신과 출산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겠지만 비혼의 여성에게는 아직도 발걸음하기 쉽지 않은 곳이 산부인과이다. 그러나 현시대의 다양한 질병의 창궐, 유방암, 자궁암 발생율의 증가 등 여성 질환에 대한 공포증을 생각해보면 이런 꺼림은 더 이상은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SBS 드라마 <산부인과>는 이렇게 여성관련 질환을 가진 다양한 환자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TV드라마의 전례를 보면 <산부인과>와 같은 의학드라마는 안방극장의 인기소재이다. 휴먼스토리의 <종합병원>(MBC) 에서 코믹했던 <뉴하트>(MBC)까지 꽤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의학드라마는 쉬운 소재는 아니다. 의료행위와 의료용어의 전문성과 의료 상황에 대한 해석 등 작가의 전문성이 대단히 많이 필요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현재 <산부인과>가 다운증후군, 구개구순열과 관련하여 드라마 내용 때문에 3번의 사과를 한 것을 보면 이런 어려움을 반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드라마의 이야기들은 상당히 흥미롭다. 드라마 <산부인과>도 마찬가지로 그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산부인과>는 매회 각 에피소드를 가지고 진행되는 의학드라마이다. 즉 특별출연하는 배우들이 일회적으로 한회의 내용을 이끌고 의사로 등장하는 혜영(장서희), 상식(고주원), 재석(서지석) 등이 이들의 병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매 회의 내용들은 임신한 여성들의 출산, 낙태, 성폭행 당한 여고생, 미성년의 출산, 유아방기, MRK 신드롬, 성병, 난소암, 특이 질병을 가진 태아 등 강하고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사연들이 이어진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는 의학드라마가 감성적으로 만들어지기는 대단히 쉽겠지만 2세 즉 아이의 탄생을 그리는 이야기에서 신생아의 건강이상은 더욱 슬픔을 줄 소재이다. 그래서인지 <산부인과>는 다소 과할 정도의 감성적인 연출을 보인다. 일단 드라마의 몇 가지 특징들을 보자.
가장 두드러진 점은 예민한 내용들을 직설적으로 접근하고 있는데도 드라마 내용이 선정적으로 느껴지기보다 사실적으로 느껴지게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성병에 걸린 부부를 상담하며 의료행위에서 자연히 이루어질 섹스에 관한 혹은 부부관계에 관한 질문들을 가감없이 던지고 고등학생들에게 하는 성교육은 피임법 강의로 이어져 콘돔을 모형 피너스에 끼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다. 또 공중파 드라마로는 드물게 19세로 방송된 회의 내용은 MRK 신드롬으로 질이 없거나 막혀있는 생식기 이상 여성 환자의 사연이 소개되어 여성 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이어진다. 즉 이런 강한 내용들이 산부인과가 배경인 의학드라마이기에 의료행위의 사실성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현대 의학드라마로는 대단히 드물게 여성 원톱의 드라마라는 점이다. <산부인과>는 여성의사 혜영(장서희)을 중심으로 각 이야기들이 배치되고 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주요 캐릭터의 특징으로 중심 내용을 이끌어가는 드라마는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드라마의 핵인 혜영의 캐릭터와 그녀의 사연은 상당히 강하다. 그녀는 환자들에게는 냉정해보이지만 좋은 의사들이 그렇듯이 환자에 대한 완벽한 몰두, 고민과 실력으로 환자의 질병들을 해결한다. 보편적 진료방식 대신에 자신만의 고집으로 시술을 하기도 하여 완고하면서 모험적인 성향도 보인다. 그러나 이런 의학적 성공과는 상반되게 그녀의 사생활은 난제에 빠져있다. 유부남인 병원동료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아이를 임신한 상태이고 중간에 낙태를 결심하였지만 동료의사로 인해 이를 성공하지 못하였다.
<산부인과>의 주인공 혜영과 그 외 몇몇 특별 출연자들의 고민은 현재 사회적 이슈가 된 ‘낙태’의 문제와 연결된다. 불법이면서도 살면서 합법을 지키기 힘든 것이 낙태이다. 성폭행, 건강상의 문제, 혹은 경제적 이유 때문에 낙태를 선택한 여성들에게 최근 낙태로 인해 의사들이 고발당하면서 낙태 시술을 받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낙태를 쉽게 결정하는 여성도 거의 없겠지만 낙태를 하려는 여성들의 상황과 처지, 그리고 고통스런 마음은 보통의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영역일 것이다.
드라마 <산부인과>도 이에 대한 여러 에피소드가 나왔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낙태,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한 낙태, 난소암으로 인한 낙태의 위기, 미성년자의 출산과 아이의 입양 등 끊임없이 낙태 소재가 등장한다. 그리고 드라마 속에 이 여성들은 낙태 혹은 출산을 결정함에 있어 끊임없는 고민과 어려운 선택을 반복한다. 현실에서도 그렇다.
임신한 여성들은 자신의 삶과 2세속에서 깊은 고민과 결정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개개인의 사연과 고민이 얼마나 사회와 소통되고 있지 못한지 보여주는 것이 지금의 낙태논란인 듯하다. 왜냐하면 사회환경은 그대로인체 여성들의 선택권을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안타까운 환경에서 낙태와 출산은 결국 여성의 몸에 대한 그녀들의 결정권임을 드라마를 통해 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드라마가 해법이 될 수는 없지만 태아에 대한 양쪽 부모의 사랑을 존중하고 모성애에 크게 질척거리지 않는 장점을 보이고 있는 의학드라마이기에 한보 나아간 전개를 기대해보고도 싶은 것이다.
가깝고도 먼 산부인과 그곳에서는....
-SBS수목드라마 ‘산부인과’를 보고
여성질환을 의심하는 여성이 산부인과를 쉽게 찾을 수 있을까? 결혼한 여성의 경우에는 임신과 출산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겠지만 비혼의 여성에게는 아직도 발걸음하기 쉽지 않은 곳이 산부인과이다. 그러나 현시대의 다양한 질병의 창궐, 유방암, 자궁암 발생율의 증가 등 여성 질환에 대한 공포증을 생각해보면 이런 꺼림은 더 이상은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SBS 드라마 <산부인과>는 이렇게 여성관련 질환을 가진 다양한 환자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TV드라마의 전례를 보면 <산부인과>와 같은 의학드라마는 안방극장의 인기소재이다. 휴먼스토리의 <종합병원>(MBC) 에서 코믹했던 <뉴하트>(MBC)까지 꽤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의학드라마는 쉬운 소재는 아니다. 의료행위와 의료용어의 전문성과 의료 상황에 대한 해석 등 작가의 전문성이 대단히 많이 필요하고 또 어떤 경우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현재 <산부인과>가 다운증후군, 구개구순열과 관련하여 드라마 내용 때문에 3번의 사과를 한 것을 보면 이런 어려움을 반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드라마의 이야기들은 상당히 흥미롭다. 드라마 <산부인과>도 마찬가지로 그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산부인과>는 매회 각 에피소드를 가지고 진행되는 의학드라마이다. 즉 특별출연하는 배우들이 일회적으로 한회의 내용을 이끌고 의사로 등장하는 혜영(장서희), 상식(고주원), 재석(서지석) 등이 이들의 병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매 회의 내용들은 임신한 여성들의 출산, 낙태, 성폭행 당한 여고생, 미성년의 출산, 유아방기, MRK 신드롬, 성병, 난소암, 특이 질병을 가진 태아 등 강하고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사연들이 이어진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는 의학드라마가 감성적으로 만들어지기는 대단히 쉽겠지만 2세 즉 아이의 탄생을 그리는 이야기에서 신생아의 건강이상은 더욱 슬픔을 줄 소재이다. 그래서인지 <산부인과>는 다소 과할 정도의 감성적인 연출을 보인다. 일단 드라마의 몇 가지 특징들을 보자.
가장 두드러진 점은 예민한 내용들을 직설적으로 접근하고 있는데도 드라마 내용이 선정적으로 느껴지기보다 사실적으로 느껴지게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성병에 걸린 부부를 상담하며 의료행위에서 자연히 이루어질 섹스에 관한 혹은 부부관계에 관한 질문들을 가감없이 던지고 고등학생들에게 하는 성교육은 피임법 강의로 이어져 콘돔을 모형 피너스에 끼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한다. 또 공중파 드라마로는 드물게 19세로 방송된 회의 내용은 MRK 신드롬으로 질이 없거나 막혀있는 생식기 이상 여성 환자의 사연이 소개되어 여성 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이어진다. 즉 이런 강한 내용들이 산부인과가 배경인 의학드라마이기에 의료행위의 사실성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현대 의학드라마로는 대단히 드물게 여성 원톱의 드라마라는 점이다. <산부인과>는 여성의사 혜영(장서희)을 중심으로 각 이야기들이 배치되고 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주요 캐릭터의 특징으로 중심 내용을 이끌어가는 드라마는 아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드라마의 핵인 혜영의 캐릭터와 그녀의 사연은 상당히 강하다. 그녀는 환자들에게는 냉정해보이지만 좋은 의사들이 그렇듯이 환자에 대한 완벽한 몰두, 고민과 실력으로 환자의 질병들을 해결한다. 보편적 진료방식 대신에 자신만의 고집으로 시술을 하기도 하여 완고하면서 모험적인 성향도 보인다. 그러나 이런 의학적 성공과는 상반되게 그녀의 사생활은 난제에 빠져있다. 유부남인 병원동료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아이를 임신한 상태이고 중간에 낙태를 결심하였지만 동료의사로 인해 이를 성공하지 못하였다.
<산부인과>의 주인공 혜영과 그 외 몇몇 특별 출연자들의 고민은 현재 사회적 이슈가 된 ‘낙태’의 문제와 연결된다. 불법이면서도 살면서 합법을 지키기 힘든 것이 낙태이다. 성폭행, 건강상의 문제, 혹은 경제적 이유 때문에 낙태를 선택한 여성들에게 최근 낙태로 인해 의사들이 고발당하면서 낙태 시술을 받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 낙태를 쉽게 결정하는 여성도 거의 없겠지만 낙태를 하려는 여성들의 상황과 처지, 그리고 고통스런 마음은 보통의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영역일 것이다.
드라마 <산부인과>도 이에 대한 여러 에피소드가 나왔다. 장애를 가진 아이의 낙태, 원치 않은 임신으로 인한 낙태, 난소암으로 인한 낙태의 위기, 미성년자의 출산과 아이의 입양 등 끊임없이 낙태 소재가 등장한다. 그리고 드라마 속에 이 여성들은 낙태 혹은 출산을 결정함에 있어 끊임없는 고민과 어려운 선택을 반복한다. 현실에서도 그렇다.
임신한 여성들은 자신의 삶과 2세속에서 깊은 고민과 결정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개개인의 사연과 고민이 얼마나 사회와 소통되고 있지 못한지 보여주는 것이 지금의 낙태논란인 듯하다. 왜냐하면 사회환경은 그대로인체 여성들의 선택권을 강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안타까운 환경에서 낙태와 출산은 결국 여성의 몸에 대한 그녀들의 결정권임을 드라마를 통해 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드라마가 해법이 될 수는 없지만 태아에 대한 양쪽 부모의 사랑을 존중하고 모성애에 크게 질척거리지 않는 장점을 보이고 있는 의학드라마이기에 한보 나아간 전개를 기대해보고도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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