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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 권지연]동성애를 그리는 TV드라마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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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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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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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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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0
위민넷 파워칼럼 2010.4.21.
동성애를 그리는 TV드라마의 시선
-SBS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우리 TV드라마에서 작가 김수현의 입지는 어느 정도일까? 아마도 현재 성인이라면 그녀가 쓴 드라마 한편 이상은 누구나 봤을 것이고 TV탤런트처럼 그녀의 이름 정도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정말 오랜 세월 많은 드라마를 집필해왔고 또 인기 드라마도 대단히 많았다. 이런 업적을 가진 그녀가 최근 선보인 새 드라마가 있다. SBS <인생은 아름다워>로 전체적인 내용은 최근 그녀의 드라마 중 꽤 진부하고 또 아쉽게도 심심한 편이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중심가족은 재혼가정이다. 아버지 병태(김영철)와 어머니 민재(김혜숙)가 재혼하여 가정을 이룬 곳에 아버지의 아들 태섭(송창의)과 어머니의 딸 지혜(우희진), 그리고 재혼하여 낳은 자식들이 있다. 또 아버지의 형제들이 등장하며 시어머니(김용림)도 계시다.
이런 재혼가족의 구성에도 드라마를 고루하게 만드는 이유는 재혼가정이라는 특징 혹은 갈등이 거의 보이지 않고 4세대를 아우르는 가족의 일상이 자주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몇 번의 바람으로 다른 살림을 살았던 시아버지의 귀환과 그에 따른 시어머니와의 갈등은 몇 십 년 전에 방송했어도 새롭지 않았을 내용이다.
젊은 사람들은 등장하나 20대도 30대도 60대 70대와 같은 똑같은 말투를 쓰고 있어 고루한 느낌을 보탠다. 확실히 젊은 시청자라면 하품할 정도의 말투와 이야기 전개가 등장한다. 그러나 다소 놀라운 캐릭터도 있다. 바로 이 집의 맏아들이 게이(동성애자)라는 사실이다.
TV드라마에서 게이 역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TV드라마 특성상 성적소수자인 동성애자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혹은 중심인물로 그리기에는 우리 방송의 보수적 시선도 문제였을 것이고 또한 다수 이성애자의 편견적 시선도 제약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전통가족의 이상향을 주로 그려왔던 70을 바라보는 김수현 작가가 동성애를 중심 테마로 등장시킨 것은 다소 의외이다.
<인생은 아름다워>의 태섭은 장자이고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인물로 또 새어머니와 갈등 없이 산 착한 아들이다. 그 아들이 감추고 있는 비밀은 사진작가인 경수와 애인사이라는 것이며 본인이 이에 대해 얼마나 갈등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층층이 어른들이 계신 집안에 게이임을 커밍아웃(동성애자임을 밝히는 행위) 혹은 아웃팅(다른 사람이나 상황에 의해 동성애자임이 밝혀지는 것)을 했을 때 닥칠 폭풍은 충분히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끌고 갈지가 아마도 이 소재를 커내 놓은 김수현 작가의 의도와 성적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을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다.
사실 이것은 거의 모험에 가깝다. 왜냐하면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50대 이상의 장년층이 주 시청자로서 이들에게 동성애자가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드라마는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이 드라마의 보수적인 가족의 틀 속에 성적소수자는 이질적이고 또 파격적이다. 그럼에도 작가의 특성을 보건데 이 소재를 단순히 호기심으로 그리거나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며 이미 전개된 내용을 보면 겉핥기로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상당한 논란을 가져올 수 있지만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사뭇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실제 꽤 많은 동성애자 커뮤니티가 있지만 미디어에서의 관심은 현실에 훨씬 못 미쳤던 것이 사실이다. 남장여자 같은 동성애 유사(커피프린스, 바람의 화원)이야기와 게이로 오해하는 ‘개인의 취향’ 도 등장하여 화제가 되지만 이는 동성애 이야기는 아니다.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이슈로 논쟁이 있는 다른 나라들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우리에게는 이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차단된 체 생활화 왔는지도 알 수 있다.
어쨌든 유명작가의 드라마에 중심 테마로서 동성애 이야기는 이미 닻이 올랐다. 안방극장에서 외면되고 소외되어왔던 소재가 백전노장에 의해 던져진 것이다.
이제 다수 시청자도 고민해볼 상황이 되었다. 본인의 성 정체성에 대해 혹은 만약 드라마에서처럼 내 가족이 커밍아웃을 하거나 아웃팅을 한다면 어찌할 것인가에 대해....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에 대해.... 한참을 뒤진 질문들이지만 이제 TV는 화답하는 셈이다. 이런 계기를 통해 성적 차별을 제고할 수 있는, 자연스럽게 우리 드라마에 녹아드는 다양한 캐릭터의 탄생도 기대해보고 싶다.
동성애를 그리는 TV드라마의 시선
-SBS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우리 TV드라마에서 작가 김수현의 입지는 어느 정도일까? 아마도 현재 성인이라면 그녀가 쓴 드라마 한편 이상은 누구나 봤을 것이고 TV탤런트처럼 그녀의 이름 정도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정말 오랜 세월 많은 드라마를 집필해왔고 또 인기 드라마도 대단히 많았다. 이런 업적을 가진 그녀가 최근 선보인 새 드라마가 있다. SBS <인생은 아름다워>로 전체적인 내용은 최근 그녀의 드라마 중 꽤 진부하고 또 아쉽게도 심심한 편이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중심가족은 재혼가정이다. 아버지 병태(김영철)와 어머니 민재(김혜숙)가 재혼하여 가정을 이룬 곳에 아버지의 아들 태섭(송창의)과 어머니의 딸 지혜(우희진), 그리고 재혼하여 낳은 자식들이 있다. 또 아버지의 형제들이 등장하며 시어머니(김용림)도 계시다.
이런 재혼가족의 구성에도 드라마를 고루하게 만드는 이유는 재혼가정이라는 특징 혹은 갈등이 거의 보이지 않고 4세대를 아우르는 가족의 일상이 자주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몇 번의 바람으로 다른 살림을 살았던 시아버지의 귀환과 그에 따른 시어머니와의 갈등은 몇 십 년 전에 방송했어도 새롭지 않았을 내용이다.
젊은 사람들은 등장하나 20대도 30대도 60대 70대와 같은 똑같은 말투를 쓰고 있어 고루한 느낌을 보탠다. 확실히 젊은 시청자라면 하품할 정도의 말투와 이야기 전개가 등장한다. 그러나 다소 놀라운 캐릭터도 있다. 바로 이 집의 맏아들이 게이(동성애자)라는 사실이다.
TV드라마에서 게이 역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TV드라마 특성상 성적소수자인 동성애자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혹은 중심인물로 그리기에는 우리 방송의 보수적 시선도 문제였을 것이고 또한 다수 이성애자의 편견적 시선도 제약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전통가족의 이상향을 주로 그려왔던 70을 바라보는 김수현 작가가 동성애를 중심 테마로 등장시킨 것은 다소 의외이다.
<인생은 아름다워>의 태섭은 장자이고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인물로 또 새어머니와 갈등 없이 산 착한 아들이다. 그 아들이 감추고 있는 비밀은 사진작가인 경수와 애인사이라는 것이며 본인이 이에 대해 얼마나 갈등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층층이 어른들이 계신 집안에 게이임을 커밍아웃(동성애자임을 밝히는 행위) 혹은 아웃팅(다른 사람이나 상황에 의해 동성애자임이 밝혀지는 것)을 했을 때 닥칠 폭풍은 충분히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끌고 갈지가 아마도 이 소재를 커내 놓은 김수현 작가의 의도와 성적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을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다.
사실 이것은 거의 모험에 가깝다. 왜냐하면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50대 이상의 장년층이 주 시청자로서 이들에게 동성애자가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드라마는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이 드라마의 보수적인 가족의 틀 속에 성적소수자는 이질적이고 또 파격적이다. 그럼에도 작가의 특성을 보건데 이 소재를 단순히 호기심으로 그리거나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며 이미 전개된 내용을 보면 겉핥기로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상당한 논란을 가져올 수 있지만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 사뭇 기대감을 가지게 된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는 실제 꽤 많은 동성애자 커뮤니티가 있지만 미디어에서의 관심은 현실에 훨씬 못 미쳤던 것이 사실이다. 남장여자 같은 동성애 유사(커피프린스, 바람의 화원)이야기와 게이로 오해하는 ‘개인의 취향’ 도 등장하여 화제가 되지만 이는 동성애 이야기는 아니다. 동성애자 결혼 합법화 이슈로 논쟁이 있는 다른 나라들의 예를 굳이 들지 않더라도 우리에게는 이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차단된 체 생활화 왔는지도 알 수 있다.
어쨌든 유명작가의 드라마에 중심 테마로서 동성애 이야기는 이미 닻이 올랐다. 안방극장에서 외면되고 소외되어왔던 소재가 백전노장에 의해 던져진 것이다.
이제 다수 시청자도 고민해볼 상황이 되었다. 본인의 성 정체성에 대해 혹은 만약 드라마에서처럼 내 가족이 커밍아웃을 하거나 아웃팅을 한다면 어찌할 것인가에 대해....성 소수자에 대한 편견에 대해.... 한참을 뒤진 질문들이지만 이제 TV는 화답하는 셈이다. 이런 계기를 통해 성적 차별을 제고할 수 있는, 자연스럽게 우리 드라마에 녹아드는 다양한 캐릭터의 탄생도 기대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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