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하반기-함께가는 여성] 민우ing_전체 코로나19 기사 중 돌봄 관련 보도 비율은 1%
[2020 하반기-함께가는 여성] 민우ing
전체 코로나19 기사 중 돌봄 관련 보도 비율은 1%
한국여성민우회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돌봄 위기를 온 몸으로 겪어내고 있는 여성 89명의 인터뷰와 언론보도를 통해 본 돌봄 위기에 대한 모니터링1 을 실시했다. 인터뷰 사업이 주로 자녀 돌봄을 하고 있는 구체적인 여성들의 경험을 드러냈다면, 언론모니터링 사업은 돌봄 위기의 상황과 대응책이 어떤 맥락으로 형성되고 유통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자 했다. 자체 개발한 모니터링 도구는 가족/여성에게 돌봄 책임 전가 여부, 돌봄 위기 해결을 위한 대안 제시 여부와 대안의 내용, 코로나19 시기 돌봄 정책의 사각지대 공론화 여부, 문제적 언어/이미지 사용 여부 등을 점검하는 문항2 으로 이루어졌다.
전체 코로나19 기사 중 돌봄 관련 보도비율은 1%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보도된 중 ‘코로나’ 단일 단어를 언급한 기사는 78,667건인 것에 비해 돌봄‘위기’를 직간접적으로 다룬 기사는 829건으로 1.05%에 불과했다. 단 1% 라는 비율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돌봄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아 ‘누군가를 돌봐야 하고, 돌봄을 받아야 하는 다수의 삶에 큰 위협이 되는 현실’의 심각성에 비해 너무 적은 보도량이었다. 더욱이 돌봄‘위기’에 대한 보도의 대부분은 자녀(아동)돌봄에 대한 내용으로 노인, 장애인, 이주민 등이 겪고 있는 제도공백이나 감염위기에도 일하기를 멈출 수 없는/멈추지 않는 돌봄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다루고 있는 기사를 찾아보긴 어려웠다. 사회가 누구의 위기에만 주목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언론, 코로나19 돌봄위기의 ‘해결사’로 가족/여성을 호명하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 윤모(39·여)씨는 요즘 (…) 반일제 근무로나마 돌봄 공백을 막으려 애쓰고 있다. (세계일보)
1학기에 긴급돌봄 휴가에 연차까지 다 쓴 워킹맘이 많아서 이날 맘카페 등에는 “정말 회사를 그만둬야 할 때인 것 같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동아일보)
부모 휴가 못 내면 ‘긴급돌봄’, ‘나홀로 등원’ 불가피. 맞벌이 가정 ‘직장맘’들의 시름이 깊다. (한국일보)
모니터링 분석결과, 과반이상(52.21%)의 기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돌봄 위기의 ‘해결사’로 가족을 호명하고 있었다. 또한, 자녀(아동) 돌봄의 책임은 여성에게만 있지 않음에도 ‘워킹맘의 위기’ 등의 표현을 사용하거나 여성들의 인터뷰만을 싣기도 하는 등 돌봄 위기를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고 고민하는 주체를 여성으로 한정한 언론사의 인식을 보여주고 있었다. 한편, 남성들의 돌봄 참여에 특별히 주목한 기사는 올해 노동부가 발표한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 증가 외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돌봄 시설·서비스 이용에 대한 불안 혹은 죄책감 강화시키는 언론
어린이집 통해서 퍼지는 게 심상치 않습니다. 속속 문을 닫고 있지만, 맞벌이 부부들 위해서 긴급돌봄 서비스는 하고 있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SBS)
맞벌이하느라 어린이집 긴급보육에 아이를 맡기는 학부모들은 마음이 무겁습니다. / 어린이집 학부모: 휴가를 길게 쓸 수 없어서 선생님께 죄송스럽지만 계속 맡기는 중입니다. (KBS)
남편과 맞벌이인 정모(40)씨는 (…) “아이를 집에 혼자 둘 수 없으니 보내고도 싶은데, 그랬다가 감염되면 어쩌나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조선일보)
정부가 돌봄기관이 운영 중단되더라도 긴급돌봄 서비스로 자녀, 노인돌봄을 할 수 있다고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에 반해, 돌봄 시설이나 서비스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언론보도가 많았다. 이런 보도들은 이미 휴가를 모두 소진하거나 보조양육자가 없어 기관에 아이를 보내야 하는 양육자들의 불안감 혹은 죄책감을 강화시켰다.
돌봄에 대한 성별분업이 구조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돌봄이 공공영역에서 가족으로 다시금 환원된다는 것은 곧 여성의 몫으로 전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가족돌봄휴가, 재택근무, 노동시간단축 등’ 정부가 돌봄 위기 대안으로 제시한 정책들에 대한 성인지적인 접근과 한계를 다루는 기사는 별로 없었다. 언론을 포함한 미디어의 역할은 여성/가족만이 아닌 남성들의 돌봄 참여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생산하고, 이를 뒷받침할 정책의 변화, 더 나아가서는 개인과 가족단위의 돌봄이 아닌 돌봄 공공성 확대라는 지향점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돌봄 위기를 여성/가족의 위기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돌보고 함께 돌봄 받을 수 있는 사회’로 가기 위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고민하는 언론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더 많은 보도들이 돌봄 정책의 사각지대를 다루어 정책과 현실을 잇는 언론의 책임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1) -모니터링 기간: 2020년 2월 1일~8월 31일(7개월 간) -모니터링 대상: 중앙지 11개(경향신문, 국민일보, 내일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방송사 5개(KBS, MBC, OBS, SBS, YTN) 총 16개 언론사의 정치/경제/사회/문화기사 중 ‘코로나’ AND ‘돌봄’ 검색어 모두 포함된 기사 1,253건. 이중 2개의 검색어가 모두 언급됐으나 단순 확진자 현황, 방역조치 등을 다룬 기사 424건은 심층분석 대상에서 제외하고 829건을 분석함.
2) 지면의 한계상 모니터링 결과 중 일부만 다루고 있음. 전체 토론회 자료집은 민우회 홈페이지소식-발간자료 탭에서 확인할 수 있음.
언론보도 속 이미지(왼쪽부터 조선일보, 한국일보, 국민일보) 위 이미지는 여성들이 자녀(아동)돌봄을 하고 있는 일러스트 이미지로 대부분 코로나19관련 보도 이미지는 방역현장, 정부부처 브리핑 장면이 대부분이었지만 돌봄을 하는 모습을 나타낼 경우에는 대부분 여성과 아동만을 등장시켰다.
언론보도 속 이미지(왼쪽부터 국민일보, SBS) 위 이미지는 관련 보도에 포함된 일러스트로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를 코로나19 바이러스 이미지와 함께 그려냈다. 이는 돌봄 기관의 방역에 대한 불안을 강조하는 듯한 이미지다.
여경(정슬아)
❚여는 민우회 여성노동팀
토론회 열심히 개최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보도가 안될까요...?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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