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2월호 [제20차 정기총회와 모람한마당] 회원상 수상자와의 특별 인터뷰1
[제20차 정기총회와 모람한마당]
회원상 수상자와의 특별 인터뷰
이분들, 궁금하셨죠?Ⅰ
평등다지기상
정영임회원과의 인터뷰
작년 한 해 민우회를 빛내 주셨던 수많은 회원님들이 계시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사연이 궁금한 두 분이 계십니다. 회사의 성차별적 승진체계와 직급정년의 부당함에 맞선 5년간의 싸움과 승소로 성평등의 디딤돌을 놓으신 정영임 회원님, 그리고 총회에서 감동적인 퍼포먼스로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던 인천여성민우회 소모임‘막힘과 트임’과의 심층 인터뷰.
■ 민우회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어요?
2001년 12월에 40세 직급정년 규정으로 퇴직하고 나서, 부당하다는 진정을 내었는데 세 차례나 계속 기각됐어요. 그렇게 3년을 보내고 고등법원에 항소한 상태에서 변호사가 여성단체의 도움을 요청해 보자고 했고, 2004년에 민우회와 만나게 되었죠.
■ 민우회가 도움을 좀 드렸나요?
그럼요. 개인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들, 공론화나 언론 보도,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기억에 남는 것은 협조요청을 한 뒤에 민우회가 처음으로 연 토론회1)인데, 토론회 개최 후에 이 사건을 보는 여러 시각들이 언론에 발표되고 그랬어요. 저 혼자서는 내놓을 수 있는 근거자료에 한계가 있잖아요. 새로운 자료가 없으니까 첫 판례를 뒤엎기도 힘들었던 거고. 그런데 이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나오는 의견들이 제 주장에 대한 새로운 근거자료가 되어 준거예요. 승소 판결에 그 영향이 컸다고 봐요. 작년7월에 승소판결이 났고, 8월에 복직했습니다.
■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45세 정년퇴임 규정에 걸려서 또 퇴직한 상태예요. 5년 전 일을 다시 겪어야 할 것 같아요.
■ 민우회와 함께 이러한 일들을 겪으시면서 느끼신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여성들의 처지가 많이 개선됐다고들 하고, 또 여러 가지 제도 개선도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여전한 것 같아요. 여성들은 여전히 회사에서 보조적인 역할, 주변인으로 여겨지는 거예요. 그리고 복직하고 나서 느낀 건데, 남성들은 나이 들어가면서 조직에서 더 중요한 사람이 되어 가는데 여성들은‘나이 먹는 것이 죄다’라는 느낌을 가지게 해요. 이런 분위기가,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냥 개인의 일로,‘ 나 하나 참고 말지’하고 넘어갔던 것이 누적
된 결과 같아요. 그러다 보니 나처럼 그런 것을 참지 않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으로 취급 당해요. 원인 제공을 한 것도 회사고, 부당한 것도 명백히 회사인데, 마치 내가 특별하고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말이죠.
■ 상 받고 기분이 어떠셨어요?
사실 의외였어요. 상은 민우회 활동 열심히 한 사람이 받아야 하는 건데. 나는 오히려 민우회한테 도움을 받은 사람인데, 내가 이상을 받아도 되나. 미안한 마음도 들고.
■ 민우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민우회한테는 고맙죠. 제 생각을 지지해 주고, 함께 목소리를 내줘서 많이 고마워요. 근데 앞으로 또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네요.^^;
1) 민우회는 2004년 10월 7일 긴급토론회‘정영임 40세 직급정년사건, 왜 성차별인가?’를 열었습니다. 정영임님의 사례발표와 조순경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의 주제발표(직급정년제와 간접차별), 양현아 서울대 법대 교수와 김수정 변호사의 토론으로 진행되었으며 여러 매체에 기사화되어 이 사건이사회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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