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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9*10월호 [민우ing]이랜드 불매운동 - 사회를 바꾸는 일상의 실천_은날
민 우 i n g
이랜드 불매운동
사회를 바꾸는 일상의 실천
은날 ●
비정규직 관련 법
지난 해 말에 통과되어 7월 1일 시행된 이 법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해서는 그간 지난 ‘함여’의 많은 글 속에서, 그리고 민우회의 여러 활동 속에서 많이 이야기해왔다. 관련 법 자체가 많은 한계와 쟁점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시행 이후에 벌어질 우려스러운 사태에 대해서 예견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주장들도 많았다. 그러나 법 통과 이후 별다른 대책 없이 법은 시행되었고 우려했던 일들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성차별적인 분리직군제, 하위직급 신설, 외주화 등 간접고용의 확대 등이 그 우려했던 현실들의 주요 내용이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여름부터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이랜드 사태’이다. ‘이랜드 사태’는 또한 무엇보다도 여성노동자들의 대다수가 비정규직으로 고용되어 있다는 현실과 그녀들의 노동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대표사례이기도 하다.
‘나쁜 기업’ 이랜드
지난 6월 유례없이 많은 비정규직을 일시에 해고하면서 ‘이랜드사태’는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이랜드가 홈에버, 킴스클럽, 뉴코아, 2001 아울렛 등 유통업체에서 계산원 등 필수적인 업무에 고용되어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 1,000여명을 일시에 해고한 것은 비정규직 관련 법망을 피해가려는 의도에서였다. 비정규직 관련 법, 특히 기간제 법은 비정규직을 2년 이상 사용할 경우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을 피해보고자 필수 업무를 용역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그야말로 ‘사태’가 된 것이다. 그동안 위의 유통업체들은 3개월, 6개월, 9개월 심지어 0개월 백지 계약으로 비정규직의 고용을 불안하게 할 뿐만 아니라 강력하게 노동을 통제해왔다. 그러면서 단순히 ‘인건비 절약’, ‘부담’이라는 이유로 노동조합과 어떠한 협의도, 외주용역화 이외의 다른 방안을 모색하려는 노력도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를 단행한 것이다. 그리고 해고된 ‘여성’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과 그네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알려지면서 ‘이랜드 사태’는 우리 사회의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되었다. 3, 6, 9, 0개월 계약이라는 무자비한 고용 계약, 최저임금 수준에 불과한 임금, 화장실 갈 짬도 없이 식사교대도 없이 8시간 내내 일해야 하는 노동 강도, 휴가. 휴일근무수당 등 각종 수당, 출산휴가 등의 당연한 권리 등에서의 배제. 그리고 한편으로 130억원씩 십일조를 헌납하고 좋은, 바람직한 기독교 기업임을 선전하는 이랜드. 이 두 얼굴의 이랜드는 정말 ‘나쁜 기업’이다.
이랜드 불매운동
더 나쁘게도 ‘나쁜 기업 이랜드’는 일방적으로 해고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절한 투쟁에도, 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에도, 여성.노동.시민단체의 문제 해결 촉구에도 묵묵부답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 자리에 잘 참석하지도 않고, 애초의 외주용역화 계획은 변함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며 다른 방안을 모색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비정규직의 해고는 정당한 계약해지였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렇게 이랜드 기업은 자본의 ‘이해’를 빌미로 부당하게 해고된 노동자에 대한 책임감도, 자신들의 사업장에서 노동하는 노동자의 기본 권리조차도 외면하며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책임감을 저버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로 인해 고통받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부정의에 대해서는 뒷짐지고 있으면서도 각종 할인으로, 사은품으로 어떻게든 물건 팔아보려고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이런 ‘나쁜 기업 이랜드’, ‘사회적 책임감도 없는 기업 이랜드’가 자신의 행태를 반성하고 좋은 기업으로, 튼튼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불매운동은 시작되었다. 무엇보다도 ‘이랜드 사태’가 전체 여성 비정규직의 문제이고 바로 나와 우리의 문제라는 인식에서, 그리고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시 일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사회를 바꾸는 일상의 실천
또 다른 곳에서 비정규직으로 고용되어 있는 우리가, 일하고 싶어도 비정규직으로밖에 고용되지 못할 우리가, 비정규직이 확산되고 차별받는 것에 분노하는 우리가, 여성들이 즐겁고 평등하게 일하는 세상을 원하는 우리가, 여성들의 연대의식을 보여주고 싶은 우리가, 우리의 작은 실천으로 사회를 정의롭게, 평등하게 바꾸고 싶다면?
우리 사회 비정규직의 문제를, 여성 비정규직의 현재를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겠고, 해고된 노동자들이 격렬하게,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현장을 함께 해도 좋겠고, 비정규직 문제로 열심히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격려의 편지를, 후원금을 넣는 것도 좋겠다.
또, 사은품으로 할인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우리 동네의 ‘나쁜기업 이랜드’유통업체(홈에버, 킴스클럽, 뉴코아, 2001 아울렛)에서 발길을 돌려 재래시장, 생협 등 다른 매장을 이용하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하자고 권유하는 것도 좋겠다. 그래서 지금 당장의 현안이 되고 있는 ‘이랜드 사태’를 우리들의 참여로 해결했으면 좋겠다.
‘이랜드 불매운동-3690 장바구니의 기적’은 비정규직 문제라는 우리 사회의 정말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운동이다. 이 큰 문제를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 우리 여럿이 생활에서의 작은 실천으로 해결해 가는 운동이다. 이것이 그야말로 ‘참여하는 여성운동, 함께 하는 여성운동, 생활 속의 여성운동’이 아닐까.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같이 실천해봐요!
3.6.9.0 장바구니 기적!
3 세 번. 주변 여성들에게 말해보세요. 여성에게 좋은 기업을 이용하자고요.
6 여섯 번. 사은품과 50% 할인을 무시해요.
9 아홉 번. 홈에버, 뉴코아, 킴스클럽이 아닌다른 매장을 이용해요.
0 홈에버, 뉴코아, 킴스클럽 한달 사용액 0원을 만들어요.
은날 ● 세상에 내맘대로 되는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떻게든 내맘대로 해보려고, 2007년을 살아내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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