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er board list icon](/assets/common/header-board-list-icon-871ea5b4968af0aff7ac9000984dc947.png)
2007 11*12월호 [생협이야기]팔당유기농푸트 전시 체험관 '달팽이 숲'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_김병수
팔당유기농슬로푸드 전시 체험관,
‘달팽이 숲’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김병수 ●
달팽이의 꿈
달팽이들이 곤충나라 달리기 대회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동안 열린 곤충나라 달리기대회에서 해마다 꼴찌만 독차지 해 왔었지만, 올해에는 사정이 달라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죠. 혜성처럼 나타난 ‘뒤돌아보는 달팽이’가 어찌나 달리기를 잘하는지 그동안 한 번도 일등을 놓친 적이 없었으니 달팽이들이 기대하는 것도 허무 맹랑한 꿈은 아닐 겁니다. 그동안 ‘느림보’의 상징처럼 여겨지며 모든 곤충들로부터 놀림만 당했던 것을 단 번에 앙갚음해 줄 수 있겠다 싶었으니 얼마나 기대가 크겠습니까?
드디어 곤충나라 달리기대회 날입니다. 날개를 이용해 빨리 달릴 수 있는 배짱이, 풍뎅이는 물론 남들보다 몇 배나 많은 다리를 이용해 빨리 달릴 수 있는 지네까지 금메달을 노리고 모두 출전했습니다. 모든 달팽이들의 꿈을 한 몸에 업고 출전한 ‘뒤돌아보는 달팽이’, 출발은 조금 느렸지만 조금 지나지 않아 배짱이를 따르고, 풍뎅이를 앞지르더니 드디어 꿀벌까지 추월해 선두로 치고 나갑니다. 모든 곤충들이 의외의 상황에 놀라 자빠집니다.
그런데 성질 급한 배짱이가 그만 넘어져 팔꿈치와 무릎이 까져 피가 흐릅니다. 그러자 선두를 질주하던 ‘뒤돌아보 는 달팽이’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거꾸로 달려 배짱이에게로 달려가 그를 부축해 함께 달려가는 겁니다. 당연히 꼴찌로 결승테이프를 끊습니다. 올해도 달팽이들은 꼴찌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아무도 달팽이들을 느림보 라고 놀리지 않습니다. 팔당에 개관한 유기농슬로푸드 전시체험관 작은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에니메이션‘ 달팽이의 꿈’의 내용입니다. 흔히 달팽이를 느리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사람의 속도와 비교해 그렇다는 것이지 달팽이 처지에서는 ‘자기속도’로 살고 있는 것이 죠. 달팽이만 그런 것이 아니라, 가만 들여다보면 세상만물은 저마다 자 기 나름의 속도가 있고 그것에 맞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모든 생명체 중에서 사람만이 자기 속도에 불만을 갖고 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자동차도 만들고 비행기, 제트기에 컴퓨터 같은 것들을 만들어 이용하고 있지요. 이런 도구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은 먹는 것마저 빨리 기르고 빨리 만들어 빨리 먹으며 삽니다. 소, 돼지, 닭에 성장촉진제를 줘가며 빨리 기르고, 그런 농산물에 온갖 화학첨가물까지 보태 패스트푸드를 만들어, 먹는 것도 빨리 먹어 버립니다.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겁니까?
자기의 속도를 무시하고 빨리빨리 살다보니 몸도 망가지고 자연생태계도 망가지고 우리가 행복을 느낄 기회를 별로 못 갖게 됩니다. 우리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데 주변을 둘러보며 산다는 건 거의 불가능하겠죠.
슬로푸드, 슬로라이프
넘치는 것보다는 조금 모자란 것이 더 낫다고 합니다. 남으면 버리게 되고 여러모로 좋지 않으니까요. 너무 빨리 가려는 것도, 너무 급하게 먹는 것도 넘치는 것과 같습니다. 슬로푸드는 결코 서두르지 않고 자연스런 삶의 리듬을 회복하는 맛있고 깨끗하고, 올바른 먹을거리입니다. 달팽이처럼 느려도 스스로 제 삶의 속도를 유지한다면 그것이 알맞은 삶이겠죠. 팔당올가닉푸드가 추구하는 이런 정신과 삶의 모습을 담은 멋진 전시 체험관이 드디어 개관을 했습니다. 팔당올가닉푸드 신축 건물 2층에 기획회사 이마주(대표 이형주)의 도움으로 2년간의 준비와 1년여의 작업 끝에 드디어 완성된 150여 평의 멋진 전시 체험관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곳입니다. 전시관은 세계 각국의 슬로푸드와 국제 슬로푸드 운동을 소개하는 존과 패스트푸드의 폐해와 문제점을 보여주는 존(Zone), 유기농업∙생명농업을 소개하는 존, 어떤 것이 자연 생태적 삶인지 보여주는 존, 팔당상수원과 유기농업을 소개하는 존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한 에니메이션, 영상물 등을 볼 수 있는 작은 극장과 강의실, 초현대식 시설을 갖춘 조리 체험실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시형태는 관람객들이 시각적 감각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형상물, 캐릭터, 사인그래픽과 시청각 교재 등으로 구성돼 있어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도 한 번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교육효과를 얻을 수 있게 짜여져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달팽이 숲 즐기기>
달팽이 숲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개관하며, 관람을 위해서는 전화나 인터넷(www.paldangfood.com) 예약이 필요합니다. 체험프로그램은 모든 연령층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농장체험, 전시관 관람, 유기농슬로푸드 점심식사, 슬로푸드 조리체험, 영상자료 관람과 교육 등으로 이루어집니다.
<슬로푸드 매니저 과정>
지난 10월 9일부터 10주 동안 매주 화요일 저녁 3시간씩, 전국의 음식관련 훌륭한 강사 분들을 모시고 열띤 강의를 함께 들은 28명이 수료증을 받았습니다. 푸드매니저 2기 개강은 내년 3월입니다. 수강신청은 선착순 40명까지 입니다.
김병수 ● 팔당올가닉푸드(주) 대표.
팔당올가닉푸드(주)는 팔당의 유기농업가와 소비자,
한국여성민우회 생협 등이 공동출자하여 설립한 유기농업회사법인입니다.
민우회생협에서 생활재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 ^^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