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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12월호 [민우ing]호樂 호樂 캠페인Ⅱ_바람
[민우ing]
부르면 부를수록 즐거운 호칭문화 만들기
호樂 호樂 캠페인Ⅱ
바람 ●
‘짜잔’ 호樂호樂 캠페인Ⅱ, 세상에 딴지를 걸다!
2007년 한 해 동안 함께한 호樂호樂캠페인, 캠페인Ⅰ에서 캠페인Ⅱ까지 이 캠페인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로 존재하고 있나요? 당연하게 여겨졌던 가족 간의 호칭문화, 하지만 그 당연함 속에서 누군가는 불편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호칭으로 인한 관계의 불평등함을 느꼈다면 이에 대해 당당한 문제제기가 필요한 것이겠죠?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한 호樂호樂캠페인은 많은 분들을 만나기 위해 긴 호흡으로 1년 동안 준비되었습니다. 수많은 악플러의 공격으로 많은 상근활동가들을 심리적 공황 상태로 몰아갔던 첫 번째 캠페인(캠페인의 그 수많은 난관들 을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한 나인지라 그 괴로움을 다 느끼지는 못했지만 홈페이지에 남아있던 그 흔적들과 활동가들의 증언(?)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그 난관들을 유연하게 대처하고, 견고하게 갈고 닦은 입장으로 ‘짜잔’ 사람들을 만나게 된 캠페인Ⅱ까지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말’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우리의 생각과 문화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말’을 변화시키기 위해 민우회는 호樂호樂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문화의 변화를 통해 함께 행복한 관계를 맺기 위한 제안이 시작된 것이죠! 지금까지도 관습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가족간의 불평등한 관계는 가족간의 호칭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첫번째 캠페인에서는 많은 분들이 호칭을 사용하고 불림에 있어 서로의 경험을 함께 공유하며 때로는 타자가 되어 캠페인의 의미성을 온몸으로 동의하며, 견고할 것만 같던 관습의 벽에 딴지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고착된 가족 간의 호칭을 변화하기 위한 노력은 쉽지 않았습니다. 악플러들의 근거 없는 당당함과 터무니없는 공격을 잠재우기 위해 캠페인Ⅱ는 조금 더 견고하게 캠페인의 근거를 마련해 나갔습니다. 서울에 거주 하는 1000여명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고, 이러한 조사를 기반으로 “‘집사람’, ‘바깥양반’ 대신 ‘배우자’를 써요.”라는 한 가지 실천과 평등하고 즐거운 관계맺음을 위한 다섯 가지 실천지침을 제안하며 온라인 캠페인(http://hoho2.womenlink.or.kr)을 시작하였습니다.
회원수다방과 호.랑.이들
신문에 호樂호樂 기사가 나고 홈페이지 오픈까지 완벽한 준비를 하였습니다!(인터넷 누리꾼 호랑이 친구들 모임까지 만들었으니까요!-여기서 호랑이는 “평등한 호칭을 사랑하는 이들”의 줄임말로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논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다수의 사람들을 설득하고 캠페인을 지지하는 인터넷 누리꾼입니다.)
8월 중순 뜨거웠던 어느 여름밤 길가메시, 승리, 달마, 보영, 깜양, 여진, 다라가 민우회에 모여 호칭에 대한 발랄 하고 경쾌한 아이디어를 나누었던 회원 수다모임, 그 자리에서 아가씨∙처제, 도련님∙처남이라는 호칭과 시가-처가 의 관계,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결혼한 남성들이 분가한 후 부모님 댁을 ‘본가’라고 칭하는 경험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날 수다모임에서는‘오빠’에 대한 호칭, 이야기가 가장 오래 이야기되었습니다. 왜 남성들은 ‘오빠’라는 호칭을 좋아하는지 다른 측면으로 ‘오빠’라는 호칭을 활용(?)하거나 그 호칭에‘적응’했던 경험들. 그 말을 둘러싼 혹은 그 말이 만들어 내는 권력관계 등 각자의 경험담과 함께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회원 수다 모임을 통해 현재 우리의 호칭문화가 어떠한 모습을 띠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이러한 이야기 를 기반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9월, 20여명의 인터넷 누리꾼 호랑이와의 정기적인 만남. 호랑이 모임에서는 가족 간의 호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신선한 아이디어를 함께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연령과 항렬 의 얽힘으로 인해 발생하는 곤란함, 대학 내 선배라는 권력이 만드는 관계의 폭력 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가족 간의 관계에서는 개인으로서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는 것보다 항렬, 연령, 여남이라는 복잡한 관계지도에서 개인의 존재와 지위가 자리 지워지고 있음을 설문조사를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설문 조사 결과 남성은 자신의 배우자를 소개할 때, 성역할 고정관념을 담고 있는‘집사람’이라는 호칭을 절반 이상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평등한 호칭문화를 위해 ‘집사람’을 대신 할 대안호칭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자는 제 안에서부터 서로만의 별칭을 만들자는 제안, 연리지, 옆지기, 짝궁 혹은 짝지 등등 다양한 대안호칭이 제안되었습니다. 그 중 익숙하고 그 의미가 잘 알려져 있고, 두 사람의 관계를 명확하게 전달하며, 성별에 따른 차이가 없는 중립적인 말인 “배우자”라는 호칭을 많은 분들에게 제안하였습니다. 호樂호樂캠페인Ⅱ를 쭈욱 되돌아보니 갑자기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떠오르네요.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꽃’
호칭의 의미에 대해 골똘하게 고민하기 보다는“이렇게 써왔으니까, 그동안의 관습이었으니까”라며 당연히 받아들 였던 습관에 딴지를 걸고, 관계의 평등을 위한 운동인 호樂호樂캠페인. 캠페인은 호칭을 사용하는 이들의 의견이 존중되어, 일방적인 강요가 아닌 ‘합의’와 ‘선택’으로 서로가 부를수록 즐거운 호칭문화를 만들기 위한 디딤돌이 되었습니다. 호칭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당신, 우린 이미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의 ‘몸짓’에서 ‘꽃’이 되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가족 간의 호칭문화를 바꾸기 위한 실천, 가족의 범주를 뛰어넘어 일상생활에서 부르고 불리는 호칭에 대해 생각하며 우리 변화를 위한 행동들을 하나하나 만들어가 봐요! 한 가지 실천과 다섯 가지 제안! 기억하시죠? 자자!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우리 다양한 대안호칭에 대한 아이디어를 한번 팡팡 쏟아볼까요?
바람 ● 민우회 상근활동가
함박 눈 내리는 날 눈길 위의 강아지 마냥,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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