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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2월호 [모람풍경] 한국의 '바람계속의 나우시카", 태안을 치유하다
[모람풍경]
한국의‘바람계곡의 나우시카’, 태안을치유하다
- 태안에 다녀와서
히로 ●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이 한국에 내한했을 당시 기자가 그런질문을 한 적이 있다.
“ 이렇게 세상이 어지럽게 돌아가고 희망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암울한 시대에 환경운동으로 당신을 이토록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이끈 원동력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 질문에 제인 구달은 잠시 침묵한 후 인간의 무한한 창의성과 잠재력 그리고 가능성을 믿는다고, 어느새 인간은 머리와 가슴을 잇는 연결고리가 끊어져 자연과 소통하고 대화하는 법을 잊었으나 세계 곳곳에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런 수많은 개인이 존재한다고 답하였다.
과학과 이성이 좋은 쪽으로 쓰일 경우 우리가 해내지 못할 일은 없다고. 그러나 이를 정치인에게만 맡
기기에 환경문제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가속화되고 있다고. 개개인에게서, 우리 모두에게서 이러한 노력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그러면 패러다임 전환은 가능하다고 강조하였다.
삼성 선박의 기름유출 사건 이후 하나같이“작은 도움의 손길이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에 자원봉사자의 행렬이 속속들이 태안으로 몰려들고 광활한 바다 앞에 개미처럼 오밀조밀 모여 사람의 힘으로 입김으로 행동으로 진심으로 노력으로 기적 같은 일이 이루어지고 있다.
누가 이들의 노고를, 열정을, 진심을 무모하다고 하는가? 닦아도 닦아도 표 하나 나지 않고 끝이 없을 것 같은 작업, 예전처럼 청정해지기를 빌고 또 빌어 보아도 검은 기름 덩어리가 뒤엎은 자연의 모습은 사람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그러나 태안에 가서 여러 환경단체와 자원봉사자와 함께 작업을 하면서 우리 모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임을 깨달았다.
환경주의와 여성주의적 요소가 많이 묻어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매이션『바람계곡의 나우시카』는 물질문명의 세계가 대재앙으로 말미암아 얼마 남지 않은 청정의 땅을 서로 약탈하며 살아가는 세상에서, 이를 힘으로 정복하고자 하는 황제의 딸 크샤나, 그리고 이와 대조적으로 희생과 만물의 교감을 바탕으로 인간에게 경종을 울리며 세상을 정화시키는 나우시카의이야기이다.
자연을 사랑하는 인간, 인간을 사랑하는 자연 속에서 자연에게 준 상처만큼 그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는 인간의 진심 어린 의도와 마음 그리고 비록 돌이키기 어려운 기름범벅이 된 곳임에도 눈부신 파란하늘과 넓디넓은 실로 경이로운 바다 앞에서 자연은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는 것을 잊지 않는 모습이 우리가 사는 현실은 영화의 스토리와 별다를 바 없다.
우리는 태안사태를 통해 인간이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아님을, 그리고 진심으로 믿을 경우 우리가 해낼 수 있는 일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 할 수 있었다. 제인 구달이 말한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과 변화의 가능성이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개개인의 작은 시작이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사람들은 우리가 얼마나 거만하게 자연을 학대했는지를 느끼고 있는 것일까? 현대기술로는 어렵기에 인간의 손으로만 해야 한다는 정화작업에 참여하게 되는 한 손길, 두 손길이 모여 무려 100만 명을 넘어 놀라운 변화를 일구고 있으니 말이다.
실용주의와 위계의 사다리에서 정복을 미덕으로 삼는 크샤나와 같은 세력이 만연한 세상속이지만 좋은 에너지가 모아질 때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비록 노력의 성과가 바로 보이지 않아 답답해도 그것이 우주의 섭리이자 하나의 과정임을
자연은 침묵으로 말해주고 있다.
이번 일이 보다 자연친화적인 사회로의 경종을 울리는 경험이 되었으면 한다. 나아가 그동안 단절되어 있던 인간과 자연의 소통거리가 좁혀지고 인간의 영혼과 이성을 잇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언론의 집중 조명이 사라진 후에도 태안으로 가는 도움의 손길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
태안에 가실 분을 위한 조언!
-따뜻한 차 담긴 보온통 필수! 속이 냉하면 더 춥고 힘들더라고요.
-내복 입고가면 좋아요!
-기업체에서 후원하는 점심이 제공되는 경우가 있는데 일회용품으로
점심이 지급되더라고요. 그 일회용품은 다 어떻게 되는가 싶더군요.
싸갈 수 있다면 따뜻한 보온밥 싸가서 먹으면 줄 설 필요도 없고 절약하고 좋아요.^^*
-기름 냄새 오래 맡으면 머리가 띵하고 현기증이 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제공해 주는 마스크가 있는데 안경 쓰는 사람은 김이 서려 불편할 수도
있으니 얇은 마스크를 준비해도 편할 듯 합니다.
-일반 장화보다는 안에 털 있는 스키용 장화가 정말 좋더라고요.
따뜻하고 방수도 되니까요. 일반 장화는 발이 시려 더 춥답니다.
일하시는 곳에서 제공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선택해서 신으실 때
참고하세요.^^
-원유 닦아내는 종이를 나눠주는데 그건 앞뒤를 쓰고도 찢어보면 안에는 완전히 흡수되지 않고 하얗답니다. 휴지나 티슈를 분리해 보면 여러 장나오듯 말입니다.
앞뒤 시커멓다고 그냥 버리지 마시고 찢어서 안쪽 면도 사용하신 뒤 버리면 더
자원이 절약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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