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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3*4월호 [기획-'오빠’의 세계]오빠사전·오빠X파일_이오
기획- ‘오빠’의 세계
오빠사전·오빠X파일
「오빠」에 대한 숨겨진(혹은 다 아는) 진실!「오빠」를 낱낱이 파헤친다!!
오빠사전
#오빠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사이 또는 일가친척 가운데 항렬이 같은 손위 남자형제를 여동생이 이르는 말.
오빠아닌 오빠X파일
#모범 오빠, 환상 속의 오빠
동요 ‘오빠생각’, 대중가요 <홍도야 우지 마라>등의 노랫말에 등장하는 오빠들은 여동생들의 로망. 누이동생은 애틋한 마음으로 오빠를 의지하고(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며/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오빠는 자기가 지켜주겠다며 누이동생을 위로. 솜이불처럼 포근하고 바위처럼 믿음직한 이 오빠들이 뭇여성들의 뇌리에 “세상의 나쁜 넘들과 위험에서 날 지켜주는 ”환상속의 오빠로 콕 박힘.
여동생을 보호하려다 나쁜 놈을 죽이고 감옥으로 가는 오빠(영화 <아리랑>)는 비록 광인이지만 영웅. “꿋꿋하기가 대나무 같고 빈틈이 없던 오빠 ”, 동생들 학비를 책임졌던 오빠가 오십이 넘어 걸린 중년우울증에 안쓰러워 눈물이 핑도는 여동생 (양귀자<한계령>)도.
내 맘대로 뽑은 업그레이드 모범오빠는 불운한 천재 누이동생 허난설헌의 시를 중국에까지 열정적으로 전파, 그녀의 이름을 널리 알린 오빠 허봉. 따라서 허균은 ‘모범 남동생’. 누이동생의 자유로운 사고와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오빠야말로 환상속의 오빠.
#찌질이 오빠, 권위적 오빠
오빠는 풍각쟁이야 머 오빠는 심술쟁이야 머
난몰라이 난몰라이 내반찬 다 뺏어 먹는거 난몰라이
불고기 떡볶이는 혼자만 먹구 오이지 콩나물만 나한테 주구
오빠는 욕심쟁이 오빠는 심술쟁이 오빠는 깍쟁이야
오빠는 트집쟁이야 머 오빠는 심술쟁이야 머
난싫여이 난싫여이 내편지 남몰래 보는것 난싫여이
명치좌 구경갈땐 혼자만 가구 심부름 시킬때면 엄벙땡하구
오빠는 핑계쟁이 오빠는 안달쟁이 오빠는 트집쟁이야
오빠는 주정뱅이야 머 오빠는 모주꾼이야 머
난몰라이 난몰라이 밤늦게 술취해 오는것 난몰라
날마다 회사에선 지각만하구 월급만 안 오른다구 짜증만 내구
오빠는 짜증쟁이 오빠는 모주쟁이 오빠는 대포쟁이야
오빠는 풍각쟁이, 1930년대 가요. 가수 박향림
풍각쟁이, 모주꾼, 술주정뱅이, 짜증쟁이, 트집쟁이, 대포쟁이… 온갖 안좋은 표현은 다 등장하는데도 애교스럽게
들리는 건 간드러진 창법의 여성가수가 부른 1930년대 노래인 까닭? 찌질이 오빠의 민폐버전이 7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아서 놀라울 뿐. 찌질이 오빠 만큼이나 많은 숫자를 자랑하는 건 부권을 대신해 여동생과 누나에게 권
위적으로 군림하는 오빠 (오정희, <유년의 뜰>). 두 유형의 공통점은 여동생에 대한 통제가 극강이라는 것. 이 두 오빠들이 개선된 사례 제보바람.
#막가파 오빠, 횡포지존 오빠
세탁기에서 열 네 살짜리 여동생 팬티나 훔치며 온갖 변태 짓을 일삼다 가출, ‘못생긴 미성년자 동거녀’를 데리고 들어 와서 아버지를 때리는 패륜아 오빠 (김영하, <오빠가 돌아왔다>), 여동생을 툭하면 때리고 부잣집 남자에게 팔아넘기려는 파렴치한 오빠 (드라마 <가을동화>). 현실에서는 이보다 더한 오빠들 즐비. 이 오빠들이 개과천선했다는 사례 제보바람.
#아리송 오빠
아끼는 여동생을 서울 법대 출신 남자와 결혼시켜 패밀리의 가방끈컴플렉스를 해소하고, 조폭 쓰리제이가의 신화를 완성하려 수단방법 안 가리는 세 오빠 공갈브라더스 (영화 <가문의 영광>)는 어느 쪽 오빠에 끼워 줘야?
#지구인으로서 악몽인 오빠
가문에 먹칠했다고 여동생을 명예살인하는 오빠들.
오빠 아닌 오빠사전
1.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을 여성이 친밀하게 이르는 말. ‘이쁜’ 여자들이 이 호칭으로 자신을 부르면 정신이 멍해져 뭐든 다 해주고 싶다는 남자들이 있음. 때문에 가깝지 않은 남성에게도 이 호칭을 ‘전략적으로’활용하는 여성들도 눈에 띔.
2. 여성이 자신의 애인, 남편을 이르는 말. 대체어로는 ‘자기’, 관계가 악화될 경우 ‘야’, ‘○○’란 욕설로 돌변하기도 함.
3. 연예인과 스포츠선수 등 남성 대중스타를 여성팬들이 이르는 말. 할머니팬들도 어린 스타를 오빠로 부를 수 있음. 이 오빠들은 여자들이 지켜주고 보호해야 할 절대지존. 때론 존경의 뜻으로 오라버니란 호칭을 쓰기도.
4. 일부 서비스업에서 여성종업원, 또는 트랜스젠더들이 남자손님을 이르는 말.
5. 유흥업소의 여성이나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자신을 관리하는 업주 (포주)와 펨푸(기둥서방, 호객꾼)를 이르는 이름.
6. 이밖에 여성들의 맘이 가는대로 때와 장소와 나이에 상관없이 수많은 오빠들이 탄생하는 중. 세계 어느 곳에도 오빠라는 호칭이나 지칭을 이토록 광범위한 의미로 쓰는 곳은 없음. 있다면 제보 바람.
파생어 : 오빠부대(여성팬덤), 빠순이(여성팬 비하). 빠돌이(남성팬 비하)등. 나돌이(누나돌이)가 아니라 왜 빠돌이인지는 알 수 없음.
사투리 : 오라방. 오라버니의 제주도 사투리이나 요즘은 인터넷 게시판과 채팅방, 현실에서의 뒷담화 등에서 두루 쓰임. 오빠라는 호칭이 왠지 낯간지러워 이 말로 대신한다는 여성도 있음.
변형어 : 옵퐈, 옵빠. 오빠를 장난스럽게 이르는 말로, 주로 인터넷에서 통용됨.
오빠 아닌 오빠X파일
‘여동생 아닌 여동생’의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사형선고까지 받는 지고지순한 오빠(<남자의 향기>), 완벽한 오빠노릇과 연인역할을 모두 수행하다 연인/여동생인 은서가 백혈병으로 죽자 따라 죽는 준서오빠(<가을동화>). 대신죽고 따라죽는 이 오빠들이야말로 오빠 아닌 오빠판타지의 겁나는 백미. 그러나 현실에선 순정파 오빠들이 씨가 말랐는지 <오빠 나만 바라봐>(왁스), <오빠 미워>(자밀라)같은 노래도 나옴.
이오 ● 영화 <추격자>를 보다 출장안마사 미진이 업주 엄중호에게
전화로 “오빠, 오늘은 몸이 너무 아파 일을 못나가겠어요 ”통사정했을 때
갑자기 멍해지더라. 그래, 저럴 때도 오빠라고 하는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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