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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12월호 [민우ing] 마포에서 꾸는 꿈 - 성평등한 마을만들기
은지
우리가 이사 갈 마포 전체모습이다. 마치 이탈리아 지도처럼 기다랗다.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이 노래처럼, 이번 캠페인은 마포에서 여성주의 마을을 만들어 보려는 우리들의 꿈이 담겨있다. 꿈이란 게 그렇듯 거창하고 멋진데 뭔가 막연하기도 한… 적어도 나에게는 그런 과정이 있었다. 그러나 꿈은 함께 꾸는 것이고 그래서 그렇게 갑자기 시작되어 버렸다.
성평등한 마을만들기를 위해 무엇부터 할까 좌충우돌의 시간…. 이 시간은 김정숙, 정지영, 정혜경 회원이 ‘마포모임’으로 함께 했고 중간에 마포지역에서 활동 중인 다른 사람들을 만나보는 시간도 가졌다. 의회방청을 할까하는 의견도 있었고 사람들이 실제로 지역에서 느끼는 문제를 듣는 자리도 마련했다. 그러나 일상에서의 지역에 대한 불만과 ‘성평등’이라는 내용을 연결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머리에 쥐가 날 것 같던 시간을 뒤로 하고 거리에 나가보기로 했다. 지역을 설명하는 성평등한 지도를 그려보자는 야심은 있었지만 방향을 잡고 기획을 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결국 개방화장실에 관한 세부정보, 공공기관 현황 등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다.
먼저, 사소한 일상의 공간이지만 누구에게나 필요한 화장실이 거리, 공공기관, 공원 등에서 어떤 식으로 나타나고 있는지와 주민을 위한 교육서비스는 어떤 내용으로 제공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마포지역 화장실에 관한 여러 가지
남녀 화장실은 빨강/파랑 등 꼭 색으로 구분해야 할까?
대부분의 화장실 표지판은 여성은 빨간색, 남성은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있다(73%). 이는 여/남에 대한 정형화된 이미지를 더욱 견고히 하기도 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여성과 남성이 있는데 언제까지 여성은 붉은색으로, 남성은 푸른색으로 표현해야 할까? 다양한 표현방식으로도 화장실 표지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민우회에서 직접 제작해 보았다.
화장실 기저귀 교환대, 유아시트를 찾아요!
보육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막상 아이를 데리고 거리로 나오면 지하철과 일부 공원을 제외하고는 어린이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거의 없었다.
지하철 화장실의 경우, 조사대상인 13곳의 화장실 중 5곳에는 남성화장실에도 기저귀 교환대가 마련되어 있었다. 아직 적은 숫자이기도 하지만 의미있는 변화였다. 남성과 여성이 더욱 자연스럽게 보육을 함께할 수 있도록 이러한 화장실이 앞으로 더욱 늘어나야겠다.
장애인 화장실을 찾아요!
화장실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공간이다. 그러나 화장실 또한 누구에게나 평등한 공간은 아니다. 거리에서 개방된 화장실을 찾기도 어렵지만 장애인 화장실을 찾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며, 장애인 화장실이 있다 해도 바깥에서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된 것은 거의 없는 현실이다.
화장실을 돌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청소도구함이 없는 화장실은 여성화장실이나 장애인화장실에 청소도구를 넣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뭐 ‘빈공간이라서’라고 생각하거나 ‘아줌마가 여자라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입구를 막아버린 경우도 있었다.
마포아트센터, 주민자치센터 등에서 진행 중인 교육 프로그램을 보면서는 장애인, 이주민, 노인 등 좀 더 다양한 대상을 고려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포아트센터의 어린이 프로그램 중에는 전체의 42% 정도가 ‘엄마와 함께’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이런 이름들이 다른 가족구성을 가진 어린이들을 배제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보육을 엄마만의 몫으로 여기는 생각들을 더욱 견고하게 하지 않을까? 또한 일부 자치센터에서는 피부관리나 꽃꽂이 등의 교육의 대상을 여성으로 제한하고 있었는데 이 또한 여성과 남성에 대한 편견을 담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거리 이곳저곳을 돌면서 답답하기도 했고 재미있기도 했다. 모든 것에 대해 여성의 눈으로 보고 이를 개선하는 지역지도를 만들고 싶었고 쉽게 얘기되는 화장실 개수, 여성의 하이힐 굽이 빠지는 보도블럭을 벗어나 새로운 지표를 찾고 싶었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여성들의 욕구에 기반한 조사나 세부데이터가 전혀 없다는 것, 분리된 통계가 없으므로 개선사항이나 제안점을 뽑아내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건강, 안전, 환경, 교육 등 모든 영역에서 마포지역 여성의 삶을 조사해 담은 지도와 가이드북을 만들고 싶었지만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다.
그러나 한편 이제 시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전거지도나 에너지 절약지도 같은 환경 분야 생활지도는 이미 많이 나와 있었다. 이에 비해 여성주의 지도그리기는 지금은 미완이지만 첫 시작이었다.
마포지역 모니터링 후 만든
평등한 마포를 위한 제안문
▶ 주민들의 대상과 요구에 맞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 주세요!
▶ 개방화장실을 표시해 시민들이 잘 이용할 수 있게 해주세요!
▶ 화장실 여/남 구분을 색으로 하지 말아주세요!
▶ 장애인진입로와 장애인 화장실을 확충해 주세요!
▶ 공공기관 건물은 유모차, 장애인, 노인, 어린이 모두 쉽게 드나들 수 있게 해 주세요!
▶ 공사중인 거리, 야간 유흥업소 영업지역, 가로수 밀집지역에는 가로등을 밝혀 주세요!
▶ 어린이 공원이나 야외 공원 등은 잘 관리해서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정은지 ● 요즘 정말 이뻐진 은지. 신변의 변화,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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