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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12월호 [지부이야기] 춘천여성민우회 - 또 하나의 나, 여성 한부모 가족에게 희망의 날개를
김영애
유명 연예인이면서 한부모 가장인 최진실의 자살이후 전남편의 친권주장이 사회문제화되면서 여성 한부모 가장에 대한 사회적 담론 형성이 시작되고 있다. 여성 한부모 가장이 사망할 시 부에게 친권과 양육권을 반환해야 한다는 기존의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공식적으로 여성 한부모를 표방한 유명인들을 중심으로 부의 친권 반환을 반대하고, 집회까지 준비한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여성 한부모의 역할과 법적 근거가 어디까지 정리될지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
주위에 여성 한부모 가족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처한 현실과 사회적 편견으로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 현실과 특히 중소도시라는 춘천의 지역적 한계로 한부모들은 좁은 세상에서 더욱 좁은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도 그들에게는 이중의 어려움이다. 이미 서울이나 대도시 중심으로 한부모에 대한 교육과 지원이 활발함에도 불구하고 춘천지역은 부분적, 일시적 지원이었다고 본다.
춘천지부에서는 이런 지역성으로 한부모 활동가 교육을 준비하면서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려 하였고 교육대상에 있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드디어 지난 10월 한 달 여 동안 지역의 「한부모 가족지원 활동가 교육」을 지역아동센터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하였고, 그 결실로 한부모 가족과 함께 하는 1박2일 캠프를 다녀왔다.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니만큼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하는 상근자들이 주로 참여하였고,민우회 회원들과 한부모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원하는 시민들이 교육에 임했다. 교육을 통하여 가장 값진 것은 한부모 가족에 대한 활동가 자신들의 인식의 전환이었다. 여성 한부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그들의 심적,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립의 필요성과 아동지도에 대한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활동에 있어서 활동가 스스로의 선입견과 인식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강사와의 질문과 토론을 통해 ‘정상가족’ 중심의 사회 문화 속에서 편견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한부모 상담과 자녀교육의 한계를 드러내고 한부모도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게 되어 적극적 활동을 모색하게 되었다. 또한 한부모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제대로의 활동가 교육이 부재한 상태에서 한계를 경험하였고, 이번 교육이 그런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단비와도 같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부모 가족과의 1박 2일 캠프는 자녀와 함께 속초 한화리조트를 다녀왔다. 일상적 환경에서 벗어나 자녀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웃음치료와 미술치료를 통해 내면 깊게 숨겨져 있던 어둠을 밖으로 내던져 자긍심을 갖게 하고 가족 관계의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뜻깊은 자리였다. 여성 한부모 가장들에게는 이런 기회가 처음인지라 날이 새도록 자신들이 살아온 얘기와 서로의 공감대를 확인하면서 처음의 서먹했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진한 동지애를 가졌다. 결혼 10년 만에 남편과 사별하여 1년이 된 여성 한부모, 이혼 후 경제적 어려움으로 힘든 과정을 겪었다는 한부모, 한부모가 된 후에도 당당하게 친권과 양육권, 그리고 아이의 성도 본인의 성으로 바꾸었다는 한부모, 자녀와의 관계에서 이혼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는 한부모 등 사연도 가지각색이었다. 현 시점에서 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지원보다는 본인들이 스스로 당당하지 못하는 심적 부담감과 자녀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주로 정서적 대안의 모색이었다.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나. 울고 웃고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꼬박 새운 오전에 드디어 한부모 자조모임을 결성하게 되었다. 다음에 만날 날을 기대하면서 돌아서는 그들의 뒷모습은 이전까지의 힘들었던 여정보다는 꿋꿋하고 당찬 한부모라는 야무진 각오가 느껴졌다.
춘천지부에서은 한부모 자조모임은 이제 첫걸음이다. 많이 힘들고 어렵겠지만 우리 이웃에 같은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것들을 함께 할 수 있는 자조모임을 기대한다.
한부모사업은 우리 지부에도 또하나의 결실을 맺었다. 한부모 가족 활동가 교육사업을 담당한 상근 활동가가 민우회에 들어와서 처음 단독으로 준비, 진행, 마무리하면서 활동가로서 굳건히 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사업을 통해 활동가로서 거듭나고 민우활동을 통해 사람을 키워낸다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위대한(?) 업적을 남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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