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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8월호 [9개의 시선 - 원주여성민우회] 아, 배움의 열기!
[9개의 시선 - 원주여성민우회]아, 배움의 열기!
호이진희 ●
뜨거운 여름날, 전국에 계시는 민우회 동지 여러분, 별일 없이 잘들 살고 계시리라 믿으며, 인사드립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한참을 고민해 봅니다. 원주여성민우회, 이야기보따리를 어떻게 풀어놓을까 하구요. 그러다가 번개처럼 생각이 스칩니다.
‘봄부터 여름까지 연이어 계속되는 배움의 열기 가득한 교육의 현장 소식을 들려줘야 겠다’
자아~~!! 그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3월부터 준비해 온 <성교육 강사 양성 과정>을 4월 말부터 시작하였습니다. 과연 어떤 분들이 신청하실까? 얼마나 많은 분들이 신청하실까? 모든 준비를 마치고 기대와 설렘으로 전화를 기다렸습니다.
짜잔!!! 참으로 다양한 분들이 신청해주셨습니다. 성희롱 당한 손자의 정신적 상처에 대해 학교와 주변의 몰이해에 분노하신 분, 청소년 지도위원으로 활동하시는 분, 학원선생님으로 초등학생들과 소통하다가 알게 된 그들의 성 생활을 올바로 지도하고자 오신 분, 상담사나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면서 관심이 생겨 오신 분, 자녀 성교육을 위해 오신 분 등 총 25명(기존 민우회원은 5명)이었습니다. 각각의 다양함이 연출해내는 강한 개성을 지닌 분들은 그 자체가 카리스마적인 기운을 지녔고, 그런 속에서 느껴지는 수강생들 사이의 인식차이는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17강을 진행하면서 수강생들은 각자의 개인적 경험은 다르지만 그 다름 속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여성의 처지에 대해 마음을 열어 놓았으며, 개인의 건강한 성의식은 올바른 사회를 지향하는 조직전반의 연결고리 속에서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진정한 의미에서의 성교육은 인간화 교육,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 그 어떤 가치도 인권 위에 있을 수 없다는 가치, 그것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때 성교육 또한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건강한 성의식은 올곧은 사회적 진화의 산물임을 인식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그러면서 그 사회가 갖고 있는 성문화, 성관습과 관련된 경험을 나누면서, 우리가 학생들이나 성인들을 대상으로 활동가로서 수업을 하게 될 때 단순한 형식적인 성교육이 아니라 어떤 관점에서 무엇을 목표로 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6월 3일(수)에 수료를 하고, 수강생들의 요구로 바로 그 주 6월5일(금)부터 성교육 활동가모임을 시작하였습니다. 17강 강의를 가슴으로 소화하기 위해, 수강하면서 기존에 갖고 있었던 편견이나 선입견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들 안에서 뾰족하게 붙박혀 있었던 바늘같은 것들이 조약돌처럼 다듬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요. 각자의 개인적 경험과 인식이 진실인마냥 살아오다가, 공동체 전체 바라보기를 통해 공동체 전체의 경험과 인식을 체험하였습니다. 개인의 구체적인 상황에서 성평등적인 사회정의를 어떻게 해야 실현할 수 있는지 서로 고민하고, 모든 세대의 성인식과 성문화가 상호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보면서 성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성평등을 위해 자신의 생활 속에서 실천한 경험을 나누게 되었습니다.
6월 말부터는 <여성 영상제작 교육>을 시작하였습니다. 또 다시 설레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실무자는 늘 누가 올지 모르는 잔치에 음식을 준비하는 마음인가 합니다. 원주의 다큐멘터리 동아리 ‘나무’의 회장이신 장덕희선생님의 강의에 13명의 수강생들이(기존 민우회원 7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각자가 만들 영상에 대한 구성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수강생이 이렇게 소감을 표현하셨습니다. “판이 너무 커졌어요!!!” 단순히 UCC동영상을 생각하고 신청하셨는데, 다큐멘터리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두려움과 설레임을 느끼시는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열 세 분의 수강생과 실무자 두 분의 구성안이 발표되고 서로가 조언을 나누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가 하는 일을 알았지만, 구성안을 통해서 서로의 생활과 마음을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굳이 여성주의적 인식을 거론하지 않아도 수강생은 전부 생물적인 여성이었기 때문에 구성안에 담긴 그 삶 자체가 여성학이 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몇 개의 제목만을 소개하겠습니다. ‘대학생 엄마 되기’, ‘마흔 아홉-그 아름다운 시작을 위하여’, ‘내 엄마의 엄마’, ‘말이 통해야 같이 살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저는 들뜬 희망을 품고 미소지어 봅니다. 편안하고 세심한 선생님의 지도와 수강생들이 서로에게 힘을 주는 자매애를 나누어주면서 교육의 중반부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같이 작업하는 힘과 즐거움을 나누는 과정은 결과물보다 소중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우리의 결과물을 같이 나눌 자리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중에 독립영화 감독님이 될 분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빼꼼하는 요즘입니다.
호이진희 ● 원주여성민우회 활동가,
회원으로 경험했던 민우회와 활동가가 되어 체험하는 민우회는 사뭇 다른 면이 있었습니다.
활동가로서 나의 부족함을 느끼며 힘이 들 때, 주위 활동가와 회원들에게 그 힘을 받습니다.
그리고 원주민우회는 민우회를 사랑하는 회원들의 힘으로 꾸려나가고 있음을 절감합니다.
그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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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찾았다^^ 이렇게 하는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