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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8월호 [마포나루에서] 여성운동의 꿈을 이뤄주는 '문'을 열다
[마포나루에서]여성운동의 꿈을 이뤄주는 '문'을 열다
Cafe 「문, moon, 門」
김선화(나디아) ●
[ ‘마포나루에서’는 민우회 본부가 살고 있는 마포 성산동 사무실에서 벌어지는,
혹은 상근활동가 개개인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꼭지이다.
이번 호에는 시민공간 <나루> 1층에 생겨날 Cafe ‘문, moon, 門’의 주인장 나디아의 이야기이다.
그녀의 고민의 고민, 희망의 파이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
때는 2010년 무더운 어느 여름날
한낮의 무료함을 달래줄 시원한 음료를 찾는 사람들이 나루 1층에 위치한 카페 문을 즐겨 찾는다. 아직 초대박난 카페는 아니지만 꾸준히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커피한잔과 함께 노곤한 세상살이를 풀어놓을 수 있는 동네아지트가 되었다. 민우회라는 여성단체를 잘 알지 못했던 분들도 이곳에서 민우회와 시민단체의 활동을 접하고나서 더욱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 모든 게 작년 총회에서 민우회의 장기적인 비전으로 카페사업을 결정한 이후, 많은 회원들과 지인들의 여러모로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깨어있는 생각의 원동력, 커피
카페 운영이란 무엇인지를 3개월 동안 혹독하게 체득한 후, 마음에도 조금의 여유가 생기자 카페라는 공간을 매개로 지역주민들과의 만남의 장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전문교육과정은 아니지만 커피에 관한 기본적인 것을 알 수 있는 커피 취미모임을 추진해보았다. 집에서 즐겨먹는 핸드드립 강좌는 원두커피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4기 모임이 진행 중에 있다. 나중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카페 문의 이름을 건 ‘아마추어 동네바리스타 챔피언쉽’을 개최할까 고민 중이다. 무엇보다도 핸드드립은 원두의 질과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지라 원두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모임에 참여한 ‘오후2시반’ 닉쿤과 재범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커피 맛을 분별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모임 횟수를 거듭하며 원두의 특징에 대해서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커피 안에 담겨진 수많은 노동의 땀방울에 대해서도 알아나가는 과정이 뜻 깊었어요” 라고. 이런 과정을 통해 공정무역이 무엇인지, 그리고 공정무역 커피 한잔의 소비가 나의 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대안경제라는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예전부터 커피는 ‘깨어 있음’을 상징했다. 커피 한잔으로 맑아진 정신은 문화와 예술뿐만 아니라 사회와 정치에 대해 토론할 수 있었기에 커피를 금지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매일 일상에서 접하는 커피를 보라. 이러한 흐름을 누가 막을 수 있었겠는가. 단, 어떤 커피를 어떻게 마시느냐는 선의의 선택이 남았을 뿐이다. 바로 커피 생두를 생산하는 이들의 노력과 땀방울을 알고, 그 노동의 댓가가 정당하게 돌아갈 수 있는 공정무역 커피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깨어있는 선택 말이다.
꿈을 볶는 카페, 문
민우회가 카페사업을 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오픈할 때까지 사람들의 우려와 걱정은 끊이지 않았고 또 그만큼 희망과 기대 역시 컸다. 그도 그럴 것이 민우회가 전혀 해보지 않은 위험부담이 큰 새로운 사업이었고, 또 한편으로는 민우회가 해야 할 여성운동을 하기 위한 밑거름을 만들어내기 위한 첫 시도이기 때문이다. 회원들이 소중하게 후원하는 회비뿐만 아니라 매년 콘서트나 연극같은 행사를 통해서 기금을 모으고 있지만 민우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사업체가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카페 <문>이 여성운동의 꿈을 이뤄주는 또 다른 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소박하면서 당찬 꿈을 꿔본다. 지금과 같은 매출이면 예상대로 연말쯤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예정이다. 음하하~
작년 오픈할 때부터 커피 로스팅을 시험 삼아 계속 하고 있는 중인데, 나날이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나디아가 직접 볶은 원두로 매장뿐만 아니라 내년에 오픈할 2호점 카페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꿈을 촉촉~ 넣고 볶은 원두를 생협에도 유통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거리가 멀어 직접 찾아오지 못해도 생협을 통해 집과 사무실에서도 즐길 수 있게 말이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 생각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카페 문을 다시 연다. 수익금은 민우회에서 여성운동을 활발히 하는데 쓰일 것이고, 공정무역 커피 사용을 통해 대안경제를 실천할 테고, 민우회에서 활동하다가 제2의 사회진출 공간으로 확장될 수 있는 곳이 되리라고 말이다.
이제 콩다방, 별다방은 저리가라!
달다방 카페<문>이 열린다!
카페에 관해서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많았다. 민우회 재정사업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카페를 하게 된 배경을 이야기하는 게 좋을지 아니면 카페 문에 대한 다양한 사업 구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해야할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그런가보다. 그래서 가상으로 1년 후의 모습을 상상하며 간략히 꿈과 희망을 써보았다. 만약에 나의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 카페 문을 열고 찾아오시라. 여기서 중요한 건 민우회가 이제껏 해보지 않았던 카페라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이고 누구보다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고 있는 당신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은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애써 스스로에게 성공의 기운을 북돋는다. 음하하하~~ 난 믿는다. 매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리라고.
김선화(나디아) ● 카페 준비만 1년째. 그동안 바리스타와 로스팅 수업으로
실력을 갈고 닦았습니다. 스스로 손재주가 있음을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깨닫고 있는 중. 웬 잘난 척이냐고요? 직접 와서 보세요.
아무튼 카페가 잘 되어서 민우회 활동이 더욱 빛이 나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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