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10월호 [9개의 시선 - 인천여성민우회]덩달아 춤을 출 때 까지
덩달아 춤을 출 때 까지 - 인천지부에서는 지금...
최리주(나무땅) ●
민우회 지부에서 돌아가며 소식을 전하는 <9개의 시선>을 우리 지부는 9, 10월쯤 전해도 된다하여 느긋하게 있었다. 그런데 벌써 내가 숙제(?)를 제출할 차례가 왔음을 알았다. 매사가 ‘어떻게 되겠지’로 일관하던 나는 급했다. 우리의 소식지처럼 사업보고 형식으로 허겁지겁 내용을 써서 보냈다. 결과는 지부 활동이 들어나지 않으니 다시 풀어서 보내주시길 바란다는 점잖은 제안이었다. ㅋ
우리의 굵직한 사업과 소모임은 뭐가 있었지? 우리가 진행하는 하반기 행사로 재정사업이 있는데 이건 실을 수도 없는 건가? 생각이 많았다. 결국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올해 인천 지부는 ‘여성주의 전문극단 양성과정’을 준비하였다. 3, 4월 회의를 거쳐 강사섭외와 자료를 준비하고 홍보에 들어갔다. 제목에서 프로 냄새(?)가 났는지 연극공부중인 학생부터 50대 주부까지 높은 관심을 보여 정원 20명을 모을 수 있었다. 연극에 여성주의를 담아내야 하는 강의를 통해 참가자들은 여자로써 받았던 이유 없는 차별과 억압을 인식하게 되었다. 자신들의 이야기 속에서 연극의 시나리오를 뽑을 수 있었고, 가족의 갈등을 내용으로 담은 대본을 완성하게 되었다. 그녀들의 열정과 끼가 남달랐다고 느꼈는데 역시 여성의 능력은 어떻게 펼쳐 내느냐? 멍석을 어떻게 까느냐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5, 6월 강의를 들으며 발성법, 호흡법을 익힌 그녀들은 두 달 만에 공연을 올렸다. 의상과 분장을 준비하는 모습 속에서 긴장감을 느꼈으나, 조명이 켜지고 그녀들은 빛나기 시작했다. 와우~ 멋지다~ 눈물~ 감동!…. 이어서 함성과 함께 박수소리.. 그녀들은 자신감을 완전히 회복했고, 내공도 깊어짐을 느꼈다. 공연을 성황리에 치르고 7월부터 매주 화요일 오전에 모여 극본도 짜고 연습도 하며 자체적으로 연극수업을 하고 있다. 연극모임 이름은 ‘마중물’로 정했고, 송년모임을 위한 공연을 목표로 열심히 활동 중이다. 멋진 그녀들의 내일에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새로운 소모임으로 격주 목요일 저녁에 만나는 여성학 공부팀도 소개해야겠다. [새 여성학 강의]를 첫 번째 교재로 선택했고, 공부 외에도 타로를 보며 다양한 소재로 일상의 자신을 점검하는 기회를 만들어갔다. 여성이 갖는 피해의식들을 풀어내다보니 어느덧 정이 들어 어렵지 않게 교재를 마칠 수 있었다. 함께 했던 그녀들의 진지한 에너지에 기운을 얻을 수 있는 시간으로 힘이 되었다. 휴가기간이 끼었는데도 석 달 만에 꽤 양이 많았던 첫 교재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똑똑(?)해서 가능했다는 이혜화 샘의 칭찬과 함께 참여자들이 남긴 후기를 옮겨본다.
*다시 한번 여성학을 돌아보며 자기 삶을 짚어봅니다. 새 네비게이션의 강자가 되길!
*여성운동을 한답시고 수년을 보냈지만 늘 지치는 자신을 발견한다. 자주 이렇게 공부를 하며 사고를 정리해야 힘이 생긴다.
*여성인 나의 현 위치와 사회속의 여성인 내가 현재 처해있는 상황을 조금이나마 객관적인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나는 어떻게 나를 발전시킬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입니다. 우리 선생님은 너무 똑똑하셔요~
*아내, 엄마로서만 살아온 나의 모습에서 한사람의 여성으로서의 나를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6월 11일부터 시작한 석 달 공부가 책 한권을 뚝딱! 난 예전에 훑어보았던 것들을 다시 한 번 들으며 정리할 수 있어 좋았는데…. 그 속엔 서투른 발제 하느라, 또 남의 발제까지 맡아 하느라 애쓴 님들의 정성이 ㅠㅠ 감동^^ 시간 내고 마음 내어 다감하게 살피며 여성학 공부 분위기 짱으로 이끌어 준 혜화샘 참 미덥고 고맙고, 함께 공부한 우리들의 진지함과 열의, 내내 느낄 수 있었답니다. 배우고 또 행하며 야무지고 멋진 여성으로 커갑시다요^^
*여성학은 자기성찰로 시작해야 함을 절실히 다시금 느낀다. 자기성찰, 자신 사랑이 우선적으로 담보되어야겠다. [새 여성학 강의] 고마워~ 너로 인해 나를 다시 본다. 21세기 대한민국의 아줌마 화이팅! 나 자신에게 사랑을 보낸다~
*뿌듯 감동 책떨이는 아쉽다! 여성학은 삶이다!
*여자로 태어나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힘이 드는 일이다. 하지만 나이 먹으며 성숙해지는 나를 찾아가는 마음 길이 행복하다. 통하는 여신들과의 만남이 즐겁고 재미있었음을 전합니다.
추석이 지나고 10월부터는 [사랑받지 않을 용기]를 교재로 정해 깊어가는 가을을 뜨끈하게 보낼 계획이라고 한다. 작은 소모임들이 움직이다 보면 인천여성민우회는 덩달아 춤을 추게 되는 그런 힘찬 시기가 오리라 믿으며.. 오늘도 파이팅을 외친다!
최리주 ● 인천여성민우회 사무국장
올 3월부터 상근활동가로 인천여성민우회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 글 쓰는 일은 회원과의 전화통화 만큼이나 긴장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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