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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10월호 [생협이야기] 4대강 살리기 알고 보니‘너, 나, 우리’ 죽이기!!
4대강 살리기 알고 보니‘너, 나, 우리’ 죽이기!!
전이미경 ●
퀴즈로 시작해 볼까요?
[객관식] 1. 여기저기에서 4대강을 살리네, 죽이네 하는데, 다음 중 4대강이 아닌 것은?
① 한 강 ② 낙동강 ③ 섬진강
④ 영산강 ⑤ 금 강
[주관식] 2. 당신에게 ‘4대강 살리기’란?
저도 ‘나에게 4대강 살리기란?’ 문제를 컴퓨터 모니터에 써놓고 가만히 생각을 해봅니다. MB정부가 대운하 사업을 접고 ‘4대강 살리기’라는 정책을 내놓았을 때 민심을 저버린 나랏님 욕만 했지 ‘4대강 살리기’가 당장 저하고 무슨 상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못 했습니다. 그저 4대강의 하나인 ‘낙동강 살리기’를 저지하고자 ‘도농룡 소송’으로 유명한 지율스님이 낙동강 순례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멀리서 안타까워만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팔당생명살림으로부터 한통의 편지가 왔습니다. 4대강 살리기의 내용 중에 한강 상류 개발이 들어가 있는데 한강 상수원 지역의 수심을 6m정도로 깊게 하고 콘크리트 제방을 쌓고 하천 부지에는 유원지를 조성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주에 수중보 3개를 만들어 물을 가두어 상수원으로 흘러 보낸다는 내용입니다.
이 개발을 하기위해서 하천 부지를 강제 수용하는데, 이 하천부지가 바로 팔당 생산자들이 유강과 더불어 유기농사를 짓고 있는 논과 밭입니다.
개발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생협 조합원의 한사람으로서, 서울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저에게 ‘4대강 살리기’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팔당 지역은 서울 시민들이 마시는 수돗물 상수원을 보존하고 있는 청정지대이며 우리나라 유기농업의 메카입니다. 1970년부터 서울 지역 수돗물 상수원 보호를 위해 ‘개발 제한 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사람과 자연이 상생하는 유기농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한강 상수원은 깨끗하게 보존되고, 소비자는 건강한 유기농산물을 먹고, 생산자는 자부심을 가지고 마음 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상생의 흐름이 ‘4대강 살리기’로 중단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 개발이 실제로 진행되면 팔당지역 친환경 재배단지의 농지 60%가 없어지고 친환경 농산물 생산량은 80%가 줄고 겨울철 채소는 하나도 생산할 수가 없습니다. 한강 상류에 보가 설치되고 유원지가 조성되면 강물은 똥물이 됩니다. 보를 설치하기 위해서 강바닥을 파면 흙탕물이 생기는데 이 물은 정수해서 수돗물로 이용할 수 없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보 설치 공사가 된다고 해도 ‘흐르지 않아 썩어서 똥물’이 된 물을 마실 수밖에 없습니다. 또 보 주변으로 유원지가 조성되면 잔디와 수목을 관리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농약과 비료는 한강 상류를 오염시킬 것입니다. 강으로 농약과 비료가 유입된다면 생태계가 파괴되고 하류에 살고 있는 서울 시민들은 농약과 비료로 오염된 물을 먹어야 합니다.
‘4대강 살리기’ 영향이 생태계의 먹이 사슬처럼 결국은 나에게까지 미친다는 것을 아는 순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답답한 다음에 검색사이트에 ‘4대강 살리기’를 치고 국토해양부의 사이트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이렇게 달라집니다.> 라는 코너에 들어갔더니 한강의 개발 전 모습과 개발 후 모습을 조감도로 올려놓았더군요.
‘같은 그림에서 다른 곳 찾기’ 게임을 하듯이 두 개의 사진을 찬찬히 비교해 보니 논과 밭이 사라진 자리에 억새들이 춤을 추고 있고 흙길은 콘트리트 길로 멋지게 바뀌어 있습니다. 그 길에서 우리는 산책도 하고 자전거도 타겠지요. ‘한강 르네상스’로 열심히 갈아엎고 있는 서울의 여러 한강 공원들과 똑같은 모습이었습니다.
솔직히 요즘 유행하는 말로 “씁쓸하구만”이 절도 나옵니다. 그렇다고 심정만 상할 수는 없겠지요. 사람은 자고로 마음이 동해야 몸도 동하지 않습니까? 우선 저처럼 국토해양부의 ‘4대강 살리기’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렇게 달라집니다.>를 꼭 보세요. 그러면 마음이 울컥하는 울림이 있을 것입니다. 그 울림이 팔당의 생산자 분들에게, 여성민우회 생협 조합원들에게, 서울 시민들에게, ‘4대강 살리기’를 강행하려는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 주십시오. ‘4대강 살리기-한강 상류 개발’ 저지를 위한 행동에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전이미경 ● 여성민우회 생협 조합원
생협 활동만이 아니라 동네에서 좋은 마을을 만드는
여러 일들을 우직하면서도 신나게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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