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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4월호 [민우ing] 수많은 주름, 천 개의 물결
[민우ing] 수많은 주름, 천 개의 물결
2010년 회원확대 캠페인: 21세기를 여는 2010명
조서윤숙(숨su:m) ● 한국여성민우회 반차별·회원(청춘)팀
봄날의 곰이라니?
만일 너희들의 집 문을 누군가가 말도 없이 두드린다면? 얼마 전 누군가가 민우회 문을 두드리고 있는 거라. “문 열려 있어요, 들어오세요!”라고 외쳤지만 들어오지 않기에, ‘무슨 일이지?’하며 직접 문을 열어 주었네. 그런데 웬걸, 새하얀 털북숭이가 (상대적으로)좁은 문 뒤에 주저주저 하며 서 있잖아. 아직 떠나지 않은 겨울의 끄트머리에서, 빠끔히 고개를 내어 밀고 마지막 겨울 자락을 들여다보는 봄기운이 찾아온 첫 날. 우리는 그렇게 곰과 인사를 하게 되었지.
사연이 많은 곰. 북극에 살 때 콜라광고를 찍던 친구들 이야기와 그러다 보니 빙하가 사라지고 바다 속 깊숙이 떨어지던 가족들 이야기와 곰이 되고 싶었던 에스키모 친구 이야기들을 우리는 하냥 들었단다. 그러다가 민우회에 오게 된 사연을 들을 때엔 꼭 안아줄 수밖에 없었다지. 한 사람이 안아주기에는 친구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다 전하기에 우리가 너무 작아서 모두 함께 안아 주고는, 이 커다랗고 눈부시고 폭신폭신하고 장난기 많은 곰팅이(앗, 미안^^;;)를 무어라 부를까 하다가 ‘봄날의 곰’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거라.
2010년 봄이 찾아오려는 때에 민우회회원이 되어버린 ‘봄날의 곰’은 자기의 이야기를 회원들과 나누고 싶다고 했지. 그래서 봄날의 곰에게 친구가 되어 줄 이를 함께 찾아 나서기로 했어.
봄날의 곰과 함께 민우회는 <2010년 회원확대 캠페인: 21세기를 여는 2010명>을 시작했다*. 민우회 회원이 2010명이 되는 꿈을 꾼 그 첫 번째 시즌은 <3·8세계여성의 날 기념 여성단체 회원 되기 캠페인: 북극곰도 민우회 가입했어요!>이었다. 전 세계인이 살리고 싶은 북극곰, 콜라 광고에도 아파트 광고에도 등장하던 그 곰, 21세기가 주목하는 단 하나의 생명체이자 21세기가 꼭 지켜야할 아이콘인 북극곰이 자본주의에 저항하고, 생태주의를 실천하다가 3·8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여성주의자가 되어 민우회 회원이 되었다는 방향을 잡고 거리로 나섰다.
한국여성대회편>> 3월 6일(토) 오후 1시 이화여대 대강당 앞
민우회 부스가 너무 안쪽에 있었지만 한국여성대회에 참가한 많은 분들이 들러주었다. 민우회의 활동 회원들이 기꺼이 함께 하였고, 회원참여기획단 다·다·다에서 제안한 [민우꿀다방] 부스에서는 따뜻한 차(꿀, 유자, 오가피보리) 무료이용과 함께 북극곰 Free Hug도 함께 진행했다. 회원들의 열정적인 참여는 이 날 13명의 새로운 회원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직장인 편>> 3월 8일(월) 오전 11시 여의도 국민은행 주변
3.8 여성의 날.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을 만나 평등한 직장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여의도로 향했다. 바람도 심히 불고 햇볕도 없어서인지 추웠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격렬하게 여성의 날 의미와 북극곰과 함께 하는 민우회를 알렸다. 모든 이들에게 점심시간 1시간은 밥도 먹고 머리도 식히고 하기에는 사실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하물며 여의도에 일터를 둔 이들은 더욱 그러해 보였다. 많은 직장인들이 관심 있게 봐주고 호응하기도 했지만 점심을 먹고 바로 사무실에 들어가야 해서인지 발걸음은 이미 총총총. 많은 인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모든 노동자들이 살맛나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다시금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려면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드러나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생각을 또 한 번 해 본다.
대학생 편>> 3월 13일(토) 오후 2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을 맞이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새내기가 되듯이 여성단체에도 새내기 회원이 많이 늘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행한 캠페인이었다. 생생한 기운이 가득한 곳 마로니에로 나가 꼭 대학생만이 아니어도 함께 이야기 나눌 우리의 새내기들을 찾아보았다. 이 날은 한 회원(월경)의 캠페인 참여로 활동가들에게 힘이 실렸다.
콘돔 사용 스티커설문을 하며 설문에 응하신 분들에게 콘돔을 나누어주고, 평등감수성체크 발자국, 유자차 무료 이용, 월경주기팔찌 만들기 들을 함께 했다. 연극을 보러 친구를 만나러 가족 나들이를 하러 나온 많은 이들에게 민우회를 소개하며 여성주의를 통한 즐거운 소통, 평등한 문화를 나누었다. 이렇게 하여 두 명의 인연이 신입회원 가입을 하면서 3월, 거리에서의 캠페인은 마무리 되었다.
온라인 편>> 3월 1일 ~ 3월 31일 한 달 동안
북극곰 인터뷰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하여 회원확대 캠페인의 친근함을 도모했다. 그 외에도 회원 확대를 권유하는 이메일 배너를 모든 회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서, 주변에 민우회를 소개하고 싶은데 무슨 말부터 할지 답답해하는 회원들의 고민을 덜어 보고자 했다. 회원 커뮤니티 모람세상을 통해서는 민우회 회원의 인터뷰를 릴레이 게시하여 회원 확대 활동을 한 회원이 직접 이야기 하는 민우회의 실체를 만날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캠페인 과정에서 우리는 이제까지 보다도 더욱 여실히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집중해서 찾아 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 사람과 민우회 사이의 섬, 그 거리를 잇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사람들의 욕구와 민우회의 욕구가 결코 다르지 않고 민우회는 오히려 그 욕구를 위해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방법들로 효과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회원은 민우회에 대한 재정적 지지 근거이기도 하겠지만, 더 우선하는 가치는 민우회의 존재 근거 자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민우회 회원을 더 많이 만난다는 것이 민우회의 여성주의 활동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첫째, 잠재적 회원일 수 있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비롯한 회원을 확장하는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한다. 이는 그 자체로서 민우회의 사업과 활동 내용을 대중과 공유하는 적극적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다.
둘째, 평범하지만 각자 나름의 특수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회원이 된다는 것은 민우회 활동의 의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민우회의 독립적 재정 기반을 탄탄히 하는 일이다. 이는 십시일반의 방식으로 민우회 활동을 보장하는 적극적인 참여행동이다.
셋째, 이렇게 대중의 회원 가입 자체가 이미 운동의 시작임을 인정한다면, 여성은 스스로 여성으로서의 운동 주체가 되고, 남성은 남성으로서 여성주의 운동을 한다는 데에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운동 주체가 된다. 회원을 구성하는 주체들의 세상에 대한 변화 욕구를 세상에 드러내는 데에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 바로 회원 규모를 키우고 회원들이 충분히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민우회는 회원의 힘으로 움직이는 단체이다. 더 많은 회원을 만나고 회원들의 힘을 키우는 이유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회원들이 만들어 내는 수많은 주름의 결들 자체가 민우회의 총체적 활동이기 때문이다. 민우회의 운동은 나무가 가진 유기적 조직운동의 특성도 있지만 수많은 잔뿌리들이 가진 서로를 넘나들고 끊임없이 교접, 변화하는 천 개의 운동이라는 특성도 가진다는 것을 잊을 수 없다.
올 해 500명의 여성주의자를 새로이 만나서 2010명의 회원이 마주하는 그 날까지 민우회는 자가 발동을 끊임없이 이어갈 것이다. 민우회의 자가 발동의 힘은 1570명이라는 현존하는 회원들에게서 나오는 것이리라. 더욱 많은 사람들과 서로의 가치를 공유하는 회원 확대 캠페인, 그 두 번째 시즌을 기대하자. 그리고 함께 하자. 회원확대는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만들어 낸다긔~
조서윤숙(숨su:m) ●
비를 맞어도 나는 조오코 밥 아니 먹으도 배가 부울러
* 2010년 한국여성민우회(지부포함)가 새로 만나려고 목표한 회원은 1,165명이다. 이 가운데 본부는 500명의 새로운 회원을 만나기로 마음먹었다. 2010년 1월 현재, 본부 회원은 1,560명이다. 올 해 450명의 회원을 새로 만나게 되면 본부 회원은 2010명이 된다. 2010년도에 맞는 2010번째 회원을 만날 수 있기를- ‘21세기를 여는 2010명’캠페인은 여성주의자가 21세기를 열고 2010년을 만드는 주인공이라는 의미를 안고, 본부 회원이 2010명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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