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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6월호 [9개의 시선 - 광주여성민우회] 10살을 맞이한 광주여성민우회의 여성주의 문화를 향한 열정
[9개의 시선 - 광주여성민우회]
10살을 맞이한 광주여성민우회의 여성주의 문화를 향한 열정
조영임 ● 광주여성민우회 대표
지난 3월 25일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는 광주여성민우회 10주년을 기념하는 ‘민우 10년…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공연이 400여명의 회원과 지역인사들이 함께 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공연은 회원들과 지역여성들이 모여 구성한 연극모임 ‘시나페’의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는 연극과 페미니스트 가수 Good Sister 안혜경의 노래공연, 그리고 퓨전국악단인 ‘얼쑤’로 구성, 진행되었다.
공연에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며 찬사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으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광주여성민우회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더욱 높이게 되었다는 후일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또한, 회원들도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을 계기로 민우회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시나페*의 공연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는 회원들이 1년 동안 본회에서 개최한 ‘여성주의 문화학교’에 참가하여 여성으로서의 자신의 삶의 경험을 나누는 과정을 통하여 우리 여성들의 이야기를 극으로 형상화하고 이를 직접 배우가 되어 만들어 낸 연극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었다.
연극은 어머니 세대의 삶, 시댁갈등으로 괴로워하는 젊은 여성들의 현실, 성희롱에 시달리는 직장 여성의 아픔, 여성노동자의 현실과 육아문제로 힘겨운 우리 여성들의 삶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었다. 이들은 이런 현실을 극복하고 승화시키는 방법으로 여신을 내세워 힘을 얻고자 하였으며, 관객과 함께 아프고 쓰린 현실을 극복해 가고자 하였다.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이 무대로 나가 배우들과 하나가 되어 희망의 미래를 활짝 열어 나가는 모습을 만들어 낸 것이다. 공연이 끝나고 그동안 일상의 주저함과 움추림에서 벗어나 당당하고 힘찬 자신을 찾은 것에 감사하는 ‘시나페’ 회원들의 모습 속에 여성주의 문화 작업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광주여성민우회는 창립초기부터 여성들의 독창적인 문화를 창출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여성축제를 통하여 여성들의 목소리를 나누는 장을 열기도 하고, 서로의 끼를 발산하는 장으로 활용하기도 하였다.
2008년부터는 여성들이 모여 스스로의 삶의 경험을 이야기 하며, 이 속에서 느끼는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또한 여성주의 문화작업 속에 ‘치유와 소통’이라는 자매애적 연대를 담아내고자 노력하였다.
2008년 가족과성상담소 개소 10주년 공연으로 성폭력 피해여성이 사회문화적 편견 속에 겪는 고통과 용기를 그린 연극 ‘아주 특별한 용기’를 시작으로, 광주여성민우회 소모임 ‘여성역사해설사회’의 60~70대 여성노인들의 삶과 이름, 첫경험에 대한 기억들을 정리한 구술 작업 ‘오메, 몸에 것이여’, ‘여성이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첨단지역에서 이루어진 성평등 마을축제에서의 비아 주민센터 POP반과 함께 여성으로서의 자각을 표현한 ‘여성 시화전’, 그리고 여성들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담은 퍼포먼스 ‘이름 없는 꽃이 되어’ 공연, 이어서 2009년 다솜누리 5주년 기념공연 ‘너의 목소리가 들려!’, 여성주의 문화학교 개설과 ‘시나페’ 연극 소모임 구성, 그리고 10주년 기념공연의 중심 작품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까지 다양한 연극과 퍼포먼스, 축제 등을 통하여 여성들의 삶을 드러내고, 이속에서 희망을 만들어 가고자 쉼없는 몸짓을 이어왔다.
이러한 작업은 지역사회에 새로운 목소리로 인식되고 있으며, 문화는 있으되 여성이 잘 드러나지 않거나 객체화된 여성으로 그려지는 기성문화 속의 여성에서 탈피하여, 그리고 그동안 문화에서 관객의 입장에 서있던 상황을 벗어나, 여성들이 문화의 생산자로, 또한 여성의 삶이 문화의 중심 소재로, 그리고 여성 자신의 입장에선 목소리를 문화 속에 담아내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라 여기고 그 맥을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작업이 더욱 특별한 것은 여성들이 모여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동안 여성으로서 남성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겪는 소외와 고통, 슬픔을 나누며 위로하는 장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 소통과정을 통하여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 서로를 지지대로 삼아 함께 일어서는 희망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2010 광주여성민우회 창립 10주년을 온 몸으로 맞이하고, 강한 심장으로 빛낸 ‘시나페’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한번 해보자고 덤볏는데 ‘워메, 괜히했네’가 수십 번도 더 나왔을 것같은 어렵고 힘든 작업을 온몸에 멍이 들어도 즐겁게 연습하여, 본 공연에서 몸을 던지는 센스(?)를 발휘한 몽실, 줄비, 달자, 수아, 영신언니, 유미언니, 정식언니, 그리고 우리들의 작업을 가능하게 한 연출가 나창진 님, 그리고 조명담당 선생님. 가슴박찬 감동을 선물해 주신 그 모든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 듬뿍 담아 보낸다.
조영임 ● 연극보고 반하여 ‘다음 번에 나도 꼭 할껴’하며 벼르고 계신
회원들이 줄을 서고 있다는 소문에 ‘기분 좋은 예감’으로
‘그래 우리 세상을 열어가자’를 외쳐본다.
* 광주여성민우회 연극모임, 신 앞에 선 듯 경건한 마음으로 연극을 하게 된다는 팀원들의 마음을 담아 ‘시나페’로 이름 지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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