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6월호 [생생한 시각] 이번 선거에 뭐 재밌는 일 없을까?
[생생한 시각] 이번 선거에 뭐 재밌는 일 없을까?
“우리, 유쾌한 정치수다~ 커피당Coffee Party 하자~”
김현아 ●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
“오늘 우리는 개념찬 유권자들의 유쾌한 정치 수다
커피당(Coffee Party)을 창당한당~
우리는 유쾌한 정치수다 공간인 ‘커피파티’를
전국 방방곡곡 사방팔방에서 열어
한 사람의 시민이라도 더 정치에 관심을 갖고
유권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즐겁게 행사하는 장을 만들고 싶당~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모든 변화의 시작 아니던가.
더 많은 시민들이 정치와 사회에 관한 얘기를 나누는 것,
그 만남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시작이고 우리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작은 씨앗이라고 믿는당~”
위의 내용은 지난 5월 2일 커피당 창당식 ‘통(하였느냐) 큰(바람을일으켜보자) 커피파티’에 모인 참가자들이 함께 만든 커피당 창당선언문의 내용이다. 전국 곳곳에서 30여개의 커피파티가 열린 이날, 창당식에는 100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내 주변 투표율 UP하는 베스트 아이디어’를 주제로 미니 커피파티를 진행하며 커피당의 공식 창당을 축하했다.
커피당Coffee Party? 그게 뭐지?
‘창당’이라고 하니 진짜 정당을 만드는 것이냐며 당대표가 누구냐고 물어보는 기자들도 있었는데, 커피당은 ‘Coffe Party’의 ‘Party’를 우리말로 했을 때 ‘당’이라는 의미로 옮긴 것이지 정당정치를 하는 ‘정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참여하는 사람들이 좀 더 재밌고 쉽게 느끼고, 커피파티를 여는 사람들 간에 소속감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커피당’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커피당은 풀뿌리 유권자들이 이웃, 친구, 동료, 가족 등과 삼삼오오 만나서 커피 한잔하며 쉽고 유쾌한 정치 수다를 떠는 모임이다. 정치인들이 하는 무겁고 어려운 논쟁이 아니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난 주부들이 커피 한잔 하며, 직장동료들과 점심 먹고 차를 한잔하며, 학생들이 휴식시간에 잔디밭에 둘러앉아 맥주 한잔하며, 트위터나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과 번개모임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하다. 이렇듯 커피당은 누구나 모여서 자연스럽고 즐겁게 정치에 대해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여성의 정치수다로 지역을 바꿔요!
우리1가 커피당을 시작한 이유는 여성 유권자들이 커피파티라는 쉽고 편안한 모임에서 선거와 지역, 지방자치 등에 대해 수다를 나누다보면 자연스럽게 여성의제 및 생활의제들이 나오고, 결과적으로 내가 사는 지역을 좀 더 살맛 나는 곳으로 바꾸기 위한 정치참여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거대담론으로서의 ‘정치’가 아니라 여성들이 평소 느꼈던 소소한 이야기들의 오고감 속에 나와 지역사회와 관련된 ‘생활정치’ 감수성이 살아나지 않을까? 그것이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로 확대된다면? 아, 생각만 해도 두근한다.
이러한 취지로 시작된 커피당이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수원, 광명, 군포, 원주, 부산, 전북, 제주 등 여러 지역의 풀뿌리 여성들이 커피파티를 열었다. 여성단체 활동가 및 회원들이 만나 커피파티를 열기도 하고 동네주민들과 함께하는 커피파티를 열기도 한다. 한 번의 모임으로 모든 이야기를 다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커피파티는 지속적인 모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토론주제도 유권자로서의 권리, 투표참여, 구체적인 지역현안 등 다양하게 선택해 진행하고 있다. 6.2지방선거 투표일까지 커피파티가 전국적으로 수백 개가 열려 더 많은 여성 유권자들이 선거에 보다 유쾌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기를!
커피파티, 어떻게 하는 걸까?
커피파티를 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누구나 커피파티를 주선하는 ‘파티플래너’가 될 수 있다. 물론, 자신이 직접 플래너가 되지 않고 지역에서 열리는 커피파티에 참여할 수도 있다. 커피파티의 기본 진행은 우선 맛있는 음료를 주문해놓고 ? 참가자들 인사 및 소개하기 ? 함께 이야기 나눌 주제 정하기 ? 후기와 인증샷 담당할 사람 정하기 ? 커피파티할 때 지켜야할 준수사항 10가지2 함께 읽기 ? 주제에 대해 이야기나누기 ? 종이에 메시지 적어서 인증샷 찍기 ? 소감나누기 순서로 진행하면 된다. 그리고 모임 후에는 카페에 인증샷과 후기를 공유해주는 것이 필수다.
커피파티에서 다룰 만한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커피파티 진행 상세매뉴얼 및 커피당 카페(http://cpk.or.kr)에 여러 가지 예시들을 참고하면 된다. 그 중에 몇 가지만 예를 들면 쪾8장 투표권의 정체는? 쪾우리 지역후보가 갖춰야할 스펙은? 쪾나에게 선거는 쫜쫜쫜쫜쫜다. 쪾우리 동네후보로 누가 나왔나? 어떤 공약을 들고? 쪾이번 지방선거 핫이슈(친환경무상급식, 4대강사업 등) 쪾우리 동네를 바꾸는 생활 공약은? 쪾투표참여 아이디어 등이다.
무관심을 녹이는 맛있는 유권자운동 커피당!
거듭 강조하지만 커피당은 더 많은 시민들이 정치와 사회에 관한 얘기를 나누는 것, 그 만남이 우리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작은 씨앗이라는 기대에서 출발한 것이다.
얼마 전 서울 강동 커피파티에 참여한 20대 대학생의 이야기는 커피당의 방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그는 "커피파티 운동이 나처럼 평소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많이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유권자들 사이에는 선거와 정치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나처럼 정치에 관심 없던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치와 선거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무관심한 유권자들. 그들이 유권자로서 자신의 권리를 즐겁게 행사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 그것이 커피당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개념 있는 유권자들의 유쾌한 정치수다 ‘커피당’이 지역 곳곳에서 변화를 만들고, 희망을 현실로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하며 커피당 창당식에 참여한 유권자들이 직접 만든 창당 선언문 마지막 문구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커피는 쓰지만 투표는 달당~!
김현아 ● 민우회 회원들과 나누는 글을 쓰려니
너무 떨려 백번은 글을 수정한 것 같다던 그녀
아, 커피파티의 인연이 투표일 이후에도 쭈욱- 계속되길
1. 여기서 우리란, 지난달 14일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 등 35개 여성단체가 발족한 '2010여성유권자희망연대'를 말한다. 여성유권자연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성공약 요구 및 정책협약 체결, 밥과 강을 위한 선거연합 촉구활동, 투표율 10% 올리기 위한 투표참여운동, 그리고 새로운 풀뿌리 유권자운동인 ‘커피당Coffee Party’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2. <커피파티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10가지> ① 늘 웃는 모습으로 말하고 들어 주세요 ② 모든 참여자를 존중해주세요 나이나 성별로 차별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마세요 ③ 모든 사람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세요 ④ 함께 정한 주제에 집중해주세요 ⑤ 나 자신만 옳다고 주장하는 논쟁은 가급적 하지 말아주세요 ⑥ 소극적이지 않아야 하지만, 지나치게 나서지도 말아야 해요 ⑦ 토론에서 방해가 되는 사람은 진행자가 최대한 존중하며 파티에서 떠날 것을 공지해주세요 ⑧ 한 사람의 발언시간은 5분을 넘지 않도록 유의해주세요 ⑨ 부적절한 재정을 권유하면 안돼요 ⑩ 다음에 또 만나고 싶도록 커피파티는 무조건 즐겁고 유쾌해야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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