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10월호 [9개의 시선] 나의 선택을 존중해 주세요
▣9 개 의 시 선
“나의 선택을 존중해 주세요”
미혼모 인식 개선 캠페인 장희정(치우) ● 인천여성민우회
인천여성민우회는 한부모 사업을 10년 동안 해 왔다. 그것은 선배들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그러던 중 올해에는 한국미혼모협회의 제안으로 한국여성재단의 ‘미혼모 삶의 질향상’을 위한 프로젝트에 공모하게 되었다. 인천은 다른 지부와 달리 상근자가 1명이라 모든 프로젝트가 운영위원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유독 프로젝트가 많아서 다들 프로젝트를 더 받기는 곤란하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한부모사업 중 하나인 미혼모 사업은 이제까지 우리가 노력해 온 소외된 여성들의 문제이기에 꼭 필요한 사업이란 생각에 운영위를 설득하였다.
선배의 자문과 운영위들의 고심 끝에 몇 일 만에 프로젝트를 완성, 공모하였다. 제목을 선정 할 때도 여러 가지 이름들을 의논했지만 미혼모의 첫 순간부터 겪는 그들의 고통과 선택을 존중하자는 의미로 “나의 선택을 존중해 주세요”라는 슬로건을 채택하게 되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선택을 존중받아야 하며 여성 운동을 하고 있다면 더욱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판단 하기보다 선택을 존중해 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모두의 의견이 일치하였다.
다행인지 행운인지 전국 네 개 선정지역에 인천이 선정되었고, 인식 개선과 미혼모들의 상황을 알아야 했다.
‘왜 그들이 이 편견 속에서 살아야 하나?’
캠페인의 미비한 준비를 보완하고자 1차 교육과 워크샵은 김미경(인천여성민우회 전대표, 현 부평구청 갈등조정관) 강사님과, 2차 교육은 박영미(한국여성단체연합 전공동대표)강사님과 미혼모의 실태와 현실에 대한 교육을 하였다.
막연하게 알던 미혼모의 현실과는 달리 10대보다는 20~40대 미혼모가 훨씬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들은 많은 수가 양육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미혼모 보호 시설들을 입양 기관에서 많이 운영하고 있고, 시설에서 입양을 지지하고 있다. 입양을 하는 사람에게는 소득과 상관없이 12세까지 10만원의 양육비와 의료보호 1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엄마인 그들이 양육을 하게 될 때는 최저 생계비 130% 이하인 경우만 월 5만 원에 의료보호 2종을 지원해준다. 그 외에는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워크샵에는 한국미혼모협회에서 나온 세 명의 미혼모들이 미혼모의 삶을 살기까지의 어려움, 가족과 사회와의 단절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럼에도 당당하게 자신의 아이를 키워 나가는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같은 엄마로써 가슴이 미어지기도 하고 흥분하기도 하면서‘왜 그들이 이 편견 속에서 살아야 하나?’이렇게 다양한 가족들이 사는 세상으로 바뀌는데 아직도 차별을 받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현재 우리의 위치이며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인식 개선 캠페인의 중요성을 나타내기도 했다.
1차 캠페인은 홍미영 구청장님의 도움으로 9월 2일 인천시부평구청 공무원 400명 월례 회의의 교육이었다. 박영미강사의 강의 주제는“미혼모 인식 개선과 저출산 대안 모색방안”이었다. 그리고 리플렛과 홍보물을 전하는 것으로 첫 발을 디뎠다. 박영미 강사님의 강의는 미혼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데이터로 보여 주며 인식 개선을 하셨다. 많은 인원이 참여한 교육임에도 중간 중간 대답을 하고 호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캠페인이 끝나고 9월 7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앞에서 사회복지의 날 기념 행사장에서 2차 캠페인을 시작했다. 1차 때와는 달리 야외에서 맞이하는 캠페인에 리플렛을 나눠 주고 미혼모에 관한 인식조사 스티커 붙이기를 시작했다. 준비해 간 리플렛이 모두 오백 장이었으나 참여자가 많아 부족했고, 이백 명 정도가 인식조사에 응했으며 미혼모에게 응원 메시지와 차별 메시지를 적으며 참여해 주었다. 사회 복지와 관련된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호응도 좋았고 인식도 좋은 편이었다.
그리고 캠페인 장소에서 자신이 미혼모라며 당당하게 우리에게 다가온 한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는 그녀가 우리는 더 멋지고 고마웠다.
이 사회는 한부모로 살기에는 너무 어려운 편견의 시선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다.
그런데 미혼모로써 살기는 한부모보다 더 큰 편견에 부딪히며 정신적,경제적 어려움을 갖게 한다. 워크샵에서 한 미혼모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 이시대가우릴잘만난거예요!”미혼모들을 둘러싼 숨겨진 문제를 그들 스스로 걸어 나와 소리 내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이었다. 그녀의 당당한 자신감이 우리를 더 힘나게 해 주었다.
▶미혼모 운동에 첫발을 딛게 해 주신 리처드 보아스 박사님의 말이 늘 가슴에 남는다.
“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자신의 아이를 키울 권리가 있습니다.”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아이를 키우는 그날을 기대하며 미혼모 인식 개선 캠페인을 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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