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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호 [생생한 시각] 2012년 어디 한번 두고 봅시다!
■ 생생한 시각
2012년 어디 한번 두고 봅시다!
김영지(여신) ●시민정치행동 내가 꿈꾸는 나라
2012년이 밝은지 이제 한 달 남짓. 올해의 키워드는 누가 뭐래도 ‘정치’임이 분명 할거에요. 총선과 대선이 한해에 치러지기도 하고, 그 어느 때보다 현 정부에 대한 분노가 한계점에 닿아 있는 상태이기도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일까요?
‘정치’에 대한 관심도와 표현은 또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이전에는 욕하고 관심 끊고 뒤돌고 말았지만 이젠 욕도 하면서 적극적으로 개입합니다. 특히 20대의 적극적 정치참여, 목소리와 행동이 눈에 띕니다. 기존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으로 20대에게 어필하며 참여와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요.
그래서 이야기 해보고 싶었습니다.
20대의 정치참여, 왜 이토록 관심을 받고 있을까요?
저를 포함한 현재의 20대들은 1980년대에 태어나 새로운 문화가 꽃핀 1990년대에 10대를 보내고, 대한민국 경제의 고속성장이 마감된 2000년대에 소위 ‘성인’이 되었습니다. 우리를 기다리는 건 세계화 그리고 무한경쟁의 시대였습니다. 취업전쟁에 뛰어들기 위해 우선 대입전쟁을 치르고, 거기에서 살아남은 우리를 기다리는 건 대학 등록금 전쟁입니다. 그렇게 겨우 졸업을 해도 사실상의 백수상태, 혹은 88만원 세대란 이름표를 받습니다.
스트레스는 정치를 타고
이 탈출구 없는 현실 앞에 좌절하고 분노하던 20대들 사이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우리들의 아픔에 대해 당연하다는 양 순응하라며 위로의 손길을 건네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거나, 도서관은 스펙 쌓기에 여념 없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매해 최고치를 경신하는 일련의 상황들 속에서 우리는 알았기 때문입니다. 내 삶의 스트레스가 정치에서 온다는 걸. 우리들의 이 팍팍한 현재와 암울한 미래들이 그 멀어보이던 정치와 절대 무관하지 않다는 걸 말입니다.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질타 당하던 젊은이들이 스스로 정치의 주체로서 천명하며 적극적인 움직임들을 만들었고, 총·대선을 좌우할 주요변수로 떠올랐습니다. 2008년 길거리에 쏟아져 나왔던 10대와 20대들은 4년간의 경험들로 정치인들을 ‘눈치’보게 만들었습니다. 스스로 반값 등록금을 이슈화 시키며 이 미친 등록금의 나라에서 더 이상 등록금 전쟁을 하고 싶지 않다고 선언하고, 나아가 많은 이슈들에서 더 이상 20대는 스스로를 정치적 ‘소외자’가 되길 거부하고 있습니다.
직접 나가볼까, 우리?
많은 청년들은 아주 본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총․대선을 맞이하여 새로 꾸려질 국회와 정부에 어떤 식으로 청년들의 목소리를 반영케 하고, 우리들의 문제를 해결하게 할 것인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거죠. 총선출마, 정당창당, 기성정당 압박, 특정 후보 지지 등 그 참여방식도 다양합니다.
게다가 정치권의 20대 유권자에 대한 적극적인 구애와 현실정치로 영입하려는 노력 또한 전에 없던 모습들입니다. 단순히 젊은이들의 표심 잡기 혹은 쇼맨십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20대의 문제를 온전히 전달하고 해결 할 수 있도록 20대 대표성을 갖는 20대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데는 다분히 공감하는 분위기 입니다. 여하튼 20대 국회의원이 올 총선에서 적어도 몇 명이상 배출될 것으로 예상 됩니다. 한나라당은 27세의 이준석을 비상대책위원으로 선임했고, 민주통합당은 현재 25세부터 35세까지의 청년 비례대표 지원자를 받고 열린 경쟁을 통해 비례대표를 선출한다고 하며, 통합진보당 또한 20대 비례대표 선출 우선권을 보장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50년 만에 20대 국회의원이 선출되는 역사적인 해가 되는 거겠지요.
그리고, 청년 + 여성
이런 일련의 흐름 속에서 여성청년들의 정치참여의 모습은 어떨까요? 제가 활동하고 있는 청년정치행동 ‘지금,내가,바람’이나 여타 다른 청년 단체들과의 마주하면 특별히 남성들로만 이루어진 단체들은 한 번도 만난 적은 없는 듯합니다. 그만큼 ‘정치’라는 현장에서 남녀의 구분은 억지스러울 수도 있단 말입니다. 실로 많은 청년단체에서 여성들이 전면에 나서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역시 현실정치, 정당정치는 조금 다른 결일까요? 얼마 전 마감된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지원 결과에선 여성 지원자가 전체의 17%로 집계되었습니다. 물론 전체 19대 총선 국회의원 예비후보 등록자중 여성이 6%인걸 감안한다면 무려 세배나 높은 수치가 되겠네요. 일각에선 여성 후보자가 너무 없다며 흥행실패가 아니냐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쏟아내었지만. 글쎄, 사실 그게 현실정치의 현실이자 벽인 게 아닐까요? 현재의 정치문화가 지나치게 남성 중심적인 것과 동시에 여성들에게 현실정치가의 직업이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방증할 수도 있겠죠.
사실 청년이 별도의 정치적 주체로 설정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청년 내의 성별고민 수준까지는 물론 미치지도 않고 있죠. 하지만 청년이기에 함께 공유하는 고통과 성별로 다르게 공유되는 고통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청년’이라는 세대문제와 ‘여성’이라는 젠더(gender)문제가 결합되어 나타나는 또 다른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현실정치에서 다뤄진 적은 없죠. 그렇기에 청년들의 정치참여 움직임이, 세대별 문제뿐만이 아니라 젠더의 문제까지 더 깊이 있는 논의와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길 바랍니다. 다시 새로이 주목받는 ‘청년’주체인 만큼 그전의 386세대와는 다른, 다양한 주제로 새로운 흐름과 함께 말입니다.
아프니까 바꿔보자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억울함 혹은 거부감이 생긴 우리들은 ‘아프니까 소리 질러라’ ‘아프니까 바꿔보자’로 바꾸어서 외쳤습니다. 아마 계속 외칠 것입니다. ‘아놔, 이거 진짜 아님. 한 번 바꿔보자’고. 특히 올 양대 선거는 지난 서울시장선거에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했던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 활용이 처음으로 본격화되는 선거입니다. SNS 접근성은 다른 세대에 비해 20대가 단연 높고, 20대와 SNS의 만남이 폭발력을 가질 때에 이들의 목소리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20대의 국회의원 탄생도 기대해볼만한 대목입니다. 하지만 몇 명의 국회의원으로 우리들의 삶이 단숨에 변화 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꾸준한 현실 정치로의 유입 및 안정적으로 높은 20대의 투표율과 SNS 등을 매개로 한 적극적인 우리들의 목소리 전달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출판시장을 휩쓴 ‘청춘’이란 말이 ‘정치’로 넘어온 2012년, 우리들은 눈 크게 뜨고 지켜볼 것입니다. 더 이상 ‘정치’는 ‘어른’들만의 것이 아니며, ‘정치’를 바꿔야 우리들의 삶이 바뀐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게 되버렸으니까요.
2012년, 어디 한번 두고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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