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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호 [문 화 산 책 ] 그랬구나..., 내 팔자 이제 알겠다!
■문 화 산 책
그랬구나…, 내팔자 이제 알겠다!
김혜미(매미) ● 북드라망 출판사
“내가 봤어!”로 코끝을 찡하게 했던 조정특집, ‘오호호홍’정재형을 발굴한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당연한(?) 귀결일 수밖에 없었던 수능특집, 연말특집이든 신년특집이든 아무래도 좋았던 나름가수다 등등 2011년에도‘역시 <무한도전>!’일 수밖에 없었던 다양한 특집들 중 어쨌거나 저쨌거나 나를 사로잡은 최고의 특집은 무한상사의‘그랬구나’였다. 서로 손을 맞잡고 속마음을 고백하면 상대는 무조건“그랬구나…. 이제 알겠다.”로 공감해주는 ‘그랬구나’대화는 비록 <무한도전>에서는 무한 재미를 위한 약점 폭로의 장으로 변질되고 말았지만 실제로는 서로에 대한 적극적인 공감과 지지를 훈련하기 위해 부부 상담프로그램 등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법이라고 한다.
<무한도전>의 ‘그랬구나’를 본 후, 그 즐거움을 오래도록 간직(?)하기 위해“그랬구나”를 남발하며 다니던 어느 날, 홀연 깨달은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사주명리(四柱命理)가 내 자신과 나누는‘그랬구나’대화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자신의 사주를 갖고 자신과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역술가와 상담을 한다. 자신이 원하는 말을 들을 수 있을 때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역술가를 찾아 다니며 말이다. 그래도 시원치 않으면 역시 사주는 믿을 게 못 된다며 다른 방법을 찾는다. 하지만 다른 방법을 찾는다 한들, 자신의 운명에 대한 똑떨어지는 정답을 얻을 수 있을까? 여기서 드리고 싶은 한 말씀.
흔히 자기 사주에 좋은 운이 얼마나 있는지 혹은 좋은 운은 언제 들어오는지 관심이 많다. 그리고 그 기대를 사주임상가의 말에 의존한다. 이것은 자기 운명을 대하는 좋은 태도가 아니다. 모든 과정이 생략된 채, 결과적으로 돈이 언제 들어오는지, 애인은 언제 생기고 건강은 어떤지를 묻는 것은 자기 운명에 대한 모독이나 다름없다. 이런 식으로는 자기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없다. 운명의 주인이 된다는 것은 결과로 이어지는 촘촘한 원인망을 살피고 주어진 결과를 몸으로 수용하는 일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중에도 분명 돈 써 가며“자기 운명에 대한 모독”을 하신 분들이 계실 것이다. 글을 쓰고 있는 나 역시도 사주명리에 대해 직접 공부하기 전에는 그랬다. 돈까지 지불하며 물어봐 놓고는 해준 말에 대해 제대로 믿지도 않았다. 내가 내 사주(운명)에 대해 제대로 확신(?)을 갖게 된 것은 사주를 공부한 후, 내 사주와‘그랬구나’대화를 하게 된 이후부터이다.
사주란 글자 그대로 네 개의 기둥[四柱]이란 뜻이다. 이 네개의 기둥은 각각 자신이 태어난 해, 달, 일, 시를 가리킨다. 인터넷 만세력 등을 통해 자신의 사주를 뽑으면 대강 다음과 같은 모양으로 나온다.
위의 네 줄은 내가 태어날 당시의 하늘의 기운을 담고 있는 천간(天干)이고 아래는 땅의 기운을 나타내는 지지(地支)이다. 오른쪽 끝에서부터이 하늘과 땅의 기운이 합쳐져 하나의 기둥을 이룬다. 그리고 한 개의 기둥은 두 개의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 기둥이 네 개니까 모두 여덟 글자,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익히 들어온 사주팔자(四柱八字)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과 어떻게 대화를 하느냐고? 여기서 한번 해볼 테니 눈치껏 잘 보시라!
“그랬구나, 내가 무토(戊土)라서 이렇게 매사가 느긋(혹은 느려터지고, 흠흠)했구나(사주에서 자신을 뜻하는 글자는 태어난 날의 천간[일간]이다). 그랬구나, 내가 이렇게 식상(食傷; 먹을 복, 말재주, 여자에게는 자식을 뜻하는데 위의 그림에서는 하얀색 글자들이 식상이다)이 많으니 굶어죽을 일은 없겠구나. 굶어죽을 일도 없는데 쌓아두겠다고 아등바등하지 말고 나누면서 살아야겠구나. 하, 그런데 식상을 뜻하는 글자들이 날카로운 금(金) 기운들이니 내가 하는 말이 남들을 아프게 할 수도 있겠구나. 그래서 그렇게들 내가 말만 하면 뒷목을 잡는구나. 그랬구나, 내[戊] 밑에 울 아빠가 깔려 있구나‘( 子’자가 나에겐 아버지다. 사주에서는 재성이라고 하며 재성은 아버지와 재물을 뜻하고 남자에게는 아내를 의미한다). 사주명리에서 자식은 아버지를 극(剋)하는 존재, 그런데 하필 나와 가장 가까운 데 붙어 있으니 평생 치고받고 할 수밖에 없겠구나, 받아들이자. 그랬구나,
나한테는 목(木)이 없구나(목은 파란색이며 나에게는 관성이다. 관성은 조직이나 직장 등 사회적 관계를 의미하고, 여자에게는 남편을 뜻한다). 그래서 살려고 목 기운을 찾아서 출판사에 들어갔구나. 또 목은 뻗어나가는 기운인데, 내가 목기가 없어서 이렇게 추진력이 부족하구나. 그럼 일단은 지르고 보는 훈련을 좀 해야겠구나. 그랬구나, 내가 인성(내게는 빨간색으로 된 글자들. 인성은 어머니와 공부를 의미한다)이 많아서 엄마 의존쟁이가 됐구나. 엄마한테 그만 기대고 인성을 공부로 바꿔서 써야겠구나….”
이 정도는 기본 중의 기본이고, 사주의 상생∙상극 관계와 합(合)과 충(沖), 도화살이니 역마살이니 하는 살들까지 익히게 되면 더 속 깊은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게 된다. 길거리에서 2~3만원 주고 보는 사주에서는 절대 물을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이야기들을 내 스스로 풀어낼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내 운명을 탐구하는 첫걸음이다. 물론 여기에는 공부가 필요하다. 내 사주와 대화할 수 있는 최소한의 스킬은 익혀야 하니까 말이다. 여기서 잠깐! 위에서 말한 인성이 왜 엄마와 공부를 동시에 뜻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지. 그건 인성이란 것이 나(일간)를 태어나게[生] 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나를 낳아준[生] 존재이고, 공부는 나를 다시 태어나게[生] 해준다. 그러니 명리학을 통해 다시 태어나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북드라망
(http://bookdramang.com/)으로 찾아오시길!
흑, 나 인터넷 못하는데…, 하시는 분들이라면『사주명리한자교실, 갑자서당』과『몸과 삶이 만나는 글, 누드 글쓰기』를 추천한다. 블로그든 책이든 임진년 새해에 북드라망과 함께 사주명리 공부로 다시 태어나실 분이 단 한 분이라도 생겨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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