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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호 [생협이야기]우리 손으로 일궈가는 복지, 협동으로 해결할 수 있다
■ 생협이야기
우리 손으로 일궈가는 복지, 협동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슬비 ■ 한국여성민우회생협 연합회 기획부
지난 해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를 뒤늦게 봤다. 이번 설 연휴를 빌어 며칠 동안 보며 웃고 울었다. 극 중에서 세종과 정기준이 나눈 대화가 인상 깊었다. 정기준은 무지몽매한 백성들이 아닌 소수의 엘리트가 이 나라를 지배해야 한다고 말했고, 세종은 백성들이 자신의 손으로 이 나라를 일구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면을 보며 협동복지기금을 떠올렸다면, 조금 억지일까? 하지만 진짜 생각이 났다. 협동복지기금이 바로 자신의 손으로 이 사회를 일구어가는 시민들의 희망이자 노력이므로.
‘협동’과 ‘복지’가 만나서 ‘협동복지’가 되었다.
말 그대로 협동하여 복지를 이루는 것. 정부에서 미처 해주지 못하는 생활 속 불편함을 서로 힘을 모아 협동으로 거들고 돕는 새로운 복지 시스템을 만들려는 노력이다. 혼자서는 어렵지만, 한 명 한 명이 모여 아이디어와 방법을 찾아내면 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성민우회생협 연합회는 이 협동복지를 위해 2010년 9월부터 ‘협동복지기금’을 모았다. 한 달에 1,000원~2,000원씩. 처음 시작할 때는 돈 1, 2천원을 모아 무슨 복지기금을 마련할까 싶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2011년 8월, 협동복지기금 1천만원이 모아졌다.
2011년 8월 29일부터 9월 22일까지 협동복지기금 사업 배분 공모 신청을 받았다. 여성민우회생협 안에서만 진행하지 않고, 외부까지 범위를 넓혔다. 이미 지역 사회에서 협동복지와 비슷한 사업을 꾸리고 있는 단체나, 기금 배분이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단체와 활동까지 한계와 제한을 두지 않았다.
첫 공모 사업임에도 모두 28개 사업이 신청했다. 이 중에서 6개 사업을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협동복기지금 배분위원회’에서 심사를 통해 선정했다. 선정된 사업은 아래와 같다.
1. 우리동네 녹색 아카데미 <착한 에너지 지킴이>
·사업 내용: 주민 주도형 마을도서관을 통해 형성된 인적자원을 에너지, 안전 먹을거리, 재난대비 훈련 전문 강사로 양성해 어린이집과 학교에서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사업.
·사업 권역: 서울 동작구 상도 3,4동
·지원금액: 200만 원
2. 할머니 찻집
·사업 내용: 할머니의 구수한 입담과 손수 끓이는 차가 있는 지역 커뮤니티 찻집
·사업 권역: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1가
·지원금액: 200만 원
3. 엄마와 아이가 다 행복한 육아놀이터 <다행>
·사업 내용: 마을 안 육아 커뮤니티 형성, 엄마와 아이가 함께 행복한 육아 실현, 보육교사, 조리사 채용 등 여성 일자리 창출 기반 마련
·사업 권역: 서울 도봉구 방학동
·지원금액: 200만 원
4. 청년협동조합 건설을 위한 청년호혜기금 모금 홍보
·사업 내용: 신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청년들의 상호부조사업을 통해 서로 협동하고 연대하며 자립해나가기 위한 협동조합(가칭 청년연대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청년호혜기금 모금사업과 청년협동조합 발기인 모집 홍보 사업
·사업 권역: 전국
·지원금액: 200만 원
5. 어린이 요리 강습
·사업 내용: 어린이·청소년 대상 요리 강좌를 통해 집에서도 직접 요리를 해 건강한 식생활을 할 수 있게 돕는 요리 강좌
·사업 권역: 서울시 양천, 강서, 구로구
·지원 금액: 97만 원
6. 십시일반 행복밥차
·사업 내용: 생협 생활재와 조합원들의 협동(손맛, 입맛, 발품 등)을 통해 지역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해 아이들의 건강과 지역사회 복지에 기여함
·사업 권역: 서울시 동작구, 관악구 중 1곳
·지원 금액: 103만 원
많은 아이디어가 모였다. 살면서 불편한 게 많은 만큼, 지역 사회 시민들에게는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육아에만 매달려야 하는 엄마들이 강좌를 듣고, 영화를 볼 수 있는 대안적인 모임, 동네 어린이 도서관에서 시작된 에너지 지킴이 교육 사업, 여성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할머니 찻집과 청년들을 위한 청년협동조합 건설 사업,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청소년 요리 강습과 십시일반 행복밥차까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아직은 조심스럽게 첫 발을 내딛어 보고 있다. 한 달에 천원씩 모아 만든 기금으로 지역 사회에 지원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돈을 모으고, 평범한 사람들이 사업을 진행한다. 여기에 진정한 힘이 있다고 믿는다. 적은 돈이 모여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누군가는 그 돈으로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이것이 우리 사회에 ‘대안’이 되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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