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4월호 [ 9개의 시선]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백희정(날다) ●광주여성민우회 대표
2012년 3월 광주에는 날다, 줄비, 하루, 유짱, 여유, 자유, 모모, 아무, 보통이라는 아홉 명의 자매가 살고 있습니다. 그녀들이 사는 집은 철마다 장미, 수국, 철쭉 꽃들이 피고 ‘민우데이’와 ‘민우 장터’ 장소가 되기도 하고, 회원들과 바비큐 파티를 열 수도 있는 낭만적인 공간, - 여름에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자라던 풀들로 한때 동네 들고양이들의 놀이터로 변해버리기도 하는 ^^- 마당이 있는 3층 집에서 아옹다옹 살고 있어요.
사람들은 이곳을 민우회라 부른답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매들이 살고 있는 공간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무엇하는 곳인지 궁금해 하기도 합니다.
아홉 자매가 이곳에 모여 살게 된 이유는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지만, 그들은 혼자서는 꿈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민우회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모아 자신들과 비슷한 꿈을 꾸는 사람들과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들은 꿈을 차근차근 이루기 위해 올해 이런 계획을 세웠답니다.
먼저 민우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찾아 많이 만나는 것입니다.
많이 만나야 더 많은 사람들이 그녀들과 함께 할 수 있으니까요. 아마 올해는 그녀들과 함께할 수 있는 사람들이 100명은 더 생길 것 같습니다. 그녀들은 그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니까요~
두 번째는 많이많이 모인 사람들과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보는 것입니다. 바로 소모임 활동을 잘 해보는 것입니다. 성폭력 상담과 성문화를 바꾸는 소모임 ‘너나울’, 성평등 교육과 성교육,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하는 ‘성강모’,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현실 등의 이슈를 연극으로 전달하는 ‘시나페’, 성폭력 피해 여성을 지원하는 ‘다솜지기’ , 동네 여성 모임인 ‘난다난다 난타’ ‘길동무’ 등입니다.
사람들의 꿈은 이 소모임들 처럼 하나가 아니라 백만스물다섯가지도 넘으니까요~
그래서 올해는 앞마당을 들고양이들에게 내줄 틈이 없을 것 같네요. ‘민우 데이’와 윤리적 소비운동의 하나인 ‘민우 장터’, 지난 해에 이어 두 번째 회원 한마당 ‘어차피 도전’에 참가하기 위해 회원들이 잔디가 닳도록 들락거릴 거니까요. 생애주기별 성평등 교육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제까지 아동기, 성인기 교육을 진행했고, 올해는 청소년 대상 교육을 계획하고 있답니다. 이 꿈들을 맡아은 자매는 날다, 줄비, 하루입니다.
성폭력 상담소도 새롭게 정비를 한대요. 유짱과 여유는 성폭력 상담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찾는 데 주력할 것이랍니다. 벌써 15명이 성폭력 상담과 우리 사회의 성문화를 바꾸는 일에 함께 하기로 했답니다. 성폭력과 한 판 승부! 열정으로 모여든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상담소~ 기대 됩니다.
자유, 모모, 아무, 보통은 성폭력 피해자 시설 ‘다솜누리’라는 공간에서 꿈을 만들어 간답니다.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치유·회복⦁자립을 돕는 일을 하는 이들은 24시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 힘이 드는게 아닙니다. 하지만 네 자매들은 후원자인 ‘다솜지기’가 있어 든든하답니다. ‘다솜지기’들은 성폭력 피해자 정서지원, 학습지원 등 멘토 역할을 해준답니다.
마지막으로, 아홉 자매는 저 멀리 다른 지역 민우회랑 연대를 잘 하기로 했대요. 그곳에서는 무슨 꿈을 꾸고 꿈을 어떻게 만들어가는지 알고 싶기도 하고, ‘민우여성학교’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여성주의를 알리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거랍니다.
어떤 날은 서로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티격태격하기도 했고 꿈을 이루는게 너무 힘들다고 울부짖기도 했답니다. 그렇지만 그녀들은 알고 있답니다. 옆에서 같은 꿈을 꾸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힘들 때마다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요. 아홉 자매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지지해주면 서운했던 감정이 눈 녹듯이 없어진다는 것을요.
이렇게 아홉명의 그녀들과 소모임 회원, 교육참여 회원들이 알콩달콩 살고 있는 민우회에 언제든지 놀러오세요~
따뜻한 봄날, 민우 앞마당서 함께 삼겹살 파티 어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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