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er board list icon](/assets/common/header-board-list-icon-871ea5b4968af0aff7ac9000984dc947.png)
2013 봄 [민우ing] 여는 민우회, 새롭게 한 발짝 더 나아가다
여는 민우회, 새롭게 한 발짝 더 나아가다
문성훈(나은) 여는 민우회 여성건강팀
민우회의 한 해 시작을 알리는 정기총회. 언제나 훈훈한 회원상 시상식이 끝난 뒤, 총회 참가자들의 이목이 일시에 무대에 쏠렸다. 곧이어 화면에는 선명한 두 글자가 나타났다.
여는!
“드디어 지었구나!” 회원들의 탄성이 이어졌다. 깜짝 축하공연(?)까지 이어지며 창립 25주년 맞이 민우회 별칭 짓기 <별칭으로 미래를 담다>는 정점을 찍었다.
별칭, 왜 만들었죠?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민우회. 어디 가서 민우회 회원이라고 자기를 소개하면 왠지 모르게 자랑스럽고, 뿌듯하고. 든든한 빽이 있어서 기분 좋고, 생각하면 즐거운 민우회. (덕분에 올해 인상 좋은 회원들이 늘어가고 있다) 어떤 회원은 이렇게 말했다. “와 보면 알죠.”
그런데 우리가 민우회를 잘 알기 전에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회원들의 말이다.
“이름이 좀 옛스러워요. 부녀같은 이미지가 있어요.”
“이름만 들으면 무슨 단체인지 잘 모르겠어요.”
“한자어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다 보니, 향우회 같은 느낌?”
한국여성민우회는 1987년 9월 12일에 창립했다. 1983년 창립한 여성평우회를 전신으로 한다. 민우회는 백성 민(民) 자에 벗 우(友) 자다. 풀어 쓰면 한국의 여성 대중(혹은 백성?) 친구들의 모임? 영어로 풀면 Democracy & Sisterhood쯤 된다. 현재는 Women과 연대의 뜻을 담은 Link를 조합해 Korean Womenlink라는 영문 명칭을 쓴다. 음... 어렵다. 민우회라는 소개에 대해서 학창시절 국사를 열심히 공부한 어떤 분은 1927년의 근우회(槿友會)를 떠올리기도 했다. 한반도의 진보 여성운동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기도 하지만 이름만 따지고 보면 시쳇말로 확 올드해 보인다. 알파벳으로 조합된 이름이 세련되어 보이는 현 시대가 탐탁지 않지만, 한자로 조합된 이름이 어렵게 다가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보다 쉬운 이름으로 대중에게 다가가자. 동시에 25년 간 활동해 온 역사를 존중하자. 민우회가 별칭을 짓게 된 배경이다. 민우회 회원들은 민우회에서 자기의 별칭을 만들고 그 안에 새로운 바람과 이미지를 담는다. 단체도 마찬가지다. 민우회라는 이름의 역사성과 의미를 지키면서 보다 친근하게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참신하고 소망이 담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별칭을 지은 것이다.
별칭, 어떻게 만들었죠?
2012년, 본부와 지부가 함께 모여 별칭짓기 TF를 꾸렸다. 민우회 이름이 주는 이미지에 대해 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별칭짓기 공모전도 진행했다. 그리고 활동가와 회원들이 함께 모여 진행하는 ‘브레인스토밍’ 행사도 진행하면서 구체적인 후보들을 추렸다. 이렇게 본부와 지부에서 2개씩 후보가 제안되었다. 모두가 민우회 회원들이 직접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토론하면서 나온 소중한 이름들이었다. 그렇지만 별칭은 하나. 후보들은 오디션 프로그램 못지않은 열띤 토론과 평가를 거쳤다. 중앙위원회에서 총 네 개의 후보가 추려졌다. 여는, 잇다, 함께인, 활짝. 여기서 다시 총회에 상정될 최종 후보를 가렸다. 본부와 지부 회원들의 온오프라인 선호도 투표를 거쳤고 이 과정에서 홍보 전문가들의 의견도 수렴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사회에서 결정한 최종 후보는 ‘여는’과 ‘함께인’. 총회에서는 우리가 별칭을 짓게 된 과정, 두 후보에 대한 소개, 별칭의 활용 사례가 소개되었고 드디어 회원들의 손으로 별칭이 선정되었다. “차이로 사이를 여는”, “차별 없는 세상을 여는”, “여성주의로 당신 마음을 여는”, “여성이 웃는” 민우회에 대한 바람을 담아 ‘여는’이 민우회의 별칭으로 선정되었다. (총 투표수 126표 중 79표) 1년이란 긴 시간 동안 민우회원 스스로가 이름을 짓는다는 자부심으로 민우회의 별칭이 만들어진 것이다.
별칭, 어떻게 사용하죠?
민우회의 새로운 별칭은 입으로, 또 눈으로 전해진다. 자기소개 할 땐 “안녕하세요, 여는 민우회 회원 ○○입니다.” 하고 이야기 해 보자. 민우회를 지칭할 일 있을 땐 ‘여는’을 꼭 앞에 붙이자. 별칭의 뜻을 궁금해 하는 이에게 자연스럽게 별칭의 의미를 설명하면 그것으로 민우회 설명의 반은 끝난다. 눈으로는 어떻게 전해질까? 앞으로 한국여성민우회를 표기할 때는 <여는 한국여성민우회>라 표기하게 된다. 따라서 새로운 C.I(logo)를 만들 예정이다. 새로운 C.I는 민우회의 얼굴이 된다. 여는 민우회가 생산하는 모든 공문서와 인쇄물, 출판물에 새로운 C.I를 적용한다. 온라인 공간도 마찬가지. 홈페이지와 블로그, SNS 등이 새로운 C.I로 새단장 된다. 디자인 작업을 거쳐 올해 상반기 내에는 새로운 C.I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회원들의 애정을 듬뿍 머금은 우리의 별칭, 여는. 우리가 꿈꾸는 세상을 함께 여는 발걸음이 되길 바라 본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