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이사갈 집을 찾고 있습니다. 멀쩡해 보였는데, 살아보니 여름엔 숨통이 녹아내리고, 겨울엔 입김이 얼어붙고, 결로와 곰팡이의 점령... 집주인에게 읍소했더니 '추워야 건강하다. 전쟁나면 북한을 이길 수 없는 이유가 북한이 춥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안보를 어쩌고...' 그래서 결심한 이사입니다.
그런데 참 만만치 않습니다. 이 돈으론 정녕 이런 집 밖에 없나, 혹시나 전 같은 집이면 어쩌나 부동산은 못 알아들을 현란한 용어로 혼을 빼놓으며 계약을 재촉하고 근데 그게 왜 다 반말이고 멀쩡한 이름 놔두고 아가씨, 언니. 그리고 이어지는 '혼자 살아? 시집 안가고?' '아가씨가 아직 뭘 몰라서 그래~'
상상해 봅니다. 집주인과 협상하지 않아도 지켜지는 최저주거기준이 있다면 부동산에 휘둘리지 않게 관련 정보를 쉽게 정리한 자료가 있다면 비혼 여성이라고 '무시당하지 않기로 마음 먹은' 언니들과 '집 좀 볼 줄 아는' 언니들의 노하우를 나눌 수 있다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주거 복지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우선 <나의 집이야기>를 들려 주실 인터뷰이를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집문제, 전전긍긍만 하지 말고 판을 읽자!> 강의도 준비했습니다. (5/27(화) 저녁 7:30 김수현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원장, 추후 홈페이지에 공지 예정) 함께 바꿔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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