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하반기호 [아홉개의 시선] 진주지부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시다 고요?
진주지부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시다 고요?
이종숙| 여는 진주여성민우회 대표
어려울 때 함께하는 것이 ‘의리’라는 생각으로 숨 가쁘게 달려 왔습니다. 몇 년에 걸쳐 해가 갈수록 대내외적인 한계에 직면한 부설을 정리하는 내부적 아픔과 밀양, 진주의료원, 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아픔도 유달리 많은 한해였습니다. 그래서 회의하기 전 마음 치유가 되는 ‘엘름댄스’를 추는 문화도 생겼습니다. 엘름댄스는 원래 체르노
빌 원전사고 희생자들과 원전으로 죽은 나무들을 기리기 위해 한 평화 운동가가 만들어낸 춤인데, 요즘은 세월호 추모 집회 때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고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추어지고 있습니다.
시민들 회원들 활동가들 모두가 상처받은 한해, 마음을 서로 위로하고 치유하는 시간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사업을 정리할 시점임에도 ‘타로’를 통한 집단 심리상담도 2회에 걸쳐 14시간 계획 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욕구나 현재 상황을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알아가면서 자존감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니 기대가 큽니다.
여성들이 만나고 소통하고 어울리는 공간으로 ‘미누마루작은도서관’을 꾸미고 자원봉사와 재능기부에 지원 할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이면 무언가 재미난 일이 벌어지겠죠?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살아보기 위한 사업으로, 민우회 사무실에서 8분 거리에 있는 주말농장 200평 땅 계약을 마쳤습니다. 주말농장 이름은‘산.들.바람 농장’으로 내년 3월이면 퇴비를 넣어 땅을 갈아주고, 7평씩 분할해서 분양할 예정입니다.
회원들은 그 땅에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고 가꾸기만 하면 되겠지요. 월 1회 초보농군을 위한 농사 수업도 할 예정입니다. 4월에 씨 뿌리고, 5월에 새싹 비빔밥, 6월에 감자 캐고, 7월에 호박, 가지, 오이, 방울토마토, 고추, 상추
까지. 생각만 해도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주말마다 가족과 이웃이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아이들이 직접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열매가 맺으면, 수확하는 기쁨과 함께 이웃과 동물들과 나누어 먹고, 남는 것은 다시 퇴비가 되어 흙으로 돌아가고, 그 땅에 다시 씨앗을 뿌리는 자연의 순환 논리를 저절로 알게 된답니다.
지난주 일요일 ‘띠링띠링’ 텔레그램에 긴급 공지가 떴습니다. 도에서 ‘무상급식 지원예산’을 중단시키기 위한 꼼수로 진주 신진초등학교에 대한 정치적 급식감사가 있으니, 월요일 8시10분까지 신진초등학교 정문 앞으로 집결해 달라는 공지였습니다. 활동가들은 달려갔고, 급식감사는 보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 습니다. 도교육청은 급식 감사는 교육감의 사무이고 이미 감사가 끝났는데 또 도에서 감사를 하겠다는 것은, 대등 독립기관에 대한 월권이라 감사를 거부한다는 입장이고, 도에서는 도교육청이 감사를 거부해서 ‘무상급식 지원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도에서 ‘무상급식 지원예산’을 중단하면 저소득층에 대한 시혜적 급식이 될 수밖에 없겠지요. 아이들을 위한 복지라면 ‘당연히, 당당하게, 떳떳하게’ 먹어야하는 급식이 ‘내가 가난해서 공짜밥을 먹나’ 주눅 들고 기죽는 차별급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무상급식은 반드시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보편적 복지가 되어야 합니다.
지난달엔 도비영리 사업으로 ‘여성 건강해져서 돌아온 그대’ 프로그램을 했습니다. 첫 시간은 춤테라피 시간으로 바닷가에 있다고 상상하며 해변에 깔린 모래를 발가락, 뒷꿈치등 다양한 방법으로 밟아 보는 느낌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이런 동작들을 통하여 다양한 움직임으로 전신 구석구석을 맑게 하였습니다.
출산과 완경기를 겪으며 가장 힘들었을 골반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내 몸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고 정성들여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둘째시간은 몸을 잘 보살피기 위해 여성들 몸에 좋은 건강식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폐를 맑게 해주는 사삼 호박죽과, 어혈을 없애주고 관절질환에 좋은 우슬 청국장을 만들어 나누어 먹으며, 서로의 몸에 대해 이야기하고 정보도 공유하는, 몸과 정신을 힐링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셋째, 넷째 시간은 출산 후와 완경기의 여성 건강에 대한 한의학 강의와 심리학 강의로 내 몸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깨닫게 되었고, 다섯째 시간은 팥 찜질팩을 만들어 자신의 몸 중 가장 기운이 찬 곳에 대어보고 소감 말하기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도 자발적으로 하고 싶은 욕구로 만들어졌다가, 시들해져 없어지기도 하는 소모임에 참여해서는 방긋 웃으며 ‘기타’를 튕기고, ‘오카리나’를 불고, 회원들 하소연을 들어주다 회원들 아픔을 달래주고 또 다시 나를 돌아보고 나의 상처도 덜어내며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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