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
[회원활동참여기]국제포럼 '평등한 일, 출산, 양육' 을 다녀와서
|
날짜:
06.08.22
|
글쓴이:
민우회
|
조회수:
2368
|
좋아요:
124
[국제포럼] '평등한 일, 출산, 양육'을 다녀와서 이기선 : 여성노동센터 회원 "저게 진짜야?" "그럼, 진짜지." 일하는 여성들은 언제나 "일이냐? 아이냐?"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하게 마련이다. 이런 고민을 하지 않는 여성들은 없다. 그러나 이런 고민을 하는 남성들은 없다. 아이는 남자와 여자, 즉 부부가 함께 낳는데, 고민은 왜 아내 편에서만 하는 것일까? 물론 답은 뻔하다. 21세기의 현 시점에서도 육아는 여전히 여성의 몫이라는 사회적인 기대가 너무도 팽배하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이번 국제포럼에서는 어떤 사항들이 점검되었으며, 또한 점검된 사항들을 앞으로 어떻게 전개해 갈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 같다. 먼저 그 동안의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이 연구가 발표되기 이전의 조사 작업으로 설문조사와 심층면접이 진행되었는데, 많은 다른 회원들처럼 필자 역시 설문조사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주로 내 주변에서 직장생활과 양육을 병행하는 여성들을 만났는데, 대부분 교사나 은행원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자부심을 갖기 때문에 당당한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그럼에도 그들 역시 언제나 일이냐, 아이냐 하는 갈등상황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실태조사 결과 발표에서는 직장과 양육을 병행하는 여성들의 이런 어려움이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드러났다. 나의 경우, 출산 후 육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퇴직을 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것으로 일을 완전히 끝내지 않았다. 2년간 주부로 살다가 집에서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 할 수 있는 일로 번역일을 찾았다. 이 일은 출 퇴근이 필요 없고 집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는 너무나 편한 일이라고 생각되기 쉽다. 그러나 집에서 일을 한다고 해서 육아를 병행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원고 마감 시간이 임박하면 밥을 할 시간도 없고, 겨우 먹는 것도 빠듯할 때가 많다. 게다가 아이는 혼자 방치된 채로 있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은 집에서 일을 하든 밖에 나가서 일을 하든 육아 문제는 항상 존재하게 된다. 그러므로 여성의 일과 육아에는 여러 사람들의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연구결과 발표에서도 나왔지만, 앞으로는 직장과 양육을 어렵게나마 병행해나가는 여성노동자뿐만 아니라 나의 경우처럼 집에서 일을 하면서 양육을 병행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나, 또 양육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퇴직한 사례에 대해서도 여러 작업이 진행되었으면 한다. 다음으로 실태조사 결과에 기반한 정책제언에 대하여 민우회 정강자 대표의 발표가 있었다. 여자가 일을 하는 것은 좋지만 아이는 키워놓고 하라는, 여전히 양육이 여성의 몫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이에 가족과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남겨 놓았다. 또한 저소득층 영세민 여성들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도 지적하였다. 농어촌 여성들, 또 시장에서 일하는 여성들, 그 여성들도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경로가 너무나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우리의 노동 환경에 비해 외국 기업의 사례 발표는 많은 것들을 시사해 주었다. 그들은 여성노동자를 개인적인 측면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노동력 제공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여성이 일을 할 수 있느냐, 못하느냐의 관점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여성의 능력이 사장되지 않도록 회사가 적극 개입하고 있었다. 즉, 체계적으로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인력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도 연구자들의 발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들이 논의되었다. 결국은 "여성의 일을 지지하기 위해서는 첫째, 사회적으로 공동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하며, 둘째, 이에 국가는 실질적인 정책 지원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첫째는 아이란 여성 혼자서 낳고 키우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주변 가족들, 이웃들이 모두 동참하여 사회적으로 육아에 책임을 갖는다는 의미이다. 둘째, 그러한 의식 발전을 위해서 국가는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 입안에 책임을 가져야 한다. 이번 포럼에는 청와대와 노동부 관계자들도 참석하였기에 그 자리의 분위기를 진정으로 파악했다면,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해본다. "그게 사실이야?" "그럼, 그럼." "프랑스보다 더 좋네." "왜 안 그렇겠어." "이 참에 우리도 야구팀 하나 만들어 볼까? 근데 왜 다들 애를 많이 낳는 거야?" "많이 낳으면 좋지. 나라에서 다 키워 주는데.. 인력도 국력이라구." 여성이 출산과 육아에서 벗어나 사회가 함께 육아를 책임질 수 있을 때, 부부들이 나눌 수 있는 대화를 상상하면서 행복한 미래를 꿈꾸어본다. |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