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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걸렸어] 숨은 그림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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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0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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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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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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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18
숨은 그림 찾기 신성화 : 여성노동센터 회원 요즈음 나의 시선을 끄는 광고 몇 편이 있다. 모두 자동차가 등장하는 광고인데 그 중 GM대우의 광고와 삼성화재의 '낙석 조심하세요'와 동부화재의 '사람이 우선이죠' 광고에서 느낀 점을 얘기해보려고 한다.우선, GM대우 광고에서는 조수석에도 에어백을 설치하여 보다 더 안전해진 차량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귀여운 아기들의 옹알이가 이어지고 그 아래로 자막이 흐른다. "엄마도 아빠만큼 소중하니까요." 과연 조수석의 안전과 '아빠만큼 소중한 엄마'는 어떻게 한 세트로 결합된 것일까? 삼성화재나 동부화재 광고에서는 가장으로 보이는 남자가 운전을 한다. 삼성화재 광고에서 남자는 도로에 떨어진 낙석을 치우고, 여자는 립스틱으로 "낙석 조심하세요"란 문구를 남김으로써 힘쓰는 일을 하는 남자와 그에 따른 부수적 역할을 하는 여자를 보여준다. '사람이 우선이죠'의 동부화재 광고에서도 남자가 운전을 하고, 배우자로 보이는 여자는 조수석에서 인사를 할뿐이다. 이렇듯 자동차가 등장하는 광고에서는 당연한 듯 여자와 남자의 역할을 분리하고 있다. 이들 광고는 남자와 여자가 차를 탔을 때 운전석엔 남자가, 조수석엔 여자가 앉는 것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이것은 여자가 남자보다 운전을 잘 못한다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잘하고 못하고의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운전이 가는 방향을 설정하고 움직이는 능동적인 행위인 반면 보조석에 동승하는 것은 그 정해진 방향을 따르는 수동적인 행위인 점을 감안하면 이 광고의 이면에는 '보조적 역할=엄마(여자)"라는 진심(?)이 깔려있는 것이다. 한편 우리 현실에서는 어떤가? 출퇴근길에서 우리는 숱한 여성운전자를 목격할 수 있다. 어느 광고에서는 치마를 찢는 여성운전자가 등장하듯이 많은 여성들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지적한 광고-특히 남녀가 자동차에 함께 승차하는 광고-에서는 여전히 보조석에 앉은 여성만을 보여주고 있고 일상에서의 남녀역할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전파하고 있다. 굉장히 산만하고 말도 통하지 않는 어린아이들도 TV광고 앞에서는 넋을 잃고 집중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무차별적으로 전달되는 광고가 그 아이의 의식을 잡아끄는 것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일상 속에서 광고가 주는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 때문이다. 앞에서 얘기한 광고들도 남녀 역할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반복해서 전파하고 있고 그 메시지에 개인과 사회가 속아 넘어 가고 있진 않는지 점검해보았으면 한다. P.S :: 여자와 남자가 함께 등장하고 여자가 운전을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숨어있는 광고를 찾아보시라! 동등한 관계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우리의 일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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